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만복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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笑門萬福來
銀파리 雙S 競演

『신년 새해에는 소원성취 하시요』 하는 말은 새해에는 복(福)만히 바드시요』 하는 말인데 웃는 집에만 오는 것임니다.

얼골을 오만상을 ᄶᅵᆼ그리고 악착한 소리로 울고만 잇서 보시요 당신이 복이래도 벙거지을 버서 쥐고 줄다름을 치면서 『복 살려라!』 소리를 지를 것이니 요 녯날부터 울음 만흔 집에 복이 왓다는 법은 업슴니다.

신년 새해에는 당신ᄭᅦ도 복이 만히 오라고 우슨 이약이를 한 마대 하겟는데 우슨 이약이에도 여러 가지가 잇스니 새해의 우슴은 무해무독하고 무리무욕(無利無慾)한 무탈한 우슴이라야 함닌다. 엇던 우슴이 무해무독 무리무욕한 우슴인고 하니 요전에 ᄭᅡ마중 선수(女流運動家) 이약이가 텃트린 우슴! 그와 가튼 우슴임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보담도 더 무해무독하면서 몃 갑절로 더 우수운 이약이를 할 것이니 얼골 ᄶᅵᆼ그리는 동모가 잇거던 모다 불러 가지고 와서 드리시요


늣동이 도적[편집]

느슨하고 미련하고 배포ᄭᅡ지 유하면서 무엇이 급하다고 아홉 달도 못 되여서 탄생해 튀여나온 늣동이가…… 말엇드면 조흘 것을 자라서 도적놈의 제자가 되엿슴니다 그려.

여러ㅅ해 만에 솜씨을 ᄲᅩᆷ내 본다고 컴컴하고 호젓한 길에서 트레 머리 녀자 한 사람을 ᄶᅩ차 가서 억개를 툭 치면서 손ᄲᅡ르게 머리에 ᄭᅩᆺ첫든— 보석이 박혀 잇는 듯십은 핀(針)을 ᄲᅢ 가지고 시침이 ᄯᅮᆨ ᄯᅦ고 지나갓슴니다. 그러닛가 녀자는 골도 안 내고 허허 우스면서

『세상엔 눈갈 먼(盲) 도젹놈도 만치…… 그ᄭᅡ짓 것은 ᄲᅢ여 가면 무얼 하려고 그러노 야시ㅅ장(夜市)에서 십오전 주고 산 것을 모르고……』

그 소리를 뒤로 듯고 늣동이 락망하얏슴니다.

『앗차 속앗다 ᄭᅩᆨ 보석핀인 줄 알앗고나 야시가 생기닛가 이런 가ㅅ자가 생기지…… 잇ᄭᅡ짓 것은 갓다가 무얼 하나?』 하고 뒤로 돌우 가서 녀자의 압헤 던젓슴니다. 그러닛가 녀자는 그것을 집어 들고

『정신 ᄲᅡ진 도적놈 가트니 이것이 십오전 ᄶᅡ릴 듯십은가? 진고개 가서 이십륙원 주고 산 것이란다』 하면서 뛰여 달아낫슴니다.

『에에 앙한 도적년!』 하고 늣동이는 분해 하엿스나 누가 도적인지 모르지요.

터덜터덜 하면서 괴수의 집으로 돌아가서 이약이를 하닛가

『너 가티 느슨한 놈은 브인집(空家)이나 차저 단기면서 시게나 옷이나 돈ㅅ괴니 훔처 오너라』 하고 괴수가 닐럿슴니다.

『엇던 집이 브인집인지 알 수 잇나요』

『압다 미런한 놈이로구 아모 집에나 가서 집 찻는 체하고 주인을 차저 보아서 아모 대답도 업스면 브인집이지……』

『ᄯᅡᆫ—은! 그래 보지요 지금부터 곳 해보지오』 하고 ᄯᅢ아닌 부즈런이 생겨서 그길로 튀여 나갓슴니다. 나가든 길로 남의 집 대문 압헤 가서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하고 불르닛가 어대서인지 자조 맛난듯십은 낫닉은 늙은이가

老 『네— 누구시요!』 하고 나왓슴니다.

盜 『브인집인 줄 알고 불럿더니 계십니다 그려!』

老 『정신 업는 친구로군! 브인집인 줄 알면 왜 불른단 말이요 누구를 차즈시요』

盜 『앗차차 차즐집 성명(姓名)은 아즉 못 지엿슴니다 곳 하나 지어 보지요 무슨 일홈이 조흘런지요』

老 『이게 무슨 소리요 누구를 놀리는 모양이요? 아— 아 인제 보닛가 당신은 이 아래ㅅ집에 사는 사람이로구려 아래 웃집 간에 늙은이 보고 그게 무슨 짓이요』

盜 『아차차 인제 보닛가 우리 집 엽집임니다 그려. 아—니요 엇저녁에 안령히 주므섯느냐고 무러 보려고 그랫슴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감니다』

늙은이는 독갑이에게 홀린 것 가태서 입이 벙벙하엿스나 늣동이야말로 혼이 낫슴니다.

『깃것 차저 간다는 것이 엽헷 집엘 갓스니 큰일 날 번 하엿지…… 그러나 저러나 아모데 가서 집을 찻는 체 하드래도 아모개 집을 찻는다고 헛일홈이라도 미리 지여 가지고 단겨야겟는데 흔히 잇는 일홈을 지엿다가는 [내가 사람이요 왜 차즈시요] 하면 ᄭᅩᆼ문이가 ᄲᅡ질 터이고…… 아조 세상에는 다시 업슬 만치 야릇한 일홈이 업슬가? 어! ᄯᅩ 성에는 고가가 적으니 고가로 하고 고 고 고린내! 고린내는 발 구락내닛가 흉해서 못쓰겟고 고 고 고 고등어! 올치올치 고등어는 밥반찬도 하고 술안주도 하닛가 그놈이 좃켓지…… 고등어의 집을 찻기로 하자』

이러케 졍해 가지고는 그 근처에서 ᄯᅩ 시작을 하엿슴니다.

盜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아 아모도 업나요 브인집인가요 이리 오너라아』

主 『누구요!』 하고 안에서 소리만 지름니다.

盜 『좀 엿주어 불 것이 잇는대요 아모도 안게심닛가 브인집임닛가?』

主 『잇스닛가 대답을 하지요. 무어요 누구를 찻소』

盜 『게시면 틀렷슴니다. 좀 엿주어나 보지요 이 근처에 고등어라 하는 양반 댁이 어댐닛가』

主 『무엇 고등어? 고등어는 반찬 가가에서 팔지요 반찬 가가로 차저 가시요』

盜 『아니요 고등어라는 사람 일홈인 걸요』

主 『고등어라는 사람이 잇단 말이요 별 일흠도 만흐이』

盜 『내가 지엿스닛가 별스럽지요』

主 『당신이 지엿서요?』

盜 『내가 그 사람 어렷슬 ᄯᅢ에 지여준 것이여요』

主 『그런 사람의 집은커녕 일흠도 처음 듯소 몃 번지인지 번지ㅅ수나 아시요』

盜 『번지ㅅ수요? 번지는 저— 번지는 어— ᄯᅩ 올치 광화문 오천 칠백 ᄲᅡᆼ이야요』 하닛가 주인이 하도 의외 소리에 ᄭᅡᆷᄶᅡᆨ 놀랏슴니다

主이 『이애야 수남아 얼른 나가서 대문 다더 거러라 밋친 놈이 왓고나 몃 번지냐 하닛가 뎐화번호들 대는고나 얼른 다더 거러라 신발 집어 갈나』

盜 『에쿠머니 큰일 낫다』 하고 늣동이 도적놈은 ᄯᅱ여 도망해서 ᄯᅡᆫ 골목으로 가버렷슴니다.

헐덕어리는 숨을 간신히 진정하고 나서

『예라 번지ㅅ수도 미리 지여 가지고 덤벼야지 큰일 나겟다 번지ㅅ수야 아모러케나 삼십칠 번지라고 하잣구나 틀리면 도망하면 그만이지』 하고 ᄯᅩ 그 근처 대문 압헤 가서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하고 불럿슴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참말 아모리 불러도 아모 대답이 업스닛가 늣동 선생이 인제 되엿다고 용긔가 대ㅅ발이나 ᄲᅥᆯ첫슴니다. 그래 한발은 문 안에 드려 놋코 서서

『정말 아모도 업습닛가 업스면 업다고 해 주구려 정말 업스면 드러 감니다! 정말 드러 감니다 이것 보시요 벌서 중문간ᄭᅡ지 드러 왓슴니다. 뒷간에 갓슴닛가? 뒷간에 잇스면 잇다고 그러구려 업슴닛가? 업스면 마루로 올러 감니다. 올러 가서 저 시게(時計) 먼저 ᄯᅦ여 가지요 자아 가저 감니다.』

아모도 업는 판에 늣동 선생이 흥이 ᄲᅥ처서 시계를 세는 판인데 별안간에 안방 문이 열리면서 늙은 령감님이 내여다 봅니다

老 『그게 누구요』

盜 『에쿠머니 잇ㅅ대ᄭᅡ지 방 속에 잇섯슴닛가? 잇거던 잇다고 그러라닛가……』

老 『누구야 누군데 남의 집 마루 우에 올라 섯서』

盜 『녜— 이 근처에 집을 찻는데 좀 엿주어 보려고……』

老 『집은 차즈면 대문 밧게서 무러 볼 것이지 왜 안마루에ᄭᅡ지 올러 왓서…… 시게는 왜 주믈르고』

盜 『녜— 보닛가 시계가 족음 늦게 가길래 지금 고처 드리는 중임니다』

老 『긴치 안흔 친구로군 그 시게는 내가 일부러 더듸 가게 해논 것이야 그냥 두어요』

盜 『녜— 그럿습닛가 그러면 시게는 그만 두고요 엿주어 볼 말슴이 잇슴니다. 이 근처에 고등어라는 사람의 집이 어대인 줄 모르시겟슴닛가 왼종일 차저도 찻지를 못햇슴니다.』

老 『무엇? 고등어? 고등어는 왜 차저』

盜 『그 고등어라는 이를 차저서 할 말이 잇서서요』

老 『내가 고등어라는 사람이야!』

盜 『무엇이요?』

老 『내가 고등어라는 사람이야!』

盜 『녜— 그럿슴닛가 처음 뵈옵슴니다 나는 고등어라는 일홈은 이 세상에 업슬 줄 알엇더니 정말로 잇슴니다 그려』

老 『업슬 줄 알고 차저 다니는 놈이 어대 잇서…… 할 말이 무슨 말인지 어서 해 보아』

盜 『할 말슴은 다른 말슴이 아니라요 그간 안령히 게섯느냐고요 문안 엿주랴고요』

老 『누가』

盜 『저— 저— 제가요』』

老 『엣기 이놈!』

盜 『안령히 계십시요 저는 감니다』

老 『별놈이 다 잇는 세상이로군』

盜 『녜— 이 세상에는 별놈이 다 잇슴니다 안령히 게십시요』

늣동이가 그 집 대문을 나설 ᄯᅢ는 왼몸이 ᄯᅡᆷ에 폭 저저 잇섯슴니다. ᄯᅱ여 도망하려야 도망할 수는 업고 오즉 하엿겟슴니가

『에— 에 혼낫다! 내가 고등어란 사람이야! 하는 데는 그만 내 벽다귀ᄭᅡ지 말러 드럿는 걸……』

하고 투덜투덜 하면서 이길 저길로 도라 다니다가 해도 지고 날이 어두어서 캄캄해 왓슴니다. 그ᄯᅢ 한 집을 보닛가 문은 걸리지 안엇고 안에는 불도 켜지지 안어서 브인집 가티 보엿슴니다.

늣동이는 이번에는 불러 보지도 안코 슬그머니 드러 가서 뒷간 브억 안방 건는방ᄭᅡ지 기웃거려 보앗스나 사실 사람이라고는 그림자도 업섯슴니다 이게 웬일이냐 하고 늣동 선생이 안방에 들어가서 장이란 장은 모다 열고 젊은 녀자의 비단옷이며 젊은 남자의 양복ᄭᅡ지 잇는 대로 ᄭᅳ내서 커—다란 보통이를 맨들어 등에 메고 마루를 나서려 하는ᄯᅢ 큰일낫슴니다. 문 밧게서 구두 발자죽 소리가 남니다.

늣동 선생은 엇절 줄을 모르고 ᄶᅥᆯᄶᅥᆯ매다가 보통이는 마루 우에 나려 노코 얼른 나려 가서 마루 밋흐로 긔여 드러 가서 숨엇슴니다.

ᄯᅮ벅ᄯᅮ벅 하고 대문을 밀어 열고 『엇재서 이ᄯᅢᄭᅡ지 불도 안 켜고 잇서』 하면서 들어온 것은 이 집 주인 나리엿슴니다. 불도 안 켜고 첩(妾)도 안 뵈고 대문은 열려 잇고 마루에는 옷 보통이가 잇스닛가 의심의심 하다가 첩이 도망하려고 보통이를 날르는 판인 것을 알엇스니 그 심사(心事)가 엇더케 편하겟슴닛가 모자도 안 벗고 구두도 안 벗고 마루 우에 장승 가티 ᄲᅥᆺ치고 서서 첩이 눈 압헤 나타나기만 하면 한주먹으로 죽여 업샐 가티 눈에 살긔가 등등하엿슴니다. 그런 줄은 모르고 동리 집에 놀러 갓다가 어둡는 줄 모르고 잇다가 인제야 돌아 온 어업분 첩이 고개를 갸우듬 하고 들어 오면서

『에그 오늘은 일즉 오섯구려』 하엿슴니다 골이 머리 ᄭᅳᆺᄭᅡ지 나서 주인은 한참이나 잇다가

『이 보통이가 무어야 어대로 도망을 가는 모양이야』 하고 소리첫슴니다

『이년아 무엇이 부족하여서 나 업는 동안에 살림을 옴기느냐 말이야 이 흉측한 년아』 하면서 녀자가 변명하면 변명할수록 밉고 골이 나서 싸홈은 점점 커 가지고 긔어코 남자가 마루 구석에 있던 화로를 발길로 찻슴니다. 싯벍언 숫불과 펄펄 ᄭᅳᆯ턴 주전자의 물이 마루에 쏘다 저서 마루 틈으로 ᄯᅳ거운 재와 ᄭᅳᆯ는 물이 새여 숨도 못 쉬고 숨어 잇는 늣동 선생의 새ᄲᅡᆰ안 대강이에 ᄯᅮᆨ ᄯᅮᆨ ᄯᅥᆯ어젓슴니다.

『애쿠머니 ᄯᅳ거워』 소리를 질르고 ᄯᅱ여 나와 노왓스니 엇더케 되엿슴닛가…….

당장에 『도적이야!』 소리가 나고 풍파가 니러 날 것인데 늣동 선생 배포가 유하게 내외 씨홈을 말리려 덤비엿슴니다.

『앗다 그러케 싸흘 것이 무엇임닛가 이 보통이 ᄯᅢ문에 싸홈이 난 것인데 이 보통이는 내가 도적질해 가려고 싼 것인데 당신이 들어오닛가 그냥 팽겨처 두엇든 것이야요 그만하면 씨홈할 것이 업지 안흔가요 자— 허허— 웃고 그만 두지요 그려 도적놈이 이만큼 말리는데……』 하닛가 주인 내외는 그만 싸홈할 것이 업서젓습니다.

『그래 당신이 도적놈이란 말이요?』

『도적놈 아니면 남의 옷을 왜 싸 노앗겟슴닛가』

『허허 도적치고는 조흔 인물이구려…… 하여커나 우리 내외 싸홈을 말려준 친구이니 화해식한 턱으로 술이나 한 잔 자시구려』

『녜— 고맙슴니다. 술은 도적질보다 더 잘하지요 도적질도 이 맛에 못 놋는걸요』

하면서 늣동이 선생 어엽븐 마마의 손으로 부어주는 술맛에 밤이 깁는 줄 모르고 먹다가 그냥 취하야 쓸어젓슴니다.

『큰일낫군 이 친구가 이러케 취햇으니 재워 보낼 수밧게 업시 되엿지…… 밤이 깁헛스니 나가서 대문이나 다더 걸고 들어오지……』

『도적놈을 안방에다 재우면서 대문을 걸어 무엇하게요』

『ᄯᅡᆫ은 그런 걸…… 그러면 대문을 밧게서 걸어 잠그지……』

—ᄭᅳᆺ—


셈 치루기[편집]

정월 초하로는 파리의 탄생 긔렴일이다. 아츰부터 술ㅅ잔이나 하시고 안젓더니 말ㅅ성쟁이 편즙장(編輯長)이 딋둥딋둥 차저옵섯다.

은파리에게 세배를 올리도 업고 세치 안은 손님이 생일 잔채를 먹으러 올리도 업는데……… 하고 의아해 하노라닛가 올라오자마자 합신다는 명령이

『신년 새해이니 남의 험담은 잠간 쉬엇다 하기로 하고 칠십 로파도 허리가 ᄭᅩᆺᄭᅩᆺ해질 만한 굉장히 우수운 이약이나 하라』고. 그러고 『이번은 쌍에쓰라는 놈과 우슨 이약이 경쟁이니 쌍에쓰보다도 더 우스운 이약이를 하라나』 한다

『한다! 경쟁이면 한다!』 하고 한 잔 먹은 기운에 상쾌하게 승락하엿다. 쌍에쓰인가 그 작자는 언젠지 신녀성에 고구마 잘 먹는 ᄭᅡ마중 선수 이약이를 하야, 독자들을 ᄭᅫ 웃킨 모양이지만 그ᄭᅡ짓 것ᄶᅳᆷ을 이 은파리에게 비교하는 것은 영리하다는 편즙장도 대실책이지 엇잿거나 경쟁이라니 한마듸 할 것이니 은파리 구재가 엇던가 보십시래라…….


에헴,

일본 어느 깁흔 시골에 뒤ㅅ간(便所)이라는 것을 모르고 사는 곳이 잇섯겟다. 뒷간이 업스닛가 뒤를 안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뒤가 마려우면 뒤ㅅ간이 업슬 ᄲᅮᆫ 아니라 뒤ㅅ간이란 말도 모르닛가 넙적한 널ᄲᅡᆫ대기에 누어 가지고 개천에 가서 물에 흘려 버리는 풍습인데 놈들은 그것을(뒤보는 것을) 셈을 치룬다 하고 그 널ᄲᅡᆫ대기를 셈치루는 판(板)이라 하것다,


그런데 그러케 야릇한 싀골에 사는 면장(面長) 한 분이 서울 구경을 왓다가 길에서 셈 치루기가 급해저서 야단이 낫고나 엇지 급하던지 쌀듯 쌀듯 하닛가 그 길로 ᄯᅱ여서 길가에 잇는 모르는 려관(旅館)으로 드러갓겟다. 려관의 계집 하인이 이층 어느 방으로 안내를 하엿더니 체면 볼 새 업시 하인보다 먼저 ᄯᅱ여 들어가서 모자도 안 벗고 급하게 하는 말이

長 『내가 급히 청할 것이 잇는대……… 아조 급하오』

女 『네— 무엇임닛가』

長 『다른 것이 아니라 셈을 좀 치루어야 하겟소』

게집 하인은 그가 뒤가 급해서 그러는 줄은 모르고 려관의 밥갑 셈을 치겟다는 줄만 알고

女 『여보세요 샘은 가실 ᄯᅢ에 치루십시요』

長 『허허— 큰일나라구……… 여러 날 묵고 갈 터인데 그 ᄯᅢᄭᅡ지 셈을 참고 잇스란 말인가? 행길에서부터 셈이 엇지 급한지 곤드박질처서 ᄯᅱ여 왓는데 갈 ᄯᅢᄭᅡ지 참으라면 엇저란 말이요 그러지 말고 지금 좀 치루게 해주오 그려』

女 『누구시던지 몃칠을 묵고 가시던지 가실 ᄯᅢ에 치루고 가시는 법임니다 가실 ᄯᅢ에 치루고 가십시요』

長 『허허 그래도 남의 사정은 모르고 그러네 당장에 셈이 급해서 ᄯᅱ여온 사람 보고 갈 ᄯᅢᄭᅡ지 참으라는 법이 어대 잇서! 에그머니 이것 급해 죽겟는데 그러지 말고 얼른 나가서 가지고 와요』

ᄯᅩᆼ을 쌀듯 쌀듯 하닛가 허리를 엉거주춤하고 ᄶᅥᆯᄶᅥᆯ 매면서 소리를 질럿것다. 그런데 그것이 널ᄲᅡᆫ대기를 가저 오라는 말인 줄은 모르고 셈 치르게 계산서(計算書) 가저 오라는 말인 줄 알고 하인은 아래층 주인의 방으로 나려 갓다가 다시 빈손으로 올러 왓거니……… 면장 령감은 점잔치 안케 고동안이 급해서 두 손으로 궁둥이를 밧치고 방속에서 강충강충 ᄯᅱ고 잇다가 하인의 얼골을 보고 엇지나 반갑던지 한숨에 ᄯᅱ여 달겨 들면서

長 『진작 가져오지 안코……… 하마트면 큰일날 번 하엿는데……… 어서 이리 주어요』

女 『안 가뎌 왓슴니다. 내려가서 주인 보고 그래도 주인 말도 그래요. 셈을 지금 치루겟다 하시지만 얼마가 될넌지 알아야 치루지 안으심닛가요』

長 『앗다 얼마나 될넌지는 치루어 노코 보아야 알지 얼마나 될 것은 미리 알어서 무슨 소용이야 사람 죽이지 말고 얼른 치루게 해 주어요』

女 『글세 미리 엿더케 셈을 치름닛가』

長 『이건 정말 나를 죽이려고 그러나 얼마 될넌지는 치루어 놋커던 보면 알지……… 대체 이 집에 셈 치루는 곳이 어대야 내가 나려 가서 치를 터이니』

女 『셈 치루는 곳은 바로 이 층층대 밋헤 대문 엽헤 잇는 방입니다.』

하고 밋층에 주인이 안젓는 방을 가르켜 주엇다 그러닛가 면장 령감은 나려가는 길로 한바탕 시원스럽게 쏘다 놀 요량으로 살어난 듯키 ᄯᅱ여 나려 갓것다 나려가 보닛가 주방에 주인이 안젓는 고로 그 사람이 먼저 셈을 치루노라고 뒤를 보고 안젓는 줄 알고

長 『하하— 큰일낫군……… 여보 얼른 치루고 나오시요 나는 앗가부터 참고 잇섯소이다』

主 『왜 그리심닛가 왜 나오라 하심닛가』

長 『왜가 무어요 남도 급한데 당신 혼자만 치루고 안젓스려요』

主 『무얼 치루신단 말슴인가요』

長 『이 양반이 누구를 죽이려고 이러오 얼른 치루고 나와요 나도 셈 좀 치루게』

主 『오— 오—호 셈을 치루시려고요 앗가 하인에게도 말슴하엿지만 셈을 가실 ᄯᅢ에 치루시는 것임니다』

長 『ᄯᅩ 그러는군 대톄 당신은 무얼하고 잇소』

主 『나는 주인이닛가 이러케 왼종일 셈을 치루고 안젓슴니다』

그 말을 듯고 눈이 동글해저서

長 『에그머니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살기에 그러케 셈을 오래 치루고 안젓단 말이요 웬만큼 치럿거던 나 좀 치릅시다. 정말 죽겟소』

主 『안 됨니다. 나는 여긔 ᄭᅩᆨ 안저야 셈을 치루닛가요』

長 『하하— 큰일낫군 그림 셈 치루는 판이나 빌려주구려』

뒤를 볼 널ᄲᅡᆫ대기를 달라 하는 말인데 주인은 셈 치루는 판이라넛가 수판(數板) 달라는 줄 알고 수판을 집어 주엇슴니다.

長 『아—니 이걸로 셈을 치룬단 말이요? 이건 작어서 어린애 셈이나 치루지 어른 셈이야 치를 수 잇소』

主 『아—니요 천만에요 어린애 ᄲᅮᆫ 아니라 어른도 그걸로 셈을 치룸니다.』

長 『아니요 안 되오 다른 사람들은 적은 셈이닛가 이것으로도 치루는지 모르지만, 나는 못 치루겟소 셈이 넘처 흘르면 엇더케 하겟소 더 큰 것을 주시요』

주인은 셈이 넘친다닛가 게산이 만허서 수판 알이 부족하다는 줄 알고 얼마나 만흔 돈을 게산하려고 그러는가 하고 큰 수판을 주엇겟다.

長 『하하 이것은 넉넉히 치루겟소이다. 그러나 여보 어대서 치루릿가』

主 『아모 데나 령감 생각에 조흔 데서 치루십시오 그려 거긔셔 그냥 치루서도 좃슴니다』

長 『여긔서 남이 보는 데서 셈을 치루닷게요 더군다나 저긔서 저럿케 여러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잇는데 여긔서 엇더케 셈을 치루겟소 좀 조용한 데서 넌즈시 치루어야지요』

主 『ᄯᅡ는 그러켓습지요 여러 사람 잇는 데서는 정신이 헷갈려서 셈을 잘못 치기도 쉬운 것임니다 앗가 그 이층 방에 가서 치루시지요』

長 『그럼 내가 치루어 가지고 오리다』

하고 힘나게 ᄯᅱ어여 올라갓겟다.

한참 만에 령감이 수판 바닥에 치루어 노은 셈 우헤 조희를 덥허서 귀중스럽게 ᄯᅥ 밧처들고 부전부전 스럽게 나려 와서는

長 『에—에 간신히 싀원스럽게 치루어 가지고 왓슴니다. 좀 개천에다 버려 주시요』

하고 내어놓는데 보닛가 구린내가 코를 ᄶᅵ르는지라

主 『셈을 치룬다더니 이게 무슨 짓임닛가 별짓도 하심니다.』

長 『셈을 치럿지 내가 무슨 별짓을 하엿소』 하고 발ᄭᅳᆺ으로 수판을 툭 치닛가 걱구로 노힌 수판이라

두루루 굴러가닛가 면장 령감 고개를 기우둠하고

『하하 서울이라 달르군! 셈 치루는 판에도 박휘를 달어서 저절로 굴러 가는구면』! 하드란다!

—ᄭᅳ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