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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소학생 74호.pdf/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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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좀 더 신기하고 재미가 나는 듯이 코대답이었다.

"너 학교 다녔니?"

"응 작년 겨울에 그만 두었지만……"

"어디서?"

"남산 국민 학교 오년급까지……"

완식이는 나도 너의만큼 공부는 했단다 하는 기색으로 뽑내 보인다.

"그 안됐구나. 왜 그만 두었단 말이냐?"

규상이도 제대로 갔더면 이번 개학에 육학년이 되는 것을, 이북에서 이사 오는 통에 때를 놓치고, 그만 일년이 늦어진 터이지마는, 국민 학교를 일년 남기고 못다니게 되었다는 것이 가여웠다.

"집에 불이 나서 이리 이사 오느라구……"

하며 완식이는 무심코 또 눈이 규상이의 구두로 가다가 외면을 하면서 제 발을 넌지시 옴추려 드렸다. 뿌연 먼지에 뒷발이 된 까맣게 걸은 발에 걸린 그 고무신짝이나마 코가 찢어지고, 가가 돌은 그 꼴을 내려다 보면, 이 애하고 동무가 될 자기 처지가 아니라는 생각이면서도 역시 부끄러웠다.

"응! 불이 났어? 그러기루 전학을 할 일이지 우리 학교에."

"얘, 속 시원한 □□□□□. 웬놈의 □은 그리 □은지, □우 얻□들은 다다미 삼□방 하나나마 깝살□고 거리로 쫓겨났는데……"

완식이는 풀없이 무슨 무슨 말을 이으려는데 이번에는 축구화 신은 아이가 소리를 치며, 규상이더러 어서 나오라는 통에 말 허리가 잘리고 말았다.

"규상아! 이자식, 넌 그깐 자식하구 무슨 이야기에 팔렸니? 어서 나와. 안나올테이냐?"

그깐 자식이란 말이, 규상이의 귀에도 거슬렸지마는, 이 아이가 어떻게 들었을까 민망한 생각으로 넌지시 곁눈질을 해 보자니까, 머리가 휘둘린다는 이 채석장의 소년은, 그 온유해 보이던 눈이 금시로 모가 지며, 얼굴은 한층 더 빨개져 간다. 악물은 입구도 바르르 떨리었다.

"저자식 누구냐? 한반 애냐?"

완식이의 목소리는 떨리며 무심코 두주먹을 무릎 위에 쥐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