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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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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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13대 대통령 노태우 제71주년 삼일절 기념사
1989년 3월 1일 수요일


친애하는 6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민족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벅찬 보람과 부푼 희망을 안고, 기미독립운동 일흔 돌을 맞이합니다.


지금부터 70년 전 바로 오늘, 우리의 선열들이 일제식민통치에 맨주먹으로 항거하며, 세계만방에 선포했던 민족자결과 자주독립의 숭고한 정신은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핏줄 속에 맥맥히 흐르고 있습니다.

민족자존의 영광된 역사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때 2천만 우리 동포는 자주독립국가를 꿈에도 그리며 이를 쟁취하는데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습니다.

남녀노소, 신분과 계층, 지역과 종파를 떠나 하나가 된 온 민족의 독립만세의 함성은 3천리 강토를 흔들었습니다.

3, 1운동으로 모아진 민족의 광복의지는 그 이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해방의 그날까지 줄기찬 독립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세계에서 당당한 민주, 번영의 통일국가를 이룩하는 민족사의 과업을 완수하는 것은 곧 선열들의 높은 뜻을 오늘의 우리 세대가 완결하는 길입니다.

오늘 이 뜻깊은 날을 맞아, 우리 모두는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선열들게 머리숙여 경의를 표하면서 겨레의 한결같은 이상을 이 땅 위에 꽃피울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내외동포 여러분.


지난 1년간 우리 모두는 민족의 정통성을 굳건히 바로 세우면서 민족자존을 세계속에 찬연하게 빛나게 했습니다.

우리는 오랜 권위주의시대에 막을 내리고 억눌림없는 민주주의의 밝은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국민 모두가 자유와 자율 속에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된 시대가 열림으로써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우리나라의 모습은 확연하게 달라졌습니다.

언론자유가 만개하고, 온 나라 구석구석까지 자유와 자율의 물결이 넘치고 있습니다.

국민을 부당하게 억누르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권력의 횡포는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내외의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가 경탄하는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 10대 무역국가의 대열에 들어섰으며 얼마 전까지 외채망국론이 일던 나라가 올해로 국제채권국이 됩니다.

새 공화국은 같은 역사, 같은 문화전통을 나눈 동포형제로서 북한에 대해 대결, 적대하는 관계를 지양하여 화해와 통일의 새 역사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민족화해 평화통일 정책은 남북한관계를 전환하여 교류와 교역의 길을 터가고 있습니다.

북방정책은 우리에게 닫혀있던 사회주의 국가의 문을 열어 모스크바로, 북경으로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민족의 활동영역은 전세계가 되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위대한 힘은 사상 가장 훌륭한 올림픽을 치른 영광을 창조하였습니다.

남의 나라 국기를 가슴에 달고 올림픽의 월계관을 받아 쓴 겨레의 아들을 보고 목놓아 울던 그때를 생각하면 기적같은 일입니다.

남으로부터 지배받고 남에 의존하던 우리는 세계의 발전과 인류의 번영에 기여하는 힘있는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나라 잃은 백성으로 세계의 변두리에서 절규하던 민족은 이제 세계의 중심에 우뚝선 자랑스런 나라의 국민이 되고 있습니다.


내외동포 여러분.


기미독립운동은 우리 스스로의 힘을 길러 겨레의 바람을 이룩할 것을 명하고 있습니다.

3, 1정신은 우리 겨레 모두가 나라를 위해서는 소이를 버리고 대동하여 갈라진 힘을 하나로 모아 나아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3, 1운동의 70주년을 맞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바로 이 정신입니다.

우리는 최대 최상의 올림픽을 성공시킨 자신감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확고히 진전시켜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불과 한 세대 전 가난과 전쟁의 잿더미 속에 허덕이던 이 나라의 모습을 선진국으로 바꾸어 가면서, 겨레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복지사회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 내부에 일고 있는 일부 현상은 겨레의 밝은 내일을 여는 도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자기 주장과 그들 집단의 이익만을 내세우는 독선의 목소리가 커가고 있는 것은 모두가 우려할 일입니다.

일부세력은 민주화를 소리높이 외치면서 국민을 가르고 불신과 반목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외국공관과 공공시설을 기습하여 방화, 파괴하는 폭력집단행동은 국민을 불안케하고 민주주의의 앞날을 가로막는 일입니다.

민주주의 체제를 계급혁명으로 뒤엎으려는 책동은 더 이상 방치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 나라, 이 시대에 책임을 나누고 있는 모두는 이제 자유사회의 기틀을 흔드는 이 독선과 폭력행동, 그리고 민주주의 전복세력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밝혀야 합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슬기와 힘을 모아 우리의 앞날을 가로막는 이 모든 도전을 물리쳐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통일번영의 큰 길로 나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하는 갈림길에 우리는 지금 서 있습니다.

3, 1운동을 통해 이룩된 민족적 합의로 실현된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키고 이를 통해 국민적 단합을 확고히 해나가는 일이 이 시대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내외동포 여러분.


세계는 새로운 화해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에 숱한 시련과 고난을 안겨준 20세기도 머지 않아 막을 내리려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기를 눈앞에 두고 세계는 새로운 질서를 예비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에도 새로운 희망과 함께 도전이 넘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선열들의 희생과 우리의 피땀으로 이룩한 오늘의 이 자리에 굳건히 서서, 도전을 기회로 잡아 민족의 소망인 통일을 성취해야 합니다.

선진국의 대열로 뛰어올라 번영을 누리는 민주주의의 나라, 태평양시대를 이끌어가는 위대한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 길만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3, 1정신을 올바르게 실현하고 완성하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특히 조소앙, 김규식, 안재홍 선생 등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을 이끄신 민족지도자 여러분께 포상의 영예를 올리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평생을 국권회복에 헌신하신 뒤에도 다시 분단의 북녘에서 민족분열의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이들 선열들에 대한 보훈이 이제야 때늦게 이루어지게 된 것은 가슴아픈 일입니다.

오늘의 이 나라, 우리의 자랑스런 모습이 있게 하신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가슴에 새기면서 이 자리에 나오신 광복투사와 유가족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1989년 3월 1일 대통령 노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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