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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만필/극장에서 천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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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야화를 시작하던 둘쨋날 밤에 이야기한 제니 린드의 이야기를 하나 더 하겠습니다.

제니 린드가 처음으로 미국에 순례길을 떠났을 때에, 미국의 음악 팬들은 꽃과 같이 아리따운 이 가희(歌姬)를 환영하기에 열광하여 매일 수많은 군중은 극장으로부터 호텔로, 호텔로부터 극장으로, 그의 뒤를 따랐던 것입니다.

린드가 어느 일요일 아침에 보스턴 시에 있는 어떤 교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습니다. 교회의 목사는 물론이요, 교인들의 대다수도 이미 린드의 얼굴을 잘 알았던 터이므로 여기서도 그 여자는 비상한 호의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그때 그 교회의 목사는 테일러라는 사람이었습니다.

목사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지 그날 설교에 ‘종교와 사회적 오락’이란 제목 아래 말을 했습니다. 음악의 위대한 힘, 음악이 인심에 영향하는 효과의 지대함, 이런 것을 말한 끝에 마지막에는 그 자리에 와 앉아 있던 린드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찬양했던 것입니다.

목사의 설교가 채 끝나기 전에 교단의 승강구에 걸터 앉았던 젊은 남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목사님, 그러면 제니 린드의 노래를 듣다가 극장에서 죽으면 천당에 갈 수 있을까요?”

하고 물었습니다.

이 기발한 질문에 회당 안은 갑자기 웃음판으로 화해버렸습니다. 그러나 임기응변에 능한 목사는 조금도 서슴지 않고, 이 청년의 질문에 대답을 했습니다.

“물론이지요. 정말 건실한 크리스천이라면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죽든지 천당으로 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마치 어리석은 자는 어디를 가든지 남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체 어리석은 자는 그가 비록 교단의 승강구에 앉아 있더라도 역시 어리석은 자에 틀림이 없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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