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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한국미술/미술의 종류/회 화/판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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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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版畵

판(版)에 의한 회화라고 하는 점에 일반적인 회화와 다른 유별난 특징이 있다. 판화의 공정(工程)에서 볼 수 있는 화사(畵師)·조사(彫師)·쇄사(刷師')의 분업이 가리키고 있듯이 그리는 행위가 '밑그림을 정한다' '판을 만든다' '박아서 그림으로 한다'의 3단계를 거친다.

밑그림이 어떠한 의미에서 육필(肉筆)보다 훨씬 무기적(無機的)인 효과를 낳는 두 가지의 작업 제판(製版)과 쇄판(刷版)에 의하여 회화로서 완성된다. 판에 의한 회화이므로 판의 형식에 따라서 많은 분야를 만들며, 제판이나 쇄판의 재료에 다른 변화도많다. 이 베껴서 그림으로 하는 특징은 판화 특유의 양식이나 형식을 낳을 뿐만 아니라 복수제작(複數製作)이라는 특징에 연결된다. 판화의 시작은 아마도 각인(刻印)이나 탁쇄(拓刷)로까지 거슬러 올라가겠으나, 기법적인 완성을 본 것은 회화가 복수제작을 하도록 요구된 시대이다. 14세기 말의 독일을 중심으로 한 종교적인 제재(題材)를 취급한 대중회화로서의 목판화(木版畵)의 유행과 뒤러(Durer, 1471-1528)의 명작 <요한의 묵시록(默示錄)>(1498년, 39.1cm×28.1)은 그것을 잘 드러내고 있다. 판화(版畵)란 말을 쓰지 않고 판화(板畵)란 말을 주장하는 목판화 작가도 있는데, 판(版)을 중심으로 하는 재질(材質)이 만들어내는 그림이란 뜻으로 재질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일 게다. 또한 사진제판이나 기계인쇄에 의한 양산된 인쇄물 등은 제작판화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 상식이지만, 현대의 작가들은 그것들도 적극적인 제작속에 포함시킬 정도여서 현대 판화의 세계는 기법도 다양화하고 새로운 시도나 실험을 많이 하고 있다.

판화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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版畵-種類

판화의 분류는 판면형식(版面形式)으로 이루어지고, 판의 재질에 따라서 다시 그것을 세분하고 고정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판면형식은 철판(凸版)·요판(凹版)·평판(平版)·공판(孔版)의 4종으로 나뉘고, 또한 전사판(轉寫版)·탁본(拓本) 등도 있다. 철판은 판면의 철부(凸部)에 잉크를 묻히고 종이를 대고서 압력을 주어 인쇄한다. 목판이 대표적인 것이고 그 밖에 종이를 겹치고 철부를 만드는 지판(紙版), 수압인(手押印)의 방법으로 쇄물(刷物)을 찍는 우판(芋版), 등의 야채판(野菜版), 목판과 마찬가지로 파서 판을 만드는 니롤륨(linoleum)판, 고무판(板), 석고판, 규조토판(珪藻土版), 납(鉛), 주석(錫), 안티몬 등 연한 합금(合金)을 파서 패이게 하는 연금속판(軟金屬版), 여러 가지 물질에 그대로 그림물감을 묻혀서 찍는 실물판(實物版)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 요판은 판면의 요부에 잉크를 채워 철면 철판보다 강하고 요면(凹面)의 잉크가 지면에 돋아 올라오게 된다. 베끼는 데는 에칭프레스(etching press)라고 하는 수동(手動) 인쇄기를 사용한다. 판재는 동(銅)·아연(亞鉛)·알루미늄 등 금속이나 셀룰로이드, 경질(硬質) 비닐, 그 밖에 합성수지 등이 사용된다. 기법적으로 약제(藥劑)의 부식력(腐蝕力)을 작용시켜 요부를 만드는 것과, 직접 파서 생기는 것으로 대별할 수 있다. 평판은 평평한 판면에 잉크를 놓고 종이를 대고서 찍는, 물과 유지가 반발하는 성질을 이용한 화학적인 변화를 판면에 줌으로써 성립되는 판으로서, 석판이나 아연판이 있다. 대용으로 두꺼운 유리나 셀로판도 사용된다. 찍는 데는 수동 평판(平版) 프레스기(機)를 사용한다. 유리나 경질 비닐의 판재(版材)를 사용하는 모노타이프(monotype)도 평판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공판은 판제에 구멍을 뚫고 잉크를 밑의 종이에 찍어내는 판으로서 일반적으로 총괄하여 등사판이라고 불린다. 삽인지(澁引紙)에 의한 합우판(合羽版), 비단과 니스를 칠한 판에 의한 실크 스크린, 저지(楮紙)에 의한 모필판(毛筆版), 페이퍼스크린·등사원지(謄寫原紙)에 의한 등사판 등이 있다. 쇄압(刷壓)이 필요 없고, 잉크가 돋아오른 표현이 특징이다.

탁쇄(拓刷)는 판면에 종이를 얹어 놓고 그림물감을 그 위에서 칠한다. 크레용과 같은 재료로 문질러서 찍어내는 방법을 건탁(乾拓)이라 하고, 물기를 종이에 주어서 습도(濕度)를 갖게 하여 요면(凹面)이 섞인 철면을 물기가 적은 먹으로 박아내는 것을 습탁(濕拓)이라 한다. 전사판은 판면에서부터 고무판에 인쇄하고 잉크가 마르기 전에 종이에 전사한다. 판면은 통상적으로 아연평판이나 알루미늄 평판이다. 이 일종에는 입체판화(立體版畵)가 있다. 롤러(roller)는 잉크를 묻히고 요철이 있는 판 위를 굴리면 판재의 철부에 잉크가 철해져서 롤러면(面)에 다른 판이 만들어진다. 그것을 종이에 전사한다. 이상과 같은 많은 판면형식이나 판재에, 잉크나 그림물감의 수성(水性)·유성(油性)에 의한 변화로, 종류는 더욱더 다양화된다. 전기적인 사진인화(寫眞印畵)에 의한 제판이용(製版利用)의 스텐실(stencil) 등의 새로운 시도나 판면형식의 혼재(混材)에 의한 변화도 많다.

목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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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版畵

나무를 소재로 하여 판을 만든다. 누구나 입문하기 쉽고 소재도 취급하기 쉽다. 단순한 느낌을 갖게 하나 그 내포하는 세계는 대단히 넓고 깊다. 널빤지에 금속이 작용하여 여러 가지 요철이 만들어질 수 있다. 칼이나 그 대용물의 형상(形狀), 취급의 상이에 따라서 그 요철은 일정치 않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요철면에 그림물감을 칠하고 종이에 찍는다. 붓이나 연필·펜 등과 전혀 다른 회화의 세계가 거기에 생긴다. 널빤지가 판(版)이 되고 그림이 되는 새김(彫)과 박음(刷)에 의한 독자적인 세계이다. 보통 철(凸)판의 대표로 생각되고 있는데 돋아오른 부분만이 종이에 찍혀지는 것도 아니고, 취급에 따라서는 요판(凹版)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소재이고, 널빤지 결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목판 외에 딱딱한 나이테(年齡)의 면을 사용하는 목절면(木切面) 목판의 분야도 서양목판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도 판면의 나뭇결 본질의 변화나 선면(線面)의 기법도 많아 조판(彫版)·쇄판(刷版)과 함께 발달하여 단색(單色)에도 다색쇄(多色刷)에도 많은 명작이 있다.

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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版木

널빤지를 깎고 다듬어서 매끄러운 면으로 한 것이 판목이다. 대표적인 재료는 벚나무·후박나무·계수나무이고 그 밖에 참피나무· 판옥축수(단풍나무과)·회양목 그리고 각종 합판(合版)도 사용된다. 평활한 널빤지로 나뭇결과 목질(木質)과의 경도차(硬度差)가 적어서 줄지 않는 재료라면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나뭇결의 흥미를 목적으로 하거나, 평활하게 되어 있지 않은 널빤지 또는 무른 널빤지도 특수한 효과로 사용된다. 벚나무는 붉은기가 있는, 광택이 아름답고 경고성의 차이에 따라 묵판(墨板=線彫用), 색판궤판(色板潰板=넓은 色面用) 등으로 불러 구분되고 있다. 후박나무는 녹회색(綠灰色), 계수나무는 적갈색 둘 다 연하여 다루기 쉽다. 회양목은 목절면목판(木切面木版)의 판목으로서 알려져 있는데, 나뭇결용으로도 경질이므로 치밀한 작업이 가능하다. 최근의 대작(大作)용은 거의 이 참피나무, 계수나무, 그외 특수한 합판(合板)이다.

조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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彫刻刀

판화에 사용되는 일반형(一般形)은 4종류이다. 칼끝의 형상이 창칼형(型)의 것이 판목도(版木刀), 넓적한 것이 평도(平刀), 둥근 구상(溝狀)의 도신(刀身) 선단에 날이 서 있는 둥근칼, 각(角)을 가진 구상으로 날도 각형인 삼각도(三角刀)로, 저마다 여러 가지 치수가 있다. 조금 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평칼을 크게 한 듯한 평도(平刀)·평착(平鑿=끌)·겨냥끌, 날끝이 둥근 끌, 둥근 칼의 대형인 환도·둥근끌이 있다. 그 밖에 목조도(木彫刀)나 목인도(木印刀)도 사용된다. 목절면 목판용에는 세모칼의 오목한 곳을 메운 듯한 뷰란, 톱니가 달려 있는 연발도, 원통상(圓筒狀)의 둥근끌 등이 있어서 손바닥에 꽉 쥘 수 있는 특수 손잡이가 붙어 있다.

판화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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版畵用紙

여러 가지 성질의 종이를 사용하여 그 표현상의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지만, 목판용 용지로서 흔히 쓰이는 것은 한지(韓紙)인데, 한지의 아름다움과 강인도는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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型紙

쇄압(刷壓)을 위한 탄력을 가진 특수한 도구이다. 한국·일본 등지에서 발달하여 세계적으로 baren이라고 알려져 있다. 재료는 대나무의 껍질과 한지, 감물, 옻칠 등이다. 대껍질의 속에 있는 막(膜)을 벗겨서 섬유(纖維)를 가늘게 째고 몇 개를 합쳐서 한지로 꼰 노끈의 선재(線材)로 하고 소용돌이형으로 만든 다음 감물을 칠한 것을 심(芯)으로 한다. 안피지(雁皮紙)를 원통(圓筒) 목형을 사용하여 원형으로 몇 겹이나 덧붙이고, 옻칠을 한 접시 모양의 형지받침에 심을 합쳐 대껍질을 넓혀서 안쪽으로 엎어놓고 끝을 서로 합쳐 묶어서 만든다. 간단한 것은 대껍질의 섬유 대신 한지로 꼰 노끈을 사용하고 형지받침에는 판지(板紙) 등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유성 그림물감 등이 흔히 사용됨에 따라 목판 프레스기(機)도 등장하고 있다.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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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하화(版下畵) 또는 판하(版下)를 말한다. 조판(彫版)에 착수하기 이전의 작업을 총괄하여 말할 경우도 있다. 판목(版木)에 직접 판하를 그리는 직접법과 스케치 그 밖의 플랜을 베끼는 전사법(轉寫法)이 있다. 직접법은 먹과 붓을 사용하여 판목에 그린다. 기준을 잡기 위하여 연필이나 목탄으로 미리 그려 놓는 것도 무방하다. 다 그리고 난 다음 말린 위에 전체적으로 엷은 먹을 칠한다. 엷은 먹 부분을 파나가는 것인데 이것은 조판작업의 진행을 정확하게 알기 위하여 칠하는 것이다. 전사법은 쇄판(刷版)할 때에 화면이 좌우 거꾸로 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마련한 얇은 종이에 먹으로 그린 것을 뒤집어서 판면에 붙인다. 이면(裏面)에서 그림이 잘 보이도록 반투명하고 그리고 튼튼한 종이가 필요하다. 얇은 미농지(美濃紙)나 안피지(雁皮紙)가 좋다. 풀은 종이면에는 바르지 않고 엷게 판면에 고루 편다. 종이를 엎어 놓고 주름이 지지 않도록 잘 밀착시킨다. 간단한 전사에는 카번지(먹지)를 사용한다. 트레이싱페이퍼(tracing paper) 따위에 약도(略圖)를 그리고 카번지를 끼우고 뒤집어 얹어 놓은 위에서 연필로 줄을 따라서 판면에 베낀다. 그것을 먹과 붓으로 직접 법의 판하(版下)처럼 완성한다. 밑그림의 수정(修正)에는 포스터컬러의 백색 따위를 사용한다.

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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彫版

칼 따위에 의하여 판(版)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으로서 판화제작의 중심이다. 밑그림의 붓의 선(線)에 칼이 그대로 따라갔다고 하더라도 칼이 만들어내는 선은 붓의 선을 넘어 버린다. 판화를 도화(刀畵)라고 불러서 이것을 강조하는 사람조차 있을 정도이다. 조판의 기본적인 기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판목도(版木刀)에 의하여 파넣고 파내는 것으로서, 다른 하나는 평도·환도·삼각도 등에 의한 강면(鋼面)을 위로 해서 밀어나가며 파기, 이른바 찔러파기(突彫)이다. 창칼(版木刀)을 쥐는 방법은 크게 팔 때는 손잡이를 손 전체로 꼭 쥔다. 변화 있는 선이나 작게 파넣기에서는 연필이나 펜을 쥘 때와 마찬가지로 한쪽 손을 곁들여 미묘한 단계에서는 조절되도록 한다. 어느 것이나 다 밑그림의 선에 따라서 선의 방향으로 칼을 기울이면서 널빤지로 먹어 들어가게 한다. 경사가 직각에 가까울수록 깊이 파들어가게 되고 기울일수록 얕게 파진다. 직각을 넘어서 거꾸로 내경(內傾)하면 철면(凸面)의 모서리가 달아나 버리게 된다. 이 파들어가기에 예각(銳角)으로 교차되도록 파내면 나무 부스러기가 잘려져서 구상(溝狀)에 요부가 생겨 철부가 떠올라 판(版)이 되어 간다. 파낼 때에 판목을 움직이거나, 거꾸로 향하게 하거나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데 반드시 개의할 필요는 없다. 잘 쓰는 손의 방향에 따라서 자유로이 다루어도 무방하다. 끝칼·둥근칼·세모칼의 종류는 이 파들어가기·파내기의 조각을 한꺼번에 하는 폭이다. 판면에 대한 각도가 깊을수록 요부도 깊게 되는데 지나치게 깊으면 앞으로 밀어지지 않는다.

나무결에 따르는 경우와 거슬리는 경우는 힘주는 방법도 다르지만 날끝이 잘 들면 칼을 쥔 쪽에 다른 쪽 손을 결들이기만 해도 밀어나가면서 쉽게 파진다. 커다란 면(面)을 파내는 둥근 끌 등에서는 나무망치를 가볍게 사용한다. 삼각도는 예리한 V자형의 흠이, 평도나 둥근칼은 U자형의 홈이 생기고, 끝칼로는 난 폭만큼의 편편한 오목부가 생긴다. 창칼에 의한 선각(線刻) 사이를 오목하게 할 뿐 아니라 이들 밀어내는 홈은 독특한 선과 면이 되었을 때의 변화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의 단독사용에 의하여 판의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끌칼은 또한 판농담법(板濃淡法)이라고 하여 창칼에 의하여 파고들어간 선을 향하여 편편한 면을 만듦으로써 쇄판에 있어서의 농담(濃淡)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 밖에도 평칼에 의한 요면의 밀도변화에 의한 농담 등, 연구만 하면 많은 가능성이 있다. 쇄판할 때의 그림물감이나 잉크의 종류에 따라서는 너무 지나치게 좁은 흠이 메워질 것도 생각할 수 있고, 넓은 요부에 나타나기도 한다. 합판을 사용할 때는 제일층을 파내면 부분의 상태에 따라서 크게 벗겨지는 일이 있으므로 너무 깊게는 팔 수가 없다.

양각과 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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陽刻-陰刻

밑그림을 철부로서 새겨 남겨나가는 것을 양각, 그려진 부분을 파고 오목하게 하는 것을 음각이라 한다. 쇄판한 뒤 화면에 양각은 검정 또는 빛깔로서 나오고, 음각은 검정 또는 빛깔 속에 하얗게 떠오른다. 이 양자의 짜임새(組合)의 변화는 명암의 변화로도 취급될 수 있다. 그 효과는 시험쇄판을 하면서 조판(彫版) 작업을 진행시키는 방법으로 확인한다. 나무결 철판에서는 오목하게 파낸 선에 잉크가 채워지고, 철부의 표면은 깨끗이 훔쳐져 없어지므로 보통 목판과는 양각·음각의 의미가 반대로 한다.

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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刷版

판면에서 종이까지의 공정(工程)을 쇄판이라 한다. 판면에 남은 전사(轉寫) 밑그림의 종이나, 요부에 남은 작은 나무 부스러기를 정리하고 나사포(羅紗布)나 모포 등을 깐 위에 판(版)을 놓고, 쇄판 작업 중 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준비를 한다. 솔에 물을 묻히고 판면을 쓸어 습기를 준다. 먹이나 그림물감은 접시에 풀어 소량의 풀을 섞어서 농도(濃度)를 적당하게 조절한다. 애초에 풀을 섞는 것이 아니라 판면에 몇 군데 떨어뜨려 놓는 방법도 무방하다. 다만 풀이 많으면 인쇄하는 종이가 판면에 붙어서 벗겨져 버린다. 종이가 흡수성인 것은 분무기나 솔로 뿜거나 쓸어 물기를 주고 마른 종이를 덮은 다음, 형지를 재빨리 움직여서 전면에 쇄압(刷壓)을 가한다. 그림물감의 양이 많은 것보다 쇄압이 충분히 퍼지고 조심스럽게 다루는 편이 아름답게 인쇄되고 그림물감이 균등하지 않거나 물기가 많으면 얼룩이 생기거나 번져버린다. 반대로 종이의 흡수성과 번지는 효과를 노린 쇄판도 있다. 물기를 적게 하고 쇄압을 강하게 하지 않고서는 가볍게 누르면 이른바 농담쇄(濃淡刷)의 효과가 생긴다. 일문자(一文字) 또는 식농담(拭濃淡)이란 것은 넓은 평면에 칠한 그림물감 가장자리를 천 따위로 훔쳐내고 찍는 효과이다. 그림물감을 칠하지 않고 그냥 찍은 것을 공쇄(空刷)라 하여 판면의 볼록 부문이 종이에 새겨지고, 특히 강하게 쇄압을 가하면 지면에 볼록 부분의 광택이 나온다.

아교만으로 찍은 위에서 운모(雲母)의 분말을 뿌린 것을 운모쇄(雲母刷)라 하는데 풀이나 니스로 찍고 금은가루를 뿌리는 따위와 같은 종류의 시도도 있다. 수성 그림물감이나 먹을 사용한 쇄판 외에 유성재료에 의한 각종 그림물감으로 찍는 방법도 있다. 그림물감의 농도(濃度)는 델레핀유(油) 등으로 조정하는데, 용유량(溶油量) 많으면 기름투성이가 되어 버린다. 판면도 벤젠이나 페트럴 등 유성의 것으로 씻어서 준비한다. 그림물감은 솔로 칠하는 것보다도 유리판(板) 위 따위에서 조절하고 고무 롤러로 칠하는 편이 편리하다. 종이는 어떠한 것이나 무방하고 습기를 줄 필요없다. 종이를 엎어놓고 형지로 문지르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평압(平壓)의 가감등은 비교적 단조로와도 무방하므로 에칭프레스기(機)의 정반(定盤)이나 펠트(felt)를 빼낸 듯한 목판 프레스기도 나와 있다. 유성재료에 의한 쇄판은 수성재료의 경우와 달라서 미세한 판면의 흠집까지도 뚜렷하게 나오는 특징이 있다.

다색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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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色版畵

두 가지 이상 다수의 판을 겹쳐서 찍어 화면을 만들어 나가는 판화를 말한다. 더러는 판면 하나에 빛깔을 두 가지 이상 놓고, 한 번에 찍는 경우가 있는데 예외이다. 2색2도쇄(二色二度刷)에서 흑색과 엷은 묵색의 경우이거나, 지색(知色)의 종이에 의한 다색(多色)도 마찬가지로 불리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주판(主板)이나 골판(骨版)으로 불리는 판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빛깔의 판을 만들어나가는 방법과, 밑그림을 빛깔의 중첩에 의한 효과 등을 고려하면서 몇 빛깔로 나눠서 판을 만들어 포개는 방법으로 분류된다. 어느 방법을 취하든간에 겹쳐 찍을 때에 생기는 어긋남을 방지하기 위하여 조준점이라고 불리는 표지표가 중요하게 된다. 한국의 판화에서는 표준점은 판목 위에 있는 것이 보통으로서, 가로·세로 양쪽 판목의 가장자리에서 1cm 정도의 폭을 두고 모서리에 직각으로 L형의 각 표지를, 또한 그 연장선상에 한 형(形)을 그려 붙이고 표지를 새겨서 용지(用紙)를 대는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판면은 크기에도 따르지만 판목의 가장자리에서 2cm 정도 안쪽이 된다. 번거로우면 판목의 가장자리 그 자체를 기준점의 대신으로 하여도 무방하다. 판목 이외의 맞춤점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맞춤반(盤)인데, 판목을 놓는 받침과 L자형의 틀을 경첩으로 고정시키고 틀 위에 L자형의 흠이 있는 것이다. 주판(珠板)을 만들고자 하면 묵판(墨版)으로 하느냐, 화면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빛깔의 판으로 하느냐를 정한다. 묵판으로 할 경우에는 빛깔과 먹이 포개져서 암색(暗色)이 될 것을 기대하는 부분 이외에는, 선이 양각(陽刻)으로 도는 것이 보통이다. 주판이 되었으면 맞춤점을 맞춰서 얇은 한지에 찍고 그 위에 채색을 한 색 곁들인다. 물기로 종이에 신축성이 생기면 다음 판이 어긋나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것을 다른 판목에서 뒤집어 붙이고 곁들인 한 빛깔 이외를 전부 오목하게 파서 새기면 제2의 판이 생긴다. 제3의 판, 제4의 판 이렇게 판수가 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먹판을 주판으로 하여 다색(多色)을 만들어서 먹판은 인쇄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중쇄(重刷)의 순서에 따라서도 인쇄 효과는 변한다. 다색의 밑그림을 만들었을 경우는 밑그림 위에 얇은 한지나 트레이싱페이퍼 등을 얹어 빛깔별로 박아낸 몇 장의 판하(版下)를 만든다. 무한히 변화하는 빛깔을 쫓아가면 판수는 엄청난 것이 되므로 중복은 그림물감의 혼색이라 생각하여 화면을 정리하면서 판수와 판의 빛깔을 결정해 나가는 것이 요긴한 일이다.

목절면 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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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切面木版

18세기에 영국의 뷰익크(Bewick)에 의해 발명되었다. 치밀한 나이테를 가진 회양목·벚나무·배나무·동백나무 등을 사용한다. 나이테의 면이므로 흡수성이 크기 때문에 쇄판은 유성의 잉크를 사용한다. 판하(版下)의 전사는 널빤지의 결과 변함이 없는데, 조판(彫版)은 특수한 손잡이가 달린 자루를 손바닥에 대고, 손가락 끝을 도신(刀身)에 붙이고 방향을 조절하면서 밀며 파나간다. 주된 도구는 조각동판(彫刻銅版)에서 온 뷰란으로써 한 번 밀면 몇 가닥의 선이 파지는 연발식도 많이 사용된다. 음각된 백선(白線)의 밀도에 의하여 명암의 톤을 표현하는 데에 특색이 있으며 이를 백선조(白線彫)라고 한다.

동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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銅版畵

오목판화의 대표적인 것으로서 유럽에서 발달하였다. 15세기경의 발명이라고 하는데 당시 독일의 숀가우어(Schongauer)나 뒤러(Durer), 17세기 네덜란드의 렘브란트(Rembrandt) 등이 명작을 남겨서 유명하다. 에칭은 그 대표적인 것으로서 선을 주로 하여 명암의 효과를 추구하는데, 그 밖에도 많은 기법이 있다. 현재에는 재질(材質)도 구리 이외에 아연판이나 알루미늄·합성수지판 등으로 그 기법이 확대되고 있다.

에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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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hing

에치란 부식(腐蝕)을 말하는데, 질산(窒酸) 등을 사용하여 금속면을 부식시켜 오목하게 하여 판을 만드는 것이 그 이름의 기원이다. 보통 사용되는 금속은 동판이나 아연판의 0.5-1mm 두께이다. 제판(製版)은 우선 플레이트(plate)의 준비로 시작된다. 후박나무의 목탄으로 동판의 표면을 물을 흘리면서 닦아 녹이나 더러운 것을 제거한다. 동판의 가장자리 및 네 구석의 모서리는 줄을 사용하여 제거하여 매끄럽게 만들어 둔다. 이것은 인쇄할 때에 강압에 의하여 종이가 잘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연마의 마무리로서, 숫돌(砥石) 가루나 붕산수(硼酸水)를 사용할 경우도 있다. 준비가 끝나면 그라운드를 표면으로 입힌다. 그라운드는 송진·아스팔트·파라핀 등의 혼합물로서, 시판되고 있는 것은 봉상(棒狀)으로 뭉쳐 있다.

분량비(分量比)는 송진 2, 아스팔트 4, 파라핀 3 정도이다. 그라운드를 가솔린으로 녹이거나 열로 녹이거나 하여 솔이나 가죽 롤러로 칠하는 방법도 있는데, 알콜램프나 전열기 따위로 플레이트를 데우면서 고형(固型)의 그라운드를 문지르고, 비단 뭉치 등으로 가볍게 밀어 돌려서 엷고 고르게 펴는 것이 가장 좋다. 플레이트가 작은 때에는 핸드 바이스(hand vice)를 사용하고, 큼직한 것이라면 헌 가죽장갑을 끼고 작업을 한다. 그라운드를 입힌 면이 잘 말랐으면 촛불로 쬐서 그을음으로 까맣게 그슬린다.이것은 판면에 그림을 그려 나갈 때 동(銅)의 바탕결과의 대비로 그림이 뚜렷이 보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어서 플레이트의 가장자리나 이면에는 솔로 검정 니스류(類)를 칠하여 부식을 방지한다.

묘화(描畵)는 에칭 니들(etehing needle)로 그린다. 보통 철필 끝을 잘 갈아서 뾰족하게 한 것으로도 할 수 있다. 판면의 밑그림에는 빨간 연필을 가볍게 사용한다. 니들은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고, 표면의 그라운드를 선상(線狀)으로 벗기고 동의 바탕을 들어낸다. 이를 침묘(針描)라 한다. 지나치게 힘을 주면 직접 플레이트면(面)에 흠이 생기지만, 약하면 방식막(防蝕膜)이 찢어지지 않는다. 선의 조밀(粗密)이나 교착(交錯)에 의하여 명암이나 양감·질감의 변화를 내도록 한다. 부식은 도제(陶製) 또는 법랑(琺瑯) 칠한 배트(bat)를 준비한다. 부식시간과 부식도(腐蝕度)는 금속과 산의 농도 및 플레이트 위의 그라운드가 벗겨진 상태에 따라서 달라지므로 테스트판(版)을 만들어 두면 편리하다. 시판(市販)하는 질산을 사용할 경우는 50% 정도 물로 엷게 한다. 이것도 사용함에 따라 부식시간이 늦어진다. 아연판을 사용할 경우는 훨씬 농도를 엷게 할 필요가 있다.

그 밖에 부식액으로서는 염화제 2철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용액 속에 담근 플레이트의 선묘 부분에 기포가 모이기 때문에 우모(羽毛)를 사용하여 천천히 턴다. 동판(銅版)으로 약 30분 정도로 알맞은 깊이에 부식이 진행된다. 아연판에서는 빠르다. 선의 강약을 부식으로 낼 경우에는 도중에서 들어내고 물로 씻은 다음 다시 침묘(針描)를 가한다. 처음에 그린 곳이 가장 깊고 굵게 되고, 제2·제3으로 갈수록 선은 얕고 가늘게 된다. 반대로 그 이상 부식을 진행시키고 싶지 않은 부분을 그라운드나 검정 니스로 중지시키는 방법도 있다. 바늘끝으로 대거나 옆에서 비쳐보거나 하여 요각(凹刻)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최후에 물로 씻은 다음 휘발유·초산(醋酸)·아밀·가솔린 등으로 그라운드나 방식(防蝕) 니스를 잘 훔쳐내면 에칭의 원판이 완성된다.

요판의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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凹版-印刷

잉크는 요판 또는 오프셋 잉크 등 걸직한 잉크를 사용한다. 안료를 개서 만들 경우에는 번트유(油)를 사용한다. 린시드유(油)를 남비에 넣어 가열하고, 끓을 때에 기름에 불을 붙여 불꽃이 한창 올랐을 때 빨리 뚜껑을 꼭 닫고 불에서 내리면 점도(粘度)가 적당한 번트유(油)가 된다. 유리판(板) 위에서 안료와 기름을 잘 개서 섞고, 개는 주걱으로 판면에 밀어붙이듯이 꺼내고 가죽뭉치로 오목한 곳에 미치도록 틀어 넣는다. 겨울철이나 잉크가 너무 굳었을 경우는 플레이트를 조금 데우면 들어가기 쉽다. 남는 잉크는 넝마 헝겊으로 싹 훔쳐서 제거하고, 한랭사(寒冷紗)나 헌 모기장으로 잉크를 선 속에 채우는 듯한 기분으로 표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처럼 훔쳐간다. 훔쳐내는 마무리는 머슬린(muslin)·비단·인견 등을 사용하여 아주 가볍게 한다. 흰 하이라이트를 내는 데는 천에 백묵가루를 묻혀서 훔치고 잉크가 흐려진 것을 완전히 제거해 버린다. 훔쳐내기의 정도에 따라서 명암의 톤을 보충할 수도 있으나 선의 톤을 죽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쇄압(刷壓)은 에칭프레스기(機)를 사용한다. 종이는 판면보다 큰 것을 준비하고 물기를 주어 흡취지(吸取紙) 사이에 끼어 중량을 주어둔다. 흡수성이 강한 종이에서는 인쇄 직전에 물을 뿜을 정도가 좋다. 물기가 표면에 나와 있어서는 안 되지만 습기가 없으면 종이가 판면에 잘 물려들어 가지 않는다. 슬라이드판(板) 위에 인쇄용지와 동형의 종이를 까는데 이것을 맞춤(기준) 종이라고 한다. 그 위에 판면을 위로 하여 플레이트를 놓고, 맞춤지에 맞춰서 인쇄용지를 얹어 펠트를 씌우고서 상하 롤러 사이를 통한다. 쇄압이 골고루 걸리도록 두 개의 나사로 위 롤러의 높이를 조절한다. 펠트 밑에 흡수지를 놓고 여분의 물기를 빼내거나 인쇄지가 판면에 물려들어가는 것을 돕거나 할 경우도 있다.

소프트 그라운드 에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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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ft groung etching

용구(用具)나 재료가 에칭과 다름 없으나 그라운드의 성분은 라드(lard)나 페트(Fett) 가 소량 첨가된다. 찍은 화면의 선은 에칭보다 훨씬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 플레이트를 전열기(電熱器)에 걸고 굳은 그라운드를 친 위에서 몇 방울 라드를 떨어뜨리고 솜뭉치로 여러 번 밀어서 편다. 그 위에 얇고 질긴 종이를 덮고 HB-B 정도의 연필로 자유로이 그린다. 종이를 벗기면 그린 부분의 밑에만 그라운드가 벗겨져 구리의 생 바탕이 노출된다. 이것을 에칭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부식시켜서 제판한다. 부식액의 농도는 어느 정도 엷은 편이 좋다. 애쿼틴트와 병용하는 일이 많고 석판(石版)과 같은 효과가 생긴다.

애쿼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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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uatint

선을 사용하지 않고서 변화있는 면의 톤을 표현하는 기법으로 색인쇄에도 농담의 효과를 낳게 할 수 있다. 같은 동판 위를 송진의 분말로 덮고 그 간격을 부식시켜 판면에 배의 표면과 같은 오목부를 만든다. 송진 분말의 살포에는 특수한 구조의 세로가 긴 상자를 사용한다. 하부에 분말을 넣어 중간의 널빤지를 풍차(風車) 모양으로 회전시켜 분말을 뿌려올려서, 가는 옆 뚜껑에서 동판을 넣고 밀폐한 다음 이것을 받는다. 5분 동안쯤 놓아두면 송진으로 판면이 하얗게 되므로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전열기로 조금 데워서 정착시켜 부식시킨다. 농담의 변화는 방식용의 니스나 그라운드를 칠하고서는 제2·제3의 부식을 반복함으로써 만들어 엷(淡)은 데서 진(濃)한 데로 완성해 나간다. 처음에 방식시켜 둔 면은 평활(平滑)한 대로이고, 인쇄하면 하얗게 나온다. 백(back)을 하얗게 하고 붓의 선을 내기 위해서는 먹물에 아라비아 고무액을 섞어 판면에 그리고, 그라운드를 입히고 나서 물로 닦아내서 먹물선을 지운 다음 그 위에 애쿼틴트의 기법을 실시한다. 부식이 반복되어서 배 표면과 같은 면이 농담의 의도(意圖)가 틀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항상 부식의 진행상태에 주의하는 것이 요긴하다. 선의 표현과 결합하기 위하여서는 에칭이나 드라이포인트와 병용한다 간편하게 애쿼틴트를 하자면 판면에 직접 묽은 질산액(窒酸液)을 적신 붓으로 그려, 톤을 보면서 포개어 칠해서 부식을 진전시키는 방법도 있다.

드라이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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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 piont

부식액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판면을 새겨나가는 기법의 하나로, 프로세스는 가장 간단해서 시작하기가 쉽다. 그러나 기법적으로는 깊은 숙련을 요한다. 동판 아연판 등 부식의 기법에 사용되는 금속은 물론이거니와 알루미늄이나 경질 비닐 등으로 응용의 범위는 넓다. 조각의 도구는 강철체의 예리한 바늘이나 루비나 다이아몬드의 바늘인데 뷰란도 사용할 수가 있다. 철필끝을 잘 갈아서 써도 무방하다. 선각(線刻)의 깊이는 바늘을 다루는 데 따라서 자유롭고 선 양쪽에는 바(bar)라고 하는 거스러미가 생긴다. 잉크를 닦아 없앨 때는 이 바에 남은 잉크가 독특한 부드러운 선을 만들게 되는데 인쇄 횟수가 많아지면 롤러의 강압 때문에 바가 마멸되어 톤이 변하기 쉽다.

엔그레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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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raving

엔그레빙은 동판화 일반을 가리키거나 조각 일반을 가리키는 일도 있으므로 특별히 라인 인그레이빙이라 부를 경우도 있다. 동판이나 강철판, 가끔 동판에 강철 도금한 것을 재료로 하여 뷰란을 사용해서 새긴다. 드라이포인트와는 달리 파낸 찌꺼기를 제거하므로 바는 남지 않는다. 동판의 기법으로서는 가장 오랜 것이라고 하며, 엄격하고 격조 높은 선의 효과를 낳지만 숙련을 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지폐나 증권류의 인쇄에 쓰이는 외에는 현대에는 그다지 사용되지 않는다.

메조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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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zzotint

17세기 네덜란드의 지겐(L.V.Siegen)의 발명으로 이룩된 기법이며, 어두운 백에 의해 밝은 상(像)을 드러내는 특수한 것으로서 부드러운 하프톤이 몽환(夢幻)적인 효과를 낳는다. 판의 전면을 톱니모양의 끌이나 회전하는 룰렛(roulette)으로 모래 결 모양으로 하거나 종횡으로 평행하는 교차선으로 메운다. 그대로 인쇄하면 면 전체가 까맣게 되어 버린다. 모래 결이나, 선의 윤택을 내는 주걱이나 스크래퍼로 눌러 없애거나 갈아지워서 톤을 정리하고, 점차로 화상(畵像)을 내어 나가는 것이다.

석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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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版畵 lithography

18세기말에 독일 사람 제네펠더(Aloys Senefelder)가 발명한 평판인쇄법(平版印刷法)으로 석회석을 사용한 까닭에 그리스어(語)의 돌(lithos)에서 이름 붙여졌는데 뒤에는 금속판을 사용할 경우도 같은 종류의 기법은 전부 리소그래피라 부르게 되었다. 물과 기름이 반발하는 성질을 이용한 그 원리는 탄산칼슘분(分)이 많은 석회석 등의 판면에 유지(油脂)를 함유한 묘화재(描畵材)가 작용하여 질산고무액(液)에 의하여 지방산칼슘이 생겨 물에 녹지 않고 유지분을 끌어들이는 면이 되는 부분과 물은 흡수하나 유지에는 반발하는 부분을 만들게 된다. 소재는 독일의 조르렌호펜산(産)의 석회석이 양질로 알려지고 있는데, 보통 대리석이나 백조석(白彫石)·현창석(玄昌石)에서 석고판(石膏板) 젖빛 유리 등에도 응용된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취급하기가 쉽고 판면도 크게 잡을 수 있는 아연판이다.

셸락(shellac)·비누분(分) 등을 함유한 전용(專用) 리트로 녹이는 먹이 있고, 물로 녹여서 펜이나 붓으로 그리고 고형(固型)으로 된 평판용(平版用) 크레용은 지방·수지·경랍(鯨蠟) 등을 주성분으로 한 것이다. 이외에도 진한 연필이나 색연필·유성잉크 등 유지성 재료는 전부 쓰인다. 부식액은 지방의 감수성(感受性)을 저지시키는데 쓰이는 용액으로, 석회석에는 아라비아 고무를 더운 물에 푼 아라비아 고무액에 소량의 질산을 가한 질산 고무액을 사용하고, 아연판에서는 아라비아 고무액에 인산을 소량 섞은 인산 고무액을 사용한다. 이것은 또한 에치액(液)으로 불릴 경우도 있다. 지방의 감수성을 부활시키기 위해서 석회석에는 구연산이나 질산 등을 사용하고, 아연판에는 구운 명반액에 소량의 질산을 가한 것을 사용한다. 이것을 정면액(整面液)이라 하고 있다. 판면효과는 처음의 데생이 그대로 충실하게 나타나므로 판에 의한 우연성이나 무기화된 효과는 그다지 기대할 수 없으나 백색뽑기나 전사(轉寫)등의 자유로움도 있고, 밑그림 그릴 때 쓰는 황산철안료를 이용하여 다색인쇄판도 간단히 될 수 있는 편리점도 있다.

아연평판 인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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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鉛平版印刷

아연판은 0.5mm 두께 이상을 준비하고 모서리를 없애고 닦는다. 판면의 상태에 따라서 마석판(磨石版)·모래무늬 석판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닦기는 금강사(金剛砂)를 뿌리고 철반(鐵盤)으로 가는 데 현재는 거의 갈아져 있는 판을 사용할 경우가 많다. 판면에 직접 손을 대거나 더럽히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녹은 먹이나 리트크레용 등 유지성의 재료로 자유로이 묘화한다. 손가락 자국 따위도 똑같이 잉크를 흡수하게 되므로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전부 그린 뒤 큼직한 스폰지에 아라비아 고무액을 묻혀서 전면에 엷게 빠짐없이 칠한다. 부드러운 솔을 사용하여도 무방하다. 먼지가 없는 장소에서 직사광선을 피하고 완전히 말린다. 급할 때에는 바람을 보내거나 데우거나 한다. 마른 다음에는 판면의 고무액을 헝겊으로 충분히 물을 주면서 훔쳐내고, 물기가 있는 동안에 가솔린을 함유한 천으로 가볍게 문대면서 그림을 지워버린다. 또다시 깨끗한 물로 판면을 씻은 다음, 평판용 잉크를 가죽 롤러로 골고루 묻혀 그림을 부활시킨다. 이 때 오점(汚點) 등은 경석봉(輕石捧)으로 문질러서 지워준다. 판면 전체에 송진가루를 뿌리고, 여분의 가루를 씻어내고 에치액(液)으로 가볍게 훔친 다음 물로 씻는다. 또 다시 가필할 경우에는 명반 포화액을 칠하고서 잠시 동안 두었다가 물로 씻어내고 건조한 후 덧그린다. 잉크를 충분히 두껍게 묻히고 에치액을 칠하여 마무리 한다.

인쇄에는 전용(專用)의 평판프레스기(機)를 사용한다. 에칭프레스기(機)처럼 롤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판면 위에 함석제의 친판이라는 피복(被覆)이 오고 그 위를 스크레이퍼가 프레스 폭(幅) 전체에 고르게 눌러 문지르듯 이동하는 장치로 되어 있다. 에칭프레스로 대용하려면 펠트를 제거하고서 판 상하에 마닐라보르지(紙)를 대고, 롤러의 압력을 어느 정도 약하게 하고 시도해 본다.

판면에 천이나 스펀지로 물을 엷게 묻히고 잉크를 롤러로 고르게 칠한다. 물이 지나치게 많으면 잉크는 물에 떠서 잘 묻혀지지 않고, 지나치게 적으면 판 전체에 찰싹 달라붙는다. 프레스기(機)의 철판(鐵板)에는 물을 엷게 칠하여 두면 좋다. 판 위에 인쇄용지를 얹고 후지(厚紙)를 씌워 친판을 그 위에 덮는다. 레버를 잡아당기면 판면이 올라가서 스크레이퍼에 꽉 들어맞는다. 스크레이퍼의 높이를 위의 핸들로 가감하며 판면을 문지르는 기분으로 조절한다. 압력이 지나치게 걸리면 핸들이 돌리기 힘들게 된다. 스크레이퍼의 밑을 통한 판을 레버를 올려서 내리고, 친판을 끌어내어 종이를 잡아낸다. 물을 칠한 다음 잉크를 묻히고 인쇄를 반복하는 것이다. 판의 보존에는 잉크를 묻히지 말고 두세 번 프레스를 건 다음 아라비아 고무액(液)을 칠하여 둔다. 재차 다른 판에 이용할 경우에는 가솔린으로 훔치고 물로 씻은 다음 잘 닦아서 사용한다. 0.7cm 두께 정도라면 1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실크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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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k screen

공판(孔版)의 한 기법으로, 실크스크린 스텐슬 또는 세리그라프라고도 불린다. 비단의 막을 통하여 잉크나 안료가 인쇄되는 것으로서 직접 실크스크린에 도재(塗材)가 붙어서 원판으로 되는 것과, 따로 원지(原紙)를 사용한 원판이 만들어지고 실크스크린에 부착되는 것의 두 가지가 있다. 합우판(合羽版)이나 염판(染版)의 연결을 실크스크린으로 치환(置換)시킨 것이다. 막에 사용되는 비단은 swiss bolting cloth라 불리는 것으로서 한국에서는 비단의 사직(紗織)에서 날줄 두가닥, 씨줄 한가닥의 교차가 적절하다고 한다. 이것을 나무틀에 치고 원지와 합쳐서 원판으로 한다. 후지(厚紙)는 한지에 합성수지 도료가 칠하여진 것이나 박엽양지(薄葉洋紙)에 파라핀 주제도료(主劑塗料)를 칠한 황산지(黃酸紙)가 있다. 얇고 질긴 종이나 등사판용 원지에 속건(速乾) 니스를 솔로 칠하여도 알맞다. 인쇄에는 스퀴지(squeegee)라고 하는 나무 손잡이가 달린 고무제(製)의 일종의 주걱을 사용하여 잉크를 긁어낸다. 쇄압이 걸리지 않고 잉크나 안료가 떠오르는 것이 표현효과의 특징이고 또 투시적이기 때문에 역판(逆版)할 필요도 없고 찍히는 것은 종이에 한정되지 않고 널빤지·유리·금속·피혁·천 등 다양한 재료에 응용될 수 있고 사소한 곡면체(曲面體)에도 인쇄가 가능하다.

실크스크린 직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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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直接法

나무틀에 라크니스를 솔로 3회-4회로 나눠 두껍게 칠한다. 비단을 틀보다 큼직하게 잘라서 물에 적시고 가볍게 짠 다음, 틀에 펼쳐 얹어 놓고 아이런을 사용하여 구어붙인다. 온도는 170-180°이상으로서 비단은 세게 잡아당기면서 느슨한 곳이 없도록 친다. 여기에 연필이나 붓으로 맞춤점을 붙이고 밑그림으로 한다. 이면(裏面)에는 전분을 물로 녹여서 칠하고 건조시킨 다음, 석판용 크레용이나 먹물을 사용하여 화면을 그린다. 뒤의 전분은 털어버리고 전면에 아교를 엷게 풀어서 균등하게 칠하여 나간다. 완전히 마르면 겉과 뒤 함께 테레핀유(油)를 솜 따위에 묻혀서 씻는다. 기름에 작용되지 않은 아교가 남아서 원판이 완성되게 된다. 아교 대신 염화비닐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인쇄는 실크스크린 전용의 잉크를 사용한다. 폭넓은 합성고무로 이룩된 스퀴지라는 일종의 갈고리 주걱에 잉크를 듬뿍 묻힌다. 적으면 찰상의 원인이 된다. 판면과 스퀴지의 각도를 45°정도로 유지하여 힘을 균등하게 걸면서 몸 앞으로 끌어당겨 나간다. 이 경우 쇄대(刷台)나 나무틀을 경첩으로 고정하는 간단한 인쇄기도 있으나, 나무틀과 갈은 크기의 널빤지 에 인쇄용지와 같은 두께의 종이로 기준을 만들어 놓고 용지를 맞추는 것만으로도 나무틀을 꽉 누르기만 하면 충분하다. 인쇄가 끝난 스크린은 잉크가 마르면 비단의 발이 메워져서 또다시 사용할 수 없게 되므로 석유를 헝겊에 적셔서 완전히 훔쳐 놓을 필요가 있다.

실크스크린 간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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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間接法

판 밑그림을 계획화면보다 한 둘레 커다란 종이에 그린다. 원지를 잘라낼 때 밑그림까지 잘라버리면 흩어져 버리므로 두꺼운 종이가 필요하다. 얇은 종이에 데생한 경우는 그림용지로 뒤를 덧바르면 된다.

다음으로 밑그림의 선을 따라서 왁스를 칠하고 손가락으로 펴서 원지를 붙인다. 왁스는 전용 그라운드왁스가 있다. 양이 너무 많으면 끈적끈적하여 제판 중에 움직이게 되고, 너무 적으면 어긋나거나 벗겨진다. 칼날이 들어가는 부분만 확고하게 고정되어 있으면 무방하다. 원지는 수지도료에 의해 광택을 수반하고 있는 쪽을 위로 하여 친다. 반대로 하면 실크스크린에 달라붙지 않는다.

다색쇄의 경우에는 밑그림을 분해하여 각색의 판하(版下)를 만든다. 후지(厚紙)를 통해서 밑그림이 보이므로 원지를 자르면서 빛깔을 찍어내는 부분의 원지를 벗겨 나간다.

칼날은 형지(型紙)를 자르는 전문적인 조도(彫刀)가 있으나 지공용(紙工用)의 커터나 면도칼의 날을 쪼갠 것이라도 무방하다. 너무나 세밀한 표현은 기법상 불가능하므로 잘라 나가는 과정에서는 생략이나 단순화 등 형의 정리가 필요하게 된다. 잘라내기가 끝나면 편편한 태(台) 위에 신문지를 4-5장 포개어 그 위에 원지를 밑그림이 달린 채로 놓아두고 틀에 친 스크린을 포개어서 위에서 다리미로 다린다.

온도는 100℃ 이상에서 너무 지나치게 뜨겁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직접 다리는 것보다 신문지를 한 장 깔고 다리는 편이 니스로 아이런이 더렵혀지는 것을 방지할 수가 있다. 힘을 들여서 문지르는 것이 아니라 이이론의 중량으로 누르듯이 댄다. 밀착되면 무리를 하지 않도록 밑그림을 벗겨내 벤젠 따위로 판면의 왁스를 제거한다.

인쇄는 직접법과 다름이 없다. 밑그림이 단순한 것이라면 얻기 쉬운 얇은 종이에 형(型=本)을 잘라 내어, 스크린 밑에 놓고서 스퀴지로 잉크를 통하면 잉크로 본이 스크린에 달라붙어 간편한 실크스크린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