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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조선어학회 한글 (1권 1호).pdf/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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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글씨에 대하여

金 克 培

이번에 한글 잡지가 오래간만에 다시 나오게 된 것은, 우리 조선어학회를 위하야 크게 하례할 일이다。ㅤ記事를 나누어 맡게 될 때에, 筆者는 한글 글씨를 말하게 되엇다。 이는 筆者의 손으로 『한글 鐵筆 自習書』를 쓴 일이 잇엇든 까닭이다。

그러나, 한글 鐵筆 自習書는 鐵筆 글씨, 한글 글씨, 한글 철자법, 편지와 實用文等 이와 같은 네 가지 要素로 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편지하는 법을 최신식으로 한글 철자법에 맞추어 鐵筆로 쓴 것이다。

그러매, 이는 鐵筆 習字를 爲主한 것이요, 순전한 한글 體法만은 아니며, 여기에 글씨로는 한글 글씨, 한문 글씨, 鐵筆 글씨 이와 같은 세가지 글씨를 兼하지 않고는 아니 되겠기에, 여러 방면으로 글씨 쓸 이를 찾아 보앗섯다。

趙霞棲氏 글씨

그러나, 조선에 名筆이 많지마는, 漢字 中心이기 때문에 한글 글씨에 不足하고, 한글 글씨를 잘 쓸지라도 한문 글씨에 서툴은 이도 잇고, 한글 글씨와 한문 글씨를 다 잘 쓸지라도, 鐵筆 글씨에 서툴은 수가 잇기에, 필경에 適任者를 찾지 못하고, 할수 없이 拙筆이나마, 筆者의 손으로 썻든 것이다。

筆者가 한글 글씨를 잘 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筆者도 學會의 一員인 관계로, 編輯의 勸에 못 이기어, 한글 글씨의 記事를 맡은 以上에는, 義務를 履行치 아니할 수 없엇다。ㅤ그러면, 무슨 말을 할가 하고 생각한 끝에, 宮體를 더듬어 보았다。

世宗께서 대궐 안에 正音局을 설시하고, 여러 신하로 정성을 다하야 硏究해서, 子孫萬世에 無窮한 福利를 기쳐 주셨건마는, 그 후에 비상한 迫害도 맞나고, 무수한 賤視를 받아서, 글다운 행세를 못하게 되엇섯다。 그래도, 宮中에서는 世宗의 거륵하신 뜻을 져버리지 않고 써 왔기에, 한글 글씨에 특별히 宮體가 전하여온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널리 펴이지 못하였으므로, 말할 資料를 얻기가 용이치 못하엿다。 어는 날 저녁에 李萬珪 先生을 그의 私第로 찾아 갓다。 그는 梨花女專에 在學하는 李珏卿, 喆卿孃의 父親이다。 両孃은 雙台의 姊妹로, 한글 궁체를 잘 쓰기로는 또한 雙璧이라 할 것