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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제국의 경영사정[편집]

西歐諸國-經營事情

서구 제국의 경영실정은 미국의 그것과도 다르며, 또한 서구 제국간에 있어서도 그 나라의 정치정세·사회구조·생활양식·가치체계(價値體系) 등 여러 가지 특수성을 반영하고 있어 제각기 다르다.

따라서, 서구 제국의 경영관리방식을 통일적인 관념으로 본다는 것은 문제의 초점을 도리어 흐리게 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독일·프랑스·영국 등의 경영관리제도를 살핌으로써 국가간의 차이와 특징을 살필 필요가 있다.

독일의 경영사정[편집]

獨逸-經營事情

경영 엘리트 經營-elite

독일의 경영이 미국이나 영국 또는 기타의 유럽 제국의 그것과 다른 특징의 하나는 기업의 조직구조에서 엿볼 수 있다. 독일의 경영조직에 있어서는 최고의 관리층이 이중(二重)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하나는 취체역회(取締役會:Vorstand)와 그 위에 위치하는 감사역회(監査役會:Aufrichtsrat)이다. 취체역회는 우리나라에 있어서의 이사회(理事會)에 해당하는 것이며, 미국 또는 기타 제국에 있어서의 중역회(board of directors)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경영을 담당하는 최고의 경영자는 여기에 속한다.

이 중역회는 기업 내부에 존재하며, 경영의 실권을 장악한다. 따라서 독일의 최고경영자는 원 맨(one-man)적이라기보다는 소수의 과두체제(寡頭體制)의 성질을 띠게 된다.

이 위에 위치하는 감사역회는 기업의 소유자와 그 대표·은행가·고문·기타의 특별한 이해관계자의 대표들로 사외(社外)에 구성되며, 최고경영층이 속하는 취재역회의 경영기능을 감사 또는 지배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기업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기업의 소유자인 동시에 중역의 선임권을 행사하여 궁극적인 기업의 지배권을 견지하고, 고용된 최고경영자인 중역들에게는 기업 내부에 있어서의 경영관리권만을 위양하고 기업의 지배권은 결코 위양하려고 하지 않는다.

독일의 유능한 경영의 엘리트는 그 연령이 40세를 전후하는 젊은 세대에서도 막대한 보수가 약속되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로 발탁되는 예가 많으나, 그들은 어디까지나 피고용경영자(hired-manager)의 지위에 머무는 것이다.

또한 이와는 반대로 독일에서는 소유자가 아닌 경영자, 즉 돈이 없는 경영자는 사회적 존경의 표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경영참가제도[편집]

經營參加制度

독일의 경영을 특징짓는 또 하나의 국면은 노사협약(勞使協約)의 입법화(立法化)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독일에서는 1951년에 '공동결정법(共同決定法)'이, 1952년에는 '경영조직법(經營組織法)'이 입법화되었다. 공동결정법이란 독일의 탄광 또는 철강업에 있어 경영자대표와 동수의 노동자대표(5명)가 최고경영자인 중역회사의 멤버로 되어 경영권에 참가할 것을 국가가 입법화한 것이며, 종업원 1,000명 이상의 대기업에 적용된다.

또한 경영조직법은 종업원 5명 이상의 모든 기업에 적용되며, 경영협의회 제도를 입법화하고 노동자 대표의 '경영참가(經營參加)'를 법률로써 보장한 것이다.

이상과 같은 독일의 '경영참가'제도와 '노사협의회'제도의 입법화는 미국이나 영국의 노사협의회제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노사분쟁에서 오는 손실을 미연에 방지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어 왔다. 독일에서는 전후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이 노사분쟁에 휘말리어 기업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일은 거의 없다.

독일 경영학의 신경향[편집]

獨逸-經營學-新傾向

독일의 경영에 관해 끝으로 지적되어야 할 점은 경영학의 새로운 경향이다. 원래 상업학으로부터 발달한 독일의 경영학은 기업경제학적인 색채가 짙다.

소위 '사경제학(私經濟學)'이라 불리는 것으로서 그 내용은 국민경제에 대한 개별경제, 즉 기업의 자본기능을 분석하는 것이며, 미국의 경영관리론과는 극히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제1차대전 후의 심각한 인플레이션, 특히 화폐 가치의 폭락과 자본의 유지 문제는 기업경영의 중심과제로, 산업합리화의 문제는 경영학의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하였다.

또한 제2차대전 후에는 미국 경영학의 영향을 받아 종래의 기업경제학으로부터 경영실천적인 '경영관리학'을 새로이 도입하였으며, 최근에는 행동과학적(行動科學的) ·수리통계적(數理統計的) 접근방법도 도입되고 있고, 한편 전자계산기의 활용과 더불어 컴퓨터·매니지먼트는 독일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되어 있다.

프랑스의 경영사정[편집]

France-經營事情

경영엘리트 經營-elite

프랑스의 경영에 있어서의 첫째 특징은 프랑스는 '테크노크라트(technocrate)'의 왕국이라는 점이다. 프랑스의 대기업은 그 대부분이 프랑스인들이 '테크노크라트'라 부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프랑스의 동족회사(同族會社) 이외에 거대기업으로부터 모인 중요한 지위에 있는 이사(取締役)들로 이루어진 조직의 멤버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회사의 사장이며, 이 멤버의 약 40%는 소위 에콜 폴리테크니크(

cole Polytechnique) 출신자이며, 나머지 40% 내지 50%는 기타 2개의 유명한 공업학교 '에콜상트랄(

cole Centrale)' '에콜 데 민(

cole des Mines)' 출신자들이다.

이러한 '테크노크라트'들은 관청이나 군대에서 우수한 경력을 쌓은 사람들과 같은 타입의 사람들이다.

이들은 18세에서 20세 정도에 소위 말하는 '그랑제콜(Grande ecole)'에 입학하고, 10년 또는 20년간의 관리생활을 거친 다음, 막바로 대기업의 부사장 또는 사장의 지위를 획득하는 엘리트들이다.

한편, '그랑제콜'을 졸업한 다음 관리나 군대에서 경험을 쌓지 않고 막바로 기업에 입사하는 사람들은 보통 전문적 관리직에 머무르고, 그 중에서도 우수한 사람만이 공장장(工場長)직을 거쳐 사장의 지위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기업에서 사장의 지위에 오르는 사람은 거의가 다 예외없이 이러한 경로를 밟는 공장장들이며 본사의 중역이나 부장들이 사장이 되는 예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들만 다만 독재적인 사장의 지시에 따라 각기 전문부서를 맡아 관리할 뿐이다.

경영구조와 제도[편집]

經營構造-制度

프랑스의 경영관리에 있어서의 전통적인 특징의 하나는 소위 나폴레옹(Napoleon)식의 독재적인 관리형태이다. 즉, 대표취체역 사장은 그 기업의 최고경영권을 일신의 수중에 집중시키고, 미국식으로 말한다면 그야말로 '원맨컨트롤(one-man control)'을 행하는 것이다.

즉, 사장 이외에는 아무도 근본적인 계획의 입안(立案)에 참가할 수 없으며, 최고관리층에 속하는 부사장 이하 모든 사람들은 다만 그의 결재사항을 실천에 옮김으로써 사장의 협력자가 되는 것이다.

물론 사장 밑에는 중역들로 구성되는 경영관리위원회라고 하는 조직이 있으며, 위원회는 어디까지나 사장 밑에 있는 조직으로, 사장의 압안사항을 실시하는 구체적인 방안만을 토의하고, 경영관리직능의 직계제(直系制)에 질서를 부여하며, 결국에는 집권의 해체와 분권화를 촉진하게 된다.

한편, 이상과 같은 위계(位階) 질서에 반대하는 프랑스인들의 전통적인 이유의 하나는 '개성의 존중' 때문이라고 한다. 경영관리 단계마다의 견고한 위계질서는 각 지위에 있어서의 개성의 발휘를 제약하게 된다는 전통적인 사고방식과 사회적 제도가 존재한다.

또한 각종의 위원회제도도 프랑스인들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위원회의 결의사항은 그 위원회보다 한층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프랑스에서는 철두철미한 집권관리체제가 취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경영사정[편집]

英國-經營事情

경영 엘리트 經營-elite경영자에 대해 영국인은 프랑스인과는 대조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최고경영자의 지위에 오르는 사람은 인문계 출신들이다. 옥스퍼드 대학(Oxford University)이나 또는 케임브리지 대학(Cambridge University)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인문계 출신들이 실제의 경영사회에서 경험을 쌓아올린 다음, 최고경영자의 지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경영자에 관한 이론에 2가지 흐름이 있다. 그 하나는 행정에 대한 영국인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따른 것이다. 즉, 고급행정은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만 맡길 수 있으나, 그 사람의 실무교육은 실제의 집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산업사회에서는 이상과 같은 행정부의 사고방식을 받아들여 인문계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사들을 환영하고, 이러한 사람들이 실무를 통해 행정적인 관리능력을 쌓아올려 최고경영층에 도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그라니크(David Granick)는 '아마추어 경영설'이라고 부르고 있다.

한편, 이공계(理工系) 출신자들은 기업에 입사하여 생산·판매·재무 등의 전문분야에서 직업적인 훈련을 쌓아올린 다음 전문가로서의 지위를 차지하며, 그 분야에 있어서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공계 출신자들이 중역급까지 승진하는 일은 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결국 최고의 경영 엘리트는 상술한 바와 같은 인문계 출신자들이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영국에는 소위 아마추어 경영설 이외에 또 하나의 주류가 있다. 이 설은 런던·잉글랜드 지방, 또는 스코틀랜드 지방의 중규모회사들에 의해 지지를 받고 있는 소위 '전문가 경영설'이다. 이 계통에서는 일반적으로 경영관리자란 형태를 부인하고, 생산·판매·부기·금융 등의 생산전문가만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전문가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또는 고등학교도 안 나오고 특수한 회사에 들어가 다년간의 특수한 일을 통해 기술을 연마한 사람들이다. 또한 이들은 조직의 계통도(系統圖)의 한 단계에서 각자의 일에 종사하는 한편, 자기보다 하위에 있는 다른 전문가를 감독한다는 2차적인 기능도 발휘한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관리'만을 담당하는 미국식의 '관리자'는 불필요한 것이 된다.

결국 이상 2가지 계통의 경영관리에 관한 사고방식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국인들은 일반적으로 '경영관리'는 이론적으로 가르칠 수 없는 것이며, 실제의 직업적 훈련을 통해서만 체득된다는 관념이 지배적이다. 이 점은 미국의 경영관리론(經營管理論)과는 극히 대조적이라고 하겠다.

스태프 조직의 결여[편집]

staff組織-缺如

영국의 경영관리를 특징짓는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계획화와 통제를 담당하는 관리 스태프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기업의 규모가 확대되고 경영의 구조가 복잡해지며, 기술적·경제적 환경의 변화가 심한 현대기업의 형태는 게획과 통제를 담당하는 관리 스태프의 조직과 기능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에 있어서는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생산·판매·재무 등의 직업적 전문가가 모든 일은 다 처리하며, 조직적으로 계획담당 스태프나 관리 스태프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미국 학자들은 영국 경영의 보수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D. 크라니크 등).

영국의 직업적 전문가에 대한 보수성은 컨설턴트(consultant)란 직업에 대한 해석에서도 엿볼 수 있다. 미국의 컨설턴트는 경영관리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 조언하나, 영국서는 작업연구에 종사하는 기술자를 의미한다. 영국의 컨설턴트는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 조언을 할 뿐 아니라

6개월, 또는 1년 수개월씩 그 공장에 머무르며 기술자로서 같이 일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영국의 경영은 미국에 비해 경영관리의 기법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미국에 비해 뒤지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경영관리의 기법이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