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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국회회의록 3대 19회 90차 국회본회의 (한글 텍스트화).pdf/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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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병졸들 자신이 작전계획을 세우고 군대를 지휘할 능력은 없다. 그렇지만 누가 좋은 장수이며 누가 좋은 지휘관인지 그것을 식별할 능력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다. 일반 민중은 어떤 정치계나 법안에 대해서 이것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을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누구한테 맡껴 놓으면 누구를 대표자로 뽑아 놓으면 그 사람이 일을 잘 해 줄 것인가 하는 그 인물에 대한 판단을 할 능력이 있다’ 그래 가지고 몬테스큐는 대의제도를 주장하였든 것입니다. 국민투표제를 반대했읍니다. 몬테스큐라고 할 것 같으면 근대민주주의 이론의 건설자입니다. 가장 열렬한 민주주의 신봉자에요. 그런 분이 그런 얘기를 했읍니다. 그러니까 국민투표제도라는 것은 병졸들이 졸병들이 나서 가지고 자기가 작전계획을 세우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얘기에요.
그런 학설도 있고 그 밖에 각국의 실례를 보드라도 이것을 우리가 경졸(輕卒)히 채택할 것이 아니라는 문제가 있읍니다. 더욱이 우리나라 민도라든지 우리나라 실정, 우리나라의 관권의 지나친 강대성 이런 것으로 보아서 대단히 위험하다 하는 말씀도 많이 했읍니다. 그러니까 그런 점은 제가 그 이상 여기에서 논의하지 않도록 하겠읍니다.
따라서 저로서 역시 이 조문을 보고 한 가지 느낀 것은 이것이 어떻게 보면 역시 형식상의 결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아까 말한 조문 자체의 모순이라고도 볼 수 있에요. 무엇이냐 하면 그 내용이 어떻게 되었느냐 하면 대한민국의 주권의 제약 또는 영토 변경을 가저올 국가안위에 관한 중대 사항은 국민투표에 붙인다 이랬다 말씀이에요. 이것이 모순이에요. 왜냐하면 주권의 제약이라고 했으니까 주권이 아주 없어지는 경우는 안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주권이 아주 말살되어 가지고 대한민국이 아주 망하는 경우는 제외해 놓고 주권의 제약이다 혹은 이를 테면 어느 외국의 부용국이 된다든지 보호국이 된다든지 혹은 신탁통치를 받는다든지 그런 것일 것입니다. 그런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 그것을 국민투표로 막자는 것이에요.
그 취지나 정신은 대단히 좋게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도 누누히 그런 것을 걱정하시는 그 심정도 제가 이해를 못 하는 바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게 법률 형식으로서 모순이라 그 말이에요. 왜냐하면 현대국가에 있어서 국가의 주권이라는 것은 헌법에 표현된 것입니다. 헌법을 제외하고 주권이라는 것이 없에요. 따로 없단 말씀이에요. 과거에 군주주의 국가 시대에는 국가의 주권을 상징하는 것은 어떤 임금, 개인이나 어떤 가문, 어떤 혈류 그것이 주권을 심보리즈했에요. 하지만 현대국가의 주권은 반드시 헌법 위에 표현되어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주권이 말살 당하거나 혹은 제약을 당하거나 할 때에는 벌써 그 헌법 자체가 말하자면 효력을 상실한 경우에요. 주권이 제약당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현행 헌법이 완전히 있다는 것은 그 나라 주권이 완전하기 때문에 그것이 결국 법률로서 통용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에요.
그러면 그 나라의 주권이 좌우간 어떤 형태로 제약을 받어 가지고 완전한 주권국가가 아니게 가면 그 나라의 헌법 자체가 폐기되는 것입니다. 하나의 새로운 헌법…… 거기에서 지배하는 것은 어떤 외국의 헌법이 지배한다든지 어떤 새로운 헌법이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여기에서 말하는 주권의 제약을 가저오는 경우라고 할 것 같으면 그것은 벌써 헌법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에요. 헌법 자체가 파괴되는 때란 말이에요.
그러면 그것을 어떻게 그 헌법으로 막을 수 있느냐? 헌법에 아무리 국민투표로 막는다, 무엇으로 막는다 다 해 놓았지만 그 국민투표를 규정한 그 헌법 자체가 무효가 되어 버리는데 어떻게 막느냐 말이에요. 이것은 자체가 모순입니다. 이것을 알기 쉽게 말하면, 가령 한 예를 들어서 말할 것 같으면 헌법이 파괴된 그때에는 우리나라 헌법이라는 것은 하나의 종이에 불과하게 되요. 종이에 새긴 글자에 지나지 않는단 말이에요. 그것을 가지고 막을 도리가 없는 것인데, 이것이 가령 종이에 불이 붙었는데 그 불붙은 종이를 가지고 막어라 하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불붙은 종이 가지고 어떻게 불을 막느냐 말이에요. 불을 막으려면 물을 퍼붓든지 흙을 갖다가 덥든지 해야지 제일 타기 쉽고 타고 있는 그 종이를 가지고 불을 막어라 이것은 얘기가 안 된다 말씀이에요. 얘기가 안 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닙니다. 종이를 가지고 불을 막을 수 없는데 자꾸 종이로 막어라 막어라 하는 것은 결국 이것은 다른 의도가 있지 않은가 이것을 의심하게 된단 말씀이에요. 그것은 불을 막는 것이 아니고 불을 지르라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염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