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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만필/피아니스트의 횡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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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 러시아 시대 페트로그라드의 경찰서에는 한 청년이 잡혀 왔읍니다. 그는 여행권을 갖지 않은 외국인이란 혐의로 잡혀 왔던 것입니다.

서장의 신문이 시작되자 젊은 여객은 여행권 대신에 한 통의 소개장을 내놓았읍니다. 본즉 그것은 시장에게 써 보낸 것으로 그 가운데에는 피아니스트 루빈시타인을 소개한다는 뜻이 쓰여져 있었던 것입니다. 서장은 이 풍채가 변변치 못한 여행자를 머리로부터 발끝까지 홅어보더니만,

“안 돼! 그렇게 쉽게 속을 내가 아니야. 루빈시타인이라면 우리 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아니야?”

하고 호령호령하며 땅방울같이 얼러 대었읍니다.

“유명하고 않은 것은 내가 모르지마는 하여간 피아니스트 루빈시타인이란 내 자신에 틀림이 없읍니다.”

“그럼 좋다. 가짠지 진짠지 당장에 알 것이니까….”

서장은 즉석에 서무 서기를 불러 들였읍니다. 이 서기는 서내 유일의 피아니스트로 음악가연하던 자였읍니다.

“이 남자가 피아니스트인지 아닌지 충분히 시험을 해 주게….”

서기는 여행자를 데리고 아랫층으로 내려갔읍니다. 거기에는 먼지가 켜켜로 앉은 낡은 피아노가 한 대 있었읍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름만의 피아노이지 실상인즉 음조(音調)도 아무 것도 맞지 않는 불용품(不用品)이었던 것입니다. 노기가 바야흐로 충천할 듯한 청년 루빈시타인은 되는 대로 함부로 피아노를 두드렸읍니다. 조금만 더 두면 그 피아노는 깨어지고 말 것 같았읍니다. 서기 양반 제법 감동이나 된듯이 서장실로 부리나케 올라갔읍니다.

“서장 각하! 그 남자는 진짜 피아니스트가 틀림 없읍니다.”


  • 루빈스타인(Anton Gregorovitch Rubinstein)은 1829년 11월 28일이ㅔ 페사라비아에서 나서, 1894년 11월 20일에 성피득보(상트 페테르부르크) 근방 페터호프에서 사망한 유태계 러시아인으로, 러시아의 음악 보급 운동에 있어서 차이코프스키와 병칭(竝稱)되는 대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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