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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박용철 번역 시집(1939).pdf/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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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내가 너의 사랑을 등불 삼어 내 앞에 들린다면
멀고 험한 저 「어둠의 길」을 내려갈 제—,
나는 저 끝없는 그림자를 안 무서워 하리라
놀라서 울지도 않으리라

내가 하나님을 찾어 만난다면 만나 뵈려니와
「그이」가 아니 게신다면 나는 평안이 잠들리라.
이 세상에서 네 사랑이 나를 만족시켰음을 아노니—
아— 어둠 속에 한낯 등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