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주년 광복절 경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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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27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8대 대통령 박정희 제29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8대 대통령 박정희 경축사 1973년 8월 15일 수요일


친애하는 남북의 5천만 동포 여러분!


오늘 우리는 조국 통일의 신기원을 마련하기 위한 헌신의 역정에서 감격적인 광복절 제28주년을 맞이하였읍니다.

오늘은 또한 우리가 유구한 민족사의 정통성을 계승하여 대한 민국 정부를 수립한지 4반세기가 되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의의 또한 각별한 바 있읍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맞이하는 이 광복절은 우리의 민족사적 정통성 위에 조국의 평화 통일을 성취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의의 제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조국 광복의 벅찬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국토는 분단되고, 더욱이 북한 공산 집단의 남침으로 인하여 막심한 전쟁의 참화까지도 겪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 후 침략의 전화는 멎었으나, 우리는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에서 긴장의 파도를 헤치면서 한편으로는 국권을 보위하기 위해 안보 태세를 강화해 왔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평화와 번영의 터전을 다지기 위해 건설의 대약진을 거듭해 왔던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시련과 도전이 없지도 않았읍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도전을 불굴의 의지와 용기로써 극복하고, 평화 통일의 대도를 꾸준히 개척해 왔던 것입니다.

나는 오늘의 이 뜻깊은 자리를 빌어, 우리 한반도에 반드시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고 조국 통일의 숙원을 성취함으로써, 민족 중흥의 찬연한 금자탑을 세워야 하겠다는 신념을 다시 한 번 내외에 밝히면서, 이를 위해 동포 여러분과 더불어 더욱 힘차게 매진해 나갈 결의를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동포 여러분!


조국 통일은 우리 민족의 지상 명제입니다.

또한 이것은 우리 세대가 기필코 성취해야 할 역사적 과업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과업이 아무리 시급하고 절실하다 해도, 우리는 또다시 동족의 유혈을 강요하고 국토의 폐허를 자초하는 전쟁 수단을 통해서 성취해서는 절대로 안 되겠읍니다.

조국 통일은 반드시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룩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5천만 동포의 한결같은 염원이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아직도 그 처참했던 6,25 동란의 뼈저린 상처가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국제 정세 또한 현상 유지를 기조로 하는 평화 공존의 조류 속에서 급변하고 있읍니다.

이 물결은 전쟁보다 평화를, 대결보다는 대화를, 그리고 적대 행위 아닌 화해와 협력을 지향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읍니다.

나는 이와 같은 시대적 상황 속에서 평화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길은 우선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읍니다.

나는 이를 위해 지금까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지 속에 다각적인 노력을 꾸준히 경주해 왔읍니다.

1970년 오늘, 나는 이 식전에서 북한 공산주의자들이 국제 연합의 권위와 권능을 수락한다면, 유우엔에서의 한국 문제 토의에 우리와 함께 참석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하고, 북한에 대하여 개발과 건설과 창조의 경쟁을 하자고 촉구한 바 있읍니다.

이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고, 남북이 다 함께 번영하는 가운데서 통일을 추구하려는 민족 의지의 발현이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1971년 8월에 남북 적십자 회담을 제의했읍니다.

남북이 서로 대화를 통해 다룰 수 있는 여러 갈래의 영역 가운데서도 특히 우리가 인도적인 문제를 먼저 다루자고 제의했던 이유는, 남북이 단일 민족으로서의 동포애를 발휘하기만 한다면 가장 손쉽게 대화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렇게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해결하여 구체적인 업적을 쌓아가야만 대화의 진전을 보장하는 상호 신뢰를 조속히 회복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다음해 7월에는 우리가 주도적인 입장에서 7,4 남북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뒤이어 남북 조절 위원회를 구성,발족시켰읍니다.

이것은 전쟁 재발의 위험을 방지하고 대화의 폭을 보다 넓혀서 평화 통일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남북 대화의 적극적인 전개를 뒷받침하기 위해 10월 유신을 단행하여 평화 통일을 헌법의 기본 정신으로 정립하였읍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참된 가치를 우리의 문화 전통과 현실 여건에 가장 알맞게 재정립하고, 비능률과 낭비를 제거하여 민주 제도가 더욱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내부 체제를 정비 강화하였읍니다.

그리고 지난 6월 23일에는,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보다 높은 차원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대도를 넓히기 위해 평화 통일 외교 정책을 내외에 선언하였읍니다.


동포 여러분!


우리가 지금까지 매진해 온 이 길은, 오직 민족의 번영과 조국의 평화 통일이라는 절실한 염원을 성취하려는 우리의 강력한 의지로 일관된 것이었읍니다.

이 의지는 또한 세계 평화와 인류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는 세계사적 의의를 지니는 보람차고 귀중한 것이라 하겠읍니다.

따라서 우리의 이 의지와 노력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며, 변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또한 이 의지와 노력은 그 누고도 저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나는 여기서 북한 공산주의자들에 대하여 남북 대화의 기본 원칙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그것은 민족적 신뢰의 조속한 회복입니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기습 공격으로 인해 전쟁의 쓰라린 희생을 강요당했던 우리들에게는 신뢰의 회복처럼 시급한 일은 없읍니다.

우리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먼저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해결하여 구체적인 업적을 쌓아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그 업적을 바탕으로 하여 상호 신뢰가 회복될 수 있으며,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에 비로소 남북 대화도 활발히 진전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진실로 통일을 위한 대화를 원한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신뢰 회복을 위한 성의있는 노력을 하루 속히 기울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나는 또한 이 자리를 빌어, 북한 당국에게 우리와 함께 국제 연합에 가입하자는 우리의 주장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라고 촉구하는 바입니다.

남북이 다같이 국제 연합에 가입한다고 해서 그것이 결코 분단을 영속화하고 통일을 저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북이 다같이 세계 평화 기구에 가입하게 되면,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민족적 신뢰의 회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세계 평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남북이 다같이 국제 연합에 가입하는 것이 오히려 평화 통일의 길을 더욱 넓혀 나가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또한 국제 연합에 가입하는 것은 우리 민족이 국제 사회에서 응당 행사해야 할 발언권과 당연한 권익을 확보하여 민족의 긍지를 드높일 수 있는 다시없는 계기가 된다고 확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이같은 주장을 끝내 외면한다면, 이것은 북한 당국이 아직도 폭력과 무력에 의한 적화 통일의 망상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뿐 아니라, 민족의 양심을 배반하는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나는 북한 당국이 진실로 평화 통일을 원하고 있다면 우리와 함께 국제 연합에 가입함으로써 평화 통일 의사를 내외에 명백히 표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해 두는 바입니다.

또한 나는 평화와 번영을 존중하는 모든 나라와 국민들에게 우리의 이같은 정당한 주장과 노력을 적극 지지,협조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입니다.


국민 여러분!


통일의 기조는 평화이며, 이 평화 유지의 원동력은 바로 국력입니다.

따라서 국력이 배양되어야만 평화가 확고히 유지되고, 평화가 유지되어야만 그 속에서 통일의 전망은 더욱 밝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성장과 건설의 걸음을 재촉하여 이제 중화학 공업 시대의 관문을 넘어 섰읍니다.

또한 신장하는 우리 국력의 상징, 고속 도로는 전국의 산업권을 연결하는 대동맥이 되어 번영과 발전의 활력소를 계속 불어넣고 있읍니다.

우리의 이 모든 자랑스러운 성과는 평화 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희망찬 원동력이 되고 있읍니다.

우리 모두 통일에 대한 열망을 국력 배양의 의지로 승화시켜서 총화된 단결력과 불퇴전의 용기로 이 위대한 전진을 계속해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발전과 번영의 생활 철학이 곧 평화 통일의 실천 이념임을 다같이 행동으로 실증합시다.

나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투철한 국가관과 강력한 자주 의식을 견지하고, 근면과 인내로써 맡은 바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여 국력 배양에 헌신하는 것이 곧 평화 통일을 성취하는 첫걸음임을 명백히 강조해 두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8,15 광복의 진정한 의의는 통일 조국의 건설에 있으며, 그 참뜻을 구현하는 길은 국력 배양에 있읍니다.

우리 모두 28년 전 오늘의 그 감격과 정열을 국력 배양의 대광장에 결집합시다.

그리고 평화와 번영의 기틀을 더욱 굳게 다져 나갑시다.

그리하여 제 2의 광복, 통일 조국의 영광을 자랑스럽게 맞이합시다.


1973년 8월 15일 대통령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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