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기행문에는 여행의 순서에서처럼 '언제, 어디를, 어떻게 떠나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고, 어떤 곳을, 어떻게 다녀서 돌아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따라서 먼저 여행을 떠나는 동기와, 떠나는 즐거움이 나타나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여행의 시작과 더불어 기행문에도 여행의 과정이 묘사되어야 한다.
독자는 몸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대신 글을 따라 여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길가 풍경도 어느 정도는 친절히 표시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그 지방의 특색이 나타나야 한다. 각 지방에는 그 나름의 특색이 있다. 지방마다 말씨, 인정, 음식 솜씨, 옷 입는 모습 등이 몹시 다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런 점을 여행자다운 예민한 감각으로 느끼며 재치 있게 표현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기가 여행할 지역의 풍습이나 사적지, 그 지역의 역사 등을 미리 알아두면 기행문 작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기행문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기가 여행할 지역의 풍습이나 사적지, 그 지역의 역사 등을 미리 알아두면 기행문 작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수필隨筆수필은 문자 그대로 붓 가는 대로 쓴 글이다. 따라서 정해진 양식이 없으며, 누구나 쓸 수 있는 문장이다. 그러면서 또한 잘 쓰기가 매우 힘든 글이 수필이다. 아무런 형식의 제한이 없다는 것은 곧 스스로 격(格)을 창조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저 문득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 수필이며, 그러므로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체험하게 되는 사소한 의견이나 사색과 명상의 정신생활에서 얻어지는 단편적인 감상 등이 모두 수필의 내용이 될 수 있다. 그처럼 솔직하고 자신을 벗어 보이는 문장이기 때문에 독자에게 주는 흥미와 감명은 오히려 딴 글보다도 더 크고 향기로울 수 있다.
이처럼 수필은 자유롭고 산만하게 쓰이는 것이므로 누구나 쓸 수 있다. 흔히 수필을 만인(萬人)의 문학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두서 없이 적당히 쓴 잡문을 수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수필을 크게 에세이(essay)와 미셀러니(miscellany)로 구별한다. 에세이는 소론, 철학적·비평적 단상 등을 말하며, 미셀러니는 신변잡기, 감상문 등을 이른다.
에세이가 객관적·지성적인 것이라면 미셀러니는 주관적·감정적인 것이라고 하겠다.
수필은 어디까지나 생활에 뿌리박은 글이어야 한다. 소재나 내용에 있어 삶과 접근하고 생활화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수필은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쉽게 이해하며, 또 어렵지 않게 쓸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그 글에는 뚜렷한 필자의 사상이 부각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필에는 그 사람의 풍모나 인품, 교양, 인생관, 심지어는 취미까지도 그대로 드러난다. 따라서 수필을 쓰자면 무엇보다도 자기를 풍부히 가져야 한다.
수필은 다른 산문학의 장르 가운데서 비교적 짧은 것이 특징이다. 군소리 없는 짧은 글이면서도 그 속에 인생에 대한 무엇을 느낄 수 있도록 써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치 있는 위트와 유머, 날카로운 이성과 논리로 조화 있게 짜여져야 하는 것이다.
또한 수필은 다른 문학 장르처럼 형식이 없다는 것이 그 특징의 하나이다. 소설이나 시처럼 어떤 형식의 제약이 없다는 것은 곧 수필이 그만큼 형식면에서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정한 형식은 없지만 그러면서도 어떤 질서를 요구하는 것이 수필이니만치 그만큼 높은 기교를 필요로 하는 글이라 하겠다.
평범한 소재로 쓰는 글이지만 그 글에는 자기대로의 묘미가 담겨져서, 그러한 개성적 매력이 독자에게 느껴지도록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장을 잘 다듬어야 한다. 모든 글이 다 그렇지만 특히 수필의 매력은 문장에 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글재주만을 부려서는 안 되겠다. 수필은 다른 어떤 종류의 글보다도 가장 필자의 개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글이므로 좋은 수필을 쓰려면 우선 자기 완성에 힘써야 하겠다. 즉 체험이 풍부하며 관찰이 예민하고, 인생을 보는 눈이 확실해야 하기 때문에 한 사람으로서의 인격과 교양을 갖추어야 한다. 나아가 자기 자신만의 멋, 즉 개성미(個性美)를 지니고 있어야겠다. 개성 없는 수필은 맛이 없기 때문이다.
좋은 수필을 읽으면 우리는 인생의 지혜 같은 것을 느끼며, 또한 삶의 보람 같은 것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수필은 말하듯이 서술해야만 한다. 그래야 친근미가 있고, 호소력도 강해지는 것이다.
수필에는 품위가 있어야 한다. 현실에서 벗어나 교만하다든가 초연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천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속된 사물을 보더라도 맑은 눈으로 보아 품위 있게 표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글이 그러하듯이, 좋은 수필을 쓰려면 무엇보다 좋은 수필을 많이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