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도7027
판시사항
[편집]- 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의 의미와 재산상 손해 유무의 판단 기준
- 회사의 임원이 그 임무위배행위에 대하여 사실상 주주의 양해를 얻었다고 하여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이른바 LBO 방식으로 기업을 인수하면서 피인수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한 행위가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하는 경우
- 업무상배임죄의 고의의 인정 기준 및 그 증명 방법
- 회사정리절차가 진행 중인 주식회사를 인수하기 위하여 서류상 회사를 설립하고 대출을 받아 피인수회사의 주식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한 행위가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 업무상배임죄의 성립 여부(적극)
- 회사의 대표이사가 제3자를 위하여 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한 후 이미 설정한 담보물을 교체하는 경우, 업무상배임죄의 성부
판결요지
[편집]- 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일단 손해의 위험을 발생시킨 이상 나중에 피해가 회복되었다고 하여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며,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를 고려하여 경제적 관점에 따라 하여야 하므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 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한다.
- 주식회사 상호간 및 주식회사와 주주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동일인이라 할 수 없으므로 1인 주주나 대주주라 하여도 그 본인인 주식회사에 손해를 주는 임무위배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배임죄가 성립하고, 회사의 임원이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에는 이로써 배임죄가 성립하며, 위와 같은 임무위배행위에 대하여 사실상 주주의 양해를 얻었다고 하여 본인인 회사에게 손해가 없었다거나 또는 배임의 범의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 기업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그 인수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나중에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이른바 LBO(Leveraged Buyout)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피인수회사로서는 주채무가 변제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담보로 제공되는 자산을 잃게 되는 위험을 부담하게 되므로 인수자만을 위한 담보제공이 무제한 허용된다고 볼 수 없고,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의 위와 같은 담보제공으로 인한 위험 부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는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만일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에 아무런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고 임의로 피인수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게 하였다면, 인수자 또는 제3자에게 담보 가치에 상응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인수회사에게 그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부도로 인하여 회사정리절차가 진행 중인 주식회사의 경우에도 그 회사의 주주나 채권자들의 잠재적 이익은 여전히 보호되어야 하므로, 피인수회사가 회사정리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결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 업무상배임죄의 고의가 인정되려면,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가 있어야 하고,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득을 주려는 의사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의 행위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인바, 피고인이 피해자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임이 판명되면 배임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 회사정리절차가 진행 중인 주식회사를 인수하기 위하여 서류상 회사를 설립하고 대출을 받아 피인수회사의 주식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한 행위가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그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된다.
- 회사의 대표이사가 제3자를 위하여 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한 후 이미 설정한 담보물을 교체하는 경우에 기존 담보물의 가치보다 새로 제공하는 담보물의 가치가 더 크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증가된 담보가치 중에서 피담보채무액에 상당하는 액수만큼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나, 회사의 대표이사가 제3자를 위하여 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한 후 이미 설정한 담보물을 교체하는 경우에 기존 담보물의 가치보다 새로 제공하는 담보물의 가치가 더 작거나 동일하다면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편집]-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법 제356조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참조판례
[편집][1][4] 대법원 2000. 11. 24. 선고 99도822 판결(공2001상, 202),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1도4857 판결
[2] 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도2330 전원합의체 판결(공1984, 227), 대법원 1985. 10. 22. 선고 85도1503 판결(공1985, 1588), 대법원 2000. 11. 24. 선고 99도822 판결(공2001상, 202)
[4]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공2004하, 1480),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5679 판결(공2003상, 851)
[6]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공2000상, 1011),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516 판결
전문
[편집]- 피 고 인: 피고인
- 상 고 인: 검사
- 변 호 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신성택
-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4. 10. 6. 선고 2003노3322 판결
주문
[편집]원심판결 중 2001. 6. 12.자 근질권 설정 및 2001. 7. 3.부터 2001. 7. 9.까지 사이의 근저당권 설정에 의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편집]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1. 담보제공행위에 의한 업무상 배임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배임죄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일단 손해의 위험을 발생시킨 이상 나중에 피해가 회복되었다고 하여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며,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를 고려하여 경제적 관점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 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0. 11. 24. 선고 99도822 판결, 2004. 5. 14. 선고 2001도4857 판결 등 참조).
또한, 주식회사 상호간 및 주식회사와 주주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동일인이라 할 수 없으므로 1인 주주나 대주주라 하여도 그 본인인 주식회사에 손해를 주는 임무위배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배임죄가 성립하고, 회사의 임원이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에는 이로써 배임죄가 성립하며 위와 같은 임무위배행위에 대하여 사실상 주주의 양해를 얻었다고 하여 본인인 회사에게 손해가 없었다거나 또는 배임의 범의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도2330 전원합의체 판결, 1985. 10. 22. 선고 85도1503 판결 등 참조).
기업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그 인수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나중에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식{이른바 LBO(Leveraged Buyout)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피인수회사로서는 주채무가 변제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담보로 제공되는 자산을 잃게 되는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므로 위와 같이 인수자만을 위한 담보제공이 무제한 허용된다고 볼 수 없고,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의 위와 같은 담보제공으로 인한 위험 부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는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할 것이다. 만일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에 아무런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고 임의로 피인수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게 하였다면, 인수자 또는 제3자에게 담보 가치에 상응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인수회사에게 그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부도로 인하여 회사정리절차(2006. 4.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의 시행으로 회생절차로 바뀌었다.)가 진행 중인 주식회사의 경우에도 그 회사의 주주나 채권자들의 잠재적 이익은 여전히 보호되어야 할 것이므로, 피인수회사가 회사정리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결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업무상배임죄의 고의가 인정되려면,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가 있어야 하고,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득을 주려는 의사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의 행위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인바, 피고인이 피해자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임이 판명되면 배임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0. 11. 24. 선고 99도822 판결, 2004. 5. 14. 선고 2001도4857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도5679 판결,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회사정리절차가 진행 중인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 회사’이라 한다)을 인수하기 위하여 2001. 5. 23. 서류상 회사인 공소외 2 회사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서 2001. 6. 4. (상호 생략)종합금융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3 종금’이라 한다)로부터 350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그 담보를 위하여 공소외 2 회사가 공소외 1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취득하게 될 공소외 1 회사의 신주 520만 주(1주 액면 5천 원)에 대하여 공소외 3 종금에게 근질권을 설정하여 주고, 공소외 2 회사가 공소외 1 회사를 인수한 후에 공소외 1 회사의 소유인 이 사건 담보부동산에 대하여 공소외 3 종금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 위 약정에 따라 공소외 2 회사는 위 대출금으로 인수한 공소외 1 회사의 신주 520만 주에 대하여 공소외 3 종금에 대하여 근질권을 설정해 주었다가 피고인이 2001. 6. 7.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다음 2001. 7. 3.부터 같은 달 9. 사이에 이 사건 담보부동산에 대하여 여러 차례에 걸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고 공소외 3 종금으로부터 위 신주를 반환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피고인은 공소외 2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2001. 6. 5. 한미은행으로부터 320억 원을 대출받으면서, 공소외 2 회사가 인수하는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정리채권 및 정리담보권 합계 620억 원 상당을 한미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회사정리절차가 종결된 후 당시 공소외 1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예금 합계 333억여 원 중 320억 원을 인출하여 한미은행에 예금하며 위 예금에 근질권을 설정하여 주는 대신에 위 정리채권 등을 반환받기로 약정하였다. 위 약정에 따라 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다음 2001. 6. 12.경 한미은행에 예금 320억 원에 대하여 근질권을 설정해 주고 위 정리채권 등에 대한 담보를 해지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서류상 회사인 공소외 2 회사가 공소외 1 회사의 주식 및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정리채권 등을 인수하기 위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에 관하여 공소외 1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였으면서도, 공소외 1 회사의 담보 제공 부담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제공하거나 최소한 위 대출금이 상환될 때까지 공소외 2 회사가 인수한 주식, 채권 등이 임의로 처분되지 못하도록 공소외 1 회사 또는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와 아울러 위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위 각 담보제공행위로 인하여 공소외 1 회사로서는 주요자산의 대부분이 공소외 2 회사의 위 대출금채무를 위한 책임재산으로 제공되어 장차 위 대출금채무 미변제시 환가처분될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하게 되었으므로, 피고인은 그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공소외 1 회사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것이다.
라. 원심은, 피고인이 위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받은 금원을 모두 공소외 1 회사의 채무변제 등에 사용하고 이를 통하여 피고인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바가 전혀 없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공소외 1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게 되었다고 보고, 피고인은 회사정리절차가 진행 중인 공소외 1 회사를 인수하여 자신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경영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계산 아래 공소외 1 회사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의사로 그 인수자금의 조달을 위하여 이 사건 담보제공에 이른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점과,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를 인수한 이후에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온 일련의 실제 과정을 이유로 삼아, 피고인이 피인수기업인 공소외 1 회사의 자산을 위 금융기관들에게 담보로 제공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피고인에게 공소외 1 회사에 손해를 가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위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받은 금원이 공소외 1 회사의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대출은 기본적으로 서류상 회사인 공소외 2 회사가 공소외 1 회사의 주식 내지는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 대출로 인한 직접적인 이득이 공소외 1 회사에게 귀속된다 할 수 없고 공소외 2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이루어진 행위라 할 것이며, 피고인이 그 대출을 위하여 정당한 반대급부 등을 제공하지 아니하고 공소외 1 회사의 자산을 위 금융기관들에게 담보로 제공한 것 역시 실질적으로 피고인 또는 공소외 2 회사가 공소외 1 회사의 주주로서의 지위 또는 경영권을 취득하려는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한 행위라고 판단된다. 즉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에게는 자신이나 공소외 2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공소외 1 회사에게 손해를 입힌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고, 피고인이 위 담보 제공후 공소외 1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하였다는 사정은 위법하게 이루어진 담보제공에 관한 배임의 고의를 부정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
원심은 또한, 이 사건 담보부동산에는 공소외 3 종금에 대한 담보제공 이전에 이미 254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 및 300억 원 상당의 전세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가처분등기까지 경료되어 있었는데, 공소외 2 회사의 공소외 1 회사 인수로 인하여 위 근저당권설정등기 등이 모두 말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회사정리절차도 종결하게 되어 공소외 1 회사의 변제능력이 더욱 커짐으로써 이 사건 담보부동산을 상실하게 될 위험성은 더욱 감소되었다고 할 수 있고, 실제로 피고인이 그 후 공소외 3 종금에 대한 위 대출금 채무 중 250억 원을 변제함으로써 이 사건 담보부동산 중 6건의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이 해지되었으며, 채권자인 위 금융기관들의 입장에서도 공소외 1 회사의 경영이 정상화된 이상 그 대출금을 회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현재까지도 계속하여 변제기를 연장하여 주고 있는 점을 보아도 그 담보물이 처분될 위험성은 현저히 감소하였다는 사정을 들어, 위 담보제공으로써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성이 초래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공소외 2 회사의 공소외 1 회사 인수 전에 이 사건 담보부동산에 대하여 마쳐져 있던 근저당권등기, 전세권등기와 가처분등기가 공소외 2 회사로부터 납입받은 신주인수대금 등을 포함한 자금으로 관련 채무를 변제함에 따라 말소되었다고 하더라도, 주식회사와 주주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동일인이라 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공소외 1 회사에 납부된 신주인수대금은 공소외 1 회사의 소유라 할 것이고, 또한 위 근저당권등기 등에 관하여 대위변제에 의한 이전등기 등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그대로 말소되었음에 비추어 볼 때에 위 신주인수대금 이외의 나머지 자금에 의한 변제 역시 채무자인 공소외 1 회사 소유의 자금으로 이루어졌다고 추인된다. 따라서 위 근저당권등기 등이 말소된 후의 담보가치는 전적으로 공소외 1 회사에게 귀속되어야 할 것이므로, 위 신주인수대금을 공소외 2 회사가 납부하였다거나 피고인이나 공소외 2 회사가 위 채무 변제자금의 형성을 위하여 기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담보가치를 피고인이나 공소외 2 회사가 활용할 수 있는 정당한 반대급부가 제공되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담보제공에 의하여 공소외 1 회사에게는 주요자산의 대부분이 위 대출금에 대한 책임재산으로서 환가처분될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되는 손해를 초래하였다 할 것이며, 이 사건 담보 제공 후에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한 결과 위 자산이 환가처분될 위험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양형에 있어서 참작될 사유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담보제공으로 인한 회사의 위험 내지는 손해의 성립을 부정할 사유는 되지 못한다.
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유 등을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배임죄의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과 경험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 2. 대여행위에 의한 업무상 배임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그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된다(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공소외 2 회사가 위 대여금 채무에 대하여 담보로 제공한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정리채권은 공소외 1 회사의 회사정리절차 종결 및 경영 정상화로 인하여 상당한 가치를 보유하게 되어 실제 담보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었으며, 공소외 2 회사가 공소외 1 회사에 담보로 제공한 정리채권은 실질적인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서 위 대여금에 대한 충분한 담보력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1 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2 회사에게 위와 같이 자금을 대여하도록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피고인에게 공소외 1 회사에 손해를 가할 의사가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공소외 1 회사에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무죄를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 3. 담보교체행위에 의한 업무상 배임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회사의 대표이사가 제3자를 위하여 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한 후 이미 설정한 담보물을 교체하는 경우에 기존 담보물의 가치보다 새로 제공하는 담보물의 가치가 더 크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게 위와 같은 방법으로 증가된 담보가치 중에서 피담보채무액에 상당하는 액수만큼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회사의 대표이사가 제3자를 위하여 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한 후 이미 설정한 담보물을 교체하는 경우에 기존 담보물의 가치보다 새로 제공하는 담보물의 가치가 더 작거나 동일하다면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공소외 3 종금에 예탁금 50억 원을 담보로 제공한 행위는 기존에 이미 담보로 제공되어 있던 이 사건 담보부동산 중 원주임대아파트에 대한 담보해제를 위하여 한 것으로서 결국 담보를 교체한 것에 불과하고, 피고인에게 공소외 1 회사에 대한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소외 1 회사의 입장에서도 위 예탁금의 담보제공으로 인하여 추가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생겼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검사의 항소를 배척하고 무죄를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2001. 6. 12.자 근질권 설정 및 2001. 7. 3.부터 2001. 7. 9.까지 사이의 근저당권 설정에 의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한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김영란 김황식(주심) 이홍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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