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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조선어학회 한글 (1권 3호).pd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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周時經 先生

선생은 1876(丙子)年 十一月 七日 黃海道 鳳山 땅에서 나아, 설흔아홉 되든 1914(甲寅)年 七月 二十七日에 한창 壯年으로 이 세상을 떠낫다。

갖 나면서 젖이 부족하고, 나든 해 丙子年과 이듬해 丁丑年은 무서운 흉년이 들어, 어린 아기의 작은 먹이조차 때를 세번이나 걸러 까무러졌다가 깨어난 일까지 잇었다。 여섯살에 입학하야, 열두살까지 漢文을 배우다가, 열세살 때부터 서울 서 열일곱살 때까지 스승에게 漢文을 게속하였다。

선생이 여듧살 때에 이웃 아이들하고 문밖에 나가 놀다가, 남으로 덜럴봉이란 산에 하늘이 맞닿은 것을 보고, 하늘이 어떠한가 만지어 보자 하고, 이웃 아이들과 동무가 되어, 산으로 올라 갓는데, 동무 아이들은 산 중턱에서 꽃 따기에만 맛을 들여, 하늘 만질 생각을 아주 잊어버리엇으나, 선생은 위태함을 무릅쓰고서, 기어히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니, 거기서도 하늘이 썩 멀뿐 아니라, 집 잇는 대를 바라보면, 하늘이 도리어 낮음을 보고, 그제야 하늘이 참 넓고 커서 끌 닿은 대를 모르것마는 높게도 뵈고 낮게도 보임은 다 눈의 어림인줄 알고, 의혹이 풀려서, 뛰놀며 집으로 돌아 왔다。

선생이 조선말 연구에 뜻을 두기는 열일곱살 때이다。 이 때에 스승에게 한문을 배울제, 매양 글 뜻을 해석하려면, 반드시 우리말로 새김을 보고, 속으로 생각하기틀, 글이란 것은 말을 적으면 그만일 것이다。 그러나, 적는 방법 곧 부호가 이 한문같이 거북하고 어려워서야 학식을 얻기가 얼마나 어려우랴。 만일 우리의 글로 대신한다 하면, 참으로 事半功倍일 것이다。 하고 분을 내어, 우리 言文을 연구하기로 뜻을 정하고, 먼저 文法을 연구하기로 착수하니, 이는 조선에 言文이 잇는 후 처음 일이요, 조선사람이 스스로 자기의 言文을 科學的으로 해석하는 嚆矢이다。 이 사람 이 때의 自覺과 決心은 참으

周스승님을 생각함
감 메

서울의 둘래 山에 푸른 빛이 무르녹으니, 돌아간 여름은 또 다시 왓도다。 돌아간 여름이 해로 해로 돌아음을 볼 때마다 다시 돌아오지 아니하는 임의 생각만이 나의 머리속에 돌아오노나。

세월은 쉬지 않고 흐릅니다. 임이 가신 지가 어느덧 열하고 또 아홉 해로다。 그 동안 빠르고도 긴 세월에 人世의 變遷이 적지 아니합니다. 온 누리에는 큰 變動으로 들어 찻습니다。 이 變動의 바퀴는 우리 조선에도 들어왔읍니다。 그리하여, 여 러가지의 달라짐이 밤낮으로 골골이 살살이 생기는 동안에 새로 된 배판은 반드시 우리에게 이롭고 행복스럽지 못하였읍니 다。 된 서리, 찬 바람이 여린 목숨을 시다루기 여간이 아니었읍니다。 동으로 서로 북으로 흩어지며 살아진 목숨이야 어 찌다 말씀하오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