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정치/한국의 정치/한국인의 정치의식과 정치행동/한국의 압력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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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압력단체〔서설〕[편집]

韓國-壓力團體〔序說〕

우리나라의 압력단체는 권위주의적인 정치문화 속에서 아직 민주적이고 자발적인 기반을 구축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압력단체들은 정치권력의 비호 밑에서 기생하는 외생적(外生的)인 생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하면 또 일부압력단체들은 자제력을 잃은 채 지나치게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노정시키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압력단체들은 한편에서는 외생적인 생태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가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지나치게 부정적인 생리로 굳어져 정치체제 내에서의 조정력을 행사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극적인 상황에서 맴돌고 있는 우리나라의 압력단체들은 일반론에 따라 체계있게 정리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알먼드 교수는 압력단체들을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종류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는 지연·혈연·종교적인 인연에 따른 공동체적 집단이고, 둘째는 관료나 군부와 같은 행정관계의 일부가 자기의 이익을 주장하고 여러 집단의 이익을 대표한다고 하는 제도적 집단이며, 셋째는 노동조합, 각종 경제단체 등 뚜렷한 주의 주장을 정치에 반영하기 위해 결성된 시민단체에서 볼 수 있는 결사체적 집단(結社體的集團)이고, 넷째는 폭동이나 데모와 같이 돌연히 출연하여 집단의 구조화의 정도가 낮으면서도 그들의 이익을 정치에 표명해서 직접적이고도 즉각적으로 실현하려는 무규범적 집단(無規範的集團) 등이 있다는 것이다.

알먼드 교수의 분류방법을 토대로 현실적인 정치활동과 관련해서 우리나라의 압력단체들을 고찰해 보기로 하자.

⑴ 지연·혈연·종교적인 인연에 따른 공동체적 집단으로서는 군민회·화수회·종교단체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군민회나 화수회 등은 그 성원들의 이익을 표출하는 자발적인 집단이기보다는 정치인들의 이용물로 등장한 집단으로서 외생적인 생태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군민회나 화수회에 비해 종교단체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사회적인 발언을 하고 일정한 영향력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종교단체가 갖는 대(對) 사회발언이나 그 영향력에도 엄격한 한계가 있다. 이것은 이질적인 종교가 여럿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교세확장을 위해서는 정치권력의 비호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여건이 정치권력에 동조하게 만들고 자기보호적인 관심에 치우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대부분의 종교단체들도 결국은 체제순응적인 역할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⑵ 행정관계의 일부가 자기의 이익을 주장하고 여러 집단의 이익을 대표한다고 하는 제도적 집단의 예로서는 재향군인회나 자유총연맹 등 정치권력의 비호나 조종 아래에서 결속된 단체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제도적 집단은 그 생성과정이 정치권력의 비호와 조종을 받은 데다가 그 조직구조마저 하향적이어서 그 성원의 요구를 분출하기 보다는 권력자의 의사를 하달하는 전달판의 구실을 다하는데 머물고 있을 뿐이다.

⑶ 자기집단의 이익이나 주의·주장을 정치에 반영하기 위해 결정된 결사체적 집단으로서는 노동조합과 각종 경제단체 등을 들 수 있겠다. 이러한 집단은 원래 사회적 영향집단으로서 출발한 것이지만 우리의 노동조합과 각종 경제단체들은 사회적 기반이나 말단조직의 취약성 때문에 정치권력에 대해 압력기능보다는 순응적인 기능만을 담당함으로써 참된 의미의 결사체적 집단으로 성숙하고 있지 못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의 경우는 자기 일에 관해서는 제법 정치성을 띠려고 하지만 그 기본적인 생태는 어디까지나 정치권력에 대해 비판적이기 보다는 순응적인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대사회적인 발언도 역시 정치권력에 순응적인 성향을 강하게 풍기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이러한 성향은 법적 제약도 있겠지만 그 자체의 민주적인 역량이 결여된 데서 오는 현상이라고 하겠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은 자기보호적인 기능을 핵심으로 삼고 있고 정치권력에 대한 압력적인 요소나 사회적 영향력은 고려할 수 없게 된다.

⑷ 폭동이나 데모와 같이 돌연히 출연하여 집단의 구조화의 정도가 낮으면서도 그들의 주장을 정치에 표명해서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실현하려는 무규범적 집단으로서는 학생집단을 들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학생집단은 권력층과 일반국민 사이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일한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학생집단은 선진국가에서 볼 수 있는 영향집단과는 달리 집권층에 대해서는 한탄 견제세력으로서 존립하고 일반국민에 대해서는 계몽적 선도력을 행사하려는 잠재적인 집단인 것이다. 이러한 학생집단은 여론형성에 막대한 영향력은 행사하고 있지만 기실 결사체적 집단으로서의 정치적 영향력이 아니라 무규범적 집단으로서의 역할을 통하여 도전적인 정치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 학생집단은 외형상으로는 학생자치회와 같은 결사체적 조직을 갖추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은 대개 명목상의 존재로 그치고 전체학생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는 조직체로 성숙하지 못함으로써 결사체적 성격보다는 무규범적인 성격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요컨대 민주적인 정치체제하에서는 결사체적 압력집단을 통한 집단운동이 가장 바람직스러운 것이다. 왜냐하면 참된 결사체적 압력단체는 자발성에 근거하고 있으면서 민주적인 조직을 갖출 수 있고, 또한 집단 성원간의 동질적인 이해관계를 토대로 하고 있으므로 효율적인 정치적 표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압력단체들은 한편에서는 외생적인 생리탓으로 자발성이 희박한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무규범적인 성향을 강하게 풍겨 참된 결사체적인 성격을 못 갖추고 있다는 데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張 乙 炳>

한국의 압력단체의 특징[편집]

韓國-壓力團體-特徵

압력단체가 많이 발생하고 세분화될 만한 직능적 분화가 형성되어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800여개)과 그것이 질적으로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압력단체가 수적으로 많게 된 이유는 ① 한국사회가 급격히 시민사회로 변모함에 따라 직능적 분화에서 오는 이익을 대표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에 참여할 의욕을 가진 자들이 집단을 기반으로 정계에 진출하려고 가능한 한 집단을 만들기 때문이다. ② 대립과 분열을 조장시키는 한국의 고질화된 파벌현상이고, ③ 정치권력이 정치적 목적을 위하여 조직하고 압력단체의 인선이 집권당이나 관권의 비호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압력단체의 간부가 그 개인의 영달을 위해 정당에 흡수되면 그가 영도하던 압력단체는 집권당의 예속단체로 화하는 일이 빈번할 뿐 아니라 애당초부터 강력한 정권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인사를 단체의 장이나 고문으로 추대하고 그 비호 밑에서 그 존립을 유지해 나가는 일이 많다.

따라서 한국의 압력단체는 외형적으로 보면 그 수는 많으나 실질적으로는 대부분이 정치권력의 기간단체이고 압력을 행사하는 단체라기보다는 압력을 받는 단체이다. 이와 같이 압력단체가 취약하여 그 자주성을 결여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한국이 아직도 전산업적 단계에 머물러 있고 과도기적인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압력행사방법[편집]

壓力行使方法

선진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압력행사는 설정된 압력지점(정부·국회·사법부·정당·관료·지방의회 등)에 대하여 공개적인 방법과 비공개적인 방법을 병용하고 있는데 한국의 압력단체 역시 같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압력단체가 갖는 권력내적 성격과 그 질적 취약성 때문에 대부분 건의·진정 등 소극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정부의 처분이나 바란다. 그러나 주요한 압력단체에서는 좀 더 광범위한 방법이 사용된다. 노동조합은 압력지점이 주로 노동부 경제단체 정부에 두어지며 건의·진정 외에 궐기대회 언론의 동원, 입법부를 통한 대행정부 압력, 장·차관의 직접 면회, 파업에 의한 위협 등이 시도되고 있으나 외국에서와 같이 타단체와의 연합에 의한 대중적 압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시위 등도 법률적 제약 때문에 금지되고 있다. 이에 반하여 경제단체 등에서는 그 자체가 정치권력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으므로 설득·언론환기·권력고위층에 의한 하부에 대한 압력 그리고 정치자금에 의한 압력이 행사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제단체가 긴밀히 제휴하여 통나무굴리기(log-rolling)식의 압력활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주요 압력단체[편집]

主要壓力團體

한국의 산업구조로 보아 농어업부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농어민의 이익을 위한 자율적인 압력단체는 없다. 농업·수산업·축산업·협동조합 등 10여개의 압력단체가 존재하지만 정부에 의해서 조직되고 운영되는 것으로 독자성을 가진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상공업부문과 노동부문에는 자율성이 어느 정도 있는 압력단체가 있어 그 독자적 활동이 나타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노총)[편집]

韓國勞動組合總聯盟(勞總)

다른 나라의 노동단체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장 잘 조직되어 있고 자기이익을 위한 투쟁의식이 강한 압력단체이다. 한국에서 매우 유력한 압력단체임에는 틀림없으나 한국의 민주정치가 아직도 미숙한 단계에 있듯이 노총 역시 미숙한 단계에 있고 해방후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특수성의 영향으로 왜곡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5·16 이후 경제주의에 입각한 노동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의 경제우선 정책에 대부분 눌리어 왔으며 자체가 갖는 이념적 기초의 결여와 법률적 제한(정치활동 금지) 때문에 충분한 압력활동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경제단체[편집]

經濟團體

300여개의 상공업부분과 실업부문의 압력단체가 있으나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부분의 유수경제단체를 포괄하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조직적이며 지속적인 압력활동을 전개하고 그들의 경제적인 집단이익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편집]

經濟正義實踐市民聯合

1989년 7월, 당시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으로 야기되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소득의 공정한 분배에 기초한 경제정의를 뿌리내린다는 취지로 발족한 시민운동단체. 약칭 경실련. 경실련이 내세우고 있는 시민운동의 목표는, ① 일한 만큼 대접받는 공정한 사회, ② 검은 돈이 사라지는 투명한 사회, ③ 돈 안드는 선거, 깨끗한 정치가 실현된 사회, ④ 부정과 부조리가 근절된 밝은 사회, ⑤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건강한 사회, ⑥ 사회적 공공성이 실현되는 합리적인 사회를 정착시키는 데 있다. 활동의 내용과 영역은 최초의 관심사였던 소득의 공정한 분배문제를 넘어, 선거감시, 부정부패 추방, 환경보호, 제도개혁 등으로 확대되었다. 한편 경실련의 독특한 성격은 단순한 정책비판에 머물지 않고 대안까지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경실련 내에는 정책대안을 담당하는 정책연구위원회가 17개 분과로 구성되어 있어 공청회·토론회·월례정책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타 단체[편집]

其他團體

고도의 정보산업화시대로 접어든 현대엔 높은 시민의식과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환경보호 문제에 눈을 돌리기 시작해 우리나라에서도 녹색연합과 같은 환경보호 단체들이 많이 생겼다. 이외에 대한 교육연합회, 대한변호사협회, 언론인협회 각종 여성단체 등 나날이 발전해 가는 시민단체들의 활동과 참여의식이 민주사회로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