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니다.
어름 속에 버려진 싸움
같은 그 구름을, 성벽 아래 개천 가운데 몸을 감추고, 바라보는 모오구리의 구원대가 있었읍니다. 그들은 말할 것도 없이 표범 바기라, 구렁이 카아였읍니다.
그들은 숨어서 구름과 달을 지키고 있는 까닭은, 원숭이가 떼를 지어 있을 때에 얼마나 위험한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숭이들은 100; 1 이 아니면 결코 싸우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서쪽 성벽으로 가겠네. 그래서 비탈을 이용하여 와짝 쳐 들어갈 텔세. 저놈들은 수백 마리가 다 한꺼번에 내 등에 올라서진 못할 거야. 이런 때에."
이렇게 카아가 말하자, 바기라가 뒤를 이어 말했읍니다.
"그렇구말구 이런 때에 발루가 함께 있어주었으면 오죽이나 좋을까. 그러나 우린 우리끼리만도 할건 해야 돼. 저 구름이 달을 가렸을 때에 나는 난간 쪽으로 가겠네. 저놈들이 거기서 그애 일로 무슨 회의를 하는 모양이야."
"그럼 꼭 성공하게."
카아가 굵다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읍니다. 그리고는 서쪽 성벽으로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갔읍니다. 우연한 일이나 그것은 제일 많이 헐은 성벽이었읍니다. 그래서 그 커다란 능구렁이는 얼마 동안 어쩔 줄을 몰랐다가, 간신히 돌 벽 위로 올라가는 길을 발견해 냈읍니다.
구름은 달을 가리었읍니다.
모오구리가 장차 어떻게 되는가 하고 있을 즈음이었읍니다. 그는 문듯, 바기라의 가벼운 발소리를 들었읍니다. 이 검정 표범은 거의 소리를 내지 않고 난간 위를 훌쩍 뛰어올라온 것이었읍니다.
다음 순간이었읍니다. 몸부림을 치면서 표범은 원숭이 떼에 뛰어들자 발앞로써 닥치는 대로 원숭이를 후려갈기기 시작했읍니다. 물론, 표범에게 한 번 물리면 원숭이는 크게 상처를 입는 것이지마는, 이 급한 때에 원숭이를 물어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되겠다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 난데 없이 달려든 적으로 인하여, 원숭이들은 곧 모오구리를 열겹 스무 겹으로 에워싸고 앉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무서움과 노여움에 악을악을 쓰고 있었읍니다. 그리고 바기라가 너머져가는 원숭이를 짓밟으며 쳐들어왔을 때, 원숭이 하나이 악을 썼습니다.
"인제 보니까 한 놈이다! 죽여라 죽여!"
이 소리를 듣자, 와아 하고, 원숭이들은 표범에게 달려들며, 물고 할퀴고 꼬집고, 잡아다리고 하여, 마치 벌떼처럼 뒤덮어버렸읍니다.
한 편 대여섯 마리는 모오구리를 붙잡아다가 별당 벽 위로 끌어올리고는, 뚫어진 구멍 속에 떨어뜨렸읍니다. 이런 때에 만약 모오구리가 사람에게 훈련을 받은 아이였더면, 크게 다쳤는지 모릅니다. 왜그러냐하면, 그가 떨어진 높이는 열 다섯 자가 넘었기 때문입니다. 모오구리는 발루한테서, 높은데서 떨어지는 방법을 고대로 썼던 것입니다. 그래서 떨어졌을 때는 가볍게 오뚝 설 수가 있었읍니다.
"거기 꼼짝 말고 있거라! 네 동무놈을 죽일 때까지."
한 원숭이가 이렇게 외치자, 다른 원숭이가,
"독을 가진 족속들이 널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하구 또 인연을 맺자꾸나.”
모오구리가 떨어진 곳은 고부라가 우굴우굴하였읍니다. 고부라란 인도에 사는 독사입니다. 이 독사는 옛 궁터를 찾아다니며 집을 정하였읍니다. (다음호에 계속)
일은 크게 벌어졌읍니다. 또 모오구리는 독사 틈에 떨어졌고, 바기라는 얻어맞는 중입니다. 카아는 지금 어떻게 나올 것이며, 늙은 곰 발루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다음치를 기다리십시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