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주년 광복절 경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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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주년 광복절 경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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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13대 대통령 노태우 제44주년 광복절 경축사
1988년 8월 15일 월요일


친애하는 6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이 자리에 참석하신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깊은 감회 속에 일제 식민통치의 압제로부터 벗어난 해방의 날을 맞은 지 43년, 이 땅에 민주공화국을 세운 지 40년을 맞습니다.

민족자존을 바로 세우려는 온 겨레의 열화같은 의지가 응집되어 세워진 이 웅장한 독립기념관에서 광복과 건국의 참뜻을 오늘에 완수할 것을 온 국민과 함께 다짐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민족의 영광과 시련의 발자취가 새겨진 이곳에 서서 저는 광복의 그 날이 있기 까지, 국내외에서 오로지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신 선열들게 머리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친애하는 동포 여러분.


지난 40년간 숱한 시련과 성취 위에 오늘 우리는 역사의 드높은 분수령 위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독재와 정통성 시비로 얼룩진 파란많은 지난 시대를 청산하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밝은 시대를 다함께 열어 가고 있습니다.

가난과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결연히 일어나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경제적 발전을 이룩한 터전 위에서 우리는 다가오는 21세기, 세계의 선진대열에 당당히 들어설 민족적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한껏 충만합니다.

이제 온국민의 힘과 정성을 모아 7년을 준비해 온 서울 올림픽은 한달뒤로 다가왔습니다. 잠실벌에 타오를 서울올림픽의 성화는 12년 만에 동서의 세계가 한데 모여 인류의 화합을 다지는 사상 최대의 축제를 찬연하게 밝힐 것입니다.

불과 한 세대전, 세계 20개국의 젊은이들이 이념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전쟁을 벌였던 이 동아시아의 분쟁지는 평화를 기약하는 땅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인의 기대에 못지 않게 서울올림픽을 안전하고 성대하게, 성공적으로 치를 것입니다.

서울올림픽의 성공은 우리 겨레 모두에게 우리가 하지 못할 것은 없다는 무한한 자신과 긍지를 심어줄 것입니다.

그것은 분명히 선진국으로 뛰어오를 도약대가 될것입니다.

5대양 6대주 세계의 이목은 지금 이 시각, 올림픽이 열리는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유구한 역사를 통해 우리가 이렇게 세계 앞에 당당히 우뚝선 적은 없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우리의 모습은 아직도 빈곤과 낙후에서 허덕이는 제 3 세계 모든 나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게 될 것입니다.

우리를 보는 세계의 눈 또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서울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 모든 나라와 더불어 우호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갈 새 지평이 열리고 있습니다. 민족해방의 기쁨을 나눌 틈도 없이 우리에게 분단의 고통을 안겨다 주었고, 그 이후 동족상잔의 처참한 전쟁을 이 땅 위에 치르게 했던 동서냉전체제의 세계 질서에도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주변 강대국간의 관계에도, 또한 이들 국가와 우리와의 사이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국제사회는 개방과 협력의 물결이 넘쳐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드높아진 우리의 민주역량과 민족자존을 바탕을 내외정세를 자주적으로 개척하여 민족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갈 것입니다.


친애하는 6천만 내외 동포 여러분.


이러한 고무적 흐름에서 볼 때 우리는 지금 민주번영과 통일을 손에 잡을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험난한 도전을 우리가 넘어설 때만 실현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미룰 수 없는 선택 앞에 서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잘못하면 혼란과 분열, 퇴보의 길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1년간 천길 벼랑과 같은 국가적 위기를 민주주의 발전의 기회로 전환하여 이를 극복하고 오늘의 ‘정치적 기적’을 이루었습니다.

그것은 위대한 국민의 슬기로운 선택에 따른 결과였습니다.

우리가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열고 있는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 국민의 여망인 동시에 우리들 선열들이 깜깜한 식민통치시대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운 이래 온 겨레가 염원하고 합의해 온 민족의 이상을 구현하는 길인 것입니다.

민족성원 각자가 자유속에 행복을 누리며 민족공동체가 번영하는 길은 전체주의나 계급적 투쟁주의가 아니라 민주공화체제임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실입니다.

현재 우리가 민주주의를 진전시켜 나가는 데는 두가지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폭력혁명으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전복하여 계급독재체제를 세우겠다는 세력이며, 또 다른 하나는 욕구와 갈등의 무분별한 분출로, 애써 이룩한 민주주의의 틀을 위협하고 있는 사회일각의 현상입니다.

우리 겨레 모두의 삶의 방식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행위는 더 이상 방치될 수 없습니다.

우리 동포는 물론 온 세계가 서울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터에, 집단적 소요와 화염병으로 화합의 잔치를 망가뜨리려는 일은 어떠한 허울좋은 명분에서라도 국민과 정부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기의 의사만을 앞세워 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 또한 규제되어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국민의 자유와 자율적 참여 위에서 민주질서를 확립하여 안정된 민주체제를 튼튼하게 정착시켜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민주주의의 확고한 기반 위에서 민주주의의 강력한 힘이 발휘되어야 할 때입니다. 친애하는 내외동포 여러분.

우리가 국민적 슬기와 힘을 모아 법과 질서 위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을 때, 우리들 각자의 행복과 나라의 발전도 이룩할 수 있습니다.

우리 경제는 이제 일인당 국민소득 3천불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경험이나 기술, 풍족한 자원이나 자본도 없이 맨주먹으로 시작한 우리가 여기까지 온데에는 국민의 피땀어린 헌신과 희생이 있었습니다.

이제와 같은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면 4년 후인 1992년, 일인당 국민소득은 6천불을 넘어설 것입니다. 

나아가 10년 이내에 우리는 일인당 국민소득 1만불 시대를 맞게 될 것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적 안정의 기틀이 깨어지면 이제껏 길러온 겨레의 꿈은 물거품이 되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국민 모두가 같은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의식으로 다 함께 손잡고 안팎의 도전을 헤쳐가야 합니다.

이 정도의 성장단계에서 모두의 기대를 한꺼번에 충족시킬 묘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경제의 성장도, 균형있는 배분도, 노사의 협조와 산업의 평화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전체의 몫을 키워가면서, 커지는 몫을 균형있게 배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넉넉한 입장에서 빛나는 올림픽을 치른 저력으로 안정성장을 힘껏 밀어가야 합니다.

이럴 때 우리 경제의 규모는 4~5년 안에 지금보다 두배로 커져 계층간의 갈등과 이 사회의 그늘진 주름살을 펴줄 풍요한 선진사회의 확고한 기반은 이루어집니다.

나라를 세운 지 40년, 성숙의 연대를 맞는 이제야말로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새로운 질서를 세워 나가야 합니다.


친애하는 내외동포 여러분.


오늘 나는 남북의 모든 동포들에게 번영된 통일조국을 하루빨리 실현하기 위해 대화합의 시대를 다함께 열어 나갈 것을 호소합니다.

이제 남과 북은 대결과 투쟁이 아니라 화해와 협력만이 분단의 고통과 시련에서 벗어나 민족의 진정한 진보와 통일을 가져 온다는 신념을 실천해야할 때입니다.

지난 7월 7일, 나는 남과 북이 이제는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는 민족공동체로서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40년이 넘은 같은 민족간의 분닥장벽은 이제 개방과 교류, 협력으로 허물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하루 빨리 통일의 여건을 성숙시켜 평화적 통일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면 남북한 최고책임자가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그것이 모든 문제를 푸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입니다.

내외정세로 보나 우리의 민족적 현실로 보나 그와 같은 만남은 지체없이 이루어져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나는 오늘 광복 43주년을 맞아 북한의 김일성 주석에게 6천만 동포의 염원에 따라 민족의 통합을 실질적으로 추진해 나가기 위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나와 만나 회담할 것을 제의합니다.

남북의 지도자가 서로 만나 민족의 장래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데 있어 장소, 의제, 절차 그 어느 것도 장애요인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이러한 나의 제의에 북한측이 호응해 옴으로써 민족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되기를 충심으로 희망합니다.


6천만 내외 동포여러분.


건국 40년을 맞는 이제, 우리 모두 그 동안 이룩한 위대한 성취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리고 세계의 축복속에 올림픽을 훌륭하게 치른 민족의 드높아질 자존을 바탕으로, ‘민주, 번영, 통일의 시대’를 흔들림없이 열어갑시다.

이 길은 약소민족으로 나라를 잃었던 서러움 속에 우리들 선열들이 온갖 고초 속에 꿈결에도 소망해 온 조국을 오늘의 우리 세대가 실현하는 새로운 광복의 길입니다.

번영된 통일조국을 이룩하는 것만이 우리민족사의 진정한 정통성을 되찾아 미완의 광복을 오늘에 완성하는 길입니다.

우리의 자주 역량으로 한낱 세계의 주변국가로서 타율의 분단을 감수했던 고난의 역사를 이제는 청산합시다.

그리하여 다가오는 세기에는 세계사의 중심에 서서 인류의 평화와 복지를 위해 당당한 역할을 다할 자랑스러운 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 갑시다.


1988년 8월 15일 대통령 노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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