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감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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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풍감별곡


만산락엽은 쓸쓸한 가을 바람을 ᄯᅡ라 흣터지고 공산에 명월은 젹막한데 상풍에 놀난 기럭이 벽공에 높히 ᄯᅥ서 옹옹한 긴 소래로 ᄶᅡᆨ을 부르며 평양 을밀대 앞 리감사집 후원별당 위로 남텬을 향하고 지내간다

별당 건넌방 안에 십팔 가량 된 절대가인이 잇서 팔장을 ᄭᅵ고 책상머리에 가 의지하야 업대엿다가 기럭이 소래에 ᄭᅡᆷ작 놀나 고개를 들고 남창을 도라보더니 안방에서 들니지 안토록 두 손으로 가만이 미다지를 열치니 창반 허러에 빗치엿던 달이 쓸쓸한 가을바람을 아올너 가인에 옥안에 빗치엿다가 가인이 다을 쳐다보고 장탄수성에 한숨 한 번을 훼이 쉬더니 페문추츌창전월이라더니 나는 가위 개문인입창변월이로다 하고 애연이 눈물을 흘니며 사면추경을 살피더니 오날날 가위 뎍당기시라 심중사를 풀어내여 추풍감별곡을 지여내리라 하더니

남포 베루에 수양매월을 가라 양호무심필을 흠석 푸러노코 백릉화주지를 펄처 책상 우에 놋터니 섬섬옥수로 붓대를 법제 잇게 잡고 감별곡을 짓는다

대저 이 가인은 누구인고 평양부중에 사는 김진사의 ᄯᅡᆯ이라

일홈은 채봉이니 영민총오하야 나히 칠 세에 일람쳡긔하는 재조가 잇슬 ᄲᅮᆫ외라

김진사 슬하에 다른 혈육이 업고 다만 채봉이ᄲᅮᆫ이라

금지옥엽갓치 길늘새 십 세를 당하야 시서와 백가제자를 모를 거시 업고 녀공은 비ㅅ침주선이라

김진사 내외 장중보공갓치 길느며 그와 갓흔 ᄶᅡᆨ을 구하야 슬하에 락을 보고자 하더니 세월이 여류하야 채봉에 나히 십오 세를 당하니 화용월태는 목단화 아ㅅ참 이슬을 먹음은 듯 문장은 리두를 ᄯᅡ르고 녀공은 쇼약난을 묘시할 만하다

김진사 내외 두루 서랑 재목을 구하되 맛참 가합한 곳이 업서 십륙 세ᄭᅡ지 츌가를 못하얏더라

채봉은 후원에 정결히 초가로 이삼간을 짓고 시비 추향이를 다리고 잇서 매양 바람을 임하면 감탄하고 달을 대하면 처량하야 시률노 관회하니 마음 알기는 추향이ᄲᅮᆫ이요 비록 부모라도 심사는 모르더라

하로는 삼월 열을게를 당하야 뒤ㅅ동산에 청청한 양류는 유록장을 드린듯한대 황금 갓흔 ᄭᅬ고리는 양류간으로 왕래하고 금수병을 펼친 듯한 ᄭᅩᆺ 사이로 나뷔가 쌍쌍이 나라드는지라

채봉이 춘흥올 못 이기여 추향이를 다리고 동산에 올나 춘썩을 구경할새 추향을 도라보며 추향아 세월도 쉽도다 이동산에 소조한 나무와 하렬한 적설이 어제 갓흔데 어는 틈에 적설이 다 녹고 쇼조하던 나무는 입과 ᄭᅩᆺᄭᅡ지 피엿구나 식물은 죽엇다가도 춘절을 당하면 한생하것마는 동물이라 하는 거슨 한번 죽으면 살과 피는 물이 되고 ᄲᅥ는 썩어 흙이 되니 사람이나 즘생이나 이런 거슬 보면 자연 마음에서 감창한 생각이 안이 생기겟니 응 추향아

(추향) 텬지리ㅅ치가 그럴 수박게 잇습닛가 식물이라 하는 거슨 동물에 리용후생하는 재료가 안이온닛가 유한한 토디에 식물은 동물이 리용하므로 일변 업서지고 일변 생기거니와 만일 동물이 식물과 갓치 영생불사하면 읏더케 처치를 함닛가

(채봉) 네 말이 진심노 그러하나 인생칠십고래희라 읏지 총총치 안이하냐

혈 지음에 서ㅅ족 담 터진 편으로 사람에 소래 들니거늘 ᄭᅡᆷᄶᅡᆨ 놀나 바라보니 십팔 세 가량 된 소년 하나이 의복을 선명이 하고서 규시를 하는데 얼골은 백옥이오 풍채는 두목지라 한번 보매 마음에 반가온 생각이 잇스나 아녀자에 마음이라 마면통홍이 되여 추향을 압세우고 초당으로 급히 드러가고 동산으로 난 문을 거니라

그 소년이 채봉이가 추향을 다리고 드러가 문 거는 거슬 보고 터진 데로 드러와서 좌우를 구경하며 채봉에 안젓던 자리에 가 안지니 오히려 남저지 향취가 잇는 듯한지라

막은 듯시 안저 초당을 바라보다가 위연이 고개를 숙이여 ᄯᅡᆼ을 보니 이삼 보 밧게 수건 하나이 잇거날 급히 이러나 보니 삼 척 가량 되는 삼팔수건이라

자세이 펼치고 본즉 수건 ᄭᅳᆺ헤 채봉 이ㅅ자를 수노왓는지라

보배나 어든 드시 깃거하야 안젓던 자리로 다시 오랴 하는데 문 안으로 사람에 소리갸 들니거날 급히 담터진 데로 도로 나와 서셔 동정을 본즉 압셔서 드러가던 녀자가 나와서 무어슬 두로 차지며 혼자말로 이상도 하다 지금 ᄯᅥ러진 수건이 어대 갓슬가

소년이 이 소래를 듯고 입속으로 말이 나오믈 ᄭᅢ닷지 못하고 벌서 내게 와 잇는 물건이 아모리 차즈면 차질 수가 잇나 공연이 애만 쓰지

추향이가 수건을 찻다가 이 말을 듯고 급히 압흐로 와서 공손한 말로 셔방님이 뉘신지 모르거니와 지금 말삼을 드른즉 수건을 어드신 듯하오니 어드시엿거든 내여 주시면 감은만만이올시다

(소년) 수건이 엇던 사람에 물건이냐

(추향 우리 소져에 물건이올시다

(소년) 소저에 물건이면 도로 쥴 거시니 소저더러 와셔 가저가시라고 해라

(추향 셔방님이 망녕이올시다 소저ᄭᅦ셔는 규즁에 쳐녀라 읏지 나와셔 가져가 가시릿가 필경 화언이시니 어셔 쥬옵소셔

(소년) 니는 물건 쥬인을 친히 보고 전코자 하야 그리하미라 읏지 회언을 하리요 그러나 너는 누구냐

(추향) 져는 소져를 근시하는 시비 츄향이올시다

(소년) 소져는 일홈이 무어시냐

츄향이 방긋 우스며 외간남자ᄭᅦ셔 남의 집 규수에 일혼은 아라 무엇하시럅닛가 쳔부당만부당한 말삼 마시고 수건을 쥬셰요

소년이 ᄭᅥᆯᄭᅥᆯ 우스며 이애 츄향아 일홈이라 하는 것슨 남녀를 물론하고 알고 불으자는 거신데 그러케 쳔부당만부당이라 할 것 잇니 내가 아는 거시 잇셔서 뭇는 말이다

(추향) 규수에 일홈이라 하는 거슨 부모가 불으자고 지은 거시지 외간남자야 읏지 남의 집 규수에 일홈을 부름닛가

(소년) 이애 네 말도 그럴 듯하다마는 나는 일홈 알고야 수견을 줄 것시니 그리 알고 일느든 마든 하랴무나

츄향이 속을 생각하되 읏더한 량반이신지 우리 소져와 인물이 샹적하실 ᄲᅮᆫ외라 소져에 일홈이 수건이 잇슨즉 알고 짐짓 뭇는 거시라 말하면 무삼 관게 잇스리요 하고 ᄯᅩ 상글상글 우스며 진정 알고자 하시면 말삼할 터이니 수견을 주시람닛가

(소년) 암 주다ᄲᅮᆫ이겟니

(츄향) 채봉이라 하신담이다

(소년) 허허 채봉이라 말하기가 그러케 어려올 것 잇니 이 수건에도 잇는 거슬 그러나 수건을 쥬기는 줄 거시니 거긔 잠간 셧거라 다니여 올ᄭᅦ니

(츄향) 다니여 오실 ᄯᅢ 오실지라도 수건을 주고 가시옵소셔

(소년) 오니 잠간 셧거라 즉시 올 거시니 하며 급히 아래ㅅ집으로 가셔 룡연에 먹을 가라 양호 무심필을 흠썩 ᄶᅵᆨ어 수건에 졀귀를 쓰고 두셰 번 음영하고 총총히 츄향이를 갓다쥬며 나는 대동문 밧 사난 강필성이라 하난 사람이니 션친ᄭᅦ셔난 일즉이 션천군수로 게시다 도라가시고 편모 시하에 지금ᄭᅡ지 입장을 못 하야 안으로 모친을 봉양치못하매 쥬야 시젼관져ㅅ장을 생각하고 오매불망하난 사람이올시다고 소져ᄭᅦ 말삼하고 이 수건을 드리여라 이 수건을 보시면 답장이 잇슬 거시니 불안하지마난 회답을 젼하야 다고 여기 서셔 기다릴 거시니

츄향이 아모 말 업시 바다서 보더니 ᄭᅡᆷᄶᅡᆨ 놀나며 에그 이 수건을 읏더케 갓다 드리라고 이러케 글시를 써셔 못쓰개 만드셋슴닛가 갓다드리면 걱졍을 하실 터인즉 못 갓다드리겟슴니다

(필셩) 걱졍을 드러도 내가 드를 거시니 네야 무삼 관게 잇나 갓다드려만 보와라 불안하다마는 일후에 은혜를 후이 갑흘 거시니

츄향이 마지 못하야 수건을 가지고 초당으로 드러간다

이ᄯᅢ 소저 추향으로 하야곰 수건을 차지라 보내고 홀노 난간을 의지하야 게하에 화초를 완상하며 추향을 기다리되 한식경이나 되야도 안이 드러오는지라

속으로 생각하되 이애가 무삼 일노 그저 안이 드러올ᄭᅡ 수건을 찻노라고 이러케 늣나 혹이 엿보던 소년이 수건을 집어셔 승강이를 하나 이상스러온 일이로군 그러나 규즁처녀로 외간남자에 말하는 거슨 온당치 못하지마는 그 소년이 누구인지는 모르되 남자 즁에도 그런 인물이 잇나 그와 갓치 된 인물로 문학이 유여하면 가위 금상쳠화라 하겟지마는 만일 문학이 업고 보면 일은바 쳥보에 개ㅅᄯᅩᆼ이라 그 인물이 악갑지 안이하랴 하면셔 무삼 생각을 하난데 추향이가 손에 수건을 들고 압흐로 오며 참 셰상에 희한한 일도 잇지 소저 이 소래 듯고 급한 말노 뭇는다 무삼 일이 희한하며 무엇하노라 인졔야 차졋나냐

(츄향) 다른 일이 안이올시다 수건을 아모리 차져도 업더니 앗가 담 밧게셔 보던 이가 수건을 집어가지고 글을 지여 쥬며 이리이리 하기로 마지못하야 바더가지고 왓슴나다마는 소져ᄭᅦ ᄭᅮ즁이나 안이 드를난지요 그 냥반이야말노 얌젼하셰요 하고 수건을 압헤다 노니

소져 얼골이 불거지며 수건을 펴셔 보니 하얏스되

박츌가인분외항 수건이 가인에게 나오믄 분외에 향긔인데

텬공부여유졍낭 하날이 유졍낭에게 붓처 쥬시도다

은근긔취상사귀 은근히 셔로 생각하난 글귀를 붓치노니

의작홍사입동방 비기여 불근 실을 짓고 동방에를 들니로다

하고 ᄭᅳᆺ테 년월일을 쓰고 만생강필셩은근졍이라 하얏거늘 소저 보기를 다하고 얼골이 더욱 불거지며 속을 것 불안이라고 외양이 그만하고 문학이 업슬 리가 잇나 하며 무삼 궁리를 하는데 츄향이가 소져에 눈치를 악고 속으로 소져도 역시 마음이 강상공의게 잇도다 하고 소져를 쳐다보며 무어시라고 글을 써셰요 좀 일너쥬십시요

소져 텬연하 낫츠로 우스며 일느면 네가 알갯니 그러나 수견을 못 차질지연졍 부지럽시 바다가지고 왓다 남에 글을 바더보고 회답 안니할 수도 업고 읏지하면 좃탄 말이냐

추향이 역시 우스며 아모케나 두어 자 젹어주십시요 지금 셔셔 기다림니다

소져 마지못하야 회답하거니와 차후난 이런 글을 거져오지 마라

추향이 웃고 바드며 소져ᄭᅦ셔난 무어시라고 하셧셰요 에그 각갑해 소져 추향에 등을 탁 치며 잇가 밤에 일너줄 거시니 어셔 갓다쥬고 오나라 그러나 아랫집에셔 글를 지여가지고 나오드라지

(추향) 네 김쳠사 집에셔 유하고 잇다고 해요

(소져) 그러면 김쳠사 집과 읏지 되느냐고 무러보와라

(추향) 네 네 하고 도라 강필성이 잇난 데로 나와 소져의 글을 필성에게 젼하며 소져ᄭᅦ셔 이거슬 드리라고 하시더이다

필성이 급히 바다보니 하얏스되

권군막상양대몽 권하노니 그대는 양대ᄭᅮᆷ을 생각 말고

로력공셔입한림 힘을 써셔 글을 일거 한림에 드러갈지어다

보기를 다하고 속으로 책책칭션하며 추향을 처다보며 지금 소져의 년광이 멧치시냐

(추향) 지금 십오셰올시다

(필셩) 십오 셰 규슈로 글공부를 읏어케 잇쳐럼 하솃난냐

(추향) 우리 댁 진사님게셔 훈학하신 연고올시다

(필셩) 지금 진사게셔 계신냐

(추향)셔울 가셧나이다

(필셩) 셔울은 무삼 일로 가셧나냐

(추향) 무삼 일로 가신 거슨 자셰이 모르오나 아마 셔랑을 구하라 가신 듯함니다

필성이 이 소래를 듯고 속으로 은근이 놀나며 그래 소져를 셔울로 시집보내랴고 하시는 모양이냐

(추향) 평양 바닥에는 가합한 인물이 업다 하시더니 올나가셧스닛가 알 수 업셰요 그러나 김쳠사 댁이 읏더케 되셰요

(필셩) 나이 외가댁이어니와 내가 너더러 청할 말이 잇스니 드르랴느냐

(추향) 무삼 말삼이시에요 드를 만하면 듯고 못 드를 거시면 못 듯지요

(필셩) 상말에 싸홈은 말이고 혼인은 붓친단 말이 잇지 안이하냐

(추향) 그런 말이 잇지요

(필셩) 셔상긔에는 홍낭이가 앵앵을 위하야 죠흔 언약을 맷계 하얏시니 너는 홍낭에 본을 바다 소져와 한번 대면케 하야 쥬면 네 은혜를 후히 갑풀 거시니 의향이 읏더하냐

추향이가 이 소리를 듯고 아모 말 업시 셔셔 속으로 무삼 생각을 익키 하며 필성을 자조 쳐다본다

(필셩) 웨 대답이 업시 날만 쳐다본으냐

(츄향) 혼인사에 드는 거시 잘하면 술이 셕 잔이오 잘못되면 ᄲᅡᆷ이 셰 번이라 하는데 일런 일을 용이히 할 수가 잇나요

(필셩) 네 말도 그럴 듯하다마는 수고를 액기지 말고 홍낭에 일을 한번 하야 쥬면 셩공 후 후보하리니 사양 마러라

(츄향) 우리 댁 진사님에 셩품이 엄숙하시니 만일 이런 일을 아시면 나는 쥭고 말ᄶᅵ니 읏지 두렵지 아니해요 그런즉 매파을 보내여 통혼하시는 거시 조흘 듯함니다

(필셩) 나도 그런 생각이 업는 거슨 안이다 그러나 소져와 한번 대면 후 매파라도 보낼 거시니 너는 이 인생을 가련이 녁이여 가약을 맷계 하라

츄향이 속으로 문별도 상뎍하고 인물도 막상막하하니 가위 군자호고라 일차 시험을 하야 보리라 하며 무삼 생각을 하더니 필성의 귀에 입을 대고 무어시라고 두어 마대를 하고 방긋 우스며 그리한 후 셩불셩은 상공의게 잇사오니 후회가 업도록 하신옵소셔

(필셩) 은혜난망이라 백골이 진토 되여도 잇지 못하리로다

(츄향) 불감당이라 그런 말삼 마시고 실긔치 마시옵소셔

(필셩) 실긔라니 읏더한 대사인데 실긔를 하갯나냐 도로혀 네가 실긔를 할갑아 념려로다

(츄향) 그런 념려 마시고 도라가시옵쇼셔

(필셩) 온냐 아주아주 밋고 간다

이갓치 약속올 단단이 하고 필성은 김쳠사 집으로 가고 츄향은 초당으로 드러간다

이ᄯᅢ 채봉은 답시를 지여 츄향이를 주어 보내고 슈건을 펴셔 노코 슈삼차 음영하며 생각이 간졀하야 속으로 신언셔판이 이만한데 무삼 일노 그져 입장을 못 하얏슬가 가셰가 젹빈함인가 가합한 쳐가 업셔셔 그져 잇쓰민가 이사람에 탁문군 되기가 붓그럽지 안토다 하는데

츄향이가 뒤로 가만가만 거러 채봉에 눈치를 보더니 이 말 듯고 속으로 냥졍이 상합하니 홍낭 되기 어럽지 안토다 하고 채봉에 압흐로 오며 소져계셔 직녀가 되시랴면 저는 오작교가 되여볼가요

채봉이 얼골이 불거지며 에라 밋친년 득기 실타 그 시를 갓다 쥬닛가 무어시라고 하더냐

(츄향) 시를 보니 입이 ᄶᅵ여질 드시 조와하며 쟝군셔 되기를 원해요

채봉이 다시 뭇ㅅ지 안니하고 방으로 드러가더라

하로는 추향이가 소저을 모시고 잇는데 이ᄯᅢ는 맛참 삼월 망간이라 동령에 둥근 달이 낫갓치 밝어 사람 심회를 돕는지라

추향이 소저를 쳐다보며 웃는낫츠로 소저계셔는 월색이 이갓치 발근데 뒤ㅅ동산에 가셔 원월 안니 하시렴닛가

(채봉) 글셰 달이 하도 죠요하니 후원에 가셔 달구경이나 할ᄭᅡ 할고 추향을 다리고 후원으로 드러가 이리저리 건일며 풍월을 완상한다

잇ᄯᅢ 필성이가 추향과 약속하고 이날 저역을 일직이 먹고 담 터진 데로 드러와 추향이를 기대리더니 추향이가 채봉과 갓치 드러옴을 보고 급히 몸을 감츄고 츄향에 동졍을 보는데 츄향이가 필성에 은신한 데를 자죠 보며 기ㅅ침을 두어 번 하며 나오라고 하는 모양이라

필성이 급히 몸을 이러 채봉이 압흐로 나온다

채봉이는 무심히 셔셔 달을 쳐다보다가 별안간 읏더한 남자가 압흐로 오믈 보고 대경하야 급히 몸을 피하라드는데 추향이가 채봉에 압흘 막아셔며 소저는 놀나지 마시옵소셔 이 냥반은 일젼에 글로 화답하시던 강상공이올시다

채봉이 이 말을 듯고 마음을 진졍한 후 앵순을 여러 뭇는다

그 냥반이 무삼 일로 나무 집 후원에을 드러오시엿단 말이냐 ᄲᅡᆯ이 나가시라고 해라

추향이가 밋쳐 대답헐 새 업시 필성이가 압흐로 와 기리 읍하며 소생에 말은 일직이 츄향이에게 드르신 법함니다 그러나 소생더러 지금 나가라 하시니 ᄭᅩᆺ 본 나뵈 읏지 거저 지내가며 물 본 기럭이 어옹을 읏지 두려하릿가 소저는 소생을 더럽다 마시고 추향이는 홍낭 되고 소생은 장군셔 되고 소저는 앵앵이 되시여 죠흔 언약을 매저 백년을 해로하미 평생 소원이올시다

(채봉) ○○○○○○츄향이 채봉을 쳐다보며 소저와 소비에 말을 드러보시옵소셔 오날 일이 삼생긔연이 안니면 읏지 이와 갓치 되릿가 젼일 수건 일으신 겻도 우연한 일이 안이요 ᄯᅩ 슈건이 강공ᄭᅢ드러가는 겻도 하날이 식키시미라 인럭으로 못 할 거시며 겸하야 강상공과 문별도 상당하고 강상공이 오날ᄭᅡ지 ᄎᆔ실치 안이하심도 쇼저를 기다리심이라 이 안이 텬사긔연이온닛가 소저게셔는 조금도 셔슴지 마시고 한 말삼만 하시면 백년 대사를 졍하는 거시올시다

(채봉) ○○○○○○○ 이가 다시 읍하며 소저계셔 이갓치 말삼이 안이 게실 적에난 소생을 더렵다 하시고 용납자 안이하시미온닛가

(채봉) ○○○○○○

(필셩) 소저게셔 졍 이갓치 말삼이 안이 게시면 소생은 이 가련한 신셰를 셰상에 바리고자 하오니 말삼하야 쥬시옵소셔 하며 압흐로 다가셔 연해 몃 차례 말하니 채봉이 마지못하야 아미를 숙이고 안이 나오난 목소래로 모기소리만큼 내여 하난 말이라

젼일 군자게 증여하신 시ㅅ귀도 잇지 안이하시고 잇사오며 겸하야 츄향이에게 드른 말도 잇사오니 읏지 다른 말삼하오릿가 군자난 댁으로 도라가시여셔 매파을 보내시여 통혼하시미 조흘 듯함니다 밤도 깁헛사오니 어셔 환택하시고 명일 매파를 보내쇼셔 하고 초당으로 드러가는지라

필셩이는 졍신업시 초당을 바라보고 셧난형상일신에 혼백아가 채봉에게 실녀드러가고 등신만 셧다가 이슥한 후 도라가니라

잇ᄯᅢ 채봉에 모친 리씨가 월색이 명난하믈 보고 산보삼아 초당으로 나오니 채봉과 추향이 업거날 마음에 괴상하야 후원으로 차저오난데 바람으로 좃차 남자의 음셩이 들이는지라 마음에 대경소괴하야 몸을 감추고 엿보니 채봉이가 추향을 다리고 필성이와 수작하는 말이 귀에 력력히 들이는지라

읏지 된 일을 몰나 나가지는안이하고 눈을 부비며 필성을 보니 백옥 갓흔 풍채 월하에 채봉과 갓치 셧는 형상 가위 원앙에 쌍이라 여ㅅᄎᆔ여광하야 수작하는 이약이만 듯다가 추향이가 필성과 작별하고 초당으로 채봉과 갓치 옴을 보고 급히 초당마루로 압셔셔 올나가 안지니 뒤밋쳐 채봉과 추향이가 오가날 리부인이 모른 제하고 문든다

아가 어대를 갓다 이럿케 늣게 오나냐

채봉은 자연 마음에 붓그러온 태도가 잇셔 밋쳐 대답을 못 하고 추향이가 대답한다

달이 하도 발기에 후원에셔 놀다가 인졔야 옴니다

(리부인) 어린 아해들리 무셥지도 안이하냐 근일 드른즉 후원 터진 데 사람에 발자ᄎᆔ가 잇드라고 하든데 다시는 밤즁에 드러가지 마러라 그러나 지금 드른즉 남자의 쇼래가 들니니 누가 드러왓드냐

채봉이난 쳔만ᄯᅳᆺ박에 이 말을 듯고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추향은 창황하야 즉시 대답을 못 한다

리부인이 이 거동을 보고 로긔를 ᄯᅴ이고 잿쳐 다시 문난다

웨 대답이 업는냐 나는 남자와 갓치 말하는 거슬 보고 읏던 남자가 드러온 거술 책하야 내여보는 줄 아랏더니 지금 여등에 동졍을 보니 무삼 사졍이 잇구나 이 일을 진사님 아시기 젼에 진작 실토로 말하면 내가 먼저 조쳐를 하고 진사님ᄭᅦ 말삼하려니와 만일 긔망을 하면 진사님ᄭᅦ 말삼하야 살풍경이 일 거시니 이실직고하야 긔망 말나 션후방침을 할 거시니 응 추향아 너는 사졍을 자셰이 알갯지 만약 네가 긔망하면 너벗텀 치죄하리라

채봉은 더욱 망지쇼죠하야 읏지할 졸 모르고 추향은 쇽으로 생각하되 이 안이 텬사기편닌가 바로 말삼하야 일이 업도록 하는 거시 위불실기긔로다 하고 리부인 압헤가 안지며 마님ᄭᅦ셔 이갓치 하문이시니 엇지 긔망하오릿가 이는 다 소비에 죄온니 만사무셕이올시다

(리부인) 그래 네가 주션한 거시면 사졍이 엇더케 되엿단 말이냐

추향이가 쳐음에 채봉과 후원에 ᄭᅩᆺ구경갓더니 담 박게셔 남자에 음셩이 들니기로 급히 초당으로 왓다가 수건을 일허 차지러 나갓더니 수건니 쳔만의외에 강필성에게 간 말이며 글귀로 하답한 말이며 일장셜화를 다하고 필성을 입에 침 업시 칭찬한다

강상공을 보온즉 가위 여옥기인이라 소졔의 배우 되기 븟그럽지 안이하더이다

리부인이 이 말을 다 듯고 한참 안저셔 무삼 생각을 하더니

(리부인) 이 일을 진사님이 아시면 큰일낫갯구나 엇터캐 쳐치을 해야 무사이 된단 말이야

(추향) 무사이 쳐치하랴면 어려울 것 업지요

(리부인) 엇더케 하면 좃캣난냐

추향이 부인 귀에 입을 대고 한참을 소군소군하더니 그러케 하면 이런 사정을 누가 알며 일은 좀 잘되갯슴니가

(리부인) 네 말도 그럴 듯하다마는 강씨에 문벌이 엇더하다더냐

(추향) 청해셔 무르시면 아시려니와 강션쳔 자졔이고 외가댁은 압집 김쳠사 댁이라고 하시니 댁과 상당치 안이하심닛가

(리부인) 혼인이라 하난 거슨 인력으로 못 하난 거시라 약비기연이면 비록 일실지내에 잇셔도 쵸월지간과 갓고 필유기연이면 수말 이외에 각각 잇셔도 자연 모되나니 엇지 인럭으로 억졔히리요 사이지차하얏스니 네 말과 갓치 쥬션려니와 대관절 강씨에 글시가 어되잇난냐

추향이 의장을 열고 수건을 내여 노이니 리부인도 문한이 유여한지라 필성에 글시를 보더니 졀졀 칭찬하며 채봉을 도라보고 아가 네마음을 내가 인졔나 짐작하얏난니 다시 더 말할 것 업거니와 한 가지 념려되는 것시 잇도다 너에 부ㅅ친ᄭᅦ셔 혼사로 인연하야 셔울로 올나가시엿난대 만일 흔인을 정하고 내려오시면 엇지한단 말이냐

추향이가 ᄭᅡᆯᄭᅡᆯ 우스며 별 걱졍을 다 하심니다 아모리 정하고 내려오실지라도 례단을 바드시엿슴닛가 파의하기가 무어시 어려워셔 념려를 하심닛가

(리부인) 어동어셔간에 엇지할 수 잇난냐 비록 채단을 바드시여도 파의를 할 수밧게 업지 하며 밤이 이슥하도록 이약이를 하고 안으로 드러가니라

필성이난 채봉과 은근이 백년 사자 맹세하고 집으로 도라와 모친 최씨를 보고 어머님 녯글에 하얏스되 국란에 사충신이요 가번에 사현쳐라 하난 말이 잇지 안이하오닛가 지금 쇼자의 나히 이구를 당하와도 모친을 봉양할 쳐쇽이 업고 가셰난 점점 탕패하오니 엇지 민망치 안이하오릿가 듯사온즉 김진사 집 규수가 현숙다 하오니 매패를 보매셰셔 통혼을 하야 보시압소셔

(최부인) 네 나히 직금 십팔 셰라 그런 생각이 업겟는냐마는 김진사 집과 우리 문벌은 상당하지마는 빈부가 판이하니 질기여 우리와 결친코자 하겟난냐

(필셩) 모사난 재인이요 셩사난 재쳔이라 셩사난 하날에 잇거니와 통혼이야 못 할 것 잇슴닛가

(최부인) 통혼은 해서 보마마는 드를는지 몰나서 하난 말이다 하고 매파를 김진사 집으로 보내여 통혼을 하니 이ᄯᅢ 리부인이 혼자 안저셔 혼사로 궁리를 무수이 하는데 밧그로 매파 드러오며 인사을 한다

마님 안영하심닛가

(리부인) 어 중매할멈 오나 근일은 불 수 업슬 젹에는 아마 재머가 마는 거시지

(즁매) 재미가 다 무어시온닛가 요새 갓해셔는 목구영에 거믜쥴 치기가 알맛슴니다

(리부인) 그러해셔 쓰갯나 하도 안이 오길내 나는 재미를 보노라 그러케 안이 오나 하얏재 요날은 무삼 바람이 부러서 왓나

(즁매) 참한 신랑 하나이 잇서서 왓슴니다

(리부인) 엇더한 신랑이란 말인가

(즁매) 다른 신랑이 안이아 대동문 밧 강션쳔 아다님닌데 인물은 반악 갓고 풍채는 두목지 갓고 문장은 이태백 갓고 필법은 왕우군 갓사오니 가위 댁 쇼져에 배필이라 즁매가 수삼년을 도라다니되 평생의 쳐음 보는 배옵기 말삼하오니 진진지호를 매지시면 두 댁이 즁매의 생각이 날 듯함니다

(리부인) 나도 일즉이 신랑이 출즁하단 말을 드럿거니와 내가 한번 친히 보고자 하니 하로 나의 집으로 다리고 오게

(즁매) 그러하십시요 래일 신랑을 모시고 오갯슴니다 하고 필성에 집으로 와셔 이 말을 하니

최부인이 의외에 이 말을 듯고 불승대희하야 잇튼날 필성을 김진사 집으로 보낼새 의복 일습을 새로이 피니 참가위 션풍도골이라

그 표표한 인물은 한부스로 긔록할 수 업더라

필성이 즁매를 ᄯᅡ라 김진사 집으로 오니라

부인이 안방을 정결이 치고 안으로 쳥하거날 필성이 즁매를 삳라 드러가 리부인의게 절하야 뵈오니 리부인이 반ᄶᅳᆷ 답례하고 안지믈 명한 후 자셰이 보니 보던바 쳐음이라

희불자승하야 두굿기며 여보게 내가 자네 쳥하믈 아랏스련니와 오날 자내를 보니 깃거온 마음이 칭양할 수 업도다 그러나 우리 내외 년만 오십에 슬하의 아모도 업고 지금 헐육이라고난 ᄯᅡᆯ 하나ᄲᅮᆫ이라 아모것도 배온 거시 업셔 미거하기가 할량는 입데 소문를 드르시고 통혼을 하시니 감히 거역지 못하거니와 사쥬단자나 거러논 후 신부에 부ㅅ친이 내려오시거던 성례을 할 터이니 그리 알고 말삼을 엿줍게 하고 도로혀 깃거하고 우슴 낫츠로 수건 하나를 내보이며 자내가 이왕 공부를 도져히 하얏다 하니 이 글를 누가 지은 거신가 짐작하겟나

필성이 고개를 드러보니 즉 자긔가 채봉에게 지여 보낸 거시라

속으로 이 일이 벌셔 탈로가 나셔 이갓치 되미로다 하고 도로혀 깃기하야 공손이 대답한다

엇지 모르리잇가 존문을 더러이 하얏사오니 황송무지로소이다

(리부인) 내가 이런 것슬 다 아랏스니 엇지 다른 으향이 잇스리요 안심하고 학문에 힘을 써서 남아의 본색을 일치 말게

(필성) 삼가 명대로 하갯나이다

리부인이 하인을 명하야 소쳐와 츄향을 부른다

이ㅅ대 추향이가 안으로 드러왓다가 필성과 부인이 말하는 거슬 보고 젼지도지하야 초당으로 가셔 채봉을 보고 소져야 소져야 강상공이 지금 안에 오세셔 마님과 이약이하시니 젼후사가 다 무사타쳡이라 엇지 질겁지 안이하릿가 술 셕 잔은 특특이 먹으리로다 하는데 하인이 초당으로 드러오면 추향아 추향아 마님ᄭᅦ셔 소저를 모시거 드러오라 하시니 어셔 드러가자

(추향) 신랑 되신 랑반은 가서ㅅ소

하인 그저 게시다 그런데 너는 소저 혼인하는 거시 저러ᄭᅦ도 조흐냐 싱글벙셔하고 요동올 하니

(추향) 밥놀어머니는 시르실 것 잇소 어셔 드러가시오 내 모시고 드러갈 터이니 하며 채봉을 쳐다보며 아마 마님ᄭᅦ셔 갓치 안치고 근경을 보고자 하시는 것 갓흐니 갓치 들어가시지요

(채봉) 에라 밋친년 공연이 실실거리지 말고 네나 드러가보와라 나는 몸이 압파셔 못 드러가겟다

추향이 수삼차 갓치 가자고 권하다 못하야 혼자 리부인에게 오니 리부인이 채봉에 안이 오믈 보고 속으로 짐작하고 추향을 시키여 음식을 작만하야 필성을 대접하야 보내니라

호사다마가 예로붓터 잇거마는 가애가상한 채봉으로 만고에 업는 풍상을 격게 하는도다

이ᄯᅢ 김진사는 서랑도 듯볼 겸 환로에 유의하야 다수한 재산을 가지고 서울로 올나와 세력사을 차질제 당시하야 허씨가 제일 세력가로 조정이 붓좃는 배라

김진사 이 소문을 듯고 허씨 집 긴한 객 하나를 친하니 이 사람은 김양주라 하는 사람이라 김양주에 위인이 아쳠소인으로 허씨에게 일긴하게 구어 양주목사ᄭᅡ지 하고 매관매작에 제일 거간으로 재산이 거부에 이르럿더라

김진사가 거액에 재산을 가지고 구사차로 올나왓단 말을 듯고 금헐이나 엇든 듯시 대단정친히 지내녀 평양으로 은근이 사람을 보내여 김진사 형편을 아라보고 올타 올타 신수가 재수대통이라더니 금혈 하나를 맛낫도다 하고 하로는 김양주가 김진사를 보고 여보 종씨 서울 올나온 지가 일삭이나 되여도 성사는 못 되고 부비만나니 남의 일갓지 안아서 ᄯᅡᆨ하구료

(김진사) 부비야 관게 잇소마는 종씨 애쓰는 거슬 보면 불안하오

(김양주) 천만에 말삼이요 그러나 조흔 도리가 하나 잇스니 해보시랴요

(김진사) 못어시예오

(김양주) 단 진사로만 잇스니 위션 출륙은 해야지 안이하오

(김진사) 그럿치요

(김양주) 위선 돈 쳔냥만 주시요 건원릉 뎡자각 수리별단에 출륙을 하시게 하리다

(김진사) 는 출륙에 이비 버러져서 백목전에 차질 어음 쳔냥 표를 주며 출륙만 하면 수령 하기가 쉽겟지요

(김양주) 그러코 말고 벼슬이라 하는 거시 계제 잇서서 군수를 하랴면 출륙붓터 해야 하는 고로 만일 출륙을 못 하면 오백날 가기로 할 수 잇소

(김진사) 저야 시골사람이라 무어슬 압닛가 령감 하시게 잇지요

(김양주) 염려 마시요 내가 다 아라서 할 터이니 뒤나 잘 대시요

(김진사) 녜 주선만 잘해서 주시요

(김양주) 돈이 얼마나 도오 허판서 욕심이 여간 돈 가지고는 못 되오

(김진사) 돈이라서 가지고 올나온 거시 한 오쳔냥 되지요

(김양주) 오쳔냥 가지고 되겟소 하불하 만냥은 가저야 현감이라도 어더하오

(김진사) 그러면 표라도 해서 노코 내려가서 치루리다그려

(김양주) 그역 관게업소 읏지 햇던지 삼일 인에 출륙 칙지를 갓다가 드릴 거시니 한턱이나 하오

(김진사) 한턱ᄲᅮᆫ이오 두턱이라도 하리다

(김양주) 평안이 게시요 칙지를 내 가자고 오리다

(김진사) 네 평안이 게시요

이갓치 단단 상약하야 보내고 김진사는 돈 구처를 생각하노라고 잠을 자지 못하며 김양주가 오기를 고대하더라

하로는 김양주가 분발과 칙지를 갓다주며 헛생색을 뭇척한다

종씨 이번 출륙은 참 만냥 싸오 그러나 칙지 갓튼 거슨 함부로 못 밧는 거시니 모대관복을 하고 북향사매한 후 정한 소반에 바더 놋는 거시니 레절대로 하시요

(김진사) 관듸가 잇서야 안이함닛가

(김양주) 참 업갯구료 가만이 게시오 내 집에 잇스니 가저오라고 함시다 하고 하인을 식키여 갓다가 입고 북향사배 후 칙지를 바든 후 ᄯᅩ 김양주에게 사레를 한다

령감 혜택이 안이시면 읏지 오날 텬은을 뭇자오릿가

(김양주) 내야 심부름만 할 다름이지 무삼 힘이 잇소 모든 주선이 다 허판서 대감에 힘이지요 그러나 가지고 온 사람은 례단으로 필육ᄭᅳ슬 주시요 그거슨 으려히 주는 거시요

(김진사) 참 령감이 말삼 안이하시더면 실례를 함 번 햇소 하고 명주 한 필을 주어 보내고 김양쥬를 처다보며 령감 승륙턱을 안이할 수 업슨니 어대더니 가세서 소리나 한 마대 듯고 줄이나 한잔 잡수십시다

김양쥬는 속으로 돈백이나 인정을 쓸 줄 아랏더닌 술로 ᄯᅢ랴 하는 거슬 보고 헤패장을 핀다

종씨 천만에 말삼이요 한턱이 무어시요 일젼에 말한 거슨 시럽슨 말인데 정말로 드르셰소

(김진사) 정말이던지 시럽슨 말이던지 가십시다 내가 서울 온 후 기생에 집이라구는 구경을 못 하얏스니 구경 좀 식키여 주시구료

(김양주) 그리시요 어렵지 안소 나는 종씨가 과용하실가바 그리하는 기시요

(김진사) 긋토록 아라주시니 읏더타 함 길 업소 하여간 갑시다

(김양주) 정 가시고 십거던 갑십다

(김진사) 읏던 집이 좃소

(김양쥬) 산홍이 조코 옥희도 조코 난홍이도 좃치 읏던 집으로 가시랴요

(김진사) 그 중에 가곡 잘하는 기생의게 갑시다

(김양쥬) 오궁골 한홍이 집으로 갑시다 하고 두리서 오궁골 란홍이 집으로 가서 김진사는 뒤에 서서 잇고 김양쥬가 대문에서 부른다 이리 오나라 이리 오나라

안으로 읏던 자가 대답한다

기생 노름 가고 업소

김양주가 이 소리를 듯고 깁진사를 도라보며 종씨 우리가 아마 란홍이와 인연이 업나보오 남문동 산홍이 집으로 갑시다

김진사는 절에 간 색씨로 ᄯᅩ 김양주를 ᄯᅡ라가니 김양주가 남문동으로 드러가더니 한 집 대문에 가 ᄯᅩ 서서 이리 오나라 이리 오나라

오궁골서 대답하드키 안에서 대답을 한다

더러오오

김양주가 김진사를 도라보며 산홍이는 인나보오 드러갑시다 하고 안으로 드러가는데 방안이 툭 터지도록 사람이 둘너 안젓고 기생은 아른목에 가 안젓더리 김양주가 방으로 드러서며 평안하오 무사한가 하는데 기생은 이러서며 평안합시오 하고 안젓던 사람들른 일제히 네 평안하오

김양주가 좌우를 도라보며 좌석 좀 좁힙시다 한즉 여러시 아해 기름 ᄶᅡ드키 조금식 조금식좁피니 두 사람 안질 자리가 생기엿더라

김양주와 김진사가 빈 좌석에 안저서 담배를 퍽퍽 ᄲᅡ라 ᄲᅮ무니 방안이 룡문산 구름 ᄭᅵ듯 텬장이 뵈이지 안토록 연기가 자옥하야 사람에 골머리를 ᄯᅢ리는데 좌우에 안젓든 사람드리 미안한 마음이 잇서서 허더니 하나둘식 차차 나가니 만일 만만한 사람이 이갓치 할 것 갓트면 명색이 무어시냐 너 갓튼 외입장이는 처음 본다 나가거라 하갯지만은 당시에 허판서 집 일긴으로 도처에 세력이 홍둑개 갓튼 터이라 이러무로 아모도 말도 못 하고 다 각기 나가니 나종에 남기는 기생과 김양주 외 김진사 세 사람ᄲᅮᆫ이라

김양주가 ᄭᅥᆯᄭᅥᆯ 우스며 허허 그 외입장이들이 우리가 오닛가 왜 모도 갈ᄭᅡ

산홍이가 상글상글 우수며 신입구출이닛가 그럿슴니다그려

(김양주) 가위 외입장이 문자로구나 이애 산홍아 어대 가서 요리나 차리여 오라고 해라

산홍이가 미다지를 열고 내다보며 업바

읏더한 골자 하나이 의복은 리도령 당년에 어사 출도하던 의복갓치 입고 이마에는 망건자리가 업시 머리는 수양버들갓치 귀뒤로 축축 느러졋고 얼골은 아편장이갓치 누러케 ᄯᅳᆫ 위인이 거는방에서 툭 ᄯᅱ여나오며 어 웨 그려나

(산홍) 어대 가서 약주 좀 차려오오

그자이 뒤축도 업는 승혜를 ᄶᅵᆨᄶᅵᆨ ᄭᅥᆯ고 밧그로 나가더니 얼마만에 주안을 차려다 논는지라

산홍이가 주전자를 잡고 술잔을 갓치 가득 부어못코 김양주를 보며 령감 수배하십시요

(김양주) 읏더케 먹으란 말이냐

(산홍) 읏더케 잡숫다니요 마시시지요

(김양주) 이애 나도 마실 줄은 안다마는 너의 게 와서 술먹을 떼에는 소관이 하사이냐 가곡 한 마듸 듯자는 거시지

산홍이가 이말 저말 업시 잔을 들며 이 술이 술이 안이라 불로ㅅ초로 비젓사오니 이 술을 한 잔 잡으시면 천만년을 사시리다

김양주가 술을 바다 마신 후 ᄯᅩ 한 잔 가득 부어 김진사에게 권하며 먼저 권주가 햇스니 지금은 다른 거스로 해요

(김진사) 네 마음대로 하여라

산홍이가 잔을 여전이 들며 창 밧게 국화를 심어 국화 밋테 술을 비저 두니 술 익자 국확 피자 벗님 오자 달이 도다온다 아해야 거문고 내여 쳥 쳐라 벗님 대졉하리라

김진사 술을 바다 마시고 희색이 만면하야 이애 그 가곡 참 좃타 가경묘경셩경신경이로구나

(김양주) 이애 산홍아 수고한 ᄭᅳᆺ테 편 하나 하랴무나

산홍이 우스며 황송한 말삼이올시다마는 줄수록 양양이라더니 드를수록 량량이온닛가

김양주 역시 우스며 예기 요년 서방을 ᄯᅦ여바릴나 그게 무슨 버릇 업는 소리냐

(산홍) 이 기생은 령감과 흉허물 업서서 응석으로 헌 소리인데 로하시엿슴니가

(김양주) 허허 그 기집애 나는 정말이냐 나는 견매에 초면 친구가 게신데 그런 소리를 한단 말이냐

(산홍) 실수햇슴니다 편을 하라시니 편이나 하나 하고 속죄를 할가요 그러나 요사이 실음해서 목쳥이 나가야 하지요 하더니 속음을 조금 집어서 먹고 두세 번 깃침을 하고 고하셩을 내여서 한다

진국명산만장봉이 쳥텬삭출금부용이리

거벽은 은흘립하여 북조삼각이요 북주감각이요 긔암은 쳡긔하야 남안잠두로다

좌룡락산우호인왕서색은 반공웅상권이요 숙긔는 종령출인걸하니 미재아동산하 지고여성대의관 태평문물이 맘맘세지금탕이로다 년풍코국태민안하며 린류이봉무커날 구추황국단풍전에 면악등일하야 취포반환하오면서 감군은이삿다

(김양주) 기생 수고햇네

(산홍) 천만에 말삼이을시다 제 수고올시다

김양주가 김진사를 처다보며 종씨 읏더하오

(김진사) 여러 달 객회가 울적하더니 오날이야 심신이 쾌활하외다

(김양주) 허허 미상불 울적할 ᄯᅢ에 이런 기곡을 드르면 정신이 상쾌하야집닌다 읏지햇던지 오날은 취토록 먹읍시다 하고 일배일배부일배로 취토록 먹은 후 김양주는 더욱 흣더온 소리가 나오고 김진사는 한층 더 친쳑 갓다

(김양주) 종씨 엇지햇던지 허씨댁만 잘 다니면 삼상륙경이라도 할는지 모르니 ᄯᅩᆨ 나 하라는 대로만 하오

김진사는 이 소래에 입이 ᄶᅥᆨ 버러저서 암 이를 말삼이오 나는 종씨만 태산갓치 밋고 잇소

(김양주) 그러나 래일 허판서를 가서 뵈옵시다

(김진사) 내가 가서 뵈오면 무엇하고 종씨가 잇는데

(김양주) 그러해도 한번 가서 눈에 뵈이는 거시 요담날 조흔 일이 만소

(김진사) 아모리나 종씨 하라는 대로 합시다 하면서 두리 엇더케 술을 먹어든지 정신 일코 각각 집으로 도라갈새

산홍이가 밧게ᄭᅡ지 나와 전송을 하고 안으로 드러오며 김양주에 말이야 이상하다 지금 허씨가 아모리 세도를 할지라도 삼상륙경이라 하는 거슨 상감님 외에는 내지을 못하는데 잘 다니기만 하면 삼상륙경을 할는지 몰나 역적모의를 하나 제 마음대로 하게 하며 차후로는 김양주를 유심이 살피더라

김양주와 김진사가 잇흔날 이러나서 세수하고 서로 차질새 김진사 유한 데는 야주현이오 김양주 집은 사직동이리 각각 심방차로 나섯다가 내수사 압헤서 서로 맛낫더라

김양주가 김진사를 보고 반색을 하며 아 종씨 병이나 안니 나섯소 나는 지금 궁금해서 종씨에게 가는 길인데

(김진사) 나는 관게 업지마는 령감도 관게치 안으심닛가 나도 지금 궁금해서 령감댁으로 문안차로 가는 길이올시다

(김양주) 대단 불안하외다 우리 나션 김에 허판서나 가서 뵈오시랴오

(김진사) 아모리나 하십시다 하고 김양주를 ᄯᅡ라 사직동으로 가니 김양주가 허판서 집 사랑으로 쑥 드러가더니 얼마만에 김양주가 도로 나와 드러가자 허거날 김진사 옷슬 다시 곳처 입고 ᄯᅡ라드러가니 큰 사랑을 지내며 뒤 별당으로 드러가더니 방으로 드러와 뵈라 하거날 김진사 절하야 뵈니

허판서가 다시 진사를 처다보고 사람되미 단아한 선배로 도엿군 그래 어대 수령 하나 하기가 원이라지 위선 시험 겸 조금아한 과천 현감을 하야볼ᄭᅡ 미상불 과천이 조차 울고 드러가서 웃고 나온다는데 김진사는 무삼 영문인지도 모르고 가만이 섯는데 김양주가 뭇는다

지금 관천이 공관이온닛가

(허) 응 과천현감이 청원을 햇지

(김양주) 가격은 얼마를 예산하심닛가

(허) 만냥 하나는 잇서야 할걸 내 생각 갓하야는 택인하는 처지에 돈이 관게 업지마는 다른 사람이야 그러한가

이갓치 가장 청백한 체하는 것슬 김진사는 진실한 마음에 정말노 알고 엇더케 고맙게 역이여 하는 말이라

(김진사) 대감 혜택으로 출륙을 식키여 쥬시고 ᄯᅩ 현감ᄭᅡ지 맷기시니 황소무지올시다

(허) 별소리를 다 하는구나 오날 별단에 식키여 줄 거시니 돈표를 써서 두고 가거라

김양쥬가 급히 연상을 열고 먹을 갈냐닛가

맛참 연적에 물이 업는지라 김양쥬가 현령 줄을 치는데 가련할사 오백여 리 밧게 잇는 채봉이가 풍파 격글 일이 일로붓터 생기도다

안에서 현령줄 소리가 덜넝 나더니 십륙 세 가량 된 미동 하나이 소리를 길게 ᄲᅢ여 대답하고 나온다

네 대답을 하며 별당으로 나오니 김양쥬가 연적을 쥬며 앗다 여기 물을 너서 가지고 오나라

미동이 바더 가지고 별당 대셕으로 내려가는데 비록 남자이지마는 얼골은 추텬명월이요 풍채는 두목지라 그 아리ᄯᅡ옵고 출중한 풍채 김진사 눈에 보던 바 처음이라

뭇둑 채봉이 생각이 나서 엽헤서 듯는 쥬를 ᄭᅢ닷지 못하고 그 아해 신통이 우리 애기와 갓기도 하다 언제나 저런 사위를 어더 ᄶᅡᆨ을 지여줄ᄭᅩ 하는데 허판서와 김양쥬가 격력키 듯고 잇더라

거미구에 미동이 연젹을 갓다 놋코 드러가거늘 김진사는 혼을 일코 미동 가는 데만 바라보니 대저 이 미동은 허판서에 미동인데 허판서 눈에 엇지 드럿던지 세상에 남녀간 이 미동만한 인물이 업다고 허판서가 항상 칭찬을 하다가 김진사 말을 듯고 별안간 ᄯᅡᆫ 생각이 드럿더라

김양쥬가 먹을 다 갈고 김진사를 탁 치며 무어슬 그리 정신업시 모고 잇소 어서 어음이나 써서 밧치고 나갑시다

(김진사) 네 쓰지요 그런데 오천냥은 지금 잇고 오천냥은 평양으로 긔별을 해서 가저오던지 그러치 안니하면 내가 내려가야 할 터인에 엇지하면 좃슴닛가

허판서가 이 말을 듯고 오냐 그러면 오천냥 차질 표는 나를 쥬고 오천냥표는 어음만 써서 노왓다가 나죵에 드려노랴문아

김진사가 임치표 오쳔량 어음을 내요 놋코 ᄯᅩ 오쳔량를 써셔 노으니 허판셔가 바다 연상에 너코 우슴 낫츠로 김진사를 처다보고 래일이면 과천을 할 터이니 인제는 김과천이라고 하지 김과천

(김진사) 황송함니다

(허) 래일이면 할 터이니 무삼 관게 인나 그런대 앗가 댁 상노놈을 보고 무어시라고 햇나

(김진사) 하도 위인이 얌젼하기로 칭찬하얏슴니다

(허) 글세 칭찬한 줄 아러 그런데 사위를 삼엇스면 좃케다고 하지 안이햇나

허판셔는 속이 잇셔셔 무ㅅ지마는 김진사야 엇지 속를 알니요 조금도 의심치 안이하고 대답한다

네 그리 새슴니다 쇼인에게 미거한 녀식 하나이 잇사온대 위인이 과히 용열치는 안이하무로 신랑을 듯보아 그와 갓튼 거스로 ᄶᅡᆨ을 지여 쥬랴고 우금 십륙 세가 되도록 시집을 못 보냇사온대 오날 댁 상로를 본즉 비슷하옵기 무심코 속으로 한다는 말이 대감게ᄭᅡ지 입문이 되엿슴니다

허판셔가 이 말을 듯고 불 갓흔 욕심이 이러나셔 체면도 안이 도라보고 너털우슴 한번을 ᄭᅥᆯᄭᅥᆯ 우스며 여보게 김과천 나는 상로놈과 등분이 엇더한가

(김진사) 황송함니다

(허) 황송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내가 김과천더러 쳥할 말이 잇스니 질기여 드를 터인가

(김진사) 사차불피오니 엇지 감히 안이 듯사오릿가

(허) 다른 쳥이 안이라 내가 자네 사위가 되고자 하니 엇더한가

(김진사) 천만에 말삼이올시다

(허) 천만에 말이랄 거시 아니라 내말를 드러보게 김양주가 여긔 안졋지마는 김양주는 내 속을 다 아네 내가 작년에 별실 되는 사람을 죽이고 인해 가합한 사람이 업셔셔 지금것 그저 잇는 모양이니 자네 ᄯᅡᆯ을 남줄 것 갓흐면 자네ᄯᅡᆯ도 호강을 식킬 거시오 ᄯᅩ 자네도 저근 수령으로만 다니겟나 감사라던지 대신은 못 할나구

김진사가 속으로 채봉에 위인이 녹녹지를 아니하닌가 팔자가 세여셔 재상에 별실이나 그럿치 안으면 남의 재취나 될 터이니 바로 재상에 별실을 주어 호강이나 식키고 나난 부원군 부럽지 아니하게 벼살이나 어더셔 하리라 하고 흔연한 낫흐로 미천한 녀식을 더럽다 아니하시고 이갓치 하렴하시니 엇지 감히 거역하겟슴닛가마는 미거한 거시 감당을 할는지 그거슬 몰나 념려올시다

(허) 허허허 별소리를 다하네그려 내 이약이를 그른즉 평양사람들리 남녀간 숙셩하다든걸 그러나 어느 날 ᄯᅥ나셔 가랴나

(김진사) 래일 내려가셔 다리고 오겟슴니다

허 그러면 ᄲᅡᆯ니 다리고 올나오게 그동안 나는 자네 일을 쥬션하야 줄 거시니

잇흔날 김진사가 허판셔에게 작별하고 평양으로 내려가더라

이ᄯᅢ 리부인은 채봉에 혼인을 강필셩과 확졍하고 김진사 내려올 동안에 혼수범졀을 준비하는데 김진사가 밧그로 터덜거리고 드러오며 마누라 어대 갓소 하고 마루에 가 턱 글터안는다

리부인이 방안에셔 채봉에 의복을 마련하다가 김진사의 목소래를 듯고 손에 잡앗던 가위를 집어던지고 급히 ᄯᅱ여나오며 진사님이요 웨 이러케 더듸 내려오세요 나는 그간 애기 혼인을 졍하고 내려오시기를 고대햇지요

김진사가 혼인 졍하엿다는 소리를 듯고 ᄭㅁ작 놀나며 응 혼인을 졍햇셔 누구와 정햇단 말이요

(리부인) 로독도 계실 터이니 방으로 드러와 안지시요 차차차 이약이를 할 거시니

(김진사) 안이야 관계ㅅ치 안소 위션 급하니 말을 하오

(리부인) 왜 혼인 정하얏다는 말를 듯고 ᄭᅡᆷ작 놀나시요 어셔 방으로 드러갑시다 차차차 말할 터이니

(김진사) 아니오 위션 듯기가 급하니 말벗텹 하고

(리부인) 그럴 거시 아니라 대동문 밧 사는 강션쳔 아달과 정햇다오

(김진사) 강션쳔 아달과 졍햇여 거지 다 된 것하고 흥 긔막힌 사위를 정하고 내려왓스니 우리 셔울로 올나가셔 삽시다

리부인이 이 소리를 듯고 눈이 휘둥그래저셔 긔막힌 사위가 엇던 거시란 말이요

(김진사) 흥 알면 긔막키지 누구인고 하니 당장 이 텬디에 셔도하는 허판서야

(리부인) 허판셔면 정실이란 말이요 부실이란 말이요

(김진사) 정실도 아니도 부실도 안이요 별실이라오

(리부인) 나는 그리 못 허겟소 허판셔 안이라 허의정이라도

(김진사) 왜 못 해

(리부인) 진사님도 서울 가시더니 환장을 하셋구료 젼일에는 평생 말쌈이 얌젼한 신랑을 택해서 슬하에 두고 걱정 근심이나 안이 식키자고 하더니 그래 그것슬 금지옥엽갓치 길너셔 남에 쳡을 준단 말삼이요

(김진사) 아모리 남에 첩이 되드래도 호강만 하고 몸 편햇스면 조치

(리부인) 남의 눈가시가 되여셔 무삼 독을 당할는지를 몰나 바늘 방셕에 가 안진 것 갓해도 호강만 하면 제일강산이란 말이요 나는 죽어도 그런 호강을 아니 식키겟소

김진사가 이 말을 듯고 열이 별컥 나서 주먹으로 루청을 탕 치며 그래 고런 대 가시려 조런 목철 보완나 내 말을 드러보와 위션 츔출 일이 잇스니

리부인 무어시 그리 조와서 츔을 춘단 말이요

(김진사) 위션 허판셔 쥬션으로 과쳔현감을 할 터이지 인제 채봉이가 그리 드러가서 살면 감사도 잇고 대신도 잇슨즉 그ᄯᅢ에는 정경부인은 갈 댁 업슬 터이니 이런 경사가 어대 잇소 두말말고 다리고올나갑시다

리부인도 역시 그 소리에 고개가 솔깃하야 하는 말이라

진사님도 그여코 하라드시면 난들 엇더케 하겟소마는 애기가 질기여셔 말을 드를는지 모로겟소

이ᄯᅢ 채봉이가 츄향을 다리고 안저서 열녀젼을 보다가 부ㅅ친에 음셩을 듯고 츄향을 다리고 나오다가 자긔에 혼사 말하는 소리를 듯고 거름을 멈츄고 셔셔 력력키 다 듯고 말이 ᄭᅳᆺ치기를 기다리여 나와 김진사 압헤서 나라가듯 졀을 하고 아버님 원로에 안령이 다니여 내려오세깁시요

김진사 보고 귀한 생각이 한칭 더 나셔 등을 어루만지며 오 잘 잇셧던 그래 그간 글공보도 더하고 바누질도 만이 익키연니 하면 리부인을 처다보고 여보 마누라 참 그애기야말로 인제는 여공을 배여도 쓸 ᄯᅢ가 업구료 침모가 잇서서 다 해서 밧칠 터이니 하는데 채봉은 얼골 양헙에 도화 긔운을 ᄯᅴ엿더라

김진사가 다시 채봉을 처다보며 아가 너 어재상에 별실이 조흐냐 려렴집 부인이 조흐냐 아비 어미 잇는데 붓그러올 것인니 네 소원ᄯᅢ로 말해라 이런 말에 대하야 조금이라도 붓그러운 마음이 잇스며 무어시라

개구를 하야 대답하리요마는 채봉은 속에 학식도 잇슬 ᄲᅮᆫ외라 김진사 내외 하는 말을 드른 터이라 조금도 셔슴지 아니하고 차라리 닭에 입이 될지언정 소에 뒤 되기는 원하지 아니하옵나이다

(김진사) 허허허 그 자식 네가 남의 별실 구경을 못 해서 이런 소리를 하나 보다만은 세사엥 호강은 ᄯᅩ 업는니라

(리부인) 그럿튼 저럿튼 방으로 드러갑시다 마루에서 무슨 이야기를 장황히 한단 말이요

(김진사) 응 드러가지 아가 너난 네 방으로 가거라 하야 보내고 두 내외가 셔울 올나갈 의론이 부산하더라

차시 채봉이가 방으로 드러가 추향을 보고 추향아 이 일을 엇지하면 조켓니

(추향) 글세 말삼이올시다 진사님ᄭᅦ서는 다시 마음을 번경 아니하실 모양이요 겸하야 마님게셔도 솔깃해서 하시는대요

채봉이가 맥맥히 안저서 무삼 생각을 하더니 위션 탄식하는 말이 박명한 채봉이 일노좃차 무한한 풍상을 격그리로다 하며 한 줄 눈물을 금치 못한다

추향이가 이 거동을 보고 위로한다

소저야 소저야 우지 마오 어동어서간에 조흔 경사인데 웨 우신단 말이요

채봉이 소리를 질너 ᄭᅮ진다

발칙한 년 네가 엇지 내 귀에 이런 말을 들인단 말이냐 어동어서간에 경사야 아모리 무식하기로 내 말을 드러보와라 셩현 말삼에 인무신이불닙이라 하셋스니 사람에 신이 업스면 무어세다 쓴단 말이냐 하물며 녀자에 몸으로 뉘게던지 한번 허락한 다음에야 다시 댄 마음을 먹는단 말이냐 너도 생각하야 보와라 젼일 후원 일은 네가 다 소개한 일이지 내가 엇지 다른 마음을 먹는단 말이냐

(추향) 소저에 고명하신 ᄯᅳᆺ스로는 그러하시나 부모가 마음을 알고자 하시는데 자손 도리에 엇지 거역을 한단 말이오닛가

(채봉) 녀장 마음이라 하는 거슨 한번 정한 일이 잇스면 비록 텬자에 위력으로도 아슬 수 업는데 부모는 엇지하신단 말이냐 하고 추향에 귀에다 입을 대고 무어시라고 한참 하더닌 응 추향아 이런 소리를 입 밧게 내지 말고 너만 알고 잇거라

(추향) 그러하시면 오작하실구요

(채봉) 그럿치만은 엇지할 수 인니 엇데케 모면을 해야지 하며 무삼 주의 인저 잔득 정하고 잇더라

잇흔날 김진사는 젼답이며 집을 불시로 거간을 노와 방대하야 게산하니 근만양이나 되는지라

허판서에게 갑흘 오천량은 단단히 봉하야 행장에 깁히 너코 오천량돈은 ᄯᅡ로 가지고 로자를 쓴다

교군 세슬 어더 하나는 자긔 타고 하나는 리부인이 타고 하나는 채봉이가 타고 추향은 저의 집으로 도로 보낼새 추향이 울며 배별한다

안령이들 올나가시옵소셔 친부모나 다름업시 모시고 지내고 소저는 상하지별이 비록 잇스나 친형이나 다름업시 정이 드럿더니 오날 이러케 서로 ᄯᅥ나니 언제나 다시 뵈오릿가

(리부인) 오냐 잘 엇거라 올나가서 형편 보와 다려갈 거시니

채봉은 이말저말 업시 츄향향ᄛᅟᅳᆯ 눈짓하야 뒤 간으로 다리고 가더니

(채봉) 추향아 나는 엇터케 하던지 가다가 로즁에 몸을 피할 터이니 어듸던지 뒤를 좀 발바 오너라

(추향) 그러시면 진사님과 마님게셔 오작하시겟슴닛가 자손 되여셔는 부모의 ᄯᅳᆺ을 질기여햐 하오니 올나가세서 부모가 영귀이 되시게 하면 가위 효오니 생각을 돌니소셔

(채봉) 오냐 그러면 고만두어라 나는 네가 업던지 잇던지 몸으 서울ᄭᅡ지 안이 가소 말 ᄭᅥ시니

(추향) 과연 그러시면 어멈과 ᄯᅡ르겟슴니다

채봉이가 주머니에서 돈 오십량을 주며 어대ᄭᅡ지 ᄯᅡ라오고 보면 로자가 업서하겟니 이 돈으로 로자를 쓰고 오나라

이갓치 총총이 부탁하고 교군에 올나안지니 김진사와 부인은 속도 모르고 채봉이 마을 돌니믈 만분 다행하야 하더라

이날 전후 분별를 하노라고 자연히가 오시나 되엿스니 이튼날 ᄯᅥ나도 조흐련마는 김진사는 하로가 밧버서 ᄯᅥ낫더라

즁화지경을 드러서서 만리료에서 해가 저믈거날 조용한주막을 어더 리부인과 채봉은 안으로 드러가고 김진사는 밧게서 쉴새 밤이 삼경ᄶᅳᆷ 되여서 사면에서 으악소리가 나며 화광이 츙텬하거날 김진사 누엇다가 ᄭᅡᆷᄶᅡᆨ 놀나 이러나 나와보니 사면에 화적이 물미듯 드러오며 사람을 맛나는 대로 죽이는데 집안에 잇던 사람은 벌서 어대로 도망하고 어리친 개색기 하나 볼 수 업는지라

창황망조하야 급히 안으로 드러가니 리부인과 채봉은 간대업고 처처에서 들니나니 곡셩ᄲᅮᆫ이라

엇지할 줄을 모르며 연하야 채봉아 채봉아 하는데 화적은 벌서 갓가이 왓는지라

방에 잇든 행장은 밋처 집어내지도 못하고 담을 넘어 박그로 나와서 곡셩 나는 ᄶᅩᆨ을 바라고 ᄶᅩᆺ차오며 뒤을 도라보니 벌서 자든 집은 불덩어리가 되엿다

김진사는 행장에 잇는 돈생각도 둘재요 리부인과 채봉을 목이 터지도록 부르며 좃차간다

채봉아 채봉아

이ᄯᅢ 리부인은 채봉을 다리고 자다가 주인마누라가 개우는 소리에 ᄭᅡᆷᄶᅡᆨ 놀나 이러나니 엽헤 눵ᄯᅥᆫ 채봉은 간대업고 사면에 화광이 츙텬하야 낫갓치 발그며 으아셩 소리가 귀를 ᄯᅢ리는대 주인에 마누라가 잡아 이리키며 여보시요 어서 정신을 차러여 도망합시다 화젹이 드러 큰일낫소

리부인이 그젹에야 도젹이 든 줄 일고 벌덕 어러서 나오며 아가 채봉아

주인마누라가 리부인 닙을 막으며 소리내지 마시요 도적이 드러오면 죽이거나 잡아가리

(리부인) 죽을 ᄯᅢ 죽드래도 우리 령감과 내ㅅ ᄯᅡᆯ은 차저야 안이하나

채봉아 채봉아 부르는데주인로파가 ᄯᅩ 닙을 막으며 요란하게 소리 말고 어서 갑시다 ᄯᅡ님과 령감은 벌서 피한 듯하니 이리로 나갑시다 하고 뒤ㅅ문으로 ᄭᅳᆯ어내는데 압길에 남녀가 셕기여 피란하는지라

리부인 생각에저기 셕기여 다라나거니 하고 급히 그리로 가며 채봉을 부른다

대답이 업스면 김진사를부르며 ᄯᅡ라가는데 뒤에서 채봉이 부르는 소리가 들이거늘 급히 고개를 도리며 마조 채봉올 부른다

김진사가 압해서 마주 부르는 소리를 듯고 급히 ᄯᅱ여와 리부인을 붓들고 채봉이 어대 갓소

(리부인) 이를 엇지하면 조탄 말이요 나도 진사님도 채봉을 찻노라고 여기ᄭᅡ지 오는 길인데 채봉이가 어대을 갓단 말이요 이 사람 중에 석기엿나 차자봅시다 하고 두 내외 항여 ᄯᅩ 실산할ᄭᅡ 하고 손을 마주 잡고 한 손으로는 가삼을 밧처가며 채봉을 부르니 채봉은 벌서 평양길을 행하야 심리나 상거되여스니 누가 대답을 하리요

두 내외 ᄯᅡᆼ에 가 펄서 주저안지며 에구머니 이를 엇지하나 우리 채봉이가 죽엇구료 죽지 안하면 도적에게 잡피여 갓슬 터이니 이 노르슬 엇지한단 말이요

주인로파가 엽헤 셧다가 우시 마시요 다 팔자온다 나도 ᄯᅡᆯ을 십오 세나 먹이엿다가 이번 도적놈에게 오년 전에 일허버리고 찻지를 못하얏소 그러나 도적이 지내거던 가서 차저봅시다

김진사 내외는 드런는지 못 드런는지 드른 체도 안이하고 락누한 하고 화광만 바라보는데 도적놈드리 로약지를 다 하야가지고 평양을 바라고 다러나는지라

피신하얏던 사람드리 남녀 할것업시 몰ᄭᅵ여 가서 불를 박멸하건마는 김진사 내외는 급히 내려와서 주인햇던 집을 보니 아래ㅅ채만 타고 리부인과 김진사 잇던 방은 범치 아니하얏거날 ㄹ은 급히 방으로 드러가 채봉을 찻고 김진사는 급히 잇던 방으로 드러가보니 도적이 벌서 행장을 푸러헛치고 재산을 다 가저간는지라

김진사 그만 방바닥에 가 펄석 주저안저 부담을 안고 에구에구한다

리부인은 채봉에 행장을 안고 에그머니 채봉아 채봉아 시각대변도 분수가 잇지 일시지내에 너는 어대 가고 쓰던 세 간만 잇단 말니냐 죽엇너냐 사럿너냐 죽엇스면 잇기나 하려니와 사라서 도전에게 붓들니여 갓스면 고생이 오작하랴 하며 우는데 동리사람드리 불을 다 잡고 진정한 후 김진사 내외에 우는 경상을 보고 모다 가엽시 역이여 불탄 ᄭᅳ트머리에도 각기 출렴하야 로자를 쥬며 이런 일이 다 일시 액운이라 가엽슨 말삼 엇지 다 하겟소 타동에서 이런 일을 당햇다고 하야도 가엽서할 터인데 만일 그런 거액에 재산을 가지고 올나가시는 줄 아랏더면 통기를 할걸 누가 아랏소 전자붓터 도적이 든다 든다 하는 소문이 들니여셔 우리는 여간 재산은 다 감추어셔 큰 해는 안이 보왓는데 손님만 독이 ᄯᅡ님 일코 재산을 ᄲᅢᆺ기시엿구료 우리 동리에 오시엿다가 이갓치 되신 거시 불안하야 동리가 각츌하야 드리는 거시니 로자나 삼어가지고 올나가시요

김진사는 당장 생각하면 자살이라도 하고 십흐나 셔울 오쳔냥 막긴 거시 잇고 겸하야 군수는 기간 되엿슬 터이니 몸이 귀이 된 후 채봉도 수소문하야 찻고 재산도 다시 모으리라 하고 돈을 바더가지고 여러분이 놀나신 중에도 이갓치 후한 ᄯᅳᆺ으로 쥬시니 대단 고맙소이다 하고 두 내외 도보로 셔울을 을나와 이왕 정하얏던 객주집으로 사관을 정하고 잇흔날 허판셔를 가셔 보니 허판셔 김진사를 보고 반기며 아 김과천 오시나 그래 울나오는데 로독이나 안니 난나 자 위선 급한대 과천현감 칙지를 구겨하라나 하더니 문갑에셔 칙지를 내여쥬난지라

김진사 칙지를 보고 가삼이 쥬저안지며 혼ᄲᅡ진 사람처럼 안져셔 눈물만 흘니고 감히 밧지를 못한다

허판셔가 이 거동을 보고 ᄭᅥᆯᄭᅥᆯ 우스며 웨 그리 응 너무 반가와셔 그리하지

김진사 이러 절를 하야 칙지를 바더 압혜 노코 대감 혜택으로 텬은을 입어씀니다마는 소인은 운수가 불길하야 울나오다가 죽을 풍파를 격고 올나왓스나 대감 뵈올 낫치 업슴니다

허판셔 ᄭᅡᆷᄶᅡᆨ 놀나며 응 그게 무슨 소리야 풍파 격다니

김진사 전후말을 다 하니 허판셔 별안간 눈을 실족하야지며 ㅈ금도 가이업슨 생각이 업시 허 이런 맹낭한 놈 보와 제가 엇지하던ᅎᅵ 과천은 할 터이 잇가 내려갈 ᄯᅢ는 허락을 다하고 지금은 다른 소리를 해 하며 부러 더 놀나는 체하고 대단 놀나온 말일세 그려 그러면 재물은 도젹이 가져갓거니와 ᄯᅡᆯ이야 못 차져가지고 온단 말인가

(김진사) 아모리 차지니 차질 수가 잇셔야지요 대감 위력이나 비러가지고 찻고자 하야 올나왓슴니다

허판셔 별안간 발연변색하여 이놈 소위 부모가 되여셔 란즁에 자식을 일코 차질 생각도 안니하고 뉘 위력을 비러셔 자지랴고 내바리고 왕셔 맹낭한 몬 하더니 하인을 불너 사구류를 식키며 이놈 네 ᄯᅡᆯ를 다려오던지 그럿치 안니면 돈 오천량을 마져 밧치던지 해야 무사하리라 이놈 이ᄯᅡ위 소리를 뉘 압헤셔 하니 시골 나려간 동안에 쥬션은 다 추향셔 쥬마고 햇더니 엇지 햇든지 현감은 할 터이니가 지금 와셔는 ᄯᅡᆫ 소리를 해 하고 다시 말할 새 업시 가두더라

차시 리부인은 사관에 혼자 안져셔 채봉을 생각하고 눈물를 흘니며 김진사 오기만 기다라는데 이날 밤이 지내고 ᄯᅩ 하로가 지내되 김진사가 안니 나오난지라

망음에 의혹이 드러가셔 사람 하나을 어더 아라보니 약시약시한 일로 갓치엿단 말를 듯고 가삼이 오륙월 장마에 토담 문어지듯하고 눈이 캄캄하야 에그머니 한 소래에 업푸러져셔 ᄭᅡ무르치는지라

식쥬인이 이 거동을 보고 급히 더운 물을 먹이며 사지를 쥬무르니 한식경이나 되여 졍신을 차리고 길게 한숨 한 번 휘 쉬며 하수 갓튼 눈물이 옷 압헤 가 더벅더벅 ᄯᅥ러지며 에구 이게 웬일이냐 자다가 어든 병인가 조다가 어든병이가 인제는 속절업시 채봉에 소식도 못 아라보고 죽겟구나

(식쥬인) 읏더케 된 일이요

리부인이 젼후선파을 다하니 식쥬인이 혀을 홰홰 두르며 그 가엽셔라 이런 거슨 돈 쥬고 어든 병이로구료 밧갓양반은 좀쳬로 나오실 수 업소 이런 일이 한ᄯᅮ 번이라고 대단이 어렵소이다 필경 돈을 해놋튼지 ᄯᅡ님을 차져놋튼지 해야 나오지 그러키 젼에는 썩상햇소

리부인이 눈물을 더욱 흘이며 그러면 돈 할 수 업고 ᄯᅡᆯ 차질 수 업스니 볼인은 다 보왕구료

(식쥬인) 안되얏소이다 그러나 세상일을 알 수가 업스니 혹 ᄯᅡ님이 밤중에 평양으로 도망하얏는지 알 수 잇소 평양으로 내려가 차져보오 여기는 오만날 잇셔도 소용업소

리부인이 이 말을 듯고 가만히 생각을 한즉 그럴듯도 한지라

(리부인) 주인에 말이 당연하오 그러나 로수가 업스니 엇더케 오백여 리를 내려갈 수가 잇소 어렵지마는 이거슬 좀 파라다가 주시오 하고 머리에 빈여을 ᄲᅢ여주니 식주인이 바다셔 가지고 나가더니 파라다쥬거늘 리부인이 바다가지고 평양으로 내려가더라

이ᄯᅢ 채봉은 츄향더러 뒤올 ᄯᅡ루라 하고 약속한 후 만의교에셔 리부인 잠든 사이을 타셔 도망하야 츄향과 츄향어미을 다리고 평양으로 도로 나려와 츄향이 집에 잇셔 부친에 긔별을 기다리고 잇스니 대개 채봉이난 만리교에 화젹이 들 젼 두 시나 압셔 도망한 고로 김진사가 도젹에게 그 지경이 된 줄을 모르고 잇더라

대개 평양이라 하는 데난 색향으로 유명한 데라

채봉에 인물과 셔화가 유명함을 듯고 쳔부당만부당한 생각드리 드러셔 소위 기생어미드리 츄향에 집을 모여드러 채봉에 인물 구경하노라 매일 답지하난지라

채봉이 이 거동보고 번화함을 시려셔 츄향어미을 보고 어멈 기생어미드리 무삼 일로 이러케 모야ᄯᅳ나

(추향모) 소저에 셩명을 듯고 구경도 할 겸 셔화간에 무어시던지 바드랴고 그러케 온담이다

(채봉) 셩이 가실 ᄲᅮᆫ외라 나는 규즁녀자라 엇지 수필을 함부로 내여 돌이리요 차후난 단렴하라 하고 하게

추향어미가 기생어미더러 채봉에 말을 젼하고 셔화간 단렴하라 하니 기생어미드리 하는 말이 채봉 갓튼 인물이 기생만 되면 평양 바닥에는 독보을 하갯다 하고 입에 침이 업시 칭찬을 하더라

리부인은 주야 열흘 만에 평양을 당도하니 어대로 가리요 속으로 애기가 이리로 오면 필연 추향에 집으로 왓술 터이니 추향집으로 가는 거시 올타 하며 대동문을 더러셔며 좌우을 도라보고 추연탄식하난 말이 산쳔과 물색은 의구하다마는 나난 불과 일 삭 동안에 행색이 이러케 초최하야졋단 말이냐

저른 탄식 긴 한숨으로 애련당골로 드러셔 추향에 집으로 드러간다

이ᄯᅢ 채봉이가 추향을 다리고 션후방침을 의논하며 안젓더니 리부인이 안으로 드러오며 추향이붓터 부른다

추향아 추향아 채봉과 추향이가 부인에 음셩을 엇지 모르리요

한다름에 우루루 ᄯᅱ여나온다

리부인은 밋처 채봉을 보지 못하고 압션 츄향이붓터 보고 츄향아 우리댁 아가씨 여기 완니

채봉이 급히 부인에 손을 잡고 어머니 나 여긔 잇소

리부인이 얼싸안고 이 일올 엇지하면 좃탄 말이냐 우리 집이 오날날 이갓치 불시에 망할 줄을 ᄭᅮᆷ에나 생각하얏슬가

채봉이 이 말을 듯고 소소라ㅅ처 놀나며 망하다니요 불초녀로 무삼 풍파가 잇소

리부인이 정신을 진졍하고 채봉을 ᄭᅥᆯ고 방으로 드러가 안지며 엇터케 되야셔 네가 이리 완니

채봉이 부인에 행색을 보고 이 말은 대답 안니하고 글세 어머니 나 여기 온 거슨 종차 이약이할 ᄭᅥ스나 어머니 아약이붓터 하시요 아바지 어대 게시며 어머니는 무삼 일노 이러케 혼자 오시오

리부인이 만리교에셔 도젹 만난 일과 셔울 갓다가 허판셔가 김진사을 가두고 공갈하던 말을 하며 엇더케 하면 조흐냐 돈을 오천량 하야 놋튼지 너를 다려오던지 하라고 하니 너는 아바지을 살니랴거던 나와 갓치 셔울노 올나가자

채봉이 이 말을 듯고 ᄯᅩ 자긔가 추향과 약속하고 밤중에 도망하야 온 말을 대강 하고 어머니 나는 죽어도 셔울 올나가기는 시르니 엇지 하시랴요

리부인이 이 말을 듯고 락심천만하야 네가 안이 올나가면 아버지는 아주 도라가시란 말이냐

(채봉) 내가 올나가면 ᄯᅩ 돈을 해셔 노라고 하고 안이 내요 노면 엇지하오

(리부인) 네를 차자 놋튼지 돈을 해노라니 네라도 가야지

(채봉) 그러면 돈을 해드리리니 엇더하시요

(리부인) 네가 오천량존이나 되는 거슬 읏더케 판비를 한단 말이냐

(채봉) 네 념녀 마시고 멧칠만 기다리여 보시옵소셔 하고 졸연이 하수 갓흔 눈물을 흘니며 슯흐다 채봉은 젼생에 무삼 죄를 졋는고 송나라 진회라 하는 놈은 백성을 몹시 보채여셔 후생에 세번을 기생이 되얏다더니 오날 내가 당하는도다 하며 츄향을 도라보며 추향아 어멈 어대 간니 좀 불너라

(츄향) 어멈이 봉션이 집에 갓세요

(채봉) 가셔 좀 불너라

추향이 밧그로나가더니 한식경이나 되여 어멈과 갓치 드러오더니 추향모가 리부인을 보고 ᄭᅡᆷ작 놀나며 에그 마님 웬일이심닛가

부인이 위션 탄식하고 허 우리댁은 기동ᄲᅮ리도 하나 업시 졸디에 되얏스닛가 말이 안이 나오네

(추향모) 왜 그러케 되섯셔요 베슬하랴 옵나가신다더니 그러나 오작 시장하시겟슴닛가 하며 밧그로 나가 점심을 해셔 드려다 대접한 후 채봉이 추향모를 바라보며 그 어멈은 나보답도 나네 나는 걱졍 즁에 시장하실 생각을 못 하얏더니 그러나 어멈에게 청할 말이 잇스니 심을 좀 쓰라나

(추향모) 무삼 청이시요

(채봉) 붓그러 말 안이 나오네마는 나를 좀 파라주게

추향모 이 말 듯고 필젹 놀나며 그게 무슨 소리요 공연이 어멈을 가지고 ㄹ조롱하시는 말삼이로구료

(채봉) 안이야 정말일세 하고 젼후 형편을 말하니

추향모 역시 눈물을 흘니고 댁이 엇더케 하며 오날 이런 변괴가 남닛가 그런대 필니면 엇더케 팔니세요

(채봉) 돈니 쉬 되도록만 쥬션을 하게그려

(추향모) 기생이나 되시랴면 돈니 쉬 나오지요

(채봉) 박복한 인생이 무어슬 관게하겟나 기생으로 팔일 거시니 어대 가함한 곳시 잇나

(추향모) 그러기로 엇더케 기생이 되세요 잇기난 잇지요만난

(채봉) 어대인가

(추향모) 지금 봉션니 집에를 갓더니 봉션어미가 기생 하나를 사지 못해셔 하던대요

(채봉) 봉션이는 어대 갓나

(추향모) 봉션이는 셔울노 올나갓지요

(채봉) 그러면 주션을 하게

리부인이 엽헤 안저셔 이 말를 듯고 분한 생각이 드러가셔 채봉을 도라보며 이애 나는 제 일를 할 수가 업다 재상에 별실은 실코 기생 노릇하기가 원이란 말니냐 내가 너를 의쥬셔 세살을 먹이여 가지고 이리로 오기는 평양이 인몰이 잇다 하는 소리도 듯고 실기기 좃타 하야 왕다가 너의 갓흔 셔랑을 못 엇고 기생을 맨든단 말이야 깁히 생각하고 나와 갓치 올나가자

(채봉) 나는 기생이 될지연정 재상에 별실 소원이 아니요

(추향모) 아가씨 무삼 마음을 그러케 이상이 잡수시요 그러지 마시고 마님과 갓치 올나가시요 셔울로

(채봉) 나는 사라도 평양 쥭어도 평양 다른 마음 업스니 부지럽시 권하지 말게

채봉은 속이 잇셔셔 이리하지마는 리부인과 추향모는 도로혀 불쾌이 알고 단지 아는 사람은 추향ᄲᅮᆫ이러라

추향모가 엇지 할 수 업셔 봉션어미 집으로 가셔 채봉에 말을 하니 봉션어미가 듯고 불승대희하야 추향어머니 졍말이요

(추향모) 그러면 졍말이지 엇던 소리라고 거진말하겟소

(봉션모) 정말이면 좃키는 한량업시 좃소 그런데 돈은 얼마나 달나고 합듸가

(추향모) 그런 거슨 대면하야 의론하고료 봉션이는 얼마에 팔랏소 그 가량이겟지

(봉선모) 칠천량에 다려갓소

(추향모) 엇지 해던지 갓치 가서 의론을 합시다 하고 봉선어미를 다리고 추향에 집으로 오니

채봉이 봉선어미를 보고 봉선어머니 오시요 추향어미로 쳥하기는 다름아니라 내가 기생이 되고자 하니 마음에 더엇하시요

(봉선모) 조키는 하지마는 정말인지 알 수 업다

(채봉) 정말이오 추향어미에게 대강이라도 드르셋겟지요

(봉선모) 그래 드럿다 그러면 돈을 얼마나 쥬랴

(채봉) 오날 쥬세요

봉선어미 ᄭᅥᆯᄭᅥᆯ 우스며 봉선이가 가더니 채봉이가 오니 봉하고는 연이 대단한 모양이로군 하고 집으로 가셔 륙쳔량을 갓다고 쥬고 리부인에 표를 바다가니 리부인은 하 어이가 업셔셔 속으로 조런 복쳘에년이 어대 잇나 오냐 나는 모로겟다 나종에 개를 베고 죽어도 하면셔도 모자정이라 천륜이야 엇지하리오

채봉에 손을 잡고 아가 정말 이러케 마음을 먹니 네가 평생에 강씨를 직히노라 하더니 오날에 네 거동을 보니 어대 강씨 직히는 것 갓흔냐

(채봉) 어머니는 자식 생각 마시고 셔울 가세셔 아비지나 나오시게 하시고 나는 만세교에셔 불에 타 죽엇다 하시오 하고 돈 오천오백양을 쥬며 오천양은 아바지 나오시게 하고 오백양은 아바지 나오시거든 로자를 쓰시로 내려오시오 오백양은 내가 쓰겟소

리부인이 할 수 업셔 김진사나 구해내고 차차 조처하리라 하고 눈물 ᄲᅮ리고 셔울 올나와 허판셔에게 오천양을 드려놋코 김진사 방송하기를 구하니 허판셔는 오천양을 바든 후 과천현감을 면직식이고 ᄯᅩ 트집하는 말이 무단이 양반을 속이여슨즉 ᄯᅡᆯ을마저 차저노와야 무사이 방송하라라 하고 여젼이 가두어노으니 리부인이 긔가 막히여 속으로 평양으로 내려가셔 채봉더러 이런 말 해야 인제는 더구나 채봉이가 하고 십허도 소용이 업스니 여기셔 죽으나사나 ᄭᅳᆺ치나 보리라 하고 남에 집 방을 어더들고 침선을 파라가며 옥즁괴를 하더라

잇ᄯᅢ 채봉은 봉선어미에게 가서 위선 관례를 하고 기생 일홈을 송이라 하고 자색하니 송은 다개 스사로 절개를 비함이니 속모르는 사람은 비우스며 흥 기생이 졀개란 다 무어신고 하겟지마는 평양 자제들은 송이라 하는 기생이 재로이 나완는데 인물도 ᄯᅩᆨㅅ할 ᄲᅮᆫ외라 셔화가 분명탄 말을 듯고 한번 보기를 원하는데 송이는 다 볼응하며 이상한 문데 하나를 내여노왓더라

문뎨는 무어신고 하니강필셩에게 답시하야 보낸 거슬 아라보기 좃케 권군막상양대몽 로려공셔입한림 이러케 써셔 방문 위다 붓치고 ᄯᅩ 주저하엿스되 이 시는 답한 거시나 엇더케 한 시를 대하야 이갓치 답장한 거슬 아라내는 사람이라야 몸을 허하겟다 하니 강필셩 외에야 누가 알니요

모든 사람들이 이거슬 연구하노라고 공년이 뇌를 썩고 한번 상관하기를 원하니 한 사람이 열 사람에게 무러보고 열 사람이 백 사람에게 무르니 오입하는 사람이나 안이하는 사람이나 입으로 외기를 즁이 남아미타불 부르듯 한다

기생어미는 잇 ᄭᅡ달그로 봉이 들지를 못하야 자미가 업슬 듯하나 셔화를 바다가는데 수수료가 적지 안이함으로 숑이를 팔대를 못 하나 쇽으로 셔화 바다가는 공전전이 이와 갓치 만으니 글귀 사유를 푸러내는 사람이 잇서 한번 머리를 언저주면 그 후로는 샐기는 거시 불소할 터인데 평양바닥에 이러케 글이 업담 하며 속도 모르고 은근히 사유풀 사람을 기다리더라

이ᄯᅴ 강필셩은 김진사가 셔울셔 오면 혼인을 하랴니 하고 고대하더니 김진사가 내려와서 이말 저말 업시 서울로 모다 살나갓다는 소리를 듯고 락심천만하야 쇽으로 세상에 인심은 난측이로다 하고 마음을 단단이 먹고 단렴하고도 각금 채봉 보낸 답시를 보며 심사가 불평하더니 하로는 엇던 친구가 와서 숑이에 문제를 말하고 한번 년구를 하라 하며 이런 시가 혹 이전에 잇기는 한가

강필셩이 시를 한참 드러다보며 속으로 세상에 희한한 일도 엇도다 이 글은즉 채봉의 답서인데 이 일이 무삼 일고 필년 곡절이 잇도다 되나 못 되나 내가 가서 한번 시험을 하야 보리라 하고 모르는 체하고 글세 아모리 생각하야도 알 수 업네 하야 보내고 하로 송이 집으로 와서 기생어미를 보고 내가 리유를 말할 거시니 마음에 엇더하오

기생어미 밤낫 일로 걱정이다가 이 말을 듯고 불승대희하야 필셩을 한참 유심이 보더니 의복이 초라함을 불열하야 한번도 뵈온적이 업사온대 댁이 어대셔요

(필셩) 나는 대동문 밧 사는 강서방이요

기생어미 송이 방으로 필성을 청한다

필성이 드러가며 방문 위를 보니 필적이 의심 업는 채봉에 필적이라 더욱 의심하는데 기생어미 방으로 드러가더니 송이야 대동문 밧 사는 강서랑이 리유를 해석하마 하시엿스니 청하야 드러보와라 오른가

송이가 뎍역이 안저 부스로 매란을 작난하더니 대동문 밧 강서방이란 소리를 듯고 별안간 무색한 빗치 생기니 이는 다름아니라 강씨란 말을 듯고 제 소원을 이르게 되엿스니 전일 생각하고 오날 생각하니 분하고도 무안한 생각이 나미러라

송이가 벌덕 이러서며 그러면 드러옵시사고 하시요

기생어미가 필성을 내다보며 그러면 이리 들어오세서 말삼하시요

필성이 방으로 들어서며 위선 아로목 잇는 송이를 보니 갈 ᄯᅢ 업는 김진사 ᄯᅡᆯ이오

숑이는 들어오는 필성을 보니 갈 ᄯᅢ 업시 기다리는 강필성이라

서로 무색하야 한참 안젓다가 송이가 아니 나오는 목소리로 글 사유를 푸신다니 말삼하세요 하니 이는 감히 사색을 내지 못하미러라

필성이 그제야 송이를 바라보며 내 의견 것하야 보지마는 기생에 주견과 적합할는지 하고 수건에 써서 추향이 주던 말을 달니 비유하야 말하니 송이가 눈에 눈물이 가랑가랑하야지며 강서방게서 맛지시엿슴니다

기생어미는 해석한 것만 다행하고 아모 평을 모르나 가위 양인 심사를 양인지라 필성과 송이는 서로 심사를 짐작한다

그러나 필성이는 송이가ㅅ 무삼 일노 갓치 됨을 몰나 궁금증이 나서 내종 병이 될 모양라

송이가 어미를 보고 어머니내가 할 말이 잇스잇가 오날 강서방님을 모시고 잘 터이니 장국이나 장만하시요

기생어미 급히 나가서 장국을 마련하며 속으로 강씨가 넉넉지 못한 모양인데 마수거리에 허ᄯᅡ방이나 아일가 오냐 헛ᄯᅡ방도 관게 업다 차후로는 외입을 할 터이니 봉이나 지지 안타 하고 장국을 장만하야 겸상을 하야셔 드려다 노며 세상에 한문이라 하는 거시 보배올시다 오날 강서방님게서 저런 ᄭᅩᆺ 갓흔 기생을 글 아니면 머리를 ᄶᅩᆨᄶᅵ여주시게슴잇가 하며 나가니

송이는 더욱 아미를 숙이고 얼골이 홍당무가 되엿다가 겨우 치셩하고 겸산한 장국 한 그릇은 내려노으며 강서방님게서는 젼일 생각을 잇지 아니하섯는지 모르되 쳡은 오날 몸이 기생이 되엿스나 조곰도 실신한 일이 업스니 더럽다 마시고 장국을 잡수신 후 오날 가약을 매지실 줄 아시옵소로 쳡에 몸이 이갓치 됨은 잇다 밤중에 말삼하오리다

필성이가 장국글릇슬 잡어올이여 노며 전자일은 말할 것 업시 자네가 이갓치 됨은 다 나의 불행이라 정화는 잇다 하려니와 인제는 아주 파탈하고 갓치 먹세

송이 두 줄 옥누가 양협으로 흐르믈 ᄭᅢ닷지 못하고 억지로 두어 젓가락 먹은 후 상을 물니고 밤을 지낼새 ᄯᅢ는 정히 춘삼월이라

만화방창하고 만물이 화락하야 사람에 흥을 자아내는데 더구나 이날밤은 삼오야라 동청에 밝은 달이 동창을 낫갓치 발키고 동산에 우는 두견 불여귀를 화답하니 사람에 심사 창련하다

필성과 송이는 이소리 저소리 다 관계 안이하고 압일 공론이 부산하련마는 대ㅅ체 몃 해를 갓치 살다가도 홀련 리별한 지 여러 해 만에 맛나며 너무 반가와 말문이 즉시 열이지 못하는데 하믈며 필성과 송이야 말해 무엇하리요

두리서 한참을 마주 보고 안졋다가 필성이가 먼저 뭇는다

전일에는 규수라 함부로 말 못 하얏지마는 오날은 송이로 대접할 수밧게 업네 신분을 ᄯᅡ라서 대우하랴잇가

송이 이 말을 듯고 야속한생각이 들고 금창이 메여지나 몸이 팔이여 기생이 되얏스니 비록 매음 아니하얏스나 신분은 채봉으로 잇실 ᄯᅢ와 소양지판이라

분한 생각이 치밀며 ᄯᅳ거운 눈물이 치마 압자락에 가 더벅더벅 ᄯᅥ러진다

강필성이 이 거동을 보고 속으로 송이가 마음을 짐작하고 도로혀 측은하고 분한 생각이 드러 위로를 한다

여보게 자네 몸이 비록 오날 기생이 되얏스나 나는 전일 화원에서 맹세한 마음을 조금도 변치 아니하리니 안심하고 무삼 일노 이가치 몸이 됨을 이약이하게

송이가 추연탄식하고 군자ᄭᅴ서 이처럼 말삼하시나 대단불가하외다 첩이 전일에는 규중처녀라 정실로 인정하시엿거니와 오날은 기생에 몸이 되얏사오니 읏지 정실로 인정하시릿가 내 몸은 비록 빙옥갓치 가젓사오나 첩오 비록 오날 부모로 인하야 몸이 기생으로 팔니엿사오 이 몸이 일만 번 죽어 수화에 들지라도 수졀 이ㅅ지를 직키리니 바리지 아니하시고 부실로 정하세도 은헤를 잇지 못하겟나이다

(필성) 자네는 념녀 말게 자네 마음이 이러할진대 나도 정남 이ㅅ자를 가저 서로 저바리지 아니할 거시오 ᄯᅩ는 비록 자네에 몸이 일시 액운으로 락명이 되얏스나 나는 청처로 마질 거시라 그러나 한 가지 걱정은 내 집 형세가 빈한한즉 네자 몸 ᄲᅢ을 도리가 업네그려

(송이) 그는 념려 마시오 첩이 형편 보와서 추신하리니

처음에는 서로 게면적어하다가 이가치 정화가 되매 일시 내에 몃십년 사든 부부가치 정밀하얏더라

(필성) 무삼 일노 이러케 되얏단 말인가 나는 처음에 서울로 반이한단 말을 듯고 속으로 세상 인심을 난측이라 하얏네그려

(송이) 처음에 군자ᄭᅢ서 분란당한 말삼을 아니함은 군자에 마음을 모르더러니 인제야 무삼 말삼 못 하오릿가 하고 처음 김진사가 서울서내려와 하던 말이며 리부인과 자긔는 반대하다가 리부인은 호강한다는 데 마음이 솔깃하야 서울로 다리고 올나가랴 하매 자긔는 아니 간다고 할 수 업스매 좃차 올나가는 체하고 추향과 여차여차이 약속하고 중화만리교에서 밤중에 도망한 말이며 김진사 내외는 도적을 맛나 재산을 일코 올나갓다가 허판서가 오천양을 새서 놋튼지 자긔를 차저놋튼지 하라고 해서 자긔가 몸팔아서 올이여 보낸 말을 하며 지금 돈 가지고 올나가신 지가 월여나 되는대 그 소식을 몰나 걱정이롱시다

(필성) 나는 그런 줄은 모르고 분하고 야속한 생각이 드런네그려

이가치 서로 밤이 깁푼 후ᄭᅡ지 만단정화를 하고 쵹을 물닌 후 금침에 드니 원앙이 록수에 깃드림갓더라

이갓치 삼일을 지낸 후 송이가 돈 백양을 내여 필성을 주며 불가화ㅅ치라 하는 거슬 어미 아니 줄 수 업사오니 이 돈을 주시고 래일 ᄯᅩ 오시옵소서

필성이가 바다가시고 잇다가 기생어미를 불너 돈을 주니 기상어미는 아주 ᄭᅥᆨ자를 치고 잇다가 천만외에 론을 보고 불승대희하야 대접을 특별이 더하더라

차후로는 필성이가 매양 오는대 기생어미는 조금도 시른 기색 업시 대접을 하더니 하로는 엇던 재가 노름을 바드라 하거날 기생어미는 조와서 허락하고 송이더러 말을 하니 송이가 대경하야 급히 돈 삼백양을 내여노으며 강서방님ᄭᅴ서 앗가 한 달만 유하갯다 하시고 이 돈을 어미 어대 가신 새 주고 간 거슬 진시 못 드럿사오니 그 사람은 퇴하옵소서 선후 차례가 잇사오니

(기생어미) 암 선후가 잇지 나는 그런 줄 몰낫구나 하고 돈 삼백양에 닙이 버러저 노름을 퇴하니라

이날부터 필성이는 한 달을 숙식하고 지내는대 송이가 각금 돈관식 필성을 주어 용을 쓰게 하니 기생어미는 더욱 조와하더라

복성화음은 하날에 ᄯᅥᆺᄯᅥᆺ한 공리라 송이에 고상하고 착한 ᄯᅳ슬 하날이 엇지 무심하시리오

이ᄯᅢ 평양감사 한 분이 내려오시는대 당시 명망이 조야에 진동하는 이보국이라 하는 양반이신데 행년 팔심에 벼살로는 못 지내본 거시 업스나 무삼 일로 인년함인지 팔십이 되여도 평양감사를 못 지낸 고로 물색도 구경 겸 수석이 조탄 말 듯고 을밀대 아래에 별저를 굉장이 짓고 평양감사를 일부러 해서 내려와 지내더니 하로는 송이가 서회 분명하다는 말을 듯고 숭이를 부른다

송이가 감사에 부름을 듯고 속으로 올타 오날이야 이 군혈으 버스리오다 하고 즉시 사자를 ᄯᅡ라가서 리감사에게 절하야 뵈니

리감사가 송이를 보고 붉은 얼골에 백수를 어르만지며 오 네가 송이냐 오날 보니 듯던 말과 갓도다 그러나 드르니 네가 서회가 도저하다 하니 과연이냐

송이 두 손을 마주잡고 공손이 하는 말이 변변치 못하온 거슬 그릇 하문하션나이다

(리감사) 내가 친이 보와야 알지 하고 문방사우를 내여놋는대 남표벼류 수양매월에 산호년작이오 쳥황무심필에 백롱운회지를 내여놋는지라

송이 마지못하야 셤셤옥수로 붓대를 잡고 먹을 진케 가라 지상에 일필휘지하니 자자주옥이라

리감사 보기를 다하고 글시 보고 너를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로구나 글시 체격과 네 위인을 보니 기생 될 아해는 아니인대 엇더케 되여서 오늘 기생이 되엿느냐

송이 눈물을 먹음고 니생은 본이 의주 태생으로 평양 와서 사옵더니 부모에 빗슬 벗노라고 몸을 자매하얏나이다

리감사 칭찬하며 허허 가위 효녀로다 그러면 내가 년만하야 눈이 어두므로 공사가 드러오면 친히 못 보고 집안사람더러 대신 보라고 하야도 미들수 업스니 네 마음을 고정이 가지고 내 압헤셔 전후 일을 살피여 내게 고하랴는냐

송이 이 말 듯고 만심환히하야 이러 절하며 천기를 불상이 녁이사 이갓치 하럽지택을 내리사 건저주고자 하시니 백골이 진퇴 되여도 잇지 못하겟사오니 몸갑시 잇사오니 봉행 못 할가 하나이다

(리감사) 이 자식아 내가 녀를 부리고자 할진대 몸갑을 주고 다려오겟지 그저 오라고 할 리가 잇나냐 대관절 몸갑시 얼마란 말리냐

(송이) 본정이 륙젼냥이올시다

(리감사) 오냐 걱정 마라 하고 즉시 사령으로 기생어미를 불너다가 돈 칠천냥을 주며 이애 내가 송이는 내가 부리고자 하야 본전에 천냥 하나를 더 주는 거시니 네 마음이 엇더한냐

기생어미 마음에는 실으나 엇지하리오 돈을 바드며 사도ᄯᅦ서 몸갑슬 아니 주시고도 밧치라 하시면 거녁지 못하올 터이온대 하물며 무삼 잔말을 하오릿가 하고 바다가지고 나오니라

송이는 차후로 리감사 잇는 별당 건는방에 가 독처하고 잇서 리감사 압헤서 전후거행사를 하며 만음에 기생을 면함은 다행하나 주야 잇지 못하는바 부모 소식과 강필셩을 못 보믈 한하고 리감사 보는 대는 감히 내색을 못 하나 흔자 잇슬 ᄯᅢ에는 주야 탄식으로 지내더라

이ᄯᅢ 강필셩은 자긔 집에 갓다가 잇흘 만에 송이 집을 오니 송이가 업거날 마음에 이상하야 속으로 송이가 평생에 출임이 업더니 오날은 어대를 간노 하며 기생어미더러 무러보니 기생어미가 전후말을 다 하니 필셩이가 다 듯고 한ᄶᅩᆨ으로는 퇴기된 거시 다행하나 다시는 볼 수 업슴을 애연하야 수소문한즉 송이가 리감사에 압헤서 갑사에 지위를 비다 공사를 처리한다는 말을 듯고 속으로 송이 보랴면 리방을 다니면 쉬우리로다 하고 엇더케 운동을 하엿든지 리방을 피입하고 감사에게 현신하니 리감사가일견에 대희하야 칭찬하는 말이 가위 여옥기인이로다

이애 필셩아 리방이라 하든 거슨 책임이 중차대하니 아모조록 일심봉공하야 백셩 원망이 업도록 하여라

필셩이 국궁수명하고 차후로 공사를 가지고 매일 드나들며 송이에 스식을 알고자 하나 엇지 알니요

차시 송이는 별당에 잇서 리감사가 드러와 공사에 쓸 거슬 쓰라면 쓰고 제사를 내라면 내더니 하로는 필셩의 글시를 보고 속으로 이상도 하다 필법이 강서방님 픽적 갓흐니 혹 공쳥에를 드나드나 하고 리감사더러 뭇는다

요사이 공사 드러온 거슬 보면 전자 글시와 다르오다니 이방이 갈니엿나잇가

(리감사) 갈니고 강필셩이가 햇단다 그 글시 잘 쓰지

송이는 이 말 듯고 속으로 암암이 깃거하며 엇더케 하면 한번 보던지 그럿치 못하면 서사 왕복이라도 할가 하며 아모리 그회를 기다려도 업더 사람을 식키자니 만일 대감이 알면 무삼 죄책이 나릴는지 몰나 못하고 필셩이나 송이의 글맘만 서로 보창연이 지내기를 삼원부터 구월ᄭᅡ지 되매 자연 서로 상사병이 될 지경이더라

하로는 춘구월 망간이라 월색은 명랑하야 남차엥 빗취엿고 공중에서 ᄯᅦ기럭이는 옹옹한 긴 소래로 ᄶᅡᆨ을 차저 나라가고 동산 송림 사이에서는 두견이 슯히 우러 불여귀를 화답하니 무심한 사람도 마음이 상하거든 독수공방에 홀로 안진 송이가 오작할가

송이가 모든 심사를 이저바리고 책상머리에 의지하야 잠간 조으다가 길억이 소래의 놀나 눈을 ᄯᅳ고 보니 남창에 밝은 달이 반허리에 가득하고 슬슬한 락엽셩은 심회를 돕는지라

이감던 심사가 다시 가삼에 가득하야지며 해연한 눈물이 무심이 ᄯᅥ러진다

송이 남창을 가만이 열고 내다보며 위연탄식하는 말이 심양강 비파 타던 하막녀는 말고문장맥락텬을 만나 저 달 아래셔 셜진심중무한사하얏건마는 저 달 아래셔 부득셜진심중사하니 가런치 안탄 말이냐 사람은 업셔 못 하나마 차라리 심중사를 조희 위에나 거리리라 하고 연상을 내여먹을 흠석 갈고 쳥황모무심필을 흠석 풀고 백릉화새주지를 내여 책상에 필치더니 셤셤옥수로 붓ᄯᅢ를 법제 잇게 쥐고 장우장탄에 맥맥히 안젓다가 고개를 돌니여 벽공에 달을 두세 번 처다보더니 션두에 츄풍감별곡 다섯 자를 쓰고 붓대가 쉴 새 업시 내려간다

어제 밤 바람 소래 금성이 완연하다

고침단금에 상사몽 훌처 ᄭᅢ여 죽창을 반게하고 맥맥히 안젓스니

만리 장공에 하운이 흣터지고 천년 강살에 찬긔운 새로위라

심사도 창연한대 물색도 유감하다 정수에 부는 바람 리한을 알외는 듯

츄국에 멧친 이슬

변누를 먹음은 듯 잔류남교에 츈행은 이귀하고

소월동령에 츄원이 슬피운다 임 여히고 썩은 간장하마하면 ᄭᅳᆫ치리라

삼츈에 질기든 일 예런 가ᄭᅳᆷ 이런가

세우사창 요적한데 흡흡한 깁푼 정과 야월삼경사어시에

백년 사자 구든 언약 단봉이 놉고 놉고 파수가 깊고 깊허

문어질 줄 몰낫스니 ᄭᅳᆫ처질 줄 아랏스랴

량신에 다마함은 예로부터 잇건마는 디이인한는 조물에 탓시로다

홀연이 부는 바람 화ㅅ춍을 요동하니 웅봉 지접이 애연이 흣단 말가

진장에 감춘 호구 도적할 길 바이 업고 금롱에 잠긴 앵무 다시 희롱 어려워라

지쳑동방 쳔리되여 바라보기 아득하다 은하작교 ᄭᅳᆫ처스니 근너갈 길 묘연하다

은정이 ᄭᅳᆫ첫거든 찰아리 잇치거나 아리ᄯᅡ운 자태거동 이목에 매양잇셔 못 보와 병이 되고 못이저 원수로다

쳔수만한 가득한데 ᄭᅳᆺᄭᅳᆺ치 늣겨워라 허믈며 이는 츄풍심회를 붓처내니 눈압해 왼갓 거시 전여다 실음이라

바람에 지는 락엽 풀 속에 우는 좀생 무심이 듯게 되면 관게할 바 업건마는

유유별한 간절한 소래소래 수셩이라 구곡에 맷친 시름 엇지하면 풀처내고

아해야 술부어라 행혜나 관회할세 잔대로 가득 부어 ᄎᆔ토록 먹은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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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늘거지면 상하 물론하고 잠이 업는 법이라

이ᄯᅢ 리감사는 나히도 팔십여 세ᄲᅮᆫ 안이라 일도방백이 되엿스매 밤이나 나지나 읏더케 하면 백셩에 원셩이 업슬가 읏게케 하면 국은을 보답할가 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심려로 지내더니 이날 밤에도 역시 잠을 이르지 못하고 누엇더니 홀연 송이 방에서 늣기는 소리를 듯고 ᄭᅡᆷᄶᅡᆨ 놀나며 속으로 지금 송이에 나히 십칠 세라 필런 무삼 사정이 잇서 우는도다 하고 가만이 나와보니 남창을 열고 책상머리에 누언는대 불을 도도와 노코 책상 위에 무어슬 써서 펼처노왓거날 마음에 괴상하야 가만이 드러가 주지를 펼치고 보더니 허허 대개 이러한 서정이 잇도다 하고 송이를 흔드러 ᄭᅢ니 송이가 ᄭᅡᆷ작 놀나 ᄭᅢ여 눈을 ᄯᅥ보니 대감이라

대셩실색하고 급히 이러스니 리감사 주지를 마라 들고 송이야 놀나지 마라 비록 상하지별은 잇스나 내가 너를 친ᄯᅡᆯ이나 다름업시 귀애서 하는 처터리 무삼 사정 잇거던 내게 마릉ㄹ 하면 그 안이 조켓는냐 오날 심중에 무한한 일을 말하여라 주선을 하야줄 ᄭᅥ시니 은 이자식아 사람이 읍지하면 나를 몰나보고 이 갓흔 원한을 가지고 잇단 말이냐

송이 창황망조하야 읏지할 줄 모르다가 겨우 입을 여러 말한다

소비에 죄 만사무석이로소이다

(리감사) 허 그자식 그런 소리를 말고 네 사졍을 말해라

(송이) 이처럼 하문하시니 읏지 감히 긔망하오릿가 하고 김진사 서울 올나가서 베슬 구하다가 허판서ᄭᅴ 과천햇던 말이며 허판서가 저를 별실로 달나는 거슬 김진사는 허락하얏스나 져는 화원에서 수건을 이럿다가 강필성이가 집어서 글을 지어보내므로 답시를 이리이리 하얏다가 추향에게 속은 바 되야 화원에서 강가와 수답하고 모친에게 들키므로 모친이 아주 강씨와 졍하얏스므로 강씨를 직키노라고 만이교에서 도망하얏다가 그 후 모친이 내려와서 여차여차하므로 몸을 파라 올이여 보내고 기생이 된 후 그리해도 강씨를 이리이리하야 몸을 허락한 말을 일장셜화하고 대감에 텬지 갓흔 은헤는 결초보은하야도 갑지 못하겟나이다 하며 업대여 우니

리감사 등을 어루만지며 송이야 우지 마라 네 사졍 그런 줄은 몰낫도다 오날 아랏스니 읏지 네 원을 못 푸러주겟는냐 인제야 아니 강팔성이도 사졍이 잇서 리방으로 드러왓도다 명일을 강필을 불너 보게 하리라 그러나 만일 허씨와 결친하얏더면 너의 집이 멸문을 당할 번하얏다 네 효렬이 가상토다 읏지 명텬이 무심하시겟나냐

송이 업대여 절하며 호생지덕을 내리사 소비로 텬일을 보게 하야주시니 삼생보은하야도 만분지일을 못 갑흐리로소이다 뭇잡기는 황송하오나 허씨댁이 읏지 되엿삽기 이처럼 놀나온 말삼을 하시나잇가

(리감사) 국가사를 네가 읏지 알겟는냐마는 허가가 역모를 하다가 북주가 되엿는데 그 집 문객등은 귀양 마련이 되고 족척은 다 화를 면치 못하엿나니라

(송이) 그러면 소비에 아비는 면화하얏겟슴닛가

(리감사) 네 아비야 관게 잇계나냐 일직이 자거라 래일 강팔성이도 부르고 네 아비 소석도 아러주마 하고 한방으로 건너와 혼자 누어 추풍감별곡을 보더니 칭찬하믈 마지안이하며 가뒤 자자주옥이요 귀귀관주로다 미만 이십 된 게집애가 읏지하면 이갓치 텬재를 타고낫스리요 과년 텬생녀질을 난자기로다 하고

잇흔날 강필성을 부르니 강필성이 부르는 긔별 듯고 속으로 생각하되 삿도ᄭᅦ서 일직이 부르시는 일이 업더니 무삼 일노 이갓치 부르시나 하고 리감사ᄭᅢ 문안하니

감사 흔연이 희색을 ᄯᅦ이고 별당으로 드러오라 하거늘 필성이 더욱 이상이 역이고 ᄯᅡ라드러가니 리감사 방으로 불너드려 안고 송이를부르니 송이가 건는방으로 아장아장 거러드러와 필성과 마주 안치니 가위 냥인 심사를 량인지라 두리 서로 감사의 압히라 감히 말을 못 하는마 근경이 읏더할ᄭᅡ

리감사 ᄭᅥᆯᄭᅥᆯ 웃고 필성을 보며 필성아 네가 송이를 보기 위하야 리방 쳔역을 자원하고 드로온 지가 륙칠 삭이 되여도 못 보다가 오날 보니 읏더하냐

필성이 속으로 우리 일이 어대서 발설이 되여서 이갓치 하나 보다 하고 이러 절하며 황숑하외다

(리감사) 너의 두를 안치고 보니 할 수 업는 텬생배필이라 읏지 가상치 안이하랴 오날 송이를 내여줄 ᄭᅥ시나 네가 송이에 수건에 써셔 준 시를 보니 비록 송이가 기생시에 관게가 잇스나 일즉 흥사압동방이란 말갓치 혼인 안이 할 수 업슨즉 송이에 부모를 내려오게 한 후 내가 중대 되여 혼인을 석킬 터이니 그리 아러라 그러나 불가불 서로 그리돈 졍화는 잠시라도 안이 할 수 업슨즉 건는방으로 거서 하여라 하야 보내니 서로 반가운 생각이 읏더허리오마는 위션 리감사에 은덕을 말하며 졍화는 후에 한다

(강필성) 사ㅅ도ᄭᅦ서 우리 일을 읏지 아시고 이갓치 은덕으 내리시나 죽어도 잇지 못하링로다

(송이) 다름이 안이라 작야에 달고 하 막ᄭᅵ로 여차여차한 것을 짓고 여ㅅ차히여ㅅ차히 ᄭᅮᆷ을 ᄭᅮ어 강서방님과 마주 붓드록 울다가 내처 우는 소리를 드르시고 오세서 약시약시히 되여서 오날 이갓치 되엿스니 이 은헤를 엇지하면 만분지일이라도 갑소

말이 채 ᄭᅳᆺ치지 못하야 리감사가 집팽이로 문을 치며 이애드라 미혼전 신랑신부가 무슨 이약이냐 필성아 어서 나가 공사를 보와라 허허

필성이 ᄭᅡᆷᄶᅡᆨ 놀나며 송이에 손을 잡고 작별하니 원수에 리별 별자 ᄯᅩ 리별이 되는구나 이별 이ㅅ자 미워 마라 이 갓흔 리변 이ㅅ자는 경사에 리별이라 그 뉘라서 당해 볼ᄭᅡ

송이가 필성의 손을 흔들며 인제는 우리 원이 업거니와 부탁하오 부탁하오 래일 내여놀지라도 공사에 조심하오 항여나 실수하시리다

필성이 웃고 대답하되 부탁한 말 명심불망할 ᄭᅥ시니 하로 밧비 장인 장모 오시도록 주션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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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판서는 김진사를 옥에다가 가두고 ᄯᅡᆯ을 차저 드려논 후 방송하마 하나 이ᄯᅢ는 일이 어동어서간에 틀인지라

김진사 처음에는 두려하다가 나종에는 악이 나매 두려울 것 업시 말을 막한다

내 ᄯᅡᆯ은 죽엇슨즉 나를 죽이던지 살이던지 대감 마음대로 하시요 하니 허판서 더욱 로하야 아주 옥귀신을 맨들니라 하고 가두더니

허판서가 범남한 마음을 먹다가 발각이 되여 북부를 당한 후 조졍에서 허쎄에 삼족을 멸하고 문인은 죄지경중을 마련하야 중한 자는 교도하고 경한 자는 원도에 배ㅅ치를 하는데 김양주는 교를 당하엿더라

ᄯᅩ 김진사를 사실하야 보더니 됴정에서 운운이 김과쳔이 비록 허가 주션으로 과쳔을 하얏스나 돈으로 한 거시요 ᄯᅡᆯ을 달나 하는 거슬 주시 안이하고 오륙삭을 옥중에서 고생하얏슬 적에는 관게가 업다 하고 ᄯᅩ 리감사가 김모는 허가와 관게 업는 사실을 드러 변명서를 조정에 올니니 조정에서 의심 안이하고 무죄방송하는지라

김진사 턴은을 축수하고 옥문을 나서니 리부인이 벌서 옥문에 기다리는지라

반기여 갓치 사관으로 나와서 서로 붓들며 일장통곡하고

(김진사) 만일 채봉이가 고집을 안니 세고 허가와 결친하던들 화를 면치 못하얏스리니 이런 다행이 어대 ᄯᅩ 잇소 그러나 아모리 부녀지간이라도 나는 채봉이 볼 낫치 업소구료

(리부인) 차역운수요 피역운수라 왕사는 물론하시고 평양으로 내려가서 채봉에 몸이나 ᄲᅢ낼 도리를 합시다 하고 즉시 도보로 발졍하야 열흘 만에야 평양을 득달하야 추향에 집으로 오니 추향모녀 반기여 마지며 인사를 하는데 김진사 위션 채봉에 말을 문는다

아가ㅅ씨 잘 잇는냐

(추향) 네 잘 잇슴니다 하고 기간 강씨와 만나던 말이며 리감사가 몸갑슬 갑고 다려다가 둔 말을 일일히 고하니 김진사 내외 듯고 만심환희하야

(리부인) 그러면 기간 아가씨를 못 보완니

(추향) 리감사댁으로 드러가신 후에는 당초 외인은 남녀 물론하고 출립을 못 하게 하시므로 드러가 보옵지 못하얏슴니다

김진사 내외 즉시 리감사 집으로 나가니 리감사 보고 일면이 여구갓치 반기며 별당으로 다리고 드러가 송이롸 갓치 보게 하니 사람이 너모 반가와도 눈물이 압흘 서는 법이라

세시서 마주 붓들고 일장을 통곡 후 송이가 리감사 은택을 말하니 김진사 내외 이러 절하며 대감 대간의 하해 갓은 은헤 백골난망이로소이다

리감사가 ᄭᅥᆯᄭᅥᆯ 우스며 어런 거시 다 전생에 보본하는 거신데 사소한 거슬 은헤라고 할 것 인나 족히 말할 것 업거니와 대관절 송이에 혼인을 하로 밧비 하라 하고 길을을 택하야 리감사집의서 혼은을 지내게 하니 김진사 내외에 송덕은 이무가론이여니와 린리린읍ᄭᅡ지라도 칭송하는 소래 귀가 압푸더라

김진사 내외 강필성을 보고 일변 깃부나 일변 붓그러운 마음이 업서서 김진사 말을 서슴으며 이애 필성아 내가 너 보기 실로 면란하다마는 전사는 다 가운이요 로부에 망녕이니 조마음에 금도미안이 역이지 마러라

필성이가 처음 생각을 하면 미운 생각도 들지마는 이왕 지낸 일이요 ᄯᅩ 신부를 본들 읏지 내색을 하리요

이러 자리를 다시 하고 이느 다 소서에 불미하믈 인연하야 되미오니 읏지 황송치 안이하오릿가

(리부인) 자네가 이러케 말하면 우리 내외에 허물을 말하미라 더욱 면란하도다 하며 일층 사랑을 더하고 강필성 내외에 질기는 말이야 읏지 다 하리요

차후 리감사 필성에 위인을 사랑하야 나라에 천하야 당하관으로 마니 지내엿더라

저작자 가로되

평양에 추풍감벽공이 류전하미 오리되 그 실사는 업고 감발곡만 잇스니 비유컨대 실사는 ᄲᅮ리요 감별곡은 열매가 되믈 애석하온 지 오래다가 이저 문채에 천단함과 필법에 로둔함을 도라보지 아니하고 혹 듯기도 하고 혹 책자에서 본 거슬 참작하야 한 ᄲᅮ리를 맨드럿스나 가위 우수마별이라 읏지 붓그럽지 안이하라요

열람하시는 동포 자매는 행물후초하심을 바라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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