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도치, 문장과 문장의 도치, 단락과 단락의 도치 등이 모두 가능하다. '밥을 먹었다'라는 표현보다는 '먹었다 밥을'이라는 표현이 먹었다는 행위를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경구警句교훈적인 내용을 섞어 익살스럽거나 기발하게 표현하는 방법이다. '침묵은 금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 등의 속담과 격언이 이에 해당하는 예가 된다.
대구법對句法가락이 비슷한 말을 여러 마디 병립시켜 문장의 흥미를 돋우는 기교다. 대구법은 뜻의 상대성보다는 가락이 비슷한 점만을 노린 방법이다. '범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식의 표현이 이에 해당한다.
인용법引用法금언, 명구, 속담, 시가 또는 남의 저서 가운데서 필요한 부분을 자기 문장 속에 인용하여 글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고 자기 주장을 설득력 있게 하려는 기교이다. 인용법은 너무 자주 사용하면 글이 산만해지고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반어법反語法저자가 자기의 의사와는 반대되는 말을 해서 독자의 주의를 끄는 방법이다. 이 반어법은 그러한 표현이 나오게 되는 앞뒤 상황이 중요하다 할 수 있는데, 예쁜 아기를 보며 '아이구 얄미워'라고 표현하는 것도 반어법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생략省略불필요한 말을 생략함으로써 문장을 압축시키고 여운을 남기면서 그것을 독자의 추측이나 상상에 맡기는 수법이다. 이때 적절한 생략은 문장에 여운을 남기는 묘미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심한 생략은 문맥을 흐리게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작문의 실제-실용문
실용문(實用文)이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필요해서 사용하는 글을 말한다. 공공서류 양식, 광고문, 진정서, 편지글 등 실용문에는 그 종류가 무척 많다. 일기문, 기사문, 기행문 등 개인의 생활이나 단체적인 행사에 관련된 실용문도 또한 다양하다. 그런데 그것들은 대개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회나 단체가 정한 어떤 양식을 갖고 있는데, 그 틀을 미리 알아둔다면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실용문은 실질적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틀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우선 그 내용이 간단 명료해야 한다. 실용문이라고는 해도 일기글이나 편지글같이 개인의 감정이 더 많이 개입될 수 있는 글은 오히려 문학적인 성격을 배제할 수 없는 점도 있다. 그러나 일기글은 자신의 생활을 목적 없이 기록하는 경우 일정한 격식이나 제약이 거의 없지만, 편지글은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격식이나 예의가 필요하다.
일상생활에 항상 필요하고 또한 그 나름의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는 수많은 실용문 가운데 편지글, 일기문, 기행문, 수필 등 몇 가지 대표적인 것만을 간추려 설명하기로 한다.
■ 편지글
편지글이란 하고 싶은 말을 상대에게 전달하기 위해 쓰는 문장으로,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요긴하게 쓰이는 가장 실용적인 문장이다. 서간문(書簡文)이라고도 한다.
편지글이 지닌 가장 중요한 특징은, 학술논문이나 문학작품처럼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쓴 글이 아니라, 특정한 상대를 대상으로 하여 쓰는 글이란 점이다. 따라서 편지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상대가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그 다음은 용건(用件)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편지를 쓰는 데에는 반드시 어떤 용건이 있을 것이다. 비록 그것이 별 구체적인 용건 없이 상대의 안부를 묻고 자기의 근황을 알리는 편지라 해도 그것 역시 문안(問安)이 곧 용건인 것이다.
편지의 상대와 용건이 결정되면, 이번에는 그 사연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연구해야 한다. 오늘날 잘 쓴 편지란 상대방을 만나서 말을 하듯 자연스럽게 쓴 편지를 말한다. 그래야만 글이 생동감을 갖게 되어 받는 이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지는 상대와 직접 얼굴을 대하고 하는 말과 달라서, 표정이나 음정, 어감이 전달되지 않는 탓에 용건의 내용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하게 격식과 예의를 따져서 써야 한다. 또한 자신의 필체가 직접 남에게 전달되는 글이므로 정성껏 맞춤법에 맞추어 깔끔하게 써야 한다. 반면 편지글에는 말로써 직접 하지 못하는 용건을 간접적으로 진실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생각을 정리하여 조리 있고 간결하게 표현함으로써 직접적인 음성언어보다 더 큰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것 또한 편지글의 한 장점이다.
편지의 상대가 누구인가便紙-相對-편지는 어떤 특정 개인(여러 사람이거나 단체일 때도 있다)을 상대로 하여 쓰는 글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그 편지를 받을 사람이 있다. 따라서 편지를 쓰자면 무엇보다도 먼저 그 상대가 누구인가부터 잘 알아야 한다. 편지는 그 상대에게 어떤 용건을 전달하고자 하는 글이기 때문에, 상대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면 용건을 전달하여 자기가 뜻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편지의 문체와 용어를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문제부터가 이 상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말에서는 경어(敬語)의 사용이 아주 미묘하기 때문에 편지의 용어는 극히 조심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하라'라는 말 하나만 해도 '하시옵소서' '하옵소서' '하십시오' '하시오' '하오' '하게' '해라' 등의 표현이 있는데, 편지를 쓸 때 우리는 이 말들 가운데서 그 상대에게 가장 적합한 용어를 골라서 사용해야 한다.
편지를 쓰려 할 때는 첫째, 상대와 자기의 나이를 따져보아야 한다. 나이차에 따라서 상대를 향해 사용할 수 있는 용어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둘째, 상대와 자기의 관계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가족·친척 관계, 선후배 관계, 동료 관계 등을 잘 헤아려서 적절한 호칭과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셋째, 상대의 교양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 상대에게 맞지 않는 어려운 말이나 비속한 언어를 사용해서는 상대에게 실례가 되는 것은 물론 뜻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넷째, 상대의 직업·취미·관심 등을 알아야 한다. 사람은 각자의 직업에 따라 살아가는 환경과 생각하는 방향이 다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상대가 하고 있는 일에 즐거움이 되거나 도움이 될 이야기를 쓰면 편지가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