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53주년 삼일절 기념사 | ||
제52주년 삼일절 기념사 | 제7대 대통령 박정희 | 제54주년 삼일절 기념사 |
1972년 3월 1일 수요일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우리의 역사상 민족의 자주,자립 정신을 가장 엄숙하고 가장 진실하게 전세계에 천명했던 3,1 운동 제 53주년 기념일입니다.
본인은 이날을 맞이하여 일제의 폭압에 분연히 일어나 민족의 독립을 절규했던 애국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 정신을 다시 한번 엄숙히 상기하면서, 오늘에 사는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은 이 독립 운동으로 표시된 민족의 자주,독립 정신을 가장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오늘의 돈전을 극복하고 민족의 숙원인 통일과 번영을 성취할 수 있는 정신적 기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우리 모든 국민이 이 시점에서 3,1 운동의 의의를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진지하게 되새기며 이를 생활면에서 실천해 나가야 하는 그 이유도, 바로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내외의 여러 가지 도전을 이겨내며, 조국 통일이라는 민족의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3,1 정신은 그 정신적 기반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3,1정신의 기본은 한 마디로 말해서 민족의 자주,자립 정신입니다.
3,1 운동에 참가했던 우리 선조들은, 한민족의 자주 독립만이 열강들의 각축 속에서 극동의 평화를 유지하는 기본이며, 나아가서는 일제의 쇠사슬에서 벗어나 우리의 근대적인 민족 독립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곧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길임을 전세계에 뚜렷이 표시했던 것입니다.
또한, 3,1 정신은 민족 총화의 정신입니다.
우리는 3,1 운동에서 한 개인의 만세가 아니라, 만인의 만세, 전국민의 만세를 봅니다.
우리 선조들은 이 운동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지위,감정,당파,성별,연령을 초월해서 모두가 운명 공동체로서의 일체감을 가지고, 방방 곡곡에서 국난 극복을 위해 독립 만세를 외쳤으며, 민족의 자아를 회복했읍니다.
이 속에서는 계층과 지역의 격차도 없었고, 당리 당략의 대립도 없었고, 종파간의 반목도 없는, 모두가 오직 하나가 된 우리들의 광장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족 총화의 극치를 상징하는 3,1 정신을 우리는 건국 이념의 모체로 삼고 있으며, 지금 우리가 힘차게 부르짖고 잇는 자조,자립,협동의 새마을 정신도 여기서 연유되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오늘 3,1 독립 정신의 현대적 의의를 되새기는 이 뜻깊은 기회에, 우리 조국이 처해 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살펴봄으로써, 이 3,1 정신을 실천에 옮기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의 주변 정세는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읍니다.
다원화된 열강들은 그들 자신의 국가 이익을 더욱 치열하게 추구하기 시작했으며, 그들의 숨가쁜 호흡을 지금 우리는 보다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읍니다.
또한, 북괴는 이러한 변화를 틈타서 이른바 인민 해방 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침략적 도발을 계속 우리에게 가해오고 있읍니다.
그뿐 아니라, 그들은 조국의 평화 통일이 가능했던 과거 여러 차례의 호기를 모두 거부했던 민족사상 커다란 죄과를 잠시나마 음폐해 보려고 최근에는 거짓에 가득찬 평화 선전까지 일삼고 있읍니다.
이렇듯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은 3,1 독립 운동 당시에 못지 않는 일대 국난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국난에 처하여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3,1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며, 소아를 버리고 온 겨레가 한데 뭉쳐 난국을 극복하고야 마는 우리 민족의 실기와 용기, 그리고 민족의 얼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3,1 운동 당시 천도교,기독교, 그리고 불교 할 것 없이 모든 종교는 각기 자기의 신앙과 교파의 장벽을 초극하고 부질없는 논쟁과 반대를 청산하여, 흔연히 민족의 자주 독립이라는 커다란 목표를 위해 한데 뭉쳤던 것입니다.
이것은 마침내 온 겨레의 굳은 단결을 촉성하는 주축이 되었으며, 독립 만세의 함성을 더욱 보람차게 하였던 것입니다.
국난을 당했을 때 이처럼 온 겨레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를 극복한 사례는 역사상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금산에서 칠백 의사가 순국한 것도 그 하나이며, 행주 산성의 대첩도 또한 그러합니다.
전 제독 조 헌이 이끄는 옥천 유생들의 의병과 영규 대사가 이끄는 공주 청련사의 승병들은 평소의 주장과 교리의 차이를 흔연히 초월하여, 오직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총단결, 호서 지방으로 몰려오는 왜군의 대부대를 금산에서 격파하고야 말았읍니다.
그 당시 유교와 불교는 서로 내왕조차 하지 않은 극렬한 대립상을 보이고 있었읍니다만, 이들 칠백명의 의사들은, 국난을 당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는 종파보다 민족을 먼저 생각해야 하며, 또한 생각만 하는 것으로 족한 것이 아니라, 몸소 이를 실천해야 한다는 위대한 교훈을, 생명을 걸고 우리 겨레에게 남겨 준 것입니다.
또한, 행주 산성에서는 부녀자들까지도 왜적과 대결하여 승리의 기록을 후세에 길이 남기고 있읍니다.
이들 부녀자들이 앞치마에 담아 날랐던 돌은 결코 흔해빠진 돌이 아니라, 알마다 민족의 얼이 스며 있는 국력 집결의 초석이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곧 호국 종교의 참된 모습이며, 국난 극복의 빛나는 전통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을 단순히 53년 전의 그날을 회상하는 의례적인 기념일로 맞이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날을, 3,1 정신을 그 중핵으로 하는 국난 극복의 역사적 전통과 위엄을 더욱 발전시켜 통일 조국의 새 역사를 위해 줄기차게 전개되는 민족의 위대한 전도에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하겠읍니다.
이것은 항쟁으로서의 3,1 정신을 건설로서의 3,1 정신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은 이 3.1 정신을 우리의 현실 속에서 보다 건설적이고 보다 창조적인 방향으로 적용,실천할 수 있는 생활화 작업의 전개를 제창하는 바입니다.
이 3.1 정신의 생활화는 내부적인 항쟁과 반대에 종지부를 찍고, 한시 바삐 국력을 집결하여 자주,자립,자위의 정신을 굳게 가다듬고 우리의 국가 이익을 극대화 해 나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우리가 세계사의 주체가 될 것을 다짐하는 3.1 정신의 건설적 측면을 더욱 계발해 나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것은 곧 급변하는 외부 정세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염원인 조국의 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기도 합니다.
또한, 3.1 정신의 생활화는 총력 안보를 위한 국민의 총화를 형성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역사상 국난을 당했을 때 이를 극복하는 데 앞장 섰던 호국 종교의 정신을 거울삼아 하루 속히 아집을 버리고, 반대와 모함의 굴레에서 벗어나 민족의 이름 앞에서 총단결해야 하겠읍니다.
그리하여, 각자가 맡은 바 직분에 성실,책임,최선을 다 해 협동할 때, 비로소 총력 안보를 위한 국민 총화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식인은 슬기로운 지혜를, 종교인은 굳은 신앙의 힘을, 기업인은 탁월한 경영의 능력을, 농민과 노동자는 근면한 생활 태도를, 그리고 학생은 진지한 학구의 자세를 통해 국난을 극복하는 데 모든 힘을 총집결할 때, 총력 안보 체제는 더욱 굳게 다져지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나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구국 선열들의 영령 앞에 경건히 며리 숙여 명복을 빌면서, 우리 모두 3.1 정신으로 총단결하고 새마을 정신으로 총진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리하여 이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통일 만세』의 우렁찬 함성이 메아리치는 영광된 새 역사를 창조해 나아갑시다.
1972년 3월 1일 대통령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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