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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반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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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반정경(池畔靜景) (1924)
파계사(把溪寺) 용소(龍沼)에서
저자: 이상화

(1924.12) 《開闢》 54호

능수버들의 거듭 포개인 닙새이에서,
해는 주등색(朱橙色)의 ᄯᅡ사롭은 웃음을 던지고,
ᄭᅡᆷ푸르게 몸ᄭᅩᆯ ᄭᅮᆷ인, 저편에선
남모르게 하는, 바람의 군소리- 가만이 오다.

나는 아모 빗갈래도 업는 욕망(慾望)과 기원(祈願)으로
어대인지도 모르는 생각의 바다 속에다,
원무(圓舞)추는 영혼(靈魂)을 ᄯᅳᆺ대로 보내며,
녀름 우수(憂愁)에 잠긴 풀 사이길을 오만(傲慢)스럽게 밟고 간다.

욱어진 나무 미태 넉ᄲᅡ진 녯 몸은
속 마음 깁게- 고요롭게- 밋그러우며
생각에 겨운 눈물과 가티
일흠도 얼굴도 모르는 빈 ᄭᅮᆷ을 얽메더라.

물 우흐로 죽은 듯 업대여 잇는
ᄭᅳᆺ도 업시 열푸른 한울의 영원성(永遠性) 품은 빗치,
그리는 애인(愛人)을 ᄯᅳᆺ밧게 맛난 미친 마음으로,
내 가슴에 나도 몰래 숨엇든 나라와 어우러지다.

나의 넉은 바람결의 구름보다도 연약(軟弱)하여라
잠자리와 제비 뒤를 ᄯᅡᆯ하, 가볍게 돌며
별나라로 오르다- 갑자기 흙속으로 기여들고
다시는, 해묵은 낙엽(落葉)과 고목(古木)의 거믜줄과도 헤매이노라,

저믄 저녁에, ᄶᅩᆺ겨난 쇠북소리 한울 넘어로 사라지고, 이 날의 마지막 노래로, 어린 고기들 물노리 칠 때
내 머리 속에서 단잠 ᄭᅢᆫ 기억(記憶)은, 새로히, 이곳 온 ᄭᅡ닭을 생각하노라,
이 못이 세상 갓고, 내 한 몸이 모든 사람 갓기도 하다!
아 너그럽게도 숨막히는 그윽일러라 고요롭은 설음일러라.

―「벙어리 노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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