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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조선어학회 한글 (1권 3호).pdf/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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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리 말

오는 칠월 스무일헤날은 우리 한힌샘 스승의 환으로 돌아가신 열여듧재 되는 날입니다。 오늘에 우리의 스승을 그리워 생각함이 그지없으며, 더욱이 이 『한글』을 박아내자 처음으로 맞게 되는 이 때를 다다라, 오로지 이로 하여 한 뉘를 바치신 스승의 그 적의 일을 돌아보매, 우리의 우러러 느낌이 다시금 새로워집니다。

이제 우리는 스승을 생각하는 한 보람으로, 여기에서 『한글 글씨 맞힘』을 따로이 실으기로 한것입니다。 이는 첫재로 스승의 끼치신 뜻을 이으려 함이며, 다음으로 오늘날 여러 사람들이 모두 알고 싶어하는 뜻을 맞추려 함입니다。

이 한 말로 써 이 달 치 『한글』을 박아내는 대강의 뜻을 적습니다。 (이윤재)

한힌샘 스승님
가 람

온누리 컴컴하고 바람도 사납은데
꺼지는 그 등불을 다시 밝혀 손에 들고
  그 밤에 험궂은 길에
              앞을 서서 가시다。
              
진대나 마른대를 어이 골라 드듸오리
비 오고 눈이 오든 밤과 낮을 가리 오리
  다만 그 바쁘신 길을
              다 못 걸어 하시다。
              
꾸밈과 진장함은 좀애도 없으시며
비웃고 사위하여 기리는 이 뉘이오리
  스스로 믿으신 마음
              예어갈뿐 이외다。

덛거츤 옛 동산에 길이 새로 되엇어라
어리든 잠을 깨고 서로 딿아 나아가니
  제마다 새 눈 뜨이며
             에헤애해 하노라。

헐고 문어지고 그 무어이 남앗으리
밟고 가신 그 자취에 몬지라도 귀엽거든
  하물며 또 다시 없는
            이 보배를 위함에랴。
            
어져 동무들아 의발만 이를쏘냐
넓은 그 이마에 빛나는 슬기시며
  크고도 깊으신 안이야
            다시 헬수 없노라。

- (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