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파리/별건곤 4호
『銀파리』의 소개 그것은 고만 두겟슴니다. 그가 언제 나서 엇던 성질을 가지고 엇던 생각과 엇던 재조를 가지고 엇더케 세상을 놀래여 왓는가. 그것도 소개하지 안켓슴니다. 그것은 독자가 더 잘 아시는 이도 잇겟스닛가... 그가 개벽에서 자최를 감춘 후 독자의 권고가 만하 『신녀성』에 나타낫다가 신녀성이 다시 휴간되자 독자 여러분의 권고 편지가 넘어도 만하 이제 別乾坤 지상에 다시 활동하야 주기를 다시 청한 것만을 말슴하고 말겟슴니다. (一記者)
은파리 또 나왓소이다.
신년새해 복 만히 못 바들 사람들이 지어 노흔 죄가 잇서 가슴이 뜩끔, 얼골을 찡그릴 터이지만 할 수 업는 일이지... 하도 성화 가티 또 나오라고 졸나대닛가 닉이지 못해서 끌려 나오기는 하얏스나 나온 이상에는 뜩끔하고 얼골을 찡그리는 이에게 차례차례 문안을 드리는 영광을 골고루 드릴 것이닛가 안심하고 기다리고 잇스면 될 것이다.
먼저 『나오라』 『나와 달나』고 편지해 준 수만흔 독자 여러분께 답장 대신으로 감사한 인사를 여기에 표해 두기로 하자.
그러나 내가 개벽사 사람들께는 몸 괴로운 일이라 그러케 반갑고 감사만 하지도 못한 일이다.
거짓 업시는 살지 못하는 사람놈의 세상. 죄 업시보다도 죄 짓고 감추어 가면서 사는데에 더 흥미를 늣기는 사람의 년놈들. 아모리 비집어 내인들 한이 잇고 끗이 잇스랴 십퍼서 사람의 세상과는 인연을 끈으려고 날개를 축치고 드러 안즌지 오래엿는데 하도 개벽사 긔자들이 디방에서 모여온 편지 뭉치까지 가지고 와서 『이러케 몹시 독자들이 청구를 하니 아모리 귀찬어도 다시 나와 달나』고 성화를 대는 통에 개벽사와 나와는 무슨 인연인지 거절을 하다가 못하고 끌리어 나오기는 나왓다. 그러나 실상 바른대로 말하면 『別乾坤』이라는 일흠브터 괴상스런 이번 새 잡지가 전엣 잡지보다 세 갑절이나 더 만히 팔닌다는 말을 두어 곳 책방에서 들은 것이 은근히 내 마음을 충동엿든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이번 『別乾坤』은 취미 잡지인만큼 더 은파리가 나와주기를 누구든지 기다린다고 하는 말에 『그러지 나가지. 나가서 이번에는 톡톡히 잡아낼 놈을 잡아내지』하고 스스로 흥 잇는 대답을 한 것이 그 까닭이다.
『은파리』 나옵신다고 뜩끔 하는 것을 안 늣기지 못할 수상한 남녀들이 욕을 하거나 말거나 내 눈에 걸리여 심판을 바들 남녀가 소리 업는 총을 노려 하거나 말거나 은파리 각하 족곰도 계관 안 하신다. 그러나 딱하기는 개벽사의 편즙장이 딱해서 하는 말이다.
하기야 나도 실타 하는 일을 자긔가 억지로 강권하야 한 일이닛가 원통할 것은 업겟지만은 좌우간 나로서 보면 분명히 딱하기는 딱한 일이다.
무엇이 딱한 일이냐고 독자들은 궁금해 하겟지... 은파리 긔사가 나가기만 하면 닑는 이들은 통쾌해 하지만은 독자들이 그것을 닑고 잇슬 때쯤은 뎡해 노코 개벽사 편즙실에는 자미스런 연극이 니러 나는 것 말이다.
제가 지은 죄가 잇서서 은파리 각하께 들라운 것은 생각 못 하고 쪼루루 튀여 나와서는 편즙장에게 몸부림을 하닛가 연극이 생긴다는 것이다.
언제인가 한번은 처녀 시인이라구 햇득 어리고 도라 다니는 죽은깨 마마님을 붓잡아 처녀 아닌 짓을 하는 사람이라고 정직하게 긔재 하엿더니 쪼루류 쫏차 와서 『왜 그럿케 정직하게 내엿느냐』고 『나는 이 세상에 행세를 못 하게 되엿다』고 울며불며 하다가 나종에는 목도리로 목을 메고 죽는 형용까지 하엿섯다는 말을 나는 닛지 안코 잇다.
『왜 그럿케 정직하게 내엿느냐』고 이만큼 뻔뻔하면 남편을 다섯 번째씩 갈고도 처녀 시인이라고 할 배ㅅ심은 잇슬 것이다.
그러나 개벽사에 가서 목 매는 연극을 하니 엇잿단 말이냐. 눈 하나 깜짝을 해야 말이지... 긔사만 닑고 얼골을 모를 사람까지 『어대 이번 은파리에 낫던 게집애가 왓다지. 어대 어더케 생겻나 볼가』 하고 이방 저방에서 우루루 몰려들어 얼골 구경만 하는 것을...
그따위 정직하지 말어 달나고 애걸복걸 질문 몸부림하는 것들이 하나둘 아니엿스니까 이로 이 약이 할 맛도 업거니와 엇던 놈은 제 욕을 썻다고 편지에 륙혈포를 그려 보내는 놈 엇던 놈은 변명서라는 장편 소설을 지여 보내는 놈 가지각색놈이 멋대로 노는 꼴이야 날더러 잡지 편즙을 하라면 그야말로 정직하게 발표해야 할 긔사ㅅ거리지.
그런 이약이들은 그만두고.
요전번 신녀성(新女性) 십월호에 신녀성치고는 마즈막 『은파리』가 낫슬 때에 그때에 서울 어느 전문학교에 강사요 돈만흔 부자의 아들이요 米國 류학 졸업생이요 영어 잘하는 유명한 색마인 배상규씨께서 신사임네 긔독 신자임네 전문학교 강사임네 하는 탈을 뒤집어 쓰고 처녀거나 부인이거나 정조 낙구기에 전문하는 참으로 놀나운 악마인 것을 적어 내여 그의 반성도 반성이어니와 일반의 경계와 주의를 니르케엿겟다.
그때의 신녀성을 닑은 이는 알려니와 그가 전일에 미국으로 약혼한 남자에게 가려는 리화학교 삼미인 중에 하나인 강필순이란 녀자를 중간에서 꼬여 뎡조를 빼앗고 인해 감추어 첩으로 다리고 살면서 지금은 또 어느 남편 잇는 음악가를 후려내여 가뎡교사라는 일홈으로 자긔집 사람을 멘드는 데서 이약이를 끗치고 그 뒤를 다음 십일월호에 계속 헤 내기로 하고 그 음악가의 일홈까지 발표하기로 하엿섯다.
아니나 달을가 그 책이 발행되자 트레머리 귀부인 한 분이 개벽사 편즙실을 차자 왓드란다. 『내가 그 은파리에 낫든 그 ○○○이야요』하드라니 이만큼 텬진란만 하면 도리혀 귀여운 일이지... 가만히 잇서스면 조핫슬 것을 일부러 차저 와서 『내가 그 ○○야요』 해 노은 까닭에 여긔서 저긔서 『어대 리화 학당 삼미인 중의 하나라던 미인 좀 보자』 『어대 배씨의 자근 마누라 좀 보자』고 몰려 드럿지... 그 귀부인이 하시는 말슴은 책에 난 것이 사실은 사실임니다. 그러나 그럿케 정직하게 내지 말아 주십시산다. 또 계속해 낸다 하니 계속해 내시더래도 정직하게만 내지 말아 달난다. 당자(배씨)도 그것을 보고는 후회를 하는 터인데 계속해 내는 것까지는 그만큼 용서를 해 달라는 말이다. 텬진란만 퍽 귀여운 마음성이시지.
그후에도 그 일로 엇던 녀자 음악가가 개벽사 사원의 집으로 차저 오고 또 엇던 직업부인들이 개벽사의 이 사람 저 사람을 차저 보고 자긔 일가티 안탁갑게 『과히 정직하게는 내지 말아주는 것이 엇더냐』고 그 남자는 만히 뉘웃치여 다시는 그런 마음을 갓지 안켓다고 맹서하는 터이니 더 계속하게는 내지 말아달라고 한다 하드란다.
배씨의 잡사람이 되어버린 엇던 남편 잇는 음악가라고만 하고 누구라고는 아즉 발표 안 되엿는데 스스로 불안하던지 남이 의심할 것도 모르고 자진하야 나는 상관 업는 사람이라고 『실상은 누구누구가 상관이 잇는데... 왜』 하는 것도 우수운 일이어니와 상당하다는 직업부인까지 넘어 정직하게는 하지 말라 하는 말은 암만해도 속을 알 수 업는 말이다.
사실무근한 말이니 넘어 억울하다는 말과 사실은 사실이지만 넘어 정직하게는 내지 말라는 말과는 거리가 아마 꽤 먼 것 갓흔데... 그럿치 안슴닛가? 독자 여러분...
공연한 말이 길어지는 것 갓흐나 『別乾坤』에는 처음 나오는 길이요 또 은파리로서는 신녀성에 쓰든 것을 신녀성이 당분간 이 책과 합처한다는 통에 계속을 쓰지 못하야 나 혼자 신용 업는 꼴이 되엿스닛가 여긔에 이럿케 한마듸 안할 재조 업는 것이다. 어느 때든지 압수를 마저서 내지 못해도 독자는 내가 계으른 줄만 알고 잇고 쓴 것을 편즙장이 『넘어 심하다』고 중간을 지어버리는 것도 독자는 은파리가 아초에 쓰기를 그럿케 쓴 줄 알어서 언제던지 섭섭해하는 각하의 심정을 더러 짐작해 주어야 한다.
은파리가 다시 나와 달나고 졸라대인 편지들을 보면 제발 신녀성에 나다가 만 것을 끗을 내여 달나고 누구든지 그 말을 만히 썻다. 그러나 신녀성은 신녀성이고 別乾坤은 別乾坤이니 작년 가을 신녀성에 나던 뒤끗을 엇더케 어둔 밤에 홍득개 내밀기로 別乾坤에 계속 할 재조가 잇는가 말이다.
그후 배씨는 그 음악가를 다시 강씨 엽헤 다리고 잇다. 가증한 일이나 그 음악가까지는 긔왕 버려진 사람이니 그냥 덥허 주고라도 저의 말처럼 후에는 게과텬선을 하는가 안하는가를 좀 두고 보런다. 보아서 만일에 밤낫 그 모양이면 윤(尹)사건, ○사건, 리(李)를 호리다가 실패한 사건 조금도 용서 업시 심판을 할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참말로 무서운 일이다. 녀학교 교사임네, 종교가임네, 대학교수임네, 미국철학사임네-하고 점잔흔 탈을 쓰고 이집저집의 평화를 도라가며 깨트리고 사회의 풍긔를 어지럽게 하는 것처럼 무서운 일은 업다.
아아 얼마나 만히 얼마나 만히 명망잇다는 명사의 손에 얼마나 만흔 사람이 더럽혀 젓고 또 지금도 더렵혀 지고 잇는 줄을 아느냐. 얼마나 만흔 죄악이 그들의 손으로 지여지고 잇는 줄을 아느냐.
그들은 명사다! 그들은 교제가이다. 명사라는 특뎐으로 그들의 죄악은 용서를 밧는다. 신문이 내바려 둔다. 잡지가 내바려 둔다. 죄악의 씨는 날로 색긔를 처간다.
돈주고 술집에 갓던 무명청년은 부랑청년이라고 혹독한 형별을 밧는다. 누구에게 밧는고 하니 배씨와 갓흔 명사 신사에게 밧는다. 유부녀 통락녀 학생 희롱 아모런 짓이라도 명사인 덕으로 문뎨 되지 안코 한번쯤 기생소리 들엇다고 무명청년인 설흠에 혹형을 밧는다. 『그가 그래도 남의 학교의 교수요 사회뎍으로 명망잇는 명사이신데 톄면을 보아서라도 못 본테 해 줄이지』 걱구로이다. 세상은 걱구로이다.
2에 2를 가하면 4가 된다 하면 야단 날 세상이다.
2에서 2를 감하면 4가 남는다 해야 출세할 갸륵한 세상이다.
불민은 하나마 은파리! 걱구로 된 세상을 또 한번 다시 걱구로 날으련다.
사회뎍으로 일흠잇는 이의 짓인 까닭에 영향하는 바가 크다! 명사의 행동인 까닭에 더 밝히 검토할 필요가 잇다!
횡설수설이엿스나 이럿케 別乾坤에는 처음 나온 인사 대신으로 몃 말해두고 인제 날러 나가련다. 어대로 가서 누구를 잡아올는지... 날러 가시는 맵시를 볼 수 잇는 사람은 보아두어도 좃타. 엇잿던지 삼월호에는 발표하게 될 것이닛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