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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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53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8대 대통령 박정희 제55주년 삼일절 기념사
1973년 3월 1일 목요일


친애하는 5천만 동포 여러분!


오늘 우리는 민족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긍지와 단결을 슬기롭게 만방에 과시한 3.1 독립 운동 제 54주년을 맞이하였읍니다. 나는 이 숭곳한 기념일을 맞이하여, 지금부터 54년 전 우리의 선인들이 반일 독립운동으로 표시한 민족의 위대한 단결 정신을 다시 한 번 엄숙히 상기하면서, 오늘 이 자리가 단순한 의식에 그칠 것이 아니라, 민족의 단결 총화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 발전시킬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역사를 되돌아 보는 소이는, 과거를 통해 오늘의 현실을 투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서 민족의 건강한 미래를 설계할 숭 있는 역사의 혜안을 갖자는데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반만년 역사르 돌이켜 볼 때, 우리 민족의 오늘을 있게 하고, 또 우리 민족사가 영예롭게 기록되었던 시기는 온 겨례가 계급과 당파를 초월하여 한 덩어리로 뭉쳤던 시기였읍니다.

수나라 백만 대군과 싸워서 국권을 수호한 고구려인들의 승리라든가, 또는 당나라 대군을 이 땅에서 몰아내고 마침내 삼국을 통일한 신라인들의 승리는 모두 예외 없이 민족의 단결 총화 정신이 거둔 감격적 승리의 기록이 안리 수 없읍니다.

이 반면, 우리의 역사가 당파와 계급주의자들에 의해서 주도되었을 떄는 그것은 언제나 고통과 치욕으로 얼룩진 역사였읍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 치욕이 바로 그것이었으며, 국토 분단이라는 오늘의 비극이 또한 그것입니다.

우리는 역사에 대한 이 같은 반성을 통해서, 오늘에 사는 우리들과 우리 후손들이 국난을 당했을 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또한 민족사를 명예롭게 전개시킬 수 있는 사관 정립의 뚜렷한 방향을 내다볼 수 있읍니다.

그 방향은 당파가 아니라 총화이며, 분열이 아니라 단결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계급을 위한 것잉 아니라, 민족 전체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특정 계급이나 당파를 주체로 보는 사관은 절대로 수락할 수 없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이 하나로 단결하고, 우리 모두가 민족사를 영예롭게 형성해 나가는 중핵이 되는 그러한 사관, 즉 계급보다는 민족을 앞세우는 민족 사관을 굳건히 정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우리 겨레가 해마다 기념하는 이 3.1독립 운동에서 그 가능성을 선명하게 발견할 수 있읍니다. 우리는 3.1운동에서 국난을 극복하고 민족의 생존권을 수호하기 위한 민족 단결의 위대한 승리를 볼 수 있읍니다.

기미년 3월 1일을 기하여 삼천리 방방곡곡에 울려퍼진 독립 만세는 어느 한 게급이나 종파의 만세 소리가 아닌 만인의 만세소리, 온 민족의 만세 소리였읍니다. 3.1운동에는 계급도 없었고 당파도 없었읍니다. 오직 민족만이 있었읍니다. 그것도 흩어진 민족이 아니라 하나로 궂게 뭉친 대한 민족만이 있었읍니다. 산간 벽지의 이름 없는 촌부로부터 서울의 명문 거족에 이르기까지 2천만 동포가 모두 주체였고 동지였읍니다.

우리 선인들은 이 운동을 통해서 근대사상 최초로 지위, 감저, 당파, 성별, 연령을 초월하여 모두가 운명 공동체로서 일체감을 가지고 국난 극복을 위해 일치 단결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독립 만세를 우렁차게 외치면서 일제의 폭압 속에서 마멸되어가던 민족의 자아를 크게 각성시켰던 것입니다.

나는 이 점에서 3.1정신이야말로 격동의 70년대에 사는 우리들의 반드시 이어받아야 할 귀중한 정신사적 유산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유산은 안정과 번영, 그리고 통일을 지향하는 우리들이 반드시 정신 생활의 지표로 삼아야 할 민족 사관의 커다란 대득보라고 정의하고자 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오늘 우리 국민들이 3.1정신을 기본으로 하는 올바른 민족 사관에 입각해서 우리의 주변 정세를 파악한다면, 우리 조국이 지금 철해 있는 오늘의 역사적 현실이 과거 그 어느 때에 못지 않는 일대 국난임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최근 급변하느 국제 정세는 그 어늑 서을 막론하고 우리 민족의 안정과 번영에 대한 도전 요소가 아닌 것이 없읍니다.

나는 이 같은 조국의 현실을 직시할 때, 지금이야말로 계급과 종파를 떠나서 2천만이 하나의 목소리로 외쳤던 그 만세 소리를 또다시 5천만의 목소리로 힘차게 외쳐야 할 긴박한 때라고 확신하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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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바로 10월 유신의 당위성이 있는 것입니다. 10월 유신은 우리 민족의 위대한 자아를 발판으로 해서 당파와 계급을 초월하여 온 국민이 일치 단결, 국력 배양에 매진함으로써 안정과 번영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이룩하여 민족의 영광을 드높이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10월 유신은 3.1정신을 계승한 또 하나의 위대한 구국 운동입니다. 따라서, 나는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이번 3.1절은 그 의의가 어느때 보다도 진지하고 크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어 애국 선열들의 영령앞에 경건히 머리숙여 명복을 빌면서, 우리 5천만 동포가 3.1정신에 표상된 그 용기와 단결을 기본으로 하는 올바른 민족사관을 굳건히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삼아 유신 과업 완수에 더욱 힘찬 전진을 계속하도록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그리하여, 오늘의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외세로부터의 해방을 절규했던 그 날의 [독립]만세를 5천만이 다 함께 부를 수 있는 [통일]의 만세로 승화시킵시다.


1973년 3월 1일 대통령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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