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의 뜻대로…」 인도인이 대답하였다.
맨 끝으로 온 이는 몬저 온 두 사람들과 아주 달렀다. 작은 몸이 힌 빛이고 누루스름하고 곱슬곱슬한 머리털이 머리를 둘러싼 것은 왕관(王冠)과 같었다. 그러나 파른 눈이 번쩍이는 것을 보면 온유하고 정직하고 유정한 성질을 증명하였다. 머리에는 아모 것도 쓰지 아니하고 무기도 없었다. 넓은 「만도」 밑에는 소매 짧은 적삼을 입었는데 그 적삼은 동정이 넓고 허리에는 끈으로 매여 있고 무릅까지 내렸다. 발에는 에집도인과 같이 가죽끈으로 맨 신을 신었다. 五十세 이상 쯤이었지마는 엄숙한 태도나 조심하게 말하는 것 외에는 젊은 사람과 달르지 아니하야 아름다운 몸이던지 정결한 마음은 세월을 따라서 조곰도 변해지지도 아니하였다. 태도를 보던지 음성을 듯던지 분명히 희랍국인이었다. 에집도인에게 인사한 후에 조곰 물러섰는데 에집도인은 두 사람들을 보고 「성신은 나를 몬저 이곳까지 인도하셨으니 당신 두 분을 섬기랴고 인도하신 줄 믿읍니다. 천막을 세우고 음식을 예비해 두었으니 드러 가서 잡수시오.」 하고 저들의 손을 잡고 천막 밑으로 드러가게 하였다. 그리고 신 끈을 풀어주고 손을 씻어 주어 힌 수건으로 닥거 주었다. 그도 손을 씼은 후에 「천주께서 우리 부탁하신 일에 성공하다면 먹는 것도 잊지 맙시다. 먹는 동안에 각 사람이 누구인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어떻게 이곳을 달하였는가를 서로 이야기하여야 합니다.」 하니 세 사람이 다같이 앉어서 다 한 가지로 머리를 드리우고 가슴에 두 손을 합장하야 「모든 이의 아비신 천주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당신에게서 온 것이라. 우리 사례를 받으시고 또한 우리가 언제든지 당신 거륵하신 의향을 복종하도록 우리를 강복하시옵소기서.」 하는 기구가 끝일 적에 서로 퍽 이상하게 처다 보았다. 지금까지 그것을 생각지도 아니하였지마는 각 사람이 서로 말하지 않는 자기 본 나라의 말로 말하였어도 그래도 서로 잘 아라 드렀다. 천주께서 저들과 한 가지로 계신 것을 증거하는 그 기적을 보아 세 사람들은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었다.
- 三, 가스발
로마 건국 七백四十七년 十二월 치운 겨울에 이와 같이 세 사람이 회합하였다. 그들이 맛있게 먹은 후에 이야기판이 버러졌다. 「외국에 여행할 때 친구의 입에서 자기 일홈이 나오는 것을 듯는 것보다 더 반가운 것이 없읍니다. 이제 우리는 여러 날 동안 가치 지내게 되었으니 서로 알고 지내야 되지 않겠읍니가. 별 지장이 없을 것 같으면 지금 오신 분이 몬저 이야기하시는 것이 어떠십니가」 이와 같이 회장격인 에집도인이 말하였다. 그 말을 듯고 희랍국인이 조심조심 입을 여렀다. 「내가 당신들에게 이야기할 것은 얼마나 이상한지 어디서부터 시작하여야 할지 또는 어떠한 말로 하여야 될지 모르겠읍니다. 내게 당한 것이나 내가 하는 것이나 아직까지 잘 깨닫지 못하였읍니다. 다만 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