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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만필/원무곡 왕의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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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요한 스트라우스는 〈원무곡 왕〉으로 대단히 유명합니다. 그가 미국을 방문하였을 때, 미국의 천지에서는 그의 작곡인 〈푸른 다뷰브강〉이라는 원무곡이 대단히 유행되어, 아름답고 탐스런 흑발의 소유자인 스트라우스의 뒤에는 음악을(?) 사랑하는 아리따운 부녀자들이 그림자같이 좇아 다녔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트라우스 만이 이러한 영광의 봉변을 한 것은 아니지마는, 하여간 미국 사교계의 부녀자들은 예에 의하여 그의 두발을 구하여 경식(頸飾)용 금합에 넣어 가지려는 일종의 변태적 호기심에서 시트라우스를 몹시 괴롭게 굴었더랍니다. 그러나 시트라우스는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일일이 그네들의 청을 들어주기로 쾌락했읍니다.

음악의 시즌이 끝나자 이 ‘원무곡 왕’ 은 예약자인 부녀자들에게 각각 한 묶음씩의 흑발을 조금도 아까운 줄 모르고 골고루 분배해 주었읍니다. 한두 사람도 아니고, 몇 백 명이나 되는 예약자에게는 흑발과 함께 친절한 감사장까지 동송(同送)했더랍니다.

미국 땅에 굿바이를 고하고 떠나는 ‘원무곡 왕’ 의 머리는 깎은 산 같이 되었을 줄 알았더니 웬걸요, 그의 탐스럽고 윤택 있는 흑발은 여전히 수부룩한 채로 남아 있었읍니다. 그러나 그가 사랑하던 동반자─ 어여쁘고 탐스럽던 깜장 강아지의 몸에는 때아닌 큰 재앙이 내렸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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