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어린 태양이 말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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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할 새
조그만 태양이 된
나의 마음에
고향은
멀어갈수록 커졌다.

누구 하나
남기고 오지 않았고,
못 잊을
풀 한 포기 없건만,
기적이 울고
대륙에 닿은 한 가닥 줄이
최후로 풀어지며,
그만 물새처럼
나는 외로워졌다.

잊어버리었던 고향의
어둔 실현의 무게가
떠오르려는 어린 태양을
바다 속으로 누를 듯
사납다만.
나무 하나 없는
하늘과 바다 사이
구름과 바람을 뚫고,
하룻저녁
너른 수평선 아래로,
아름다이 가라앉는
낙일(落日)이,
나의 가슴에
놀처럼 붉다.

이제는 먼 고향이여!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으로
나를 내치고,
이내 아픈 신음 소리로
나를 부르는
그대의 마음은
너무나 진망궂은
청년들의 운명이구나!

참아야 할 고난은
나의 용기를 돋우고,
외로움은
나의 용기 위에
또 한 가지 광채를 더했으면……

아아, 나의 대륙아!
그대의 말없는 운명 가운데
나는 우리의 무덤 앞에 설
비석의 글발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