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최후의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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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크고,
얼마나 두려운 힘이기에,
세월이여! 너는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 왔느냐?

밀치고, 또
박차고 하면,
급기야 나는
최후의 항구로 외로이
돌아오지 않는 손이 되리라만,
낙일(落日)이여! 나에겐,
아직 한마디 말이 있다.

참말 머리 위엔
별 하나이 없고,
어둔 하늘이
홍수처럼
산하를 덮어,
한자욱 발길조차
나의 고향을
밟을 수가 없다면,

아아, 꺼지려는 눈아!
네 빛이 흐리기 전에,
차라리 나는
호화로이 밤하늘에 흩어지는
오색 불꽃에,
아름다운 운명을
배우련다.

최후의 염원이여!
너는 나의
즐거움이냐? 슬픔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