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논개의 애인이 되어서 그의 묘에
論介의愛人이되야서그의廟에
[편집]날과밤으로 흐르고흐르는 南江은 가지안슴니다
바람과비에 우두커니섯는 矗石樓는 살가튼光陰을ᄯᅡ러서 다름질침니다
論介여 나에게 우름과우슴을 同時에주는 사랑하는論介여
그대는 朝鮮의무덤가온대 피엿든 조흔ᄭᅩᆺ의하나이다 그레서 그향긔는 썩지안는다
나는 詩人으로 그대의愛人이되얏노라
그대는어데잇너뇨 죽지안한그대가 이세상에는업고나
나는 黃金의칼에베혀진 ᄭᅩᆺ과가티 향긔롭고 애처로은 그대의當年을 回想한다
술향긔에목마친 고요한노래는 獄에무친 썩은칼을 울녓다
춤추는소매를 안고도는 무서은찬바람은 鬼神나라의ᄭᅩᆺ숩풀을 거처서 ᄯᅥ러지는해를 얼녓다
간얄핀 그대의마음은 비록沈着하얏지만 ᄯᅥᆯ니는것보다도 더욱무서웟다
아름담고無毒한 그대의눈은 비록우섯지만 우는것보다도 더욱슯엇다
붉은듯하다가 푸르고 푸른듯하다가 희여지며 가늘게ᄯᅥᆯ니는 그대의 입설은 우슴의朝雲이냐 우름의暮雨이냐 새벽달의秘密이냐 이슬ᄭᅩᆺ의象徵이냐
ᄲᅵ비가튼 그대의손에 ᄭᅥᆨ기우지못한 落花臺의남은ᄭᅩᆺ은 부ᄭᅳ럼에醉하야 얼골이붉엇다
玉가튼 그대의발ᄭᅮᆷ치에 밟히운 江언적의 묵은이ᄭᅵ는 驕矜에넘처서 푸른紗籠으로 自己의題名을 가리엇다
아々 나는 그대도업는 빈무덤가튼집을 그대의집이라고 부름니다
만일 이름ᄲᅮᆫ이나마 그대의집도업스면 그대의이름을 볼너볼機會가업는 ᄭᅡ닭임니다
나는 ᄭᅩᆺ을사랑함니다 마는 그대의집에 픠여잇는ᄭᅩᆺ을 ᄭᅥᆨ글수는 업슴니다
그대의집에 픠여잇는ᄭᅩᆺ을 ᄭᅥᆨ그랴면 나의창자가 먼저ᄭᅥᆨ거지는 ᄭᅡ닭임니다
나는 ᄭᅩᆺ을사랑함니다 마는 그대의집에 ᄭᅩᆺ을심을수는 업슴니다
그대의집에 ᄭᅩᆺ을심으랴면 나의가슴에 가시가 먼저심어지는 ᄭᅡ닭임니다
容恕하여요 論介여 金石가튼 굿은언약을 저바린 것은 그대가아니오 나임니다
容恕하여요 論介여 쓸々하고호젓한 잠ㅅ자리에 외로히누어서 ᄭᅵ친 恨에 울고잇는 것은 내가아니오 그대임니다
나의가슴에 「사랑」의글ㅅ자를 黃金으로색여서 그대의祠堂에 紀念碑를세운들 그대에게 무슨위로가 되오릿가
나의노래에 「눈물」의曲調를 烙印으로ᄶᅵᆨ어서 그대의祠堂에 祭鍾을울닌대도 나에게 무슨贖罪가 되오릿가
나는 다만 그대의遺言대로 그대에게다 하지못한사랑을 永遠히 다른 女子에게 주지아니할ᄲᅮᆫ임니다 그것은 그대의얼골과가티 이즐수가업는 盟誓임니다
容恕하여요 論介여 그대가容恕하면 나의罪는 神에게 懺悔를아니한대도 사러지것슴니다
千秋에 죽지안는 論介여
하루도 살ㅅ수업는 論介여
그대를사랑하는 나의마음이 얼마나 질거으며 얼마나 슯흐것는가
나는 우슴이제워서 눈물이되고 눈물이제워서 우슴이됨니다
容恕하여요 사랑하는 오々 論介여
현대어
[편집]날과 밤으로 흐르고 흐르는 남강은 가지 않습니다
바람과 비에 우두커니 섯는 촉석루는 살 같은 광음을 따라서 달음질칩니다
논개여 나에게 울음과 웃음을 동시에 주는 사랑하는 논개여
그대는 조선의 무덤 가운데 피였던 좋은 꽃의 하나이다 그래서 그 향기는 썩지 않는다
나는 시인으로 그대의 애인이 되었노라
그대는 어디 있느뇨 죽지 않은 그대가 이 세상에는 없고나
나는 황금의 칼에 베혀진 꽃과 같이 향기롭고 애처로운 그대의 당년(當年)을 회상한다
술 향기에 목맺힌 고요한 노래는 옥(獄)에 묻힌 썩은 칼을 울렸다
춤추는 소매를 안고 도는 무서운 찬바람은 귀신 나라의 꽃 수풀을 거쳐서 떨어지는 해를 얼렸다
가냘픈 그대의 마음은 비록 침착하였지만 떨리는 것보다도 더욱 무서웠다
아름답고 무독(無毒)한 그대의 눈은 비록 웃었지만 우는 것보다도 더욱 슬펐다
붉은 듯하다가 푸르고 푸른 듯하다가 희어지며 가늘게 떨리는 그대의 입술은 웃음의 조운(朝雲)이냐 울음의 모우(暮雨)이냐 새벽 달의 비밀이냐 이슬 꽃의 상징이냐
삐비 같은 그대의 손에 꺾이지 못한 낙화대의 남은 꽃은 부끄러움에 취하여 얼굴이 붉었다
옥 같은 그대의 발꿈치에 밟힌 강 언덕의 묵은 이끼는 교긍(驕矜)에 넘쳐서 푸른 사롱(紗籠)으로 자기의 제명(題銘)을 가리었다
아아 나는 그대도 없는 빈 무덤 같은 집을 그대의 집이라고 부릅니다
만일 이름뿐이나마 그대의 집도 없으면 그대의 이름을 불러 볼 기회가 없는 까닭입니다
나는 꽃을 사랑합니다마는 그대의 집에 피어 있는 꽃을 꺾을 수는 없습니다
그대의 집에 피어 있는 꽃을 꺾으려면 나의 창자가 먼저 꺾여지는 까닭입니다
나는 꽃을 사랑합니다마는 그대의 집에 꽃을 심을 수는 없습니다
그대의 집에 꽃을 심으려면 나의 가슴에 가시가 먼저 심어지는 까닭입니다
용서하여요 논개여 금석 같은 굳은 언약을 저버린 것은 그대가 아니요 나입니다
용서하여요 논개여 쓸쓸하고 호젓한 잠자리에 외로이 누워서 끼친 한(恨)에 울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고 그대입니다
나의 가슴에 「사랑」의 글자를 황금으로 새겨서 그대의 사당에 기념비를 세운들 그대에게 무슨 위로가 되오리까
나의 노래에 「눈물」의 곡조를 낙인으로 찍어서 그대의 사당에 제종(祭鍾)을 올린대도 나에게 무슨 속죄가 되오리까
나는 다만 그대의 유언대로 그대에게다 하지 못한 사랑을 영원히 다른 여자에게 주지 아니할 뿐입니다 그것은 그대의 얼굴과 같이 잊을 수가 없는 맹서입니다
용서하여요 논개여 그대가 용서하면 나의 죄는 신에게 참회를 아니한대도 사라지겠습니다
천추에 죽지 않는 논개여
하루도 살 수 없는 논개여
그대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이 얼마나 즐거우며 얼마나 슬프겠는가
나는 웃음이 겨워서 눈물이 되고 눈물이 겨워서 웃음이 됩니다
용서하여요 사랑하는 오오 논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