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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소학생 74호.pdf/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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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앞서 달렸읍니다. 바기라는 재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뛰어갔읍니다. 카아는 입을 꼭 다물고 바기라의 뒤를 대서는 데 아무리 바기라가 빨리 달려도, 그 큼직한 능구렁이는 언제나 바기라의 뒤를 바짝 쫓아갔읍니다. 그러다가 그들이 냇물에 다달았을 때는 바기라가 휠씬 앞설 수 있었읍니다. 왜그러냐하면 바기라는 이쪽 가에서 저쪽 가로 성큼 뛰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때에 카아는 머리와 모가지를 두어 자쯤 내놓고 혜엄을 쳐 건넜습니다. 그러나 평지에서 다시 카아바기라에게 바짝 대설 수 있었읍니다.

이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도 둘이서는 바쁜 가운데도 정답게 이야기를 하며 달렸읍니다.

어느덧 해는 저물어 갑니다.

"여보게 카아, 자네 걸음도 엔간하이그려."

"응 난 몹시 시장해. 무어 놈들이 나를 개구락지라고 그랬다지?"

"지렁이라네. 자네가 노랑둥이 지렁이라고 그랬다네."

“개구락지나 지렁이나 마찬가지지. 온 그런 발겨 죽일 놈들이 있담메? 그 소릴 들으니까 더 시장하이, 어서 가세."

주림과 분에 찬 카아는 땅 위를 마치 물 흘러가듯 쏜살같이 내달았읍니다.

원숭이의 노래

원숭이의 소굴에서는, 원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