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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소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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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같이 창백(蒼白)한 각광(脚光)을 받으며
흰 구름장 같은 뜨레쓰를 가벼이 끌면서
처음으로 그는 세레나아드를 추었다.

「챠이코프스키」의 애달픈 멜로디에 맞춰
사뿟사뿟 때어놓는 길고 희멀건 다리는
무대(舞臺)를 바다삼아 물생선처럼 뛰었다.

멜로디가 고대로 귀에 젖어 있다.
두 손을 젖가슴에 얹고 끝마칠 때의 포오즈
대리석(大理石)의 조각(彫刻)인듯 지금도 내 눈속에 새긴채 있다.

그 때까지 그는 참으로 깨끗한 소녀(少女)였다.
돈과 명예(名譽)와 사나이를 모르는 귀여운 처녀(處女)였다.
나의 청춘(靑春)의 반(半)을 가져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19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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