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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북구영화의 전망
[편집]스웨덴의 영화
[편집]Sweden-映畵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의 스칸디나비아 3국에 핀란드를 합친 것이 북구의 영화권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서 질적으로 가장 충실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것은 스웨덴이다. 그리고 다른 3개국의 영화는 영화 산업의 관점에서나 또는 영화 예술의 견지에서도 거의 볼 만한 것이 없다. 다만 덴마크의 감독 칼드레이에르의 무성영화시대로부터의 활동은 세계 영화사상에도 남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스웨덴은 이미 1910년대 후반부터 20년대 전반에 걸친 무성영화시대에 극히 빛나는 황금기를 형성한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마우릿츠 스틸레르·빅토르 쇠스트룀 등 세계적인 명감독이 나와 그레타 가르보라는 세계적인 대스타를 탄생시켰다.
이 전통은 전후 잉그리드 버그만이라는 대스타를 탄생시키고 더욱 계승되게 되었다. 감독으로서는 연극 활동에서 영화에 진출을 한 알프 쇠베리와 잉그마르 베리만이 거의 전후 스웨덴 영화계를 대표할 만큼 눈부신 업적을 올려 세계 영화 중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계속 차지하였다. 극언하면 북구의 영화는 스웨덴에 의하여 대표되고, 그리고 스웨덴의 영화는 쇠베리와 베리만―― 특히 베리만 ―― 에 의하여 대표된다고 말할 수 있다.
베리만, 잉그마르
[편집]Ingmar Bergman
스톡홀름 대학 졸업 후 연극계에 투신, 무대 연출가로서 이름을 떨쳤으며 1944년에 알프 쇠베리가 감독한 <번민(煩悶)>의 각본을 써서 영화계에 대뷔하여, 1945년 <위기>에서 감독으로 진출하고, 뒤이어 <애욕의 항구>(1948), <불량소녀 모니카>(1952), <마술사의 밤>(1953), <사랑의 레슨>(1954), <여름밤은 세 번 미소한다>(1955) 등에서 눈에 띄게 두각을 나타냈다. 1956년 <처녀의 샘>을 발표함으로써 세계적인 대작가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베리만은 사실적(寫實的)인 영화로부터 출발하여 무대희극적인 작품을 거쳐 점차 '인간과 하느님' 문제를 다루게 되었다. 거기에서 인간에 대한 엄연한 리얼리스트의 눈과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추상적인 사념(思念)을 갈라놓을 수 없게 융합하여 일종의 육감성(肉感性)과 정말로 북구적인 신비적 경향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 1966년의 <페르소나> 등에서 보이는 베리만의 작품은 한층 추상적인 관념성이 강해져 가고 있는 듯이 보여 그 독자적인 영상(映像)의 세계는 더욱 순수도(純粹度)를 높여가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북구영화의 신진 감독
[편집]北歐映畵-新進監督
베리만의 발군(拔群)의 작품 활동에 자극되어 예른 돈넬(<사랑한다> 1964), 마이 제테를링(<환희의 희롱> 1964, <밤의 희롱> 1966), 보오 비델베리(<짧아도 아름답게 불타다> 1967) 등 신진 감독의 의욕적인 활동이 현저해졌다.
또 한편 특히 스웨덴이나 덴마크에서 개방적인 성 묘사를 상품화한 오락 영화도 제작되어 그것이 북구 영화의 한 특색으로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 경향도 단순한 상업주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역시 사회복지 체제가 완비된 평온 무사한 국정(國情)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것은 또 베리만이 대표하는 신비주의와 방패의 안과 겉이라는 양면을 이루어 그 나라의 사회 상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특색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북구 영화의 제작 편수는 결코 많은 편이 못되지만 질적인 의미에서는 세계의 영화계에 있어 매우 유니크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작품 감상
[편집]영양 줄리
[편집]令孃- Feoken Julie
감독 쇠베르이. 주연 아니타 뵈르크, 울프 파르메. 흑백·스탠더드. 1950년 제작.
<내용> 하지제(夏至祭)로 사람들이 들떠 법석대는 밤. 백작(伯爵)의 영양 줄리(뵈르크)는 그 분위기에 이끌려 하인 잔(파르메)과 춤춘다. 그 다음 헛간에 들어간 줄리는 젊은 남녀가 뜨겁게 서로 사랑하고 있는 광경을 엿보게 된다. 그리하여 줄리는 다시 잔과 만나 그날밤 그에게 몸을 맡긴다. 그러나 그 직후 하인 근성을 드러내는 잔의 태도에 환멸을 느끼고 귀족으로서의 긍지를 지키기 위하여 스스로 자기 목을 면도칼로 끊어 자살한다.
<감상> 자연주의 작가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가 1888년에 발표한 희곡을 영화화한 것이다. 쇠베리는 1949년에 스톡홀름의 왕립극장에서 이 희곡을 연출할 때 67회 속연(續演)의 대기록을 수립하고 이어서 영화화한 것이다. 영화에서는 대담한 회상수법(回想手法)을 구사(驅使), 여성심리의 콤플렉스를 날카롭게 파헤쳐 원작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 데 성공하고 있다. 스웨덴에 있어서 연극과 영화의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전형적인 명작이라 하겠다.
제7의 봉인
[편집]第七-封印
Det Sjunde Inse 감독 잉그마르 베리만. 주연 막스 폰 시도, 군나르 뵈른스트란드. 흑백·스탠더드. 1956년 제작.
<내용> 14세기 중엽 페스트가 전 유럽에 만연했을 무렵, 십자군(十字軍)에 가담한 기사(騎士:폰 시도)는 스웨덴의 고향에 돌아가던 중 여러 가지 인간의 참상을 보고 하느님의 존재에 의심을 품는다. 그때 사신(死神)이 그의 앞에 나타난다. 기사는 사신에 체스(西洋將棋)시합을 걸어 시간을 끌어 그 사이에 신앙의 힘에 의하여 사신을 격퇴하려 한다. 그러나 여행 도중에 목격한 비참하고도 추악한 현실은 사신편을 드는 듯하여 마침내 기사는 사신으로부터 피하지 못한다.
<감상> 순회목사(巡廻牧師)의 아들이었던 베리만에 의하여 '하느님'의 존재는 피할 수 없는 근본적인 명제로 되어 있다. "하느님은 신앙을 가진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 그리고 삶과 죽음, 하느님과 마귀(사신)가 인간의 존재에 미치는 의미. 베리만은 이 영화에서 격조(格調)높은 중세 설화의 세계를 이룩하면서 현대의 인간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사상적인 테마를 날카롭게 추구하고 있다. 베리만의 사상적인 입각점이 뚜렷이 간취(看取)된다.
산딸기
[편집]SmultronStallet
감독 잉그마르 베리만. 주연 빅토르 쇠스트룀, 비비 안데르손, 잉그리드 추린. 흑백·스탠더드. 1957년 제작.
<내용> 78세의 노의사 이삭 볼르이(쇠스트룀)는 다년간 의학에 헌신한 공적으로 명예박사의 칭호를 받게 된다. 그 식(式)에 참석하기 위해 며느리 마리안네(추린)와 더불어 자동차를 타고 룬도로 떠나나 도중에 그의 뇌리에는 사라(안데르손)에 대한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한 청춘의 후회를 비롯하여 지나간 일생의 통한(痛恨)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되살아난다.
<감상> 세속적인 의미에서 공명(功名)을 이룬 한 노인의 '내부의 인생'을 추구하고 그 한(恨)많은 일생에 힘차게 육박함으로써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문제와 대결한 걸작이다. <산딸기>는 주인공이 사랑한 소녀 사라가 따고 있던 것인데 거기에 주인공의 허무했던 청춘이, 그리고 인생이 상징된다. 서두의 꿈의 장면이 전위(前衛) 영화적인 소걸작(小傑作)으로 되어 있는 것도 빠뜨려 놓을 수 없다. 베리만의 인생에 대한 생각이 가장 원숙한 형태로 제시된 명작이라 하겠다.
처녀의 샘
[편집]Jungfrukallan
감독 잉그마르 베르만. 주연 막스 폰 시도, 브리기타 페텔슨. 흑백·스탠더드. 1959년 제작.
<내용> 부모의 분부로 교회에 양초를 바치러 나간 처녀 카린(페텔슨)이 어느 숲 속에서 비천한 세 사나이로부터 능욕을 당하고 살해된다. 그리고 나서 세 사나이는 그런 줄도 모르고 카린의 집에 묵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로 딸의 죽음을 안 아버지 토레(폰 시도)는 이들 세 사나이를 죽여 복수한다. 아버지는 숲으로 가서 딸의 시체 앞에서 기도하고 여기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맹세한다. 그때 죽은 카린의 머리 밑에서 맑은 샘이 콸콸 솟아난다.
<감상> 중세의 밸러드에 의거하여 영화화된 극히 종교적인 설화이다. 이 영화에서도 베리만은 하느님과 신앙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같은 정열을 가지고 세 사나이의 폭행이나 아버지의 복수 등 인간의 폭력적인 행동을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거기에서는 '하나님은 믿어도 교회는 믿지 않는다'라는 베리만의 기본적인 사상이 엿보이며, 또 인간으로서 항상 하나님과 대치하고 있는 베리만의 자세가 뚜렷이 엿보이는 것이다.
침묵
[편집]沈默 Tystnaden
감독 잉그마르 베리만. 주연 잉그리드 추린, 군넬 린드브롬, 예르겐 린드스트룀. 흑백·스탠더드. 1962년 제작.<내용> 에스타(추린)와 여동생 안나(린드브롬)와 안나의 아이인 7살짜리 요한(린드스트룀)은 휴가 여행에서 돌아오던 중 어떤 호텔에 숙박하게 되는데 거기서는 스웨덴어가 통하지 않는다. 안나는 사나이를 구해 가지고 시내로 들어가고 인텔리인 에스타는 호텔의 침대에서 혼자 자위(自慰)한다. 그날 밤 안나는 언니의 위선적인 태도에 대한 반발도 있고 해서 동행한 남자를 호텔로 끌고 들어가 육체적인 향락에 빠진다. 그리하여 자매(姉妹)의 단절은 결정적인 것으로 된다.
<감상> 베리만은 정욕에 빠지는 여성을 세디스틱할 정도로 추구한다. 그러나 육욕에 몰입(沒入)해도 결코 인간의 연대(連帶)나 사랑을 얻을 수는 없고 인간은 무한한 고독 속에서 신음한다. 그때 과연 하느님은 어디에 있을까? 하느님을 상실한 현대의 인간은 고독과 절망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가? 현대를 사는 인간을 가차없이 단죄한 문제작이라 하겠다.
밤의 희롱
[편집]Nattlek
감독 마이 제테를링. 주연 잉그리드 추린, 케베 옐름, 레나 브룬딘, 예르겐 린드스트룀. 흑백·스탠더드. 1966년 제작.
<내용> 얀(옐름)은 마리아나(브룬딘)를 사랑하고 있으나 어릴 때에 느끼던 어머니(추린)에 대한 사모(思慕)로부터 헤어나지 못한다. 얀은 과거로부터 빠져 나가기 위하여 어머니와 살던 집에 마리아나를 불러온다. 그리고 결혼식을 올리나 얀은 어머니의 이미지를 잊지 못한다. 그러나 마리아나는 얀으로 하여금 집을 폭파시키게 함으로써 드디어 과거로부터 탈출하는 데 성공시킨다.
<감상> 마더 콤플렉스로 고민하는 청년의 심리를 대담한 현재와 과거의 교착묘사(交錯描寫)에 의하여 부각시키려 한 영화이다. 감독은 여배우 출신인 만큼 어머니와 어린 아이와의 미묘한 애정을 꽤 깊은 데까지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와 과거가 거의 동일한 차원에서 교차(交叉)하는 묘사는 스웨덴영화의 한 특색을 이루는 것이다. 작품적으로는 특히 두드러진 것은 없으나 스웨덴영화의 독자적인 세계를 가지고 있다.
짧아도 아름답게 불타다
[편집]Elvira Masdigan
감독 보오 비델베리. 주연 피어 데게르마크르, 토미 벨그렌. 색채·스탠더드. 1967년 제작.
<내용> 1889년, 처자가 있는 청년 귀족이며 군인인 식스텐 스팔레(벨그렌)가 서커스의 줄타기 처녀 엘비라 마디간(데게르마르크)과 사랑의 도피를 한다.
두 사람은 추격자를 피하여서 덴마크에 몸을 숨기고 감미로운 사랑의 나날을 보낸다. 곧 무일푼이 되어, 살아서 사랑을 성취할 수 없게 되자 두 사람은 죽음으로써 그 사랑을 영원한 것으로 한다.
<감상> 온갖 사회적 속박으로부터 떠난 '순수한 사랑'의 행복을 아름답게 묘사한 가작이다. 그러나 쓸데없이 사랑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고 객관적으로 두 사람의 사랑의 도피행을 그려 순수한 사랑의 강함을 납득시킨다. 부드러운 색채, 화면의 감각, 슬로우 모션이나 스톱 모션을 구사한 묘사는 사랑의 본질을 투시한다는 감독의 태도로서는 적절한 기법(技法)으로,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이것은 스웨덴 영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는 것으로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