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노래/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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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드나무 가지에 새눈이 돋아나오며,
해죽해죽 웃으며 흐르는 강(江)물에 씻기우는
강(江) 두던에는 새 봄의 기운(氣運)이 안개같이 어리울 때,
“나를 생각하라”고, 그대는 속삭이고 갔어라.

넘어가는 새빨간 핏빛의 저녁 노을이,
늦어가는 소녀(少女)의 나물 광주리에서 웃으며,
꿈을 잃은 늙은이의 가슴을 덮어 비추일 때,
“나를 생각하라”고, 그대는 속삭이고 갔어라.

악조(樂調)의 고운 꿈길이 두 번 보드라운 바람을 따라,
저멀리 먼 바다를 건너 새 방향(芳香)을 놓는 이 때,
“나를 생각하라”신 그대는 찾기조차 바이 없어라.
밤이면 밤마다, 날이면 날마다 노래 부르며,
물결의 기억(記憶)이 흰 모래밭을 숨어드는 이 때,
“나를 생각하라”신 그대는 찾기조차 바이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