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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소학생 74호.pdf/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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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성격은 나날이 달라졌다. 이미 갑주의 주위에선 검은 그림자라곤 발견할 수 없었다.

아니, 바른대로 말하자면 달라진 것이 아니었다. 전과 같이 명랑하고 쾌활한 갑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원래 약한 몸은 아니었으나, 하루 이틀 지나는 동안에 딴 아이 같이 건강해졌다. 자기도 잘웃고, 남도 잘 웃기었다. 낯서른 사람을 대해도 수집어 하지를 않았다.

일터에서도 그랬지만, 집에 가서도 물론 그랬다. 이 일을 통하여, 갑주 머릿속에서 모든 잡념이 깨끗히 씻겨 버린 모양이었다.

밤낮 집에만 붙어 있던 아이가, 하루 종일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즐겨 읽던 소설책들도 요새는 거의 가까이 하지 않았다.

"어머니!"

밥숟갈만 놓으면, 부엌을 향하여 소리쳤다.

"왜?"

"집에 거적떼기 없에요?"

"왜 없어. 학교에 가지고 가련?"

"네."

"금방 밥 먹었는데 좀 쉬려므나."

"모두들 기다릴걸요, 어서 나가 봐야죠. 용진, 용진, 어서 나가자!"

갑주는 멍석을 어깨에 둘러메고,

"아버지, 어머니, 갔다오께요."

그렇게 악쓰고는, 성큼성큼 동네 쪽을 향하여 걸어가는 것이다.

…… 한 손에 총을 들고
한 손에 사랑……

차차 적어지는 갑주 노래 소리를 놓지지 않으려고 귀를 기울이며, 갑주 아버지는 음방 춤이라도 출 듯이 마음이 가벼워지고 밝아지는 것이다.

(5)

"운봉아, 가자아!"

불르러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운봉이는,

"오오, 나간다."

하면서 마루로 뛰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