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주년 광복절 경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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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주년 광복절 경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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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광복을 통일로 완성 1997년 8월 15일 금요일


친애하는 7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자리를 함께 하신 귀빈 여러분!


우리는 오늘 광복 52주년을 맞아 벅찬 감회를 안고 이 자리에 함께 모였습니다.

나라를 되찾았던 그날의 환희와 자랑스러운 민주국가를 건설한 기쁨이 우리들의 가슴속에 물결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불굴의 의지로 정치와 경제에서 세계가 경탄하는 ‘한국의 신화’를 창조했습니다.

이제 대하를 이루며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는 자유와 민주, 번영과 복지의 바다로 향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역사발전의 순리를 우리는 문민개혁을 통해 구현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변화와 개혁, 세계화와 정보화는 세계일류국가로 도약하려는 우리 모두의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지금 어려움도 없지 않습니다.

또 우리의 앞날에는 수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숱한 고비를 슬기롭게 극복해 온 우리는 어떠한 난관도 돌파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다가오는 세기에 반드시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를 열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에 차있습니다.

광복의 참뜻을 새기는 뜻깊은 오늘, 이 조국을 있게 해주신 애국선열들에게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

세계에서 앞서가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뜨거운 열정으로 온갖 고난을 해쳐 온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민주와 번영의 소망을 이루어가고 있는 우리에게 아직도 못다 이룬 민족의 숙원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조국의 통일과 민족의 통합니다.

민완의 광복을 온전한 통일로 완성하는 일, 이것은 선열에 대한 후손된 우리의 의무입니다.

저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래, 조국통일의 역사적 소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난 1994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천명하고 ‘민족발전 공동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이것은 튼튼한 평화의 기초 위에서 민족의 공동번영을 이룩하려는 우리 모두의 의지가 담긴 통일의 청사진이었습니다.

1995년에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기본방향을 밝혔으며, 작년에는 4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와 남북간의 협력을 위한 구체적 방도를 제시했습니다.

우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동포에게 식량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에너지난을 덜어주기 위해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북녘 땅에서는 우리 국민이 보낸 정성이 전해지고 있으며, 우리 기술진이 경수로 건설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끈질긴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주에 4자 예비회담도 개최되었습니다.

남북간 평화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 과정이 시작된 것입니다.

지난 4~5년 동안 때론 좌절도 없지 않았지만, 민족사의 긴 안목에서 볼 때 남북관계는 분명 진전을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반세기 분단사상 지금처럼 우리가 확고한 위치에서 통일을 주도 할 수 있었던 때는 없었다고 굳게 믿습니다.

내외동포 여러분!

통일은 어떠한 경우에는 평화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우리에게 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의 앞날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합니다.

이제 남과 북은 평화의 참뜻을 분명히 하고, 이를 실천해야 할 때를 맞았습니다.

평화는 무엇보다 ‘무력포기’를 의미합니다.

북한은 민족적 범죄행위인 무력도발은 물론 대남 무력적화노선 자체를 완전히 포기해야 합니다.

평화는 ‘상호존중’을 전제로 합니다.

남과 북은 상호 실체를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진정으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모든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평화는 ‘상호협력’위에 이루어집니다.

북한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주체는 바로 동족인 우리뿐이라는 사실을 북한 당국은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지금 북한 동포들은 심각한 식량부족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같은 동포로서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95년 이래 우리가 북한에 지원한 식량은 2천 3백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시적인 지원으로 북한이 처한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어려움을 진정으로 돕는 길을 찾아내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첫째, 북한의 식량난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실질협력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구호사업으로만 땜질하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둘째, 우리 정부가 그동안 준비해 온 ‘민족발전 공동계획’을 남북대화를 통해 협의ㆍ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이 공동발전계획은 북한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남과 북이 함께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줄 것입니다.

셋째, 북한이 우리의 우방과 관계를 개선하고 국제기구에도 참여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도록 우리가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자세변화가 앞서야 할 것입니다.

넷째, 북한 당국은 변화를 통해 스스로를 돕는 길을 택해야 합니다.

우선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을 굶주림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이 변화의 길에 나온다면 얼마든지 협력할 의지와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북한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시간이 자신들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나는 북한 당국이 민족의 앞날은 물론, 스스로를 위해서도 개방과 개혁의 역사적 대세에 지체없이 합류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7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희망의 새 세기에는 통일된 조국, ‘위대한 한민족 시대’가 우리 앞에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참다운 ‘광복의 완성’은 아무런 노고도 없이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많은 땀과 눈물이 요구됩니다.

밀물처럼 닥쳐오는 도전을 타고 넘으며 미래의 지평을 향해 힘차게 노를 저어나가야 합니다.

때로는 암초도 있고 풍랑도 거셀 것입니다.

그러나 한배를 탄 우리들의 노젓는 한손 한손이 힘을 합친다면 만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 평화를 확고히 지켜내야 합니다.

선진된 정치를 이룩하기 위해 정치인도 유권자도 다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21세기의 지도자를 뽑는 제15대 대통령 선거는 우리의 민주정치 발전에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세계화ㆍ정보화의 고삐를 한시도 늦추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도약하지 못하면 추락이 있을 뿐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힘을 모으는 것입니다.

국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 다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광복 52년의 빛나는 성취를 반드시 통일로 이어가야 합니다.

새로운 100년, 21세기의 개막을 앞두고 진정한 광복의 완결을 지금부터 준비합시다.

그리하여 새로운 세기에는 자랑스런 ‘통일국가’, 세계에서 앞서나는 ‘일류국가’를 건설합시다.

선열들의 거룩한 뜻을 받드는 오늘, 진정한 애국애족의 의미를 우리 모두 가슴에 새깁시다.

민족이 웅비하는 대망의 그날까지 우리 모두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1997년 8월 15일 대통령 김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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