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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소학생 74호.pdf/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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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있었습니다. 이 연못가에는, 백년 전에 죽은 여왕을 위하여 세웠던 흰 대리석의 별당이, 지금은 부서져서 남아 있었으며, 그 둥근 지붕은 반은 무너져서 대궐로 통한 지하도를 막아버리고 있었읍니다. 그 지하도로 하여, 여왕은 이 별당에 왔던 것입니다. 허무러졌기는 하지마는 아직도 대리석의 벽이 아름다워서, 달이 언덕 위로 솟아오를 대면, 달빛은 이 별당에 곱게 비치는 것이었습니다. 모으구리는 몸이 아프고, 졸리고, 또 시장했지마는, 원숭이가 한꺼번에 스무 마리나 제멋대로, 저희들이 이 세상에서 잘났다고 떠들며, 이렇게 좋은데서 도망하려드는 너는 얼마나 어리석으냐고 달래는데는 그만 웃지 않을 수 없었읍니다.

동요 사냥군 한 인현

숨어라 꼭꼭, 모두다 꼭꼭
건너 산 솔밭에 사냥군 들었다.
양지쪽 노루는 응달에 꼭꼭.
너구린 굴 속에 토끼는 눈 속에.
꿩들은 꺽꺽, 기침도 말아라.

감춰라 살짝, 발자국 살짝.
사냥군 따를라 너희들 발자국.
나무 위 새들아 재빨리 내려온.
눈에 난 발자국 하나도 안비게.
날개로 살살 덮어서 감춰라.

울어라 깍깍, 까마귀 깍깍.
사냥군 가는 곳 앞서서 다니며.
네 소리 언잖아 총 끝이 떨리면.
헛방만 놓다가 그대로 간단다.
울어라 깍깍 목놓아 울어라.

"우리들은 위대하다. 우리들은 자유롭다. 우리들은 놀랍다. 우리들은 대정글 가운데서 가장 놀라운 족속이다. 우리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것은 참말일거다."

라고 그들은 외쳤읍니다.

"너는 풋내기일 뿐 아니라, 장차 모든 짐승둘에게 우리 말을 전해 줄 녀석이니까, 우리에 대한 것은 무어든 빼놓지 말고 알아두어야 해."

모오구리는 별로 반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원숭이들은 별당에 주렁주렁 매달려서, 수백 마리가 "원숭이의 노래" 를 부르고, 또 연설자의 말을 듣고 하였읍니다. 그리고 연설자가 숨을 쉬느라고 좀 말을 끊으면 으레 그들은 악들을 쓰고 발을 구르고 하였습니다.

"그렇구말구, 모두가 사실이지!"

모오구리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잠자코 있다가, 그들이 무어라고 물으면 그저 코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아마 미친 승냥이 타바기가 이놈들을 죄다 물어버렸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놈들이 이렇게 미칠 수가 있담. 대체 이놈들은 잠을 모르는 것일까? 저 구름이 달을 가리려고 한다. 달이 아주 가벼지기만 하면, 나는 어둠을 타서 도망을 갈 수 있으련만. 아아 그러나 나는 너무나 고단하구나.)

라고 모오구리는 속으로 생각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