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노래/삼 년의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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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의 아지랑이 끼여 오를 때
옅푸른 어린 풀을 함께 밟으며
달콤한 첫사랑에 몸을 잊음도
어느덧 해를 모아 삼년이러라.

아카시아 아래의 그대 무릎에
누워선 끝없는 꿈 길이 맺으며
내 세상의 웃음을 서로 바꿈도
어느덧 해를 모아 삼년이러라.

햇볕에 낯을 붉힌 내리는 낙엽
함께 앉아 옛 기억을 속에 그리며
사랑의 가을날을 서러워한 것도
어느덧 해를 모아 삼년이더라.

때 아닌 가을바람 멍에 하여서
애닯게도 이별을 맘 아파하며
뜬 기약의 만남을 속삭인 것도
어느덧 해를 모아 삼년이러라.

파리한 그대 얼굴 꿈에 보고는
이향(異鄕)의 겨울밤을 앉아 새우며
유리(流離)의 쓰린 몸을 탄식한 것도
어느덧 해를 모아 삼년이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