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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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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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제13대 대통령 노태우 1990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
1989년 10월 10일 화요일


1990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대통령 국정연설을 대독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1990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그 심의를 요청함에 즈음하여 새해 국정운영의 기본방향과 주요시책을 말씀드리고 의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고자 합니다.

새해 1990년은 우리가 선진복지국가로 들어서는 부푼 꿈을 실현할 90년대가 시작되는 첫해입니다.

또한 앞으로의 10년은 분단과 시련으로 점철된 20세기를 마무리 짓고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 그리고 민족웅비의 2000년대를 열어 나가는 준비를 본격화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때에 가장 긴요한 일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것이며, 아울러 각 부문의 균형발전을 통해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복지사회를 이루어 나가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금년 초에 저는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올해가 질서 속에 민주발전을 이룩하는 해가 되도록 하자고 호소하고, 새로운 민주질서의 정착과 경제의 안정성장 그리고 복지사회의 건설 및 통일자주외교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사람마다 시각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6․29선언 이후 오늘의 시점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민주화는 크게 보아 올바른 방향에서 착실한 진전을 이루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정치적 측면에서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명백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회와 정당이 활성화되어 제자리를 찾고 있으며, 입법부는 독립성을 누리고 언론의 자유는 만개하고 있습니다.

또 사회 각 분야와 국민생활 전반에 걸쳐 자율성이 제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면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민주화 과정에 편승한 이념적 갈등과 갖가지 폭력 및 독선, 불법과 무질서의 모습이 혼란과 불안을 조성함으로써 국민들의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봄과 여름 사이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우리 모두 기억할 것입니다.

폭력집단 시위학생들에 의해 7명의 경찰관들이 순직했던 부산의 동의대사건, 불법행동을 수반한 극심한 노사분규, 전교조 문제에서 나타난 교육현장의 갈등, 그리고 목사․신부․학생, 심지어 국회의원이 밀입북하여 북한노선에 동조한 사건 등이 우리에게 준 충격은 너무나 컸습니다.


의원 여러분.

오늘날 우리가 처해 있는 국내외 환경은 더 이상 자기 소모적인 문제에 얽매여 내부분열과 퇴영속에 배회하고 있을 틈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밖으로 시야를 돌려볼 때, 작금의 세계정세는 소련의 개방정책, 중국의 민주화 갈등, 동구권의 개혁진통 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종전의 이데올로기 대립구조가 무너지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다원체제로 이행되는 전환기적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국제경제 면에서는 유럽공동체가 1992년까지 단일시장화되는 등 세계경제의 블록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무역시장의 보호주의경향 속에 통상마찰의 소지는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한편 국내적으로는 우리 국민들도 이제 정치적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계층 간의 상대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제도 등을 개혁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의원 여러분.

대외적으로 급변하는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대내적으로 보다 큰 국민의 복지욕구에 부응하면서 민주발전․국민화합․사회개혁이라는 국가적 당면과제를 성취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와 야는 물론 국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인식 아래서 저는 새해 국정운영의 기본방향을 한민족공동체 통일기반의 조성, 민족자존외교의 실현, 실질적 민주질서의 정착, 경제사회의 균형발전, 민족문화와 교육의 진흥 등에 두고, 다음과 같이 분야별로 시책을 펴 나가고자 합니다.


먼저 정치분야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새 공화국 출범 이후 1년 7개월여 경과한 지금까지의 민주화 과정을 개관해 볼 때 제도 면에서의 민주화를 담보하는 틀은 일단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는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뿐만이 아니라 실질로서의 민주주의도 본격적으로 실현해 나가야할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정치행태와 정치문화의 민주화가 이루어 져야 하겠습니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동반자정신이 뿌리 내리고, 흑백논리에 따른 반대를 위한 반대,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사고는 지양되어야 하며, 정치권 밖에서의 무절제한 과격투쟁도 배격되어야 할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저는 우리가 추구해 나가고 있는 ‘실질로서의 민주주의’ 실현을 방해하는 세력, 다시 말해 법질서를 무시하고 폭력을 행사하여 자기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세력이나 우리의 자유민주체제를 번복시키고자 하는 좌익폭력혁명세력에 대해서는 엄정한 공권력의 행사를 통해 이를 강력히 다스려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두는 바입니다.

그동안 저는 국민들에게 인내와 자제를 호소하면서 신중하게 정부를 이끌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민주화 과정에 폭력이 수반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무엇보다 좌익폭력혁명세력이 민주화의 이름 아래 자리를 잡아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분명히 형성되었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사회안정을 확보하라는 것이 절대다수 국민들의 엄숙한 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는 법치주의인 만큼 정부는 앞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폭력․불법세력에 엄격히 대응함으로써 법질서를 확립할 것입니다. 이는 동시에 민주주의의 기초를 다지는 길이기도 합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의 국가발전에 있어서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이른바 제5공화국에서의 권력형 비리문제는 그동안 국회특위 등의 노력으로 그 진상이 충분히 밝혀졌고, 정부는 이에 따라 검찰의 독립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사법처리를 엄정하게 매듭지은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과거청산이 별로 이루어진 것이 없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 것은 객관적인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적인 마무리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국회 안에서 조기에 좋은 해결방안을 마련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진정한 의미의 과거청산은 모든 국정분야의 민주개혁에 달려 있는 것이며, 특정인의 인책이나 증언이 본질적 문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이와 함께 광주민주화운동 문제는 우리가 가장 시급히 풀어 나가야 할 시대적 과제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미 민주화운동의 일환으로 규정되고 정부의 사과를 통해 명예회복이 이루어진 광주사태의 보상문제가 각 정당 간의 견해차이로 인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은 채 새 공화국 출범 이후 1년 7개월여 시간을 허송하고 있음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부상자와 유족들의 입장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80년대에 발생한 문제를 90년대까지 끌고 갈수는 없습니다.

혹시라도 미진한 점이 있다면 국회 내에서 협의하여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연내에는 과거문제를 깨끗이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화합의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바라마지않습니다.


의원 여러분.

내년은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는 해입니다.

지방자치에 관한 구체적인 제도․절차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마련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만, 지방의회는 내년 상반기 중 구성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는 그다음 단계에서 실시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와 병행하여 교육자치제도 실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민주발전의 성패는 임박한 지방자치의 시대를 어떻게 여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우리는 지혜와 힘을 함께 모아 바람직한 자치제도가 뿌리내리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정부로서는 지역감정․선거과열 등 우려되는 부작용을 극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통일․외교․안보 분야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민족은 하나이며 통일은 하루 빨리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반세기 가까이 적대시하는 가운데 이질화되어 온 남과 북이 일시에 하나의 국가로 될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남북 간에 개방과 협력의 문호를 넓혀 상호신뢰가 이루어진 바탕위에서 통합을 추진해 나가야만 합니다.

저는 자주․평화․민주의 3원칙을 바탕으로 남북연합의 중간과정을 거쳐 통일민주공화국을 실현하고자 하는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일관성 있게 추진함으로써, 남북 간의 교류․협력뿐만 아니라 정치․군사문제 등의 분야에서도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세계는 지금 동․서 양 진영 간의 이념대립이 퇴색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국제질서에 새로운 변화가 모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북방외교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유엔가입의 조기실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지난 2월 헝가리와 외교관계를 수립하여 북방외교의 첫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만, 앞으로 여타 동구국가들과도 꾸준히 경제․통상관계를 확대해 가면서 정부 간의 공식외교관계수립도 적극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소련과는 지난 4월 상호 무역사무소를 개설한 것을 비롯하여 다방면의 교류와 협력의 기회가 모색되고 있으며, 한편 사할린 교포문제의 해결을 위해 금명간 정부조사단의 사할린 방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또 미국, 일본, 유럽 등 우리의 전통적인 우방들과의 유대를 더 한층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한미 양국은 부시 대통령과 퀘일 부통령의 방한에 의해 그 어느 때보다도 견실한 관계에 있습니다만, 곧 제가 워싱턴을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의 안보협력 문제 등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기존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양국 국민간의 전통적인 우의와 신뢰가 사소한 이해관계나 감정에 의해 손상됨이 없이 더욱 증진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한편 인근 아시아․태평양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며, 한․일관계가 이 지역 전체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갖는 중요성을 감안하여 정부차원은 물론 민간 각 분야에 걸쳐 다각도로 양국관계를 심화시켜 나가겠습니다.

국방에 있어서는 남북 간 적대관계가 완화될 때가지 대북군사력 격차해소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국가총력방위태세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군 지휘구조를 발전시켜 통합전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하고, 고도의 조기경보태세와 대응작전태세를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군용시설의 교외이전을 국토종합개발계획과 연계하여 추진하고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제고하여 국민편익을 도모해 나가겠습니다.


다음은 경제부문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난 3년간 12%를 넘는 고도성장을 이룩해 왔습니다만, 금년도는 8% 내외의 적정수준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연초 이래의 극심한 노사분규와 원화절상 등에 따라 수출경쟁력이 저하되고 설비투자가 부진하여 금년 상반기 중에는 예상보다 낮은 6.5%의 성장을 나타냈습니다.

물론 경기순환 측면에서 볼 때 일시적인 감속성장은 그 자체로서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진정 우려해야 할 것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훼손되고 있는 측면이라 하겠습니다.

의원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금년 들어 장기화․대형화 추세를 보인 노사대립은 성장의 둔화나 물가불안, 투자부진이라는 가시적인 폐해뿐만 아니라 우리가 자랑으로 삼아 왔던 근로윤리 및 기업가정신의 쇠퇴 등 경제질서와 기강의 해이를 가져왔습니다.

더욱이 이와 같이 어려운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과소비풍조가 만연하고 일부 지역의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불안 요인이 가중되어 그간 어렵게 구축한 안정기조마저 흔들리게 되었으며, 이러한 사회병리가 빠른 시일 내에 치유되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의 지속적 발전에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하겠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여 고임금, 고물가, 저성장의 악순환을 단절하고자 각계의 욕구 자제 호소, 총수요의 안정적 관리, 수출환경의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경제종합대책을 지난 6월 19일에 마련․시행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로 최근 수출과 설비투자가 다소 회복세로 돌아서고 건설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호조세가 지속되어 하반기 중에 경기가 점차 활력을 되찾음에 따라, 연간 경제성장률은 7% 수준에 달하고 실업률도 3% 수준에서 안정될 전망입니다.

물가는 9월 말 현재 소비자물가가 4.8%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4/4분기 중 부문별 수급및 가격대책에 철저를 기하여 당초의 연간목표인 5% 수준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한편 그동안 계속 치솟기만 하던 부동산가격이 최근에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 내년도의 우리 경제의 모습과 경제운용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내년에는 세계경기의 침체로 수출시장이 더욱 경색되고 노사관계 등 일부 사회불안요인이 아직 남아 있어 경제운용 여건이 금년보다 결코 밝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원가절감과 기술혁신 등 체질개선에 노력하고 근로자는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면서 생산성 향상에 동참하고 정부 또한 기업의 투자심리 제고와 구조조정 노력을 최대한 지원한다면 수출과 투자부문의 회복에 힘입어 내년도에는 3.2%의 실업률 수준에서 7.5%의 경제성장이 달성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제수지 흑자규모는 수출경쟁력 회복을 바탕으로 GNP의 2% 수준인 70억 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가는 한 자리 숫자정신이 사회 전반에 뿌리 내리도록 하고 부동산투기 등 인플레심리를 효율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연 3% 내지 5% 수준에서 안정시켜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용의 기본방향을 안정기조의 확고한 구축, 경제활력의 회복, 국민복지 및 형평의 증진, 그리고 국제화의 가속화에 두고 관련시책을 착실히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러한 경제운용 방향하에 정부가 내년도에 역점을 두고 추진할 시책을 재정투자 면과 제도개혁 면으로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재정투자 면에서는 새해에도 농어촌․저소득층 등 낙후부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주택․의료․환경 등 국민생활 개선을 위한 재정지원을 강화하며 지역 간 균형발전과 성장잠재력 배양에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의원 여러분.

농어촌과 저소득층 등에 대한 집중투자로 균형잡힌 사회를 이룩하겠다는 것은 저의 일관된 신념입니다.

새해에는 농어촌공사와 농지관리기금을 신설하여 농가의 영농규모를 늘리고 자경농민에 대한 농지구입자금을 확대공급 하겠으며 농지에 대한 장기임대차 제도도 도입․운영하겠습니다.

현지 농어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지는 방향으로 농어촌공업화시책을 발전시키고 취업희망 농어민에 대한 기술교육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많은 농어민이 우려하고 있는 농수산물 수입자유화 예시계획과 관련하여 정부에서는 농어촌발전기금을 신설하여 국내외 가격차 보상, 작목전환 및 생산조정의 지원 등 치밀한 보완대책을 수립․시행하고자 합니다.

농어촌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도로포장, 상하수도시설, 공공시설 등의 개발사업을 지역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면단위 중심으로 착실히 추진함으로써 오는 2000년까지는 농어촌이 도시에 못지 않는 문화생활 여건을 갖추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농어촌 부문의 역점사업들을 위하여 내년예산에서 연 2조 2000억 원을 투입하여 지원할 것입니다.

정부는 무주택국민의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88년부터 92년까지 200만 호의 주택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영구임대주택 등 국민주택 건설과 불량주택 밀집지역의 주거환경 개선에도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9월 말 현재 37만 호의 주택건설을 완료하여 당초의 연간목표 36만 호를 초과한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서민주택 지원을 위하여 내년 예산에 금년 예산 대비 87%가 증가한 8400억 원을 반영하였습니다.

그리고 서울지역의 심각한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하여 추진하고 있는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지구의 신도시건설사업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금년 11월 중에는 시범단지가 분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88년의 농어촌지역 의료보험실시에 이어 금년 7월 1일부터는 도시지역의 의료보험이 실시됨으로써 의료보험제도 도입 12년 만에 사회보장의 근간인 전 국민 의료보장을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내년도에는 의료보장사업의 내실을 기하기 위하여 농어촌지역 진료기능을 보강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정착시켜 나가는 한편 지역 간․소득계층간 보험료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아울러 국민연금제도를 조기에 전 국민에게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저소득층의 생활향상을 위하여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생계보호수준을 향상시키고,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자립능력이 배양되도록 직업훈련과 자녀교육기회를 대폭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내년도 예산에서는 이러한 저소득층과 불우계층을 위하여 금년 대비 38%가 증가된 1조 4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의원 여러분.

국민 모두가 쾌적한 환경 속에서 맑은 공기와 물을 마시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제 정부가 결코 지연시킬 수 없는 기본적인 책무가 되었습니다.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물과 공기의 오염, 쓰레기처리 등 환경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정부는 지난 8월 ‘맑은물 공급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으며, 대기와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 중에 있습니다.

이와 같은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수계별 광역상수도사업을 확대하고 지방상수도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리는 동시에 하수 및 폐수처리시설 투자를 확대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대기오염 방지를 위하여 에너지정책의 우선과제로 청정연료 사용을 확대하고, 대기오염감시망의 설치․운영과 폐기물의 적정처리를 위한 투자를 늘려 나갈 것입니다.

국민보건 향상을 위하여 정부는 각종 질병의 예방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최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마약의 퇴치를 위하여 근원적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계몽사업을 강화하고 중독자치료를 위한 전문치료센타를 건립할 것입니다.

정부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범정부적인 지역균형발전기획단을 설치하여 경제․사회․체육․문화 등을 총망라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중에 있으며, 경제발전의 근간이 되는 사회간접시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우선 급증하는 도로교통수요에 대비하고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한 도로투자를 지속하여 92년까지 국도와 지방도는 완전히 포장하고 군도는 80%까지 포장할 계획이며, 서해안고속도로 등 고속도로망을 계속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더욱 편리한 생활권을 구축하기 위하여 새로운 수송체계를 도입하여 내년부터 경부 및 동서 간에 고속전철건설을 착수하겠습니다.

아울러 국제화시대에 대비하여 수도권을 비롯하여 부산․제주 및 동서해안에 새로운 국제공항을 건설할 예정이며, 서울․부산 등 날로 심해지는 대도시 교통난의 개선을 위하여 지하철을 추가 건설해 나갈 계획입니다.

통신분야에서는 이미 1가구 1전화시대가 개막되었고, 전국 전화자동화체제의 완성으로 기본적 통신수요를 완전 충족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통신기술의 고도화를 이룩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함께 90년대 후반에는 통신․방송위성도 확보하고자 합니다.

정부는 산업고도화를 통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기술의 혁신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며 정예과학기술두뇌를 국책적 차원에서 양성토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과학기술입국의 실현을 위하여 지난 6월에는 대통령 소속하에 과학기술자문회의를 구성하였으며, 과학기술진흥정책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금년 현재 GNP 대비 2.6% 수준인 과학기술투자를 2000년에는 5% 수준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의 발양과 고용증대에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소기업입니다.

정부는 중소기업창업을 적극지원하고 중소기업의 업종전환․시설개체․기술개발 등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 및 세제․행정상의 지원시책을 강화해 나감으로써, 중소기업이 국민경제에 있어서 더욱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다음은 당면한 두 가지의 제도개혁 추진과제에 대하여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를 구하고자 합니다.

불로소득 기회의 근원적인 봉쇄와 소득계층 간의 불균형 시정 등 경제정의 구현을 위해 추진키로 한 토지공개념 확대도입과 금융실명제 실시는 국민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하여 차질 없이 준비 중에 있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여 왔습니다만, 투기행위의 근원적 방지와 토지소유의 편재현상을 시정하는 데는 미흡하였다는 판단 아래 금번 토지공개념 제도의 확대도입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관련 법률안이 이미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어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케 되었습니다.

금융실명제는 91년부터 차질 없이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내년에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구체적인 실시방안을 확정하되, 현재 실명을 사용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에게는 새로운 부담이나 불편이 없도록 하겠으며, 개인의 금융거래에 대한 비밀도 엄격히 보호하여 자유스러운 금융거래가 보장되도록 할 것입니다.


다음은 국민교육과 체육 그리고 문화ㆍ예술분야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교육은 건국 이후 수많은 시련과 격변 속에서도 온 국민의 높은 교육열과 교육자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이제 정부는 신년도 문교시책을 펴 나감에 있어, 교육의 기본목적 추구, 교육민주화의 추진, 교육환경의 개선, 교육기회의 확대 등 네 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우선 교육의 기본목적을 추구하기 위하여 지식자체보다 인간교육에 역점을 두는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 계발과 사고능력 함양에 주력할 것입니다.

교육의 민주화를 이룩하기 위하여는 교원인사제도상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교원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동시에, 일반교원도 학교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나가겠습니다.

교육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내년도부터 교육환경개선특별회계를 신설, 매년 3700억 원씩 3년간 집중 투자하겠습니다.

아울러 문교예산을 현재의 GNP 대비 3.5% 수준에서 4% 수준까지 연차적으로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국민에게 교육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격시험을 통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 평생교육체제를 정착시키도록 할 것입니다.

지난해 우리가 성공적으로 치러 낸 올림픽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민의 건강 및 체력증진과 건전여가선용을 위한 시책을 추진해 나가는 한편, 올림픽시설들을 모든 국민이 편리하고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온 국민이 함께 이룩한 눈부신 국력신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에 힘입어 선진문화복지국가를 이룩하기 위한 문화발전 10개년계획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재정지원을 확대해 나가고자 합니다.

나아가 향토문화의 개발지원과 전통문화유산의 보존에 힘쓰는 한편 백제․신라․가야․중원 등의 고도문화권 정비도 함께 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지난 2년여 동안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자제력을 잃은 무분별한 욕구분출과 함께 무질서․불법․탈법현상이 적지 않게 파생되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면서 우리의 값진 민주화 노력마저 크게 위협하는 상황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민주헌정 수호차원에서 기필코 이를 바로잡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지난 7월 이후 국민생활을 불안케 하는 사회악의 근절과 법질서확립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사회기강과 법질서가 회복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아직도 민생치안 상태가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므로, 정부는 가능한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이와 아울러 법질서와 사회기강이 바로 서야만 올바른 민주화와 경제발전이 이룩될 수 있다는 인식하에, 건전한 민주시민정신을 함양하는 범국민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또한 정부는 사회기강 확립과 국가발전과제의 추진에는 공직사회의 기강쇄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최근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자율화 분위기에 편승해 나타나는 공직자의 부조리에 대하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다스려 나가고자 합니다.

한편 공직자가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공정한 인사와 처우개선 등 다각적인 사기진작 방안을 추진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으며 공무를 수행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행정개혁위원회가 건의한 행정개혁안을 현실여건을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중앙과 지방행정기관의 기능을 조정함으로써, 민주행정구현을 위한 새로운 정부조직과 행정제도를 갖추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이상에서 말씀드린 제반 시책들을 정부재정 면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1990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심의를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내년도 예산안 중 일반회계 규모 23조 254억 원은 금년도에 비하여 19.7%가 증가한 수준입니다.

정부는 1990년도 예산안을 편성함에 있어서 현실적인 세입수준을 바탕으로 재정규모 증가율을 정상화하여, 크게 늘어나는 복지재정수요를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재정기능을 강화하되, 국민의 조세부담을 늘리지 않고 세입내 세출원칙을 유지하고 경상적 세출소요를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건전재정기조를 지켰다는 점을 아울러 말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국정 전반에 걸쳐 새해에 우리가 이룩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만, 거시적으로 보아 우리나라의 장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부터 바로 1년 전, 우리 국민 모두의 단합된 힘으로 서울올림픽의 위대한 기적을 이루었던 것처럼 국민 모두가 현재의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갖고 다시 한번 거대한 단합의 힘을 발휘한다면 우리가 극복 못 할 과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사회 각계의 지도층이 사려 깊은 행동을 통해 성실한 자세로 솔선수범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최근 절약과 검소를 잊은 지나친 사치와 낭비풍조에 대해서는 깊은 자기성찰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민족사에 영광을 이루고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참다운 민주화와 개혁을 통한 균형발전의 토대를 반드시 구축해야 하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임기 동안 선진민주복지국가를 이룩하고 평화통일의 기초를 닦는 데 신명을 바쳐 노력할 것임을 다시 한번 다짐하면서, 의원 여러분의 아낌없는 협력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오랜 시간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1989년 10월 10일

대통령을 대신하여

국무총리 강 영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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