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독립의 당위성 외/건준위원장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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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는 지금 묵은 정권이 물러가려 하고 있는데, 새 정권은 아직 서지 않고 또 갑자기 설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정권이 물러나고 대중이 헤매는 이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대중이 형편없이 날뛰는 것이고, 가장 필요한 것은 대중을 잘 이끌어가면서 그 역량을 살리고 잘 육성하여 나가는 일입니다.

이 사명을 띠고 나온 것이 조선건국준비위원회입니다. 그리고 이 건국준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첫째 치안을 유지함이요, 둘째는 모든 건국의 소요되는 힘과 자재와 기구 등을 잘 보관하고 육성하여 새로 탄생되는 국가를 되도록 건전하게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치안유지에는 치안대와 무위대(武衛隊)를 차례로 조직 사용하는 한편, 기왕에 있는 정리 조직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오. 대중의 식량 확보에는 최대한 노력을 하기로 합니다. 그 외에 일반 생활 필수품도 되도록 원활을 도모하는 터인데, 각 방면에 잠겨 있는 모든 물품은 되도록 빠지지 않도록 각각 그 현지에서 보관하는 방침을 진행 중입니다.

또 교통, 통신, 금융기관에 대하여서도 이미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제씨의 자발적 협력을 얻어서 지금도 매일같이 그 대책을 강구하는 도중에 있는데, 이 문제는 상당한 난관에 부닥칠 것을 각오한 바이나, 반드시 뚫고 나갈 길이 있을 것입니다.

연합국의 상륙이니 경성 도착이니 하는 문제는 그 동안에도 군중 측에서 유언비어에 가까운 소동도 있었고, 또는 경성역까지 환영하러 몰려간 일도 있었으나, 멀리 오는 손님을 일정한 예의로 맞이함은 옳겠지만, 거기에는 면목과 체통이 있으니까 우리 위원회서 그러한 경솔한 지휘를 한 일은 없었습니다.

또 오래 기를 못 펴고 눌려 있던 대중인지라 여러 가지 간판과 명목을 걸고 어지간히 움직이는 현상이나, 아무리 그 목적이 좋다 할지라도 모두 일원적으로 통일할 방침이고, 만일 아직 합류되지 아니한 방면에 대하여는 되도록 성의를 다하여 그 협력을 구하려고 합니다.

또 치안상태와 기타의 조건에서 아직 유감되는 점도 있으나 이는 금후의 노력으로 갈수록 개선될 줄 믿습니다. 이 외에 미진한 점은 이 다음 다시 발표하기로 합니다.

(-《매일신보》, 1945년 8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