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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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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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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3월 1일 토요일


친애하는 국내외 동포 여러분!


오늘은 우리 겨레가 외세에 빼앗겼던 나라의 주권을 되찾고, 자주독립을 이룩하고자 궐기했던 기미독립운동 61주년 기념일입니다.

새삼 말할 것도 없이 3, 1운동이야말로 우리들의 5천년 민족사에 찬연히 빛나는 자주정신의 금자탑인 동시에 애국애족의 뚜렷한 발자취입니다.

우리는 이 뜻깊은 날을 맞이하여 선인들의 거룩한 호국정신을 기리면서, 다시 한번 겨레의 슬기와 역량을 합일하여 오늘의 난국을 극복하고, 내일의 보다 알찬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다함께 분발해 나갈 것을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국내외 상황은 안전보장,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에게 매우 중대한 시련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특히 작금의 중동사태를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 대립과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이 복잡다단한 국제정세의 추이는 우리나라가 위치하고 있는 동아세아지역에도 새로운 긴장을 파급시킬 우려마저 없지 않다 하겠습니다.

또한 남북한 총리간의 대화를 위하여 진행되고 있는 예비접촉도 북한공산주의자들이 이른바 적화통일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한, 그 전도를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봅니다.

만일 우리 사회내부에 극단적인 국론의 분열과 이로 인한 사회혼란이 야기된다면, 그것은 국가의 안전보장면에 직접적인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지금 우리는 거듭되는 석유파동에 따른 세계적인 경제불황의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면서, 민생안정과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지속해 나가야 할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때일수록 온 국민이 한데 굳게 뭉쳐 사회안정을 이룩하는 가운데 국난을 수호하고, 근검절약으로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자주와 단결, 그리고 애국으로 집약되는 3, 1운동의 이념이야말로 우리가 항시 간직해야 할 민족정신의 정화입니다.

우리가 조국광복 이후 역사상 미증유의 시련이었던 6, 25동란을 극복했던 일이나 그 후 30년 동안 전란의 폐허 위에 오늘의 발전을 이룩하면서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등장한 것도 모두 우리 겨레의 애국심과 슬기, 그리고 용기의 소산이라 할 것입니다.

나는 당면한 대내외의 도전과 시련도 우리들의 결의만 있다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능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지금 정부는 안정과 질서를 바라는 대다수 국민의 여망을 바탕으로 정치, 경제, 사회 등 각분야에서 제기되는 제난제들을 하나 하나 착실하게 해결해 나가고 있으며, 또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국정을 운영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도 이러한 정부의 의도와 노력을 신뢰하고, 국민적 견지에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합심협력이 있으시기를 바라 마지않는 바입니다.

어느 개인이나 집단을 막론하고 사사로운 이해나 자기주장에만 집착하는 나머지 국민적 단결을 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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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6사태」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제반조치를 수차에 걸쳐 이미 취한 바 있으며, 또한 훌륭한 헌법을 만들고자 온 국민의 지혜를 모으고 있는 것도 국기를 더욱 튼튼히 다지면서, 보다 밝고 번영된 민주사회를 건설해 나가자는데 그 뜻이 있는 것입니다.

또 우리의 이같은 노력이야말로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구국을 위해 헌신했던 선인들의 고귀한 3, 1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길인 동시에, 보다 차원높은 국가발전을 촉진하는 길이며, 나아가 겨레의 염원인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져나갈 수 있는 첩경이 된다고 확신합니다.

우리 모두 선인들의 드높은 애국애족의 충절을 받들어 희망에 찬 위대한 조국건설을 향하여 다같이 전진할 것을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합니다.


1980년 3월 1일 대통령 최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