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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단의 비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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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슬픈 신세


하루에도 몇 천 명 손님에게 칭찬을 받고, 모든 사람에게 귀여움을 받고 떠받들리는 나이 어린 소년과 소녀. 손뼉 소리 속에서만 춤추는 소년과 소녀. 가는 곳마다 몇 만 명 시민이 자기네의 재주를 바라보고 모여들건만은……. 그들의 마음은 더할 수 없이 슬펐습니다.

소년은 열여섯 살이었습니다. 소녀는 열네 살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부모도 없고, 친척도 없고, 고향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누구였고 어머니는 누구였었는지……, 자기의 고향은 어디였었는지, 그런 것은 도무지 알지 못하고 어릴 때부터 곡마단의 단장 내외를 아저씨 아주머니하고 부르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피가 흐르게 두들겨 맞으면서 여러 가지 재주를 배워 온 신세였습니다.

남들이 하는 말같이 소년과 소녀는 친남매 친동생인지……, 어디서 뿔뿔이 얻어다가 남매같이 길리우는 몸인지…… 그것도 분명히 알지 못하는 가여운 신세였습니다.

친오뉘가 아니라도 좋다! 이 넓은 세상에 부모도 형제도 없는 몸이니, 우리 두 사람끼리나 친오빠같이 친누이같이 믿고 지내자고 밤마다 울면서 밤마다 맹세하면서 지낼 뿐이었습니다.

부모도 없고 고향조차 없으니 두 아이는 아무 데를 가도 반가운 곳이 없었습니다. 조선에 오거나 중국에를 가거나 아무 데 가서 아무런 사람을 보아도 두 아이는 혼자서 마음이 슬플 뿐이었습니다.

재주가 끝나고 옷을 갈아입고 음악대 뒤에 숨어 앉아서 흩어져 나가는 구경꾼을 볼 때 자기 같은 어린 소년 소녀가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의 손목을 잡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돌아가는 것을 볼 때마다 그들은 돌아서서 울지 않은 때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