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도822
【판시사항】
[편집][1] 주식회사의 직원이 그 회사가 온천개발사업을 위하여 확보한 부지를 매도한 경우, 그 행위가 일반적으로 대표이사로부터 승낙받은 범위 내의 회사의 업무집행행위라거나, 추정적 승낙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2] 무고죄에 있어서 고소사실의 허위성에 대한 인식을 요하는지 여부(적극)
[3] 구 상법 제622조 제1항 소정의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의 의미
[4] 온천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회사가 명의신탁의 방법으로 사실상 보유하고 있던 온천발견자의 지위를 그 임무에 위배하여 아무런 대가 없이 타에 양도한 경우, 상법상 특별배임죄의 성립 여부(적극)
[5] 회사의 임원이 그 임무위배행위에 대하여 사실상 대주주의 양해를 얻었다거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다는 사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배임죄에 있어 재산상 손해 유무에 대한 판단 기준
【판결요지】
[편집][1] 주식회사의 직원이 그 회사가 온천개발사업을 위하여 확보한 부지를 매도한 경우, 그 행위가 일반적으로 대표이사로부터 승낙받은 범위 내의 회사의 업무집행행위라거나, 추정적 승낙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2]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허위사실의 신고라 함은 신고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확정적이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신고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설령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의 것이라 할지라도 그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무고에 대한 고의는 인정할 수 없다.
[3] 구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2조 제1항이 정하는 특별배임죄는 회사의 발기인, 업무집행사원, 이사, 감사 또는 제386조 제2항, …의 직무대행자 또는 …위임을 받은 사용인이 그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득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득을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고, 여기에서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회사에 현실적으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회사 재산 가치의 감소라고 볼 수 있는 재산상 손해의 위험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된다.
[4] 구 온천법(1995. 12. 30. 법률 제51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11조 제1항, 제17조, 제18조의 각 규정에 비추어 보면 온천발견자의 지위는 그것에 터잡아 여러 가지 혜택이 부여되는 등 그 자체로서 상당한 재산상 가치를 갖는 것임에 틀림이 없으므로, 온천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회사가 명의신탁의 방법으로 사실상 보유하고 있던 온천발견자의 지위를 그 임무에 위배하여 아무런 대가 없이 타에 양도하였다면, 적어도 회사에 대하여 위 온천발견에 소요된 비용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타인으로 하여금 동액 상당의 이익을 취하게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5] 회사의 임원이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에는 이로써 배임죄가 성립하고, 그 임무위배행위에 대하여 사실상 대주주의 양해를 얻었다거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하여 배임죄의 성립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니며,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경제적 관점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하여 배임죄를 구성한다.
【참조조문】
[편집][1] 형법 제24조[2] 형법 제156조[3] 구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2조 제1항[4] 구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22조 제1항, 구 온천법(1995. 12. 30. 법률 제51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11조 제1항, 제17조, 제18조[5]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참조판례】
[편집][2] 대법원 1983. 11. 8. 선고 83도2354 판결(공1984, 60)
대법원 1988. 9. 27. 선고 88도99 판결(공1988, 1357)
대법원 1995. 12. 5. 선고 95도231 판결(공1996상, 313)
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공1998하, 2476)
대법원 2000. 7. 4. 선고 2000도1908, 2000감도62 판결(공2000하, 1855)
[3] 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도2963 판결(공1992, 2062)
대법원 1995. 2. 17. 선고 94도3297 판결(공1995상, 1508)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4도3013 판결(공1996상, 620)
대법원 1997. 5. 30. 선고 95도531 판결(공1997하, 1952)
대법원 1998. 2. 24. 선고 97도183 판결(공1998상, 937)
[5] 대법원 1985. 10. 22. 선고 85도1503 판결(공1985, 1588)
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도2963 판결(공1992, 2062)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도1095 판결(공1999하, 1546)
대법원 2000. 5. 26. 선고 99도2781 판결(공2000하, 1575)
【전 문】
[편집]【피고인】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손진곤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9. 2. 5. 선고 97노2642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권선익에 대한 각 무고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권선익에 대한 각 무고의 점에 대하여, 권선익의 증언 등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일부 증거들은 위 증인의 일부 증언 및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은 공소사실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각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그리고 단지 주식회사의 직원에 불과한 자가 그 회사가 온천개발사업을 위하여 확보한 부지를 매도한 행위가 일반적으로 대표이사로부터 승낙받은 범위 내의 회사의 업무집행행위라거나, 추정적 승낙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나. 이석택 등 10인에 대한 각 무고의 점에 대하여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허위사실의 신고라 함은 신고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확정적이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신고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설령 고소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의 것이라 할지라도 그 허위성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에는 무고에 대한 고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9. 8. 선고 98도1949 판결 참조).
원심은 이석택 등 제1심판시 별지 기재 10인에 대한 각 무고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 일부를 전매함에 있어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회사'이라고 한다)의 이사들과 결의하거나 이를 승낙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데다가 위 매매계약 체결을 전후한 매수인들의 거동 및 위 매수인들이 권선익과 합세하여 피고인의 개인재산에 가압류를 하거나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등 오로지 피고인만을 상대로 그 책임추궁을 하고 있는 점, 위 매수인들 중에는 원래 옥명온천개발에 투자하였던 공소외 1의 개인채권자일 뿐 공소외 회사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바 없는 자가 포함되어 있는 점, 일부 매매계약서에는 계약일자나 목적물의 기재가 아예 누락되어 있거나 지번, 매도인의 표시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되어 있는 등 매매계약서의 진위 여부에 관하여 의심을 품을 만한 사정이 엿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으로서는 위 이석택 등이 공소외 1, 권선익과 공모하여 부동산 매매계약서 등을 위조한 것으로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위 이석택 등을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에게 무고의 범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위에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국 검사의 상고이유는 원심의 전권사항인 증거의 취사와 사실인정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 및 원심 채택의 각 증거들을 종합하여, ① 공소외 1이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리 일대에서 온천개발을 위한 기초작업을 해 오다가 1991년 4월경 피고인을 소개받은 후 피고인이 개발비를 투자하는 대신에 그 대가로 새로이 설립하는 법인의 주식지분 40%와 대표이사 지위를 주기로 약정한 사실, ② 공소외 1) 과 피고인은 1991. 6. 22. 지하수 및 온천개발과 그 부대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공소외 회사를 설립하고 그 대표이사에 취임하였으며, 박영일, 최동식, 이영득, 엄미숙, 최일선, 김중환이 이사로, 이창관, 김준기가 감사로 각 취임한 사실, ③ 피고인은 약정에 따라 1991. 5. 20.경부터 1992년 10월경까지 사이에 6억 5천만 원 상당을 공소외 회사에 투자하였으며, 공소외 1이 위 금원을 이용하여 온천을 개발하는 한편 온천개발에 필요한 부지로서 이 사건 토지 등을 매수하고 김중환, 김영선, 권선익, 최규석 앞으로 그 소유명의를 신탁하였던 사실, ④ 공소외 회사는 그 후 1992년경 온천발견에 성공하고, 발견자 명의를 최규식 앞으로 신탁하여 영일군수에게 온천발견신고를 하였으며, 경상북도지사가 1993. 8. 2.경 그 지역을 오어사온천지구로 지정·고시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공소외 회사의 설립 및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 경위, 이 사건 온천부지의 매수와 온천의 개발과정, 온천발견자의 신고 및 그 명의 변경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공소외 회사는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온천개발 등을 목적으로 공동으로 투자하여 설립한 법인이지 공소외 1의 개인회사라거나 등기부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공소외 회사의 법인격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구 상법 제622조 제1항(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정하는 특별배임죄는 회사의 발기인, 업무집행사원, 이사, 감사 또는 제386조 제2항, …의 직무대행자 또는 …위임을 받은 사용인이 그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득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득을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고, 여기에서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회사에 현실적으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한 경우 뿐만 아니라 회사 재산 가치의 감소라고 볼 수 있는 재산상 손해의 위험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1998. 2. 24. 선고 97도183 판결 참조).
개정 전 온천법(1995. 12. 30. 법률 제51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온천지구 이외의 지역에서 온천의 용출 또는 탐사로 온천을 발견한 자는 관할 시장·군수에게 이를 신고하여야 하고(제17조 제1항), 위 신고를 받은 시장·군수는 온천으로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지체 없이 도지사에게 보고하여야 하며(제17조 제2항), 위 신고를 한 자에 대하여는 제5조 제1항 및 제1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토지의 굴착허가 및 온천의 이용허가를 우선하거나 발견 및 굴착에 소요되는 비용 또는 이용시설비를 우선하여 보조 또는 융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바(제18조), 위와 같은 법률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온천발견자의 지위는 그것에 터잡아 여러 가지 혜택이 부여되는 등 그 자체로서 상당한 재산상 가치를 갖는 것임에 틀림이 없으므로, 온천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회사가 명의신탁의 방법으로 사실상 보유하고 있던 온천발견자의 지위를 그 임무에 위배하여 아무런 대가 없이 타에 양도하였다면, 적어도 회사에 대하여 위 온천발견에 소요된 비용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타인으로 하여금 동액 상당의 이익을 취하게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위 온천발견자에게 부여된 혜택이 사실상의 은혜조치에 불과할 뿐 배타적 권리가 아니라거나, 온천발견신고대장이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서류에 불과하다는 사유는 하등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온천발견자의 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회사의 임원이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회사에 손해를 가한 때에는 이로써 배임죄가 성립하고, 그 임무위배행위에 대하여 사실상 대주주의 양해를 얻었다거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하여 배임죄의 성립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니며(대법원 2000. 5. 26. 선고 99도2781 판결 참조),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 손해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본인의 전 재산 상태와의 관계에서 경제적 관점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법률적 판단에 의하여 당해 배임행위가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여 본인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가하였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해당하여 배임죄를 구성한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도2963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의 이 사건 온천발견자명의변경행위를 상법 제622조 제1항의 특별배임죄로 의율하여 처단한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위와 같은 명의변경행위가 오로지 투자금의 회수를 위한 방편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던 공소외 1과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거나 주주나 이사 등 이해관계인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한 바 없다는 사정만으로 배임죄의 범의가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3. 그러므로 검사 및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하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송진훈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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