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48주년 광복절 경축사 | ||
제47주년 광복절 경축사 | 제14대 대통령 김영삼 | 제49주년 광복절 경축사 |
1993년은 민족사 복원의 원년 | 1993년 8월 15일 일요일 |
친애하는 7천만 내외 동포 여러분,
48년 전 오늘, 우리는 벅찬 감격 속에서 조국광복을 맞았습니다.
우리는 그날의 감격을 되새기면서, 못다 이룬 광복의 완성을 다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나라를 되찾기까지 참으로 많은 애국선열들의 피와 눈물과 헌신이 있었습니다. 모진 식민통치 속에서도 선열들을 독립운동의 횃불을 높이 들어 겨레의 앞길을 밝혔습니다.
이국땅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워 근대국가의 주춧돌을 놓았습니다. 자유, 평등,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 공화국 건설에 나섰던 것입니다.
새 문민정부는 이같은 임시정부의 빛나는 정통성을 이어받고 있습니다.
임시정부 선열 다섯분의 유골을 봉환하여 국립묘지에 모신 뜻이 여기에 있습니다. 옛 총독부 건무로가 총독 관사를 철거키로 한 뜻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민족의 역사는 바로 서야 합니다. 민족의 자존심은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신한국 창조’의 원년일뿐 아니라 ‘민족사 복원’의 원년이기도 합니다.
동포 여러분.
문민정부는 우리 겨레의 빛나는 독립운동과 우리 국민의 자랑스런 민주화 운동 정신을 이어 받고 있습니다. 선열들의 꿈과 이상에 더욱 충실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문민정부의 소명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지금 ‘제2의 광복운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변화와 개혁이 바로 그것입니다. 부정부패로부터의 해방입니다. 전도된 가치간과 나태로부터의 해방입니다. 무질서로부터의 해방입니다.
그리하여 깨끗한 정부, 튼튼한 경제, 그리고 건강한 사회를 이룩해 나갈 것입니다.
민족 구성원 모두가 넘치는 자유로 웃고, 풍요한 생활로 흐뭇해하며, 인간다운 존엄한 삶을 누리는 통일조국을 이룩해 나갈 것입니다.
이것이 ‘신한국’입니다.
이번 금융실명제 실시와 공직자 재산공개는 ‘신한국’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땀흘린 만큼 열매를 거두는 정의롭고 깨끗한 사회로 가는 대로가 열렸습니다. 역대 어느 정권도 감히 해내지 못한 일을 문민정부가 해난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개혁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개혁은 ‘신한국’이라는 집을 짓기 위한 정지작업이었습니다. 이제부터 기둥도 세우고, 서까래도 올리면서 단단하고 좋은 집을 짓겠습니다.
우리의 개혁은 중단없이, 미래 지향적으로 줄기차게 추진될 것입니다. 그러나 변화와, 개혁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땀과 눈물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애국심이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는 애국선열의 영령 앞에서 우리의 개혁을 반드시 성공시켜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동포 여러분.
선열들이 세우려 했던 ‘민주 공화국’은 결코 분단된 조국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조국은 아직도 분단된 나라로 남아 있습니다. 냉전의 첫 제물이자, 최후의 유물로 남아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난해 7천만 겨레 앞에서 약속했던 남북간의 기본합의는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히려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노동 1호를 만들어 불안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대남비방과 흑색전선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근로자와 학생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북한의 대남적화통일 노선에 아무런 변화도 없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핵무기와 미사일, 선동과 공작으로는 결코 민족통일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그들의 핵무기와 미사일은 누구를 겨냥하고 있는 것입니까, 바로 같은 핏줄의 동포를 겨누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핵무기는 민족공멸만을 가져올 뿐입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북한 당국이 핵무기 개발 의혹을 해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제 남북 기본합의서는 당장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 주는 일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기 바랍니다.
우선 상호방문이나 서신교환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하루빨리 판문점 이산가족 면회소부터 설치해야 할 것입니다.
판문점이 어렵다면 북측이 희망하는 다른 장소에서라도 상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은 하루빨리 민족의 복리와 공존공영을 실현해야 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힙니다. 북한이 핵투명성을 보장하고 성실하게 대화에 임한다면, 우리는 핵에너지를 비롯한 자원의 공동개발과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력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또한 남북 사이에 다양한 경제협력은 물론 북한과 우리 우방과의 관계개선을 적극 도울 것입니다.
남과 북이 통일을 이룰 때 애국선열들이 시작한 광복운동은 비로소 대단원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7천만 내외 동포 여러분.
이제 한반도는 세계의 변방이 아닙니다. 세계의 중심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동아시아는 그 중심무대이며, 우리는 이 무대의 한보간에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새로운 세계문명 창조에 적극 기여할 때입니다.
우리는 알찬 경제력과 높은 기술력으로 인류 공영과 문명의 진보에 기여할 것입니다.
전쟁과 가난이 없는 시대,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입니다.
대전 엑스포는 이러한 우리의 결의를 표현한 세계인의 축제입니다. 세계로 미래로 뻗어가려는 우리의 꿈과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는 우리와 같은 시기에 독립한 수많은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직 우리만이 올림픽에 이어 엑스포를 주최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성취는 많은 제 3세계의 국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전 엑스포를 도약의 디딤돌로 삼아 금세기 안에 선진국에 진입하고 통일을 이룰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반도를 새로운 문명의 해가 힘차게 떠오르는 동방의 중심지로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또 해야만 합니다.
5천년의 찬란한 문화를 가진 우리 민족입니다.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불타는 정열을 계승한 우리입니다. 전쟁의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 국민입니다.
우리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합시다.
자신감을 가집시다.
그리하여 정의가 한강처럼 흐르고, 자유가 동해처럼 넘치며, 민족정기가 저 백두산처럼 우뚝 서는 자랑스런 조국을 만듭시다.
감사합니다.
1993년 8월 15일 대통령 김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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