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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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의 대화합 정신으로 국난극복 1998년 3월 1일 일요일


남북한과 전 세계에 계시는 7천만 동포 여러분!

먼저 여러분과 같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3.1절을 축하하면서 여러분에게 따뜻한 축복의 인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3.1운동은 대한제국 말엽부터 시작된 우리 민족의 독립과 영광을 지키고자 하는 운동의 정점이요, 자랑스러운 상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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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조약이후 우리 국민은 1945년 해방의 그날까지 40년동안 국내에서 그리고 시베리아, 만주, 중국 본토에서 일제에 대해서 무장투쟁을 끊이지 않고 했습니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 식민지 역사에도 찾기 힘든 일입니다.

또한 우리 국민은 대한제국이 멸망한 후 9년만에 일어난 3.1운 동의 결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상해에서 수립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새로 수립된 정부가 왕정복고를 지향한 정부가 아니고 민주주의를 지향한 민주공화국인 '민국'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얼마나 놀랍고 위대한 일입니까.

민주주의는 국민에 의해서 실현됩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국민에 의해서 세워진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에 의해서 지켜졌습 니다. 1919년부터 1945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귀환 때까지 26년간 일본의 중국 침략 와중에서 중국 대륙을 떠돌면서도 끝내 대한민국의 이름을 수호한 이것 또한, 세계에서 예가 없는 놀라운 독립 정신을 보여준 것입니다. 여러분, 다같이 위대한 조상들의 얼과 업적에 대해서 찬양과 감사를 드립시다.

그로부터 79년 후인 지난 2월 25일 이 나라에는 다시 한번 국민에 의한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것은 50년에 걸친 권위 주의와 독재정치를 물리치고 국민에 의해서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룩된 것입니다. 이제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대가 온 것 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시가 실현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1절을 기념하는 오늘이야말로 79년 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한 선열들과 우리 국민들의 거룩한 정신이 최초로 실현된 자랑스러운 날이라는 것을 저는 말씀 드리고자 하 는 바입니다.

3.1운동은 대화합의 절정을 이룬 국민적 총참여,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전국 13도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남녀노소, 상하귀천, 좌우 사상의 차별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하나의 목표 즉, 민족의 독립을 되찾기 위해 하나로 뭉쳐 일어선 것입니다. 그것은 민족의 대서사시였고 대행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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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우리는 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했습니다. 이제 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오늘의 이 국난을 극복하고 내일에의 재도약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임금을 동결하고 있습니다. 수출을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낭비를 억제하고 있습니다. 세계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불철주야 연구하고 있습 니다.

세계가 이렇게 하나로 뭉친 우리 국민의 자세에 경탄하고 있습니다. 노사가 화합하고 동서가 화합하고 노소가 화합하고 남녀가 화합하는 그러한 방향으로 지금 우리는 전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3.1운동의 대화합 정신이 다시 한번 이 땅에서 발현되고 우리들의 조상이 우리를 격려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마음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3.1운동의 국난극복 정신을 그대로 계승해서 오늘날 금융위기라는 국가의 존폐가 걸린 경제난국을 극복하는 데 다함께 나서고 있습니다.

노·사·정의 대타협이 바로 이를 증명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 이러한 대타협이 있겠습니까. 각자의 심각한 이해의 차이를 뛰어넘어 이러한 대타협을 이룩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 니다. 노동자 여러분이 생활의 고통을 무릅쓰고 대타협에 동참한 그 애국심과 결단을 높이 평가합니다.

여러분은 결코 고통분담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정 부는 여러분의 생활의 안정과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는 것을 저는 대통령으로서 약속하는 바입니다.

기업인 여러분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산적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합의된 개혁을 실현하고자 힘쓰고 있는 데에 대해서 저 는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겪고 있 는 개혁은 당장은 고통이 따르지만, 장차 여러분이 세계시장에서 당당하게 승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저는 믿고 있습 니다. 정부는 여러분의 개혁을 위한 노력이 성공할 수 있도록 가 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공무원 여러분도 정부기구의 축소와 인원의 감축, 봉급의 동결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공무원 사회는 많은 개혁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 없이는 국정을 바르게 이끌고 갈 수가 없습니다. 국민의 신뢰와 성원을 차지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애국심과 성실성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공무원에 대해 공정한 지위안정, 생계보장, 이 직자에 대한 사후대책 등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일반공무원, 경찰, 군인, 정부 산하기관 어디에서고 이 제는 지연과 학연 혹은 이해관계 등 부조리한 관계에 의한 왜곡 된 인사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저는 여러분께 다짐합니 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양심과 성실성을 가지고 공무에 충실하는 것만이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왔다는 것을 저는 강조해 마지않습니다.

3.1운동 당시 우리 조상들이 국난극복을 위해서 일치 협력했듯이 이 나라의 노동자, 사용자, 정부의 노·사·정 3자가 우리 국 민의 행복과 발전을 위한 전위대로 나서 주어야 하겠습니다. 우 리 국민은 그것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애국심과 역량이 있다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오늘 3.1절을 맞이하여 우리가 다시 한 번 가슴아프게 느끼는 것은 선열들의 민족독립투쟁을 위한 희생이 그렇게 컸음에도 불 구하고 아직도 남북이 통일을 이룩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통 일만이 아니라 남북간의 화해와 교류조차 이루지 못한 채, 상존 하는 전쟁의 위험 속에 살고 있습니다. 반세기가 넘도록 아직도 우리는 이산가족의 생사조차 모르는 인류 역사상 그 예가 없는 상황 속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조상 앞에 민망하고 세계를 향해 부끄러운 일입니까. 1300년간을 통일 속에 살아온 우리 민족이 언제까지 적대만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튼튼한 안보 위에 변화를 위한 노력도 해야 합니다. 어떠한 변화를 해야하겠습니까. 지금 당장 통일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전쟁 의 가능성을 제거하는 것과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이러한 변화 는 남북 쌍방이 결심만 하면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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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된 화해와 협력, 불가침의 관계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우선 최소한도의 대화는 이루어져 야 합니다. 최소한도의 교류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북한 당국에 대해 다시 한번 남북기본 합의서의 이행을 위한 특사의 교환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무엇보 다도 이산가족의 상봉 내지는 생사확인 만이라도 서둘러야겠습니 다. 고령에 있는 그들은 천추의 한을 품고 매일같이 이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불행은 막아야 합니다. 이 문제해결 을 위해서는 적십자사 또는 정부기관간의 협의 등 어떠한 방식도 좋습니다. 이점에 대해서 최근 북한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서 우 리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북한은 상호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불이익을 주는 일도 삼가야 합니다. 평화공존, 평화교류 그리고 장차의 평화통일을 위 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수준의 대화에도 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간의 항구적인 평 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남북대화와 병행하여 4자회담을 꼭 성사 시켜야 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3.1정신을 간직합시다. 민족독립과 국민의 행복을 그토록 염원 하면서 생명조차 아끼지 않았던 조상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합시 다. 우리 모두 그분들의 뜻을 기어이 받들고 실현하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굳게 맹세합시다.

이 정부는 여러분이 만든 정부입니다. 3.1선열들에 의해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받드는 유일한 합법 정부입 니다. 저는 국난을 극복하고 내일의 재도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신명을 바쳐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하나가 됩시다. 나라를 구합시다. 세계무대에서 자랑스러운 선진국가로 만듭시다. 3.1 애국 선열들의 얼이 우리를 지켜주고 계십니다.

7천만 민족 여러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결코 희망을 잃지 말고 자유와 번영과 통일에의 믿음을 굳게 간직하면서 미래를 향 해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


1998년 3월 1일 대통령 김 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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