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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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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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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3월 1일 월요일


친애하는 내외 동포 여러분!


오늘은 기미 독립 운동을 기념하는 쉰 일곱 번째 3·1절입니다. 1919년 3월 1일, 우리 민족은 외세의 압제에서 벗어나 자주 독립을 쟁취하고자 온 겨레가 일치 단결, 구국 운동에 감연히 궐기하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배달 민족의 기개를 세계 만방에 떨쳤던 3·1독립 운동인 것입니다. 3·1 독립 운동이야말로 우리 민족사에서 찬연히 빛나는 자주와 단결의 기록이며, 그때 만천하에 선양되었던 뜨거운 애국심은 지금도 우리들의 가슴 속에 맥동하고 있습니다.

나는 매년 이 감회 깊은 날을 맞이할 때마다 동포 여러분과 더불어 선인들의 빛나는 발자취를 되새기면서 우리 모두가 위대한 민족의 저력을 오늘에 되살려 국난을 극복하고 조국의 번영과 통일을 위하여 가일층 분발하자고 강조해 왔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의 국제 사회에는 화해와 평화 공존을 추구하는 꾸준한 노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도 국제 질서 재정돈의 과도기적 마찰과 위험이 있으며, 국지 분쟁의 격화마저 볼 수 있습니다. 우리 한반도에서도 작년 봄의 인도지나 사태 이후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경거망동으로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어 전쟁 재발의 위기가 조성되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난 한 해 동안만도 우리에 대한 각종 도발을 격화시키고 제 3국을 통한 간접 침략 행위를 수없이 자행하면서, 밖으로는 국제 사회의 이목을 현혹시킬 목적으로 거짓 평화 선전과 우리에 대한 중상 비방을 더욱 악랄하게 전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은 휴전선 일대에서 남침용 지하 땅굴을 파고 있을 것입니다.

이 뚜렷한 사실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요, 우리 대한 민국이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오늘의 준엄한 도전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생존과 자유에 대한 도전이 날로 격화되고 있는 중대한 시점에서, 우리는 민족사적 정통성을 짓밟으며 우리의 생존을 해치려는 북한 침략주의자들의 술책과정책을 똑바로 파악하고 이에 굳건히 대처해 나가는 데 온 국민이 총력을 결집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곧 빛나는 3·1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길입니다.


국민 여러분!


3·1 정신은 자주 독립과 총화 단결, 그리고 평화 의지로 집약되는 우리 민족 정신의 표상입니다. 우리가 일찍이 국민적 슬기를 모아 『10월유신』을 단행했던 것도 총화의 바탕 위에서 자주·자립의 국력을 시급히 배양하여 민족의 난국을 우리 힘으로 타개해 나감으로써 조국의 번영과 평화적 통일을 앞당기자는 데 그 기본 정신이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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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10월 유신』의 정신은 3·1 정신과 그 근본 이념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3·1 운동을 통하여 발휘되었던 우리 겨레의 뜨거운 애국심을 이제는 외세에 대한 항거와 부정의 차원에서 국가 건설과 민족 중흥을 위한 창조와 긍정의 차원으로 슬기롭게 전환시켜 오늘의 난국을 극복해 나가는 원동력이 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바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그러했듯이 우리가 어떠한 이질적 외래 사상이나 폭력의 도전에도 단호히 대응할 수 있는 정신 무장을 다지고 막강한 국력을 배양하는 것만이 격변하는 내외 정세 속에서 국가와 민족의 자주성을 지키는 길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의 역사적 현실에 비추어 우리의 문제 해결에 필요한 건전한 민주주의를 우리의 슬기와 힘으로 키워 나가자는 것이 바로 유신의 이념입니다. 이것만이 조국의 평화 통일과 민족 중흥을 앞당기는 대도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따라서, 나는 오늘 우리 사회 각계 각층의 모든 국민들이 남녀 노소를 가릴 것 없이 유신 이념을 생활화하고 각기 맡은 바 직분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능률의 극대화와 국민 총화를 저해하는 어떠한 요인이나 부조리도 우리 스스로가 과감하게 제거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바입니다.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러한 생활 신조를 꾸준히 실천해 나갈 때, 우리 앞에 가로놓인 어떠한 난국도 반드시 극복될 것이며, 부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해서 조국의 통일 대업은 기필코 성취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위대한 민족의 역사는 끈질긴 생명력의 발자취일 뿐 아니라, 모진 시련을 용감히 극복해 온 힘과 의지의 기록입니다. 5천년 민족사의 생명력과 슬기를 이어받은 우리의 앞길에는 또다시 만난을 극복한 영광의 새 역사가 창조될 것이며, 민족 중흥의 그날이 오고야 말 것입니다.

선조들의 고귀한 희생에 보답하고 후세에 떳떳이 물려줄 새 역사 창조의 역군이라는 긍지와 사명감으로 우리 모두 굳게 뭉쳐 3·1 정신을 실천하는 데 가일층 헌신합시다.


1976년 3월 1일 대통령 박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