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다1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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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은행이 동일인 여신한도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하여 실질적 주채무자 아닌 제3자와 사이에 제3자를 주채무자로 하는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 위 소비대차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인 법률행위인지 여부(유효)

【판결요지】[편집]

통정허위표시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의사표시의 진의와 표시가 일치하지 아니하고, 그 불일치에 관하여 상대방과 사이에 합의가 있어야 하는바, 제3자가 은행을 직접 방문하여 금전소비대차약정서에 주채무자로서 서명·날인하였다면 제3자는 자신이 당해 소비대차계약의 주채무자임을 은행에 대하여 표시한 셈이고, 제3자가 은행이 정한 동일인에 대한 여신한도 제한을 회피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제3자 명의로 대출을 받아 이를 사용하도록 할 의도가 있었다거나 그 원리금을 타인의 부담으로 상환하기로 하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소비대차계약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타인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에 불과할 뿐, 그 법률상의 효과까지도 타인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로 볼 수는 없으므로 제3자의 진의와 표시에 불일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조조문】[편집]

민법 제108조

【참조판례】[편집]

대법원 1996. 9. 10. 선고 96다18182 판결(공1996하, 3000)
대법원 1996. 9. 24. 선고 96다21492 판결(공1996하, 3181)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8403 판결(공1997하, 2694)

【전 문】[편집]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국민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우창록 외 10인)

【피고,피상고인】 이성구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8. 3. 24. 선고 97나5621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경과 후에 제출된 보충상고이유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소외 양월자는 원고 은행 돈암동지점장인 소외 황문길의 알선으로 원고 은행 돈암동지점에서 1993. 11. 2. 금 10,000,000원, 같은 해 12. 10. 금 20,000,000원을 대출받았는데, 황문길이 상도동지점장으로 전보된 후 양월자가 상도동지점에서 금 30,000,000원을 추가로 대출받으려고 하자, 황문길은 원고 은행의 내부 영업지침에 정해진 동일인에 대한 여신한도 제한으로 양월자 명의로는 더 이상 대출할 수 없으나, 그 당시 제3자 명의로 채권최고액 300,000,000원의 1번 근저당권이 설정된 양월자 소유의 원심 판시 아파트에 원고 은행 명의로 2번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다른 사람을 채무자로 내세우면 대출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에 양월자는 자기 친구의 친척인 피고에게 그 사정을 설명하고서 명의를 빌려 줄 것을 부탁하여 피고의 승낙을 받고, 1994. 11. 14. 원심 판시의 아파트에 관하여 원고 은행 명의로 채권최고액 금 36,000,000원의 2번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나. 1994. 11. 25. 피고와 양월자는 원고 은행 상도동지점에 이르러 피고는 주채무자, 양월자는 연대보증인이 되어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 은행의 담당직원은 피고의 직업이나 재산상태 등에 대한 기본적인 신용조사는 전혀 하지 아니한 채 피고로 하여금 금전소비대차약정서(갑 제1호증)의 주채무자란에 서명날인만 하게 한 뒤 금 30,000,000원이 입금된 피고 명의의 대출금 통장을 양월자에게 교부하였고, 그 후 양월자는 자신의 계좌에서 대출금 계좌로 자동이체하는 방법으로 대출금의 이자를 지급하여 왔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인정 사실을 기초로 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양월자는 자신이 원고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실질적인 주채무자이면서 동일인에 대한 여신한도 제한을 회피하기 위하여 피고를 형식상 주채무자로 내세웠고, 원고 은행도 이를 양해하고 피고에게 주채무자로서의 책임을 묻지 아니할 의도로 피고에 대한 기초적인 신용조사나 자료요구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추단되므로, 피고는 단지 주채무자 명의만을 빌려 준 자에 불과하고, 원고 은행과 사이에서는 양월자가 소비대차계약의 실질적 당사자로서 주채무자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주채무자로 되어 있는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은 원고 은행의 양해 아래 채무부담의 의사 없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 무효의 법률행위로 봄이 상당하다.

3. 그러나 다음과 같은 점에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수·여신현황조회(갑 제4호증의 3, 5), 고객신용정보조회표(갑 제4호증의 4, 6), 여신고객등록표(갑 제10호증)에 의하면, 원고 은행은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의 체결에 즈음하여 피고에 대한 수·여신현황조회, 고객신용정보조회표, 여신고객등록표 등의 자료를 작성하였는데, 수·여신현황조회에는 피고의 원고 은행과의 거래내역이 기재되어 있고, 고객신용정보조회표의 불량거래정보사항란에는 '해당사항 무'로, 당좌개설 및 카드발급 사항란에는 원고의 신용카드 발급에 관한 정보가 기재되어 있으며, 여신고객등록표에는 피고가 주채무자로 되어 그 주소, 직장, 자택 및 직장 전화번호, 연대보증인인 양월자와의 관계에 관하여 피고의 자필로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 은행이 피고에 관하여 기초적인 신용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통정허위표시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의사표시의 진의와 표시가 일치하지 아니하고, 그 불일치에 관하여 상대방과 사이에 합의가 있어야 하는바,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원고 은행의 상도동지점을 직접 방문하여 금전소비대차약정서(갑 제1호증)에 주채무자로서 서명·날인하였다는 것이므로, 피고는 자신이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의 주채무자임을 원고 은행에 대하여 표시한 셈이고,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 은행이 정한 동일인에 대한 여신한도 제한을 회피하여 양월자로 하여금 피고 명의로 대출을 받아 이를 사용하도록 할 의도가 있었다거나 그 원리금을 양월자의 부담으로 상환하기로 하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양월자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에 불과할 뿐, 그 법률상의 효과까지도 양월자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로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진의와 표시에 불일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8403 판결 등 참조).

뿐만 아니라, 원고 은행이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의 체결에 즈음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에 대한 신용조사를 거치고 피고를 주채무자인 고객으로 등록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 은행으로서도 금전소비대차약정서(갑 제1호증)에 표시된 대로 피고를 주채무자로 할 의사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이 일부 사실을 잘못 인정하고, 나아가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통정허위표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 신성택 송진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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