신약성서 서간·묵시편/필레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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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레몬서 서언[편집]

(一) 이 서간의 수신인과 동기와 연대[편집]

이 필레몬이라는 사람은 아마 성 바오로로 말미암아 귀화된 콜로새 교회의 신자이었던 모양이다(一九절). 저는 그 활발한 신앙과 또한 모든 신자들에게 대한 참다운 사랑으로 인하여 매우 유명하였었다(五절). 그러나 저는 노예를 또한 가지고 있었으니, 이것은 당시의 사회제데로서는 오히려 마땅한 일이었다. 그런데 하루는 오네시모라는 노예가 주가(主家)의 물건까지를 훔쳐가지고 도망을 하였다. 이 오네시모는 어떻게 로마에까지 가서 성 바오로를 알게 되었으며, 또한 저로 인하여 그리스도교를 신봉하게 되었다. 바오로께서는 오네시모에게 그 상전(上典)에게로 돌아갈 의무가 있다 - 당시의 법률에 따라서는 노예는 그 주인의 한낱 소유물이었다 - 는 것을 말씀하셨다. 이리하여 오네시모는 다시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되었으며, 바오로께서는 주인에게로 다시 돌아가는 오네시모의 두렵고 곤란한 처지를 생각하여 이 서간을 써 보내셨다. 바오로께서는 이 서간으로써, 비록 노예이기는 하나, 그리스도 안에 형제가 된 오네시모를 인자함과 사랑으로써 맞아 줄 것과, 또한 이후로도 저에게 대하여 어진 태도를 취할 것을 필레몬에게 요구하신다.

바오로께서는 그 첫째번 로마에서의 구류 끝에 이 서간을 콜로새서와 동시에 써 보내셨다. 이 서간이 바오로 종도의 친서간이라는 것은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二) 이 서간의 중요성[편집]

이 필레몬서는 그 양(量)에 있어서는 바오로 종도의 서간 중에서 가장 간단한 서간이나, 그러나 여러 가지 점에 있어 이 서간은 서간으로서는 일대 걸작(一大傑作)이다.

이 서간은 또한 나어린 교회가 당시 사회 제도의 일대 암(一大癌)이었던 노예 제도에 대하여 여하한 태도를 취하였었는지를 가르쳐 준다. 교회는 어느 때를 막론하고 항상 노예 제도는 찬성치를 아니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 그 광대한 대 로마 제국의 어디에든지 뿌리박혀 있던 이 노예 제도는 그리 쉽게 폐지될 수 없었다. 만일에 이 제도가 폐지된다면 당시의 사회적과 또한 경제적 생활은 일대 변동을 일으키어 분쇄되지나 않을까 하는 위험성까지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노예들 자신으로서도 그 갑자기 얻은 자유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몰라 그 귀추(歸趨)가 자못 어지러웠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만일 이러한 변동이 교회로 말미암아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에는, 교회는 국가로부터 사회적 혁명의 선동자라는 지목(指目)을 받아 그에게로부터 심각한 압박을 받을 위험도 있었다. 그러므로 교회는, 모든 사람이 다 천주 대전에 동등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또한 그리스도교적 형제간 사랑을 온갖 인간 사회 생활의 근본 원칙으로 삼음으로써 그 노예 제도를 서서히 폐하였다(코전 七·二〇~二四 참조).

성 바오로 종도 필레몬에게 보내신 서간[편집]

제一장[편집]

① 인사

그리스도 예수 (때문에) 죄수(罪囚)가 된 바오로와 형제 티모테오는, 우리의 사랑하는 협력자인 필레몬과, 또한 (사랑하는) 자매(姊妹) 압피아와 우리의 전우 아르깁포와 또한 그대의 집에 있는 교회에게 (인사하노라). 원컨대 우리 아비신 천주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성총과 평화함이 그대에게 내릴지어다.

② 감사

나 내 기구중에 그대를 기억할 때마다 내 천주께 감사하노니, 주 예수와 모든 성도(=신자)들에게 대한 그대의 사랑과 믿음을 들음이니라. 우리들 중에 있고 또 그리스도 [예수]께로 (인도하는 바) 온갖 선업을 (바로) 인식함으로 말미암아 신앙에 (기인된) 그대의 단체 정신(團體精神)이 유효하기를 (기구하노라). 형제여, 대저 나 그대의 사랑을 인하여 크나큰 즐거움과 위로를 받았느니, 이는 성도(=신자)들의 마음이 그대로 인하여 위안을 받았음이니라.

【一~三】 『압피아』 -이는 필레몬의 아내이다. 교회에서 그 직임을 잘 이행한 아르깁포(콜로 四·一七 참조)는 혹 필레몬과 압피아의 아들이었는지 모르겠다. 『집에 있는 교회』 -코전 一六·一九 주해 참조.


③ 오네시모를 위하여 부탁하심

나 비록 그리스도 [예수] 안에 그대에게 대하여 마땅한 바를 명할 권리를 충분히 가졌으나, 그러나 사랑을 인하여 그대에게 간구하는 것이 나은 줄로 여기노라, 나 늙었고 또한 지금에는 그리스도 예수 때문에 죄수가 된 바오로, 一〇 내 아들 오네시모를 위하여 - 나는 옥중에서 그의 영신적 아비가 되었노라 - 그대에게 간청하노라. 一一 저는 전에 그대에게 대하여 무익한 자이었었으나, (그러나) 지금에는 나에게나 그대에게나 다 유익하니라. 一二 나 저를, 곧, 내 본 마음을 그대에게 돌려보내노라. 一三 나 저를 그대의 대신으로 복음을 위하여 결박된 나에게 시중하게 하기 위하여 나와 더불어 머물러 있기를 원하였으나, 一四 그대의 승낙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하기를 나 원치 않노라. 이는 그대로 하여금 마치 할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하여서나 선을 행하는 것같이 하게 하려 함이 아니요, 오직 자유롭게 하게 하기를 위함이니라. 一五 대저 저 일시 그대를 떠났었음은, 생각컨대 그대로 하여금 저를 영원히 다시 받아들여, 一六 이제는 종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더 나아가 사랑하는 형제로서 대하기를 위함이니, 나에게 있어서도 이미 특히 이러할진대, 항차 그대에게 있어서야, 사람으로서나 주 안에 있어서나 더욱 그러하리라. 一七 이러므로 그대 만일 나를 벗으로 생각한다면, 저를 받아들이기를 나를 (받아들임 같이) 할 것이며, 一八 저 만일 그대에게 해를 끼치든가 혹은 빚을 졌으면 그 책임은 내게 지우라. 一九 나 바오로 손수 서명(署名)하노니, 나 (반드시) 보상(補償)하리라. 그리고 그대가 그 몸으로써 내게 보환하여야 할 것은 나 그대에게 말할 필요가 없는 줄로 여기노라. 二〇 형제여, 과연 그렇도다. 나 그대를 주 안에 야금야금 점유(占有)하고자 하노니, 그대는 나의 간절히 원하는 바를 채우라.

【一〇】 바오로께서는 필레몬을 신앙에 귀화시킴으로써 그의 영적 아버지가 되셨다(갈라 四·一九, 코전 四·一五, 베전 五·一三). 【一二~一六】 바오로께서는 오네시모를 돌려보내심으로써, 필레몬의 오네시모에게 대한 권리를 인정하신다. 그러나 바오로께서는 필레몬에게 그리스도교의 사랑에 대한 본분을 가르치시고, 또한 이미 신자가 된 그 노예와의 사이에 있는 형제적 관계를 지시하시며 오네시모를 위하여 사랑의 영접을 필레몬에게 요구하신다. 【一九】 필레몬이 바오로에게 보환할 빚이 있다 함은 곧 그가 바오로 종도께로부터 참다운 신앙의, 돈으로 갚을 수 없는 재보를 받았음을 가리키시는 말씀이다. 그런데 필레몬의 셈(計算)과 바오로의 셈과를 비하면 필레몬의 갚을 것이 더 많음을 볼 수가 있다.


④ 결문

二一 나 그대의 복종심에 의지하여 그대는 나의 요구하는 것보다 (더 잘) 행할 것을 알고 나 그대에게 써 보내노라. 二二 그리고 이와 동시에 나를 위하여 숙소(宿所)를 준비할지니, 대저 나 그대들의 기구로 인하여 그대들에게로 다시 돌아가기를 바람이니라. 二三 나와 더불어 그리스도 예수 안에 죄수가 된 에파프라며, 二四 또한 나의 협력자인 말구와 아리스타르고와 데마스와 또한 루까도 그대에게 문안하느니라. 二五 원컨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성총이 그대와 더불어 있어지이다. [아멘].

【二一】 바오로께서는 필레몬에게 그 노예를 용서하여 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저에게 자유까지 주기를 바라신다. 【二二】 바오로께서는 당신이 미구에 석방되실 것을 바라시며 또한 필레몬을 방문하실 것을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