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주년 광복절 경축사
제49주년 광복절 경축사 | ||
제48주년 광복절 경축사 | 제14대 대통령 김영삼 | 제50주년 광복절 경축사 |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를 위한 매진 | 1994년 8월 15일 월요일 |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제49주년 광복절을 국민과 더불어 경축합니다.
문민정부 출범 후 두번째 광복절을 맞아,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조국의 장래에 대해 희망과 용기에 차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변화와 개혁, 개방과 전진을 향해 함께 노력해 왔습니다.
'깨끗한 정부'를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해 왔습니다.
상해 림정 청사를 복원하고, 애국 선열들의 유해를 고국 땅에 모셨습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해졌습니다.
민족의 정기는 되살아나고 있으며, 우리는 민족진운의 역사를 당당하게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때맞추어, 새로운 문명의 중심축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아시아, 태평양 시대, 새로운 문명의 주역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언제까지나 헤어져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 민족의 뜻과 원기를 한 군데로 모아야 합니다. 우리 민족이 하나되어, 새로운 문명을 선도하는 위대한 한민족 시대를 열어나가야 합니다.
7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7천만 민족의 안전과 생존, 그리고 통일과 번영에 대한 책임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지난 7월,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책임을 통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세계사와 남북관계의 흐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나는 통일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다시 한번 가다듬고자 합니다.
지난 1세기 동안 우리는 민족의 자주독립과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광복은 민주주의가 꽃피고, 번영이 넘치는 통일된 나라를 이룩할 때 완성 됩니다.
세계사는 이미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선언하였고, 우리는 현재 민주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오랫동안 민주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왔습니다. 문민정부의 출범으로 민주주의의 기틀이 이 땅에 확고하게 자리잡았습니다.
국민과 더불어 이렇듯 어렵게 이룩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는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수호될 것입니다. 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분명히 합니다.
통일을 추진하는 우리의 기본 철학 역시 자유와 민주를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유 없는 민주가 있을 수 없고, 민주 없이는 진정한 자유와 평화도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굳건한 토대 위에서 민족의 자주적 역량으로 법전과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의 숙원인 평화통일을 반드시 이룩해야만 합니다.
통일은 어떻게 권력을 분배하느냐보다는 우리 민족이 어떻게 함께 살아가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통일은 계급이나 집단 중심의 이념보다도 인간중심의 자유민주주의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통일은 가공적인 국가 체제의 조립보다도 더불어 살아가는 민족공동체 건설에 우선을 두어야 합니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뜻에 따라, 우리 민족의 역량에 의해 자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통일은 오직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쟁이나 상대방에 대한 전복을 통해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통일은 민족구성원 모두의 자유와 권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민주적 통일이어야 합니다.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 아래서 반목과 불신을 쌓아온 남과 북이 하루아침에 통일을 이를 수는 없습니다. 통일은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건설하는 방향으로 이루어 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이미 하나의 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해 '화해, 협력 단계'와 '남북연합단계'를 거쳐, '1민족 1국가의 통일국가를 완성'하는 3단계 통일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우선, 남과 북은 적대와 대립의 남북 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예멘이 정치적 통일을 이루고도 내전을 치를 수밖에 없었던 것은 화해와 협력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성급하게 외형만의 통일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은 화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공존공영하면서 평화를 정착시키는 남북연합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남북 연합단계에서는 남과 북이 경제, 사회 공동체를 형성해 발전시킴으로써 정치적 통합을 위한 여건을 성숙시켜 나가야 합니다.
정부의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은 통일의 중간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1민족 1국가로 통일을 완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통일의 길은 민주와 번영의 길이 되어야 합니다. 통일된 조국은 7천만 민족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며, 개개인의 자유와 복지와 인간 존엄성이 보장되는 민족공동체를 토대로 건설되어야 합니다.
내외 동포 여러분!
이제 한반도에서도 냉전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남, 북한 사이의 체제 경쟁도 이미 끝났습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실험이 실패로 귀결된 20세기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와 인류는 이미 냉전 대신에 자유화, 복지화, 개방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 역사적 대세 앞에 한반도만이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북한 당국은 구시대적 대남 적화전략을 마땅히 포기해야 합니다. 또한 인권을 개선하는 과감한 개혁을 시도해야 합니다.
이산가족 문제를 기본적인 인권 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물론, 억류자 문제의 해결에도 지체없이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공허한 이념의 대결 대신에 민족의 복리 증진을 남북관계의 중심으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은 시대의 변화를 읽고, 평화와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준비를 하나씩 갖추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정권 탄생 이후 처음으로 권력승계 작업을 진행하는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안정 속에서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오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한국 정부와 국민은 같은 민족으로서 할 수 있는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남북이 협력 속에 경제적 번영을 이룩하여 하나의 경제공동체가 형성될 때, 자연스런 통일, 바람직한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일은 결코 민족공동체의 선진국 진입에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창의와 능력을 보완, 발전시키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흡수 통일을 원하지 않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남북 관계 개선의 첫걸음은 신뢰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신뢰는 서로가 약속한 것을 성실하게 실천에 옮기는 데서 생겨납니다.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은 남과 북이 세계와 민족 앞에 그 실천을 약속한 화해와 협력의 대장전입니다.
지난 1년여 동안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킨 핵문제도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의 준수로부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합니다.
남북간의 화해 분위기를 위배하는 상호 비방은 중지되어야 하며, 군사적 대결을 종식시킬 수 있는 군사적 신뢰 구축이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습니다. 북한은 세계 속으로 나와야 합니다. 우리는 결코 북한의 고립을 원하지 않습니다.
또한 북한은 핵을 무기로 하는 폐쇄 지향의 모험을 중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이 핵활동의 투명성을 보장한다면, 북한의 경수로 건설을 비롯한 평화적 핵 에너지의 개발에 우리의 자본과 기술을 지원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민족 발전 공동계획'의 첫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거듭 강조하지만, 우리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통일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통일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갑자기 닥쳐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점검하고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통일이 언제, 어떻게 오더라도 통일은 결국 남과 북의 리질화된 민족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회복, 발전시키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우리 사회부터 모범적인 민주공동체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통일에의 영광과 환희뿐만이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고통과 희생도 함께 나눌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생활상의 어려움을 생각해야 합니다.
북한의 문제는 곧 우리 자신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항상 같은 민족으로서 협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처럼 의연하고 한결 같은 자세로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내외 동포 여러분!
우리가 살아온 반세기를 돌아볼 때, 우리는 벅찬 감동과 함께 부끄러운 반성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외에서, 그리고 남북에서 우리 민족이 걸어온 고난의 역정을 생각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내년에 맞는 광복 50주년은 우리 민족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해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광복 50주년 기염사업을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나는 광복 50주년을 한마음 한뜻으로 '7천만의 한민족 시대'를 여는 계기로 삼을 것을 내외 동포 앞에 제의하는 바입니다.
우리 민족은 식민시대의 압제를 들고 민족의 광복을 성취해 냈습니다. 우리 국민은 독재에 항거하여 민주주의를 쟁취해 냈습니다.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 냈습니다.
그 연장선 위에서, 이제 우리는 민주와 번영이 넘쳐흐르는 통일조국, 신한국을 기필코 창조해내야 합니다.
선열들이 조국의 광복을 위해 피를 흘린 것처럼 우리는 제2의 광복을 위해 땀을 흘려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선열과 우리들이 그토록 간절하게 꿈꾸어 왔던 통일되고 번영된 조국을 우리의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민족은 반드시 새로운 세계문명의 중심에 우뚝서게 될 것입니다
제 2의 광복을 위해서 우리 다 함께 힘을 모읍시다. 우리 모두 위대한 한민족시대를 열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1994년 8월 15일 대통령 김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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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주년 광복절 경축사 | 제14대 대통령 김영삼 | 제50주년 광복절 경축사 |
위대한 한민족의 시대를 위한 매진 | 1994년 8월 15일 월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