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새 옷을 갈아 입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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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아내의
부드런 손길이 쥐어 짠
신선한 냇물이 향그런가?

하늘이 높은 가을,
송아지 떼가 참새를 쫓는
마을 언덕은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이냐만,
고혹적인 흙내가
나의 등골에 전류처럼
퍼붓고 지나간 것은,
어째서 고향의 불행한 노래뿐이냐?

언제부터 살찐 흙 속에 자라난
나뭇가지엔 쓴 열매밖에,
붉은 꽃 한 송이 안 피었는가!
가끔 촌 사람들이
목을 매고 늘어진 이튿날 아침,
숲속을 울리던 통곡 소리들
나는 잊지 않고 있다.

행복이란 꾀꼬리 울음이냐?
푸른 숲에서나, 누른 들에서나,
한번 손에 잡히지 않았고,
아……
태양 아래 자유가 있다 하나,
땅 위엔 행복이 있지 않았다.

새 옷을 갈아입으며,
들창 너머로 불현듯
자유에의 갈망을 느끼려는
나의 마음아!
너는 한낱 철없는 어린애가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