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34주년 광복절 경축사 | ||
제33주년 광복절 경축사 | 제9대 대통령 박정희 | 제35주년 광복절 경축사 |
제9대 대통령 박정희 경축사 | 1979년 8월 15일 수요일 |
친애하는 5천만 동포 여러분!
조국 광복 서른 네 돌을 맞이하여, 나는 내외 동포 여러분과 더불어 그 날의 감격을 되새기면서 진심으로 경추하여 마지않는 바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나는 거듭된 내외의 도전과 시련을 헤치며 그 동안 국가 건설에 헌실해 온 국민 여러분의 노고에 심심한 위로와 치하를 보내고자 합니다.
광복의 참뜻이 민족의 자주와 독립에 있다면, 우리 세대는 평화롭고 번영된 통일 조국을 실현함으로써 시대적 사명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뜻깊은 광복절을 맞아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해야 하겠읍니다.
특히 최근의 국방 정세는, 북한 공산 집단의 현저한 군비 증강, 남북한,미 3당국 고위 대표 회의 제안과 이에 대한 북한측의 거부 반응, 그리고 세계적인 유가 앙등으로 인한 국민 생활에의 타격 등 만만치 않은 상황임을 생각할 때 우리는 새로운 결의와 분발로써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지 않을 수 없읍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겨레는 조국 광복의 흥분과 환희도 잠시였을 뿐 국토 분단의 비극과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무력 남침으로 동족 상잔의 참화를 겪었읍니다.
전재 복구에 여념이 없던 휴전 후로도 무장 공비의 도발이 끊이지 않았고,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빈곤과 정치,사회적 혼란이 거듭되었읍니다.
국가의 이념이 위기에 처했던 60년대 초, 우리는 분여히 궐기하여 질서 회복과 가난 추방에 착수하였고 70년대에 들어와서는 급변하는 주변 정세에 대응코자 국민적 결단으로 10월 유신을 단행했읍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단합된 힘과 창조의 슬기를 북돋아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안보,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큼 성장 발전했읍니다.
이는 실로 우리 세대가 이룩한 값진 땀의 결정인 동시에 내외로 겹친 시련 속에서 줄기찬 민족사의 저력이 다시 한 번 발현된 한국민의 위대한 승리가 아닐 수 없읍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축적된 힘과 슬기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기필코 성취하고 참다운 민족의 광복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어야 할 희망찬 80년대를 눈앞에 바라보고 있읍니다.
국민 여러분!
광복의 그 날로부터 한 세대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세계 정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우리도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기적에 가까운 성장을 이룩하여 어엿한 자주 국민이 되었읍니다.
그만큼 우리 국력은 커졌읍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개탄스러운 민족과 국토가 갈라져있다는 사실입니다.
민족 문화의 전통을 거역하고 겨레의 번영과 행복을 방해하고 있는 북한 공산 집단은 대남 무력 적화의 허욕을 버리지 못하고 군비 증강에 혈안이 되어 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휴전선 일대에서 남침용 땅굴을 파고 있읍니다.
최근에도 그들은 어선으로 위장한 무장 간첩선을 남해안 깊숙이 침투시켜 도발해온 것을 우리 군경이 추격, 격침한 바 있읍니다.
6,25대 저지른 엄청난 민족적 죄과의 재범을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남북 대화 재개를 촉구해 온 우리는 금년 초에 남북의 책임 있는 당국간 대화를 제의했고 최근에는 3당국 회의를 미국과 공동 제의한 바 있으나 그들은 여전히 대미 평화 협정 운운하면서 딴전만 부리고 있읍니다.
그렇다면 6,25남침 전쟁을 도발했을 때 북한 공산 집단은 우리 대한민국이 아니라 미합중국을 공격했단 말인가, 나는 준엄히 그들에게 묻고자 합니다.
명백히 우리 대한민국에게 가해진 그들의 기습적 무력 공격으로 처절한 6,25 동란은 일어났고, 그 후 벌써 한 세대에 가까운 불안정한 휴전 상태가 남북간에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평화 정착 체제로 전환시키고 더 나아가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으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해야 할 이 마당에 북한측이 우리와 대화하고 협상하지 않겠다면, 남북 당사자간의 문제를 과연 그 밖의 어느 누구와 이야기하고 해결하자는 것인지, 그 음흉한 저의를 다시 한 번 캐묻지 않을 수 없읍니다.
그들은 무엇이 두려워서 이산 가족의 재회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인도적 제의에도, 남북한 동포의 민생과 번영을 위한 경제 교류 제의에도 거부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평화 통일을 스스로 주장하면서 대화는 않겠다면 결국은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그들의 저의를 스스로 만천하에 폭로하는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를 원합니다.
아무리 통일이 절실한 겨레의 소원이라 해도 우리는 전쟁이라 무력에 의한 통일은 원치 않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먼저 남북간에 대화가 필요하고 대화를 통한 폭넓은 교류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며칠 전 우리가 남북 적십자 회담제의 8주년에 즈음하여 오랫동안 중단된 이산 가족 재회를 위한 회담 재개를 북한측에 거듭 촉구한 것도 대화를 위한 우리의 충정에서 우러나온 것입니다.
나는 이 기회에 북한측이 남북 적십자 회담에 되돌아오고 남북한 당국 회담이든, 3당국 회의이든 우리의 대화 제의에 응해 올 것을 다시금 촉구하면서, 우리는 언제나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음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합니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책임 있는 당국간의 책임 있는 대화가 성립되어 먼저 이 땅에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뿌리내리기를 바랍니다.
국제 조류의 대세도 평화를 원하는 편에 서있을 뿐 아니라, 막강한 우리의 국력이 전쟁 모험주의를 분쇄하고 궁극적으로는 평화 통일의 길을 열고야 말 것이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국론을 하나로 집약하고 유비 무환의 자주 국방 태세를 견지하면서 끈질긴 인내로써 자주,자립,자위의 국력 배양에 계속 매진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경제 발전에 다라 국민들의 기대 수준은 상승하고 있는데, 또다시 유류 가격 앙등의 외래 충격은 우리 국민 생활에 타격과 고통을 주고 있읍니다.
이것은 고도 산업,복지 사회를 내다보고 있는 우리 경제에 있어서 새로운 시련이 아닐 수 없읍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은 결코 우리만이 당하는 것은 아니면 세계 많은 나라 국민들이 다같이 겪고 있는 시련입니다.
특히 소득이 낮은 국민들과 중소 기업의 고통이 그중 크다 하겠으며 정부도 이 점에 우선적인 관심을 갖고 시책을 펴나가고 있읍니다.
우리는 이미 수년 전 세계를 휩쓸었던 유류 파동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도리어 이를 약진의 발판으로 만든 경험을 가지고 있읍니다.
국민 모두가 지난 날의 교훈을 잊지 말고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 정신을 생활화하여 오늘의 경제 난국을 극복해야 합니다.
특히 기업인과 근로자들은 이러한 때일수록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어려움을 같이 나누면서 서로 힘을 합쳐서 이 고비를 극복할 수 있어야만 노사가 한 가족과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어 앞으로 여하한 난국도 극복하고 기업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확고한 저력이 생길 것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한다면, 경영 합리화와 경쟁력 강화는 진일보할 것이며 경제의 체질과 생활의 기강을 단련하여 경제의 안정 기조를 회보하는 발전적 계기가 되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 동안 우리 나라가 안팎으로 겹친 고난 속에서도 이만큼 국력 신장을 이룩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읍니다.
구정치 풍토의 적폐이던 낭비와 비능률, 그리고 국론 분열을 과감히 제거하지 못했다면, 또한 국민의 힘을 한데 모아 우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데 효율적인 민주제도를 정립하지 못했다면, 오늘의 결과는 없었을 것입니다.
여전히 들뜬 정치 구호만 외치며 허송 세월에서 깨어나지 못했다면, 결코 오늘날과 같은 국가 발전을 이룩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국민 총화와 정치 안정과 경제 성장은 그만큼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지난날의 체험으로 터득한 값진 교훈이며 오늘의 상황이 우리에게 다시금 일깨워 주는 행동 지표입니다.
우리 나라가 처해 있는 오늘의 상황은 국가 안보 면에서나 내외 경제 면에서나 방심을 불허하는 이중,삼중의 비상한 시국임을 우리 모두가 똑바로 인식하고 대처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위대한 민족은 어려울 때일수록 그 저력을 발휘하는 법입니다.
일시적 정세 변화에 일희 일우하는 단견은 금물입니다.
역사에 대한 책임과 신념, 흔들리지 않는 의지와 단결된 힘을 견지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 주인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라는 성숙한 자주 국민으로서의 긍지와 자신감으로 매사를 스스로의 책임하에 대처하고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오늘의 난국을 다시 극복하여 희망찬 새 연대를 자신 있게 열 수 있읍니다.
자립 경제와 자주 국방의 튼튼한 바탕 위에 고도 산업,복지 사회를 실현하고 알찬 정신 문화를 꽃피워 길이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우리 겨레의 소망은 뜨겁고 한결 같습니다.
감격어린 조국 고아복을 위대한 민족 중흥으로 승화시킬 때까지 우리 모두 줄기찬 전진을 계속해 나갑니다.
1979년 8월 15일 대통령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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